백곰전생 3 - 숲의 수호신이 된 전설, Novel Engine
미시마 치히로 지음, 쿠루리 그림, 김민준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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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고 생각하는데. 한 지붕에서 다 큰 여자와 살면서도 손가락 하나 안 대는 그대는 진정 고자인가 하는 고찰을 해봅시다. 10살 아르티나와 13살 리리티나는 아직 어리니까 그렇다 치지만 16살 루루티나가 너 없으면 죽고 못 사는 형식으로 들이대는데 주인공인 백곰은 이 女 왜 이래? 이러고 있다. 참고로 백곰은 현실에서 벼랑에서 떨어져 죽은 건장한 청년이었고 이세계에 백곰(수컷)으로 환생하였다. 루루티나는 1권에서 인간족에게 붙잡혀 능욕을 당하고 이대로 인생이 끝나나 했는데 그때 백마 탄 왕자님처럼 자신을 구해준 백곰에게 사랑에 빠지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곧 겨울이 다가오는데 얼어 죽을뻔한 자신과 동생들을 위해 집까지 지어준걸.

 

먹을 것을 잡아다 주고, 인간들에게서 지켜주고, 집까지 지어주고, 참 이렇게 헌신적인 백곰이 또 있으랴. 근데 자신을 여자로 봐주지 않으니 이보다 짜증 나는 것도 없을 거다. 백곰 왈: 번식기가 아닌데 어떡하라고. 근데 여기서 근본적인 문제점이 떠오른다. 과연 백곰과 웨어울프는 종족이라는 벽을 뛰어넘어 맺어질 수 있을까이다. 같은 부류라도 까마귀와 까치만큼이나 차이가 있다. 절대 맺어질 수 없을 테지. 맺어져도 2세가 태어나지 않는다거나. 하지만 말과 당나귀는 노세를 낳으니까 실현 불가능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그래서 작가는 그런 걱정은 접어두라는 듯 이종족간에도 아이가 태어난다는 걸 보여주기로 하려는가 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강에서 낚시를 하던 백곰과 주변인은 떠내려오는 곰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된다. 뚜둘겨 깨우니 강 상류에 사는 엘름족이라는 곰 수인 마을에서 떠내려 왔단다. 이름은 로미스케라고 한다. 수컷이다. 근데 그냥 떠내려온 게 아니라 치정 싸움에 휘말려 강물에 처박힌 꼴이라고 하는데, 좋아하는 여자를 두고 마을 남정네들이 기싸움을 벌였고 그중 하나에게 떠밀렸다나. 루루티나 이하 웨어울프 소녀들은 한창때의 여자애들이다. 가십거리가 없는 숲에서 이런 좋은 이야깃거리를 놓칠 루루티나 이하 웨어울프 소녀들이 아니었으니. 로미스케를 도와주자고 일치단결하여 콧김을 훅훅 내쉬니 천하의 백곰도 어쩔 도리가 없다.

 

그래서 도착한 게 엘름족이 산다는 마을. 근데 오긴 했는데 로미스케가 좋아한다는 여자 곰은 왈가닥(이름은 줄리키치라고 한다.)에 노리는 수곰이 많았으니 백곰으로써는 두통 거리다. 그런데 백곰에겐 엘름족 인상이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 같은 인상이라며 당췌 미(美)의 기준이 무얼까 골똘히 생각에 빠진다. 아무튼 로미스케의 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왔긴 한데 정작 로미스케와 쥴리키치의 분량이 너무 적다. 갑자기 성웅제라는 축제가 있을 예정이고 백곰도 거기 나가서 싸우란다. 뭐, 축제니까 즐기면 되는 거고. 근데 백곰전설이라는 이상 야릇한 구전이 내려오고 있었으니. 백곰은 재앙을 불러온다나.

 

근데 다 좋다 이겁니다. 위에서 언급한 이종족간 아이 즉, 하프의 출연은 백곰과 루루티나에게 어떤 미래를 보여줄까. 사실 백곰은 루루티나를 의식하고 있지만 이성으로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번식기가 아닌 것도 있지만, 무직 전생의 주인공 루데우스가 했던 말처럼 한번 그 길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게 되니까가 이유가 아닐까. 루루티나의 대시를 애써 외면하며 아닌 척, 정말 노력하는 곰이라 하겠다. 후각은 개보다 월등히 좋다고 자기가 말했으니까 각방 쓰는 것도 아닌 한 방에서 지내는데 감정을 다스린다는 건 정말로 대단한 거다. 그러니 고자 곰이라고 욕 하진 말자.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좋게 생각하자.

 

아무튼 하프 곰 나온다(참고로 18세 여자다). 인간과 곰의 아이, 루루티나는 웨어울프족이지만 사실상 인간과 똑같은 생김새니까 별반 다르지 않겠지. 그런데 우리의 백곰은 그런 가능성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생각도 안 한다. 루루티나만 불쌍하지. 게다가 하프 곰은 인간으로 변했을 때 루루티나보다 더 낫다고 백곰이 평가해버렸다. 이성이 백곰에게 조금만 가까이 있어도 불같은 질투를 내뿜는 루루티나가 백곰이 하프 곰을 만났다고 아는 날에는 백곰을 초상 치러버리지 않을까. 이성이 그냥 곁에 있어도 질투를 하는데 하필 백곰이 찾아간 날에 하프 곰이 인간형 전라의 모습이었으니 초상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만나는 여자는 많고 하나같이 호감도를 쫙쫙 올리는데 성과가 없다. 2권에서 나왔던 엘프 모녀는 그새 잊혀져 버렸다. 엘름족 마을에서 쥴리키치는 많은 남정네에게서 대시를 받고 있으면서도 아닌 척 줘패면서도 은근슬쩍 백곰을 의식한다. 죄많은 남자. 하프 곰은 오늘 만나 놓고 그가 싫지만은 않다. 몇 시간 만에 전라를 보였는데도 동요조차 안 한다. 아니 남자로 봐주지 않는 건지도 모르지. 그렇게 주변에서 대쉬를 해대는데 정작 고자 백곰은 얘들이 왜 이래 하고 있다. 아마 외면하느라 일부러 모른척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떨 때는 진짜 무골충 같기도 하다. 사실 치근덕 거리지 않으니까 오히려 안심하고 이성이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맺으며, 일단 웨어을프 소녀들이 귀여워서 보고는 있지만 이야기 구성이 허술하기 짝이 없어서 계속 보기엔 무리가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령 두꺼비 대마왕 에피소드는 왜 넣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유치했고, 틀에 박힌 시비조 담당 엑스트라의 등장하며... 차라리 숲에서의 생활을 파스텔 형식으로 꾸몄더라면 훈훈함이라도 있었을 텐데 괜히 악역을 등장시켜서 극중 긴장도를 높인다고 하는 게 허접하기 그지없습니다. 2권까지는 그나마 나았는데 3권은 앞에서 퀄리티를 높여 놓은 바람에 이야기가 다 죽어 버렸다고 할까요. 거기에 하프 곰은 흥미 위주의 눈요깃거리 밖에 되지 않고요. 1~2권에서 그랬던 것처럼 경쟁 관계에서 오는 긴장감이 없으니 질 낮은 동화책을 읽는 건지 신문을 보는 건지 모르겠더군요. 일단 이야기가 4권으로 이어지니까 4권까지만 보고 계속 볼지 결정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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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집에 가는 학급전이 2 - Novel Engine
아네코 유사기 지음, 유큐폰즈 그림, 박용국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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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을 넘어서 비난을 하고 있으니 이 작품의 팬이시거나 관계자는 빽 하시거나 페이지를 닫아 주세요.

 

 

 

 

대체 이걸 무슨 생각으로 발매하였는지 모르겠다. 애니화까지 된 방패 용사를 집필한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어서 혹시나 괜찮지 않을까 해서 발매하였다면 잘못 집어도 단단히 잘못 집었다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우리나라에서 1권이 발매될 시 애니화 이야기 나오던 시절). 우리나라야 방패 용사의 후광을 받을까 해서 그랬다 치지만, 일본 출판사는 편집자가 설사병이라도 걸린 걸까? 누가 봐도 이건 팔릴 물건이 아니라고 보는데. 물론 필자의 주관적이고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은 작품도 좋아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으니 사람 주관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나라에선 2권이 발매되고 이후 소식이 없다. 자기들도 이건 아니다 싶거든.

 

1권 때 평점을 1점 줘놓고 뭐 하러 2권을 구매했는지 필자도 모르겠다. 이전에도 비슷한 일을 저지른 적이 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 택배가 와 있더란 말이지. 아무튼 1권은 그나마 없던 힘이 생기고 사회를 살아가는데 룰이 없어지면 사람은 무슨 짓을 저지르나를 철저하게 잘 표현은 하였는데 2권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지독하다고 할 수 있겠다. 내용이 시리어스해서 지독한 게 아니라 아무것도 없어서 지독하다는 뜻이다. 이세계는 이세계인데 그냥 소풍 간 거나 진배없다. 숲에서 동족상잔을 벌이고 살아남은 아이들끼리 밖으로 나와 마을을 발견하고 그 길로 왕도에 가서 왕을 알현하고 그대로 눌러 앉는 이야기다.

 

왕은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옛날에도 자주 있었다는 전제를 깔며 그분들은 좋은 사람들이었으니 너님들도 좋은 사람? 나쁜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놈들은 다 죽었어라고 하신다(왕 만나기 전에 마을 사람들이나 기사들에게서도 그런 소리 듣는다). 그래놓고 지원을 빵빵하게 해줄 테니 앞으로 다가올 재앙에 맞서 싸워 달라고 하신다. 한마디로 총알받이나 되라신다. 숲에서 자급자족을 하며 살아가는데 최소한의 요건은 갖추고 있으면서도 우린 착한 사람들이라는 듯 도와주겠다는 주인공과 그 일행들. 뭐, 비박이라고 하면 근사하고 실질적으로는 노숙이나 다름없는 생활보다야 지원을 받으며 마을에서 편히 사는 게 낫긴 하겠지.

 

근데 편히 쉬는 꼴을 못 보는 듯, 마물 퇴치 등 은근히 일을 시키고 있다. 그리고 한다는 말씀이 거기서 나오는 부산물(드랍)을 팔아서 너희들 생활비로 쓰니까라고 하면 이쪽은 할 말이 없다. 이러니까 애들은 안 된다는 거. 능력이 있다지만 맞으면 죽는 건 매한가지이고 재앙에 맞서 목숨을 걸고 있다는 말을 하는 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왕은 지독한 사람은 아닌 듯해서 이걸 알고 있는지 편의는 진짜로 많이 봐주고 있다. 솔직히 왕도에서 가게를 낼 정도면 제반 사항 등 일반 국민들은 엄두도 못내는 걸 다른 세계인들이라는 이유로 제공해주고 있으니 어쩌면 왕은 통이 크다고 할 수 있겠지. 거기에 세금도 안 받고.

 

그런데 이왕에 재앙에 맞서는 거면 성검은 필수잖아?라며 애들을 댈꼬가서 성검을 뽑아 보란다. 다들 나가리 되고 주인공 또한 보정은 없다. 꼭 남자만 용사가 되란 법 있나. 그래서 히로인 '메구루'양에게 용사가 되라며 성검이 쏙 뽑혀 버린다. 그걸 보는 주인공 유키나리의 첫마디. "역시 매구루양이라니까!" 나루토가 사쿠라에게 쿠사리(핀잔) 먹는 이유가 이 말투 때문이라 생각하는데. 메루구양의 속 마음 '용사가 되고 싶어서 된 게 아니란 말이지'. 그래서 몇 번 주인공을 찾아가 뭔가 상담을 하려 하지만 그놈은 알아주지 않는다. 갑자기 용사로 대우받고 애들은 빈정 거리고 그나마 상식인이라고 여긴 주인공을 찾아왔더니 위로도 안 해준다.

 

그런 주인공은 뭐하고 있냐면, 유일하게 현실과 왕복할 수 있는 능력으로 애들 시다바리를 하고 있다. 만화책부터 해서 게임과 먹을 것 나아가 여성 용품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CD(어른용이라면 알아보는 사람 있을까?)까지 사다 주는 건 빵셔틀 이외에 무엇으로 표현하란 말인가 싶다. 아니 그보다 이세계에 와서 현실에 돌아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데 원초적인 본능에 충실한 애들을 좀 질타해야 되지 않을까? 그랬다간 꼴사납게 부럽다면 부럽다고 해라는 말을 듣겠지. 메구루양과 같은 방에 자게 되었을 때 동정의 표본이라는 모습을 보였으니까. 이놈은 글렀어. 주인공과 히로인이라는 포지션을 잡고 있지만 접점이 없다.

 

아무튼 주인공을 조금 더 까보자면, 살아남은 아이들을 전원 현실로 대려 가겠다는 포부는 밝히고 있는데 하는 게 없다. 꿈에서 예언인지 도움을 요청하는 게 나왔는데 무시해버린다. 주변에서 뭔가 말을 걸어오는데 별일 아니겠지 하며 이 또한 무시해버린다. 더 나빴던 게 이후 이러한 일로인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거다. 요컨대 작가의 필력이 후달린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이면서 용사 자리 빼앗겨, 히로인 마음을 몰라줘, 그러면서 빵셔틀을 열심히 하고 있지. 사실 이쯤에서 밝히지만 주인공은 이지메 형식으로 빵셔틀을 하는 건 아니다. 그만큼의 보상을 받곤 있지만 애들이 주인공에게 부탁하는 장면을 보면 이지메를 연상케해서 문제랄까.

 

맺으며, 두 번 다시 거들떠도 안 볼 작품이다. 위에서 나열한 문제점을 제외하더라도, 너희들도 혹시나 이세계로 전이한다면 이 도서를 지침서로 사용해라라는 듯 설명이 무척이나 꼼꼼하다. 여느 이세계물도 비슷하긴 한데 이건 뭐다 저건 뭐다 스킬은 어쩌고 화폐는 이렇고 마물 종류와 테이머 방법 등등 정말로 꼼꼼하다. 그러다 보니 정작 이세계 생활은 퇴색되어 버리고 이쯤 되면 지침서를 넘어 설명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분도 든다. 주인공은 입만 살아서 모두들 살려서 원래 세계로 돌려 보나겠다지만 하는 게 뭔가 싶을 정도로 하는 게 없다. 그나마 몬스터 토벌에 동원되어 능력을 십분 발휘는 하는데... 애들이랑 교감이라는 것도 거의 하지 않고, 하는 거라곤 빵셔틀. 은근히 방패 용사 어필을 하지 않나. 1점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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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혼잣말 1 - 카니발 플러스
휴우가 나츠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김예진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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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평가하자면 유쾌하고 재미있다를 들 수가 있는데요. 가령 히로인인 마오마오가 간식으로 만들어둔 미약에 쩔은 빵을 먹고 해롱해롱 상태가 되어 서로 뒤섞여 있는 시녀들이라 할 수 있어요. 그 뒤엉켜있는 시녀들의 치마를 들춰보면서 미수에 그쳤다고 당당하게 말하다 뒤통수 얻어맞는 부분은 유쾌하기 짝이 없죠. 의리 초콜릿같이 비녀를 못 받은 시녀들에게 비녀를 나눠주는 문관을 보고 칭찬을 받아 기분이 좋아진 똥개 같다느니, 자신의 상관을 게이라고 지레짐작하지 않나, 읽고 있으면 배꼽 빠지게 만드는 부분이 한둘이 아닙니다. 하지만 인신매매가 횡행하고 유곽이 등장하는 등 결코 유쾌한 부분만 있는 것도 아니긴 합니다.

 

마오마오는 인신매매로 궁에 팔려와 하녀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유곽을 상대로 아버지와 함께 약을 만들어 파는 약사였으나 어느 날 약초 캐러 갔다가 그대로 붙잡혀 궁에 입궐하게 되었죠. 팔려온 겁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뼈빠지게 일해야만 나갈 수 있는 곳, 그녀는 2천 명이나 있다는 후궁이라는 남자 출입 금지 구역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오늘내일하고 있었는데요. 그러던 중 후궁들이 낳은 아이들 그러니까 왕자와 공주들이 이유 없이 죽어 나간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고 마지막으로 남은 공주와 왕자까지 오늘내일하게 되자 약사로써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리 향하는데요. 그리고 무엇이 아기들의 목숨을 빼앗아 가는지 밝혀가죠.

 

이 작품은 궁에서 약사로 활약하는 히로인을 그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드라마로 치면 허균 정도라 할 수 있겠는데 여기에 추리를 가미하였죠. 외국 드라마 중에 이와 비슷한 게 있었지 싶은데 생각이 안 나는군요. 아무튼 필요에 따라 약을 조제하고 원인을 추적하면서도 결코 자신의 손으로 해결하지 않는, 할 수 없이 상사에게 등을 떠밀려 원인을 찾게 되고 거기서 추리물에서 흔히 보는 원인들을 알아가죠. 여기서 주목할 것은 결코 마오마오는 깊이 관여하지 않으며 감정이입도 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그저 그 판단은 상사 '진시'에게 떠맡겨 둘 뿐 어디까지나 제3자의 위치에 서서 사태의 흐름만 지켜보기만 합니다.

 

이 작품의 포인트는 마오마오와 그녀의 상사인 '진시'와의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했다는 것처럼 왕자와 공주가 앓고 있는 병을 알린 그녀에게 꼽혀서 괴롭히다 차츰 그녀의 시선과 마음을 끌기 위해 무던히도 애쓰는 '진시'의 노력이 대단하죠. 마치 초등학생이 마음에 든 이성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장난을 치는 듯한, 그러나 마오마오는 진심으로 그를 벌레보듯이 상사만 아니었다면, 원래는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2년이라는 시간을 채우고 나가려고 했는데 느닷없이 자기를 불러다 후궁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파헤쳐라고 하니 기가 막힐 뿐입니다. 원래는 밥 먹는 것보다 약이 좋고, 시간만 나면 독을 먹고는 황홀해 하는 괴짜랄까요.

 

남자에겐 애초에 관심도 없고 첫 만남이 최악이었던 진시에 대한 마오마오의 첫인상도 '게이'였으니, 그 게이에게 속아 넘어가서 내가 병을 밝힌 그 약사입니다.라고 선언한 꼴이 되어버린 마오마오는 진심으로 죽고 싶은 심정. 그 길로 공주를 낳은 '고쿠요 비'의 독 시식 담당으로 들어가는 출세 코스라고 하기엔 지옥 코스였지만 여기서 또 이 작품 특유의 개그가 쏟아집니다. 독을 먹기 위해 살아가는 신조라는 게 밝혀지고 황홀하게 독을 먹는 그녀를 표현하는 부분은 혀를 내두르게 하죠. 궁에 들어오기 전에 독 만찬을 펼칠 만큼 괴짜였고 그런 평소 그녀를 바라봤던 아버지(아직 살아 계심)는 10달 만에 집에 온 딸에게 '늦었구나'이러고 있습니다.

 

조용히 살고 싶었는데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땐 어떻게 해야 되나. 목이 달아나는 한이 있어도 분풀이는 해야겠죠. 진시와의 관계를 딱 그렇습니다. 매일같이 찾아오는 그에게 독설과 벌레 보는 눈을 날리면서도 명령엔 따를 수밖에 없고, 죽어가는 리화 비(후궁)의 처소에 갔을 땐 마치 여중생들이 싸우는 듯한 모습으로 시녀들을 휘어잡는 장면은 정말. 약초를 구해다 제조하는 낙으로 사는 사람을 잡아다 허드렛일을 시키고 이젠 사건사고에 밀정 역할까지, 거기에 매일같이 찾아와 찝쩍거리는 진시 때문에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그러다 마오마오가 다른 남자와 동침했다고 지레짐작한 진시가 세상 다 잃은 것처럼 좌절하는 모습은 또 다른 유쾌함을 선사하죠.

 

맺으며, 약사인 아버지가 옛날에 어느 위치였는지 밝혀지면서 마오마오의 출생도 관심이 생겼는데요. 친아버지처럼 굴다가 느닷없이 주워온 아이라는 복선이 뜨니까 이거 혹시 서자(왕과 평민의 자식)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였는데 이건 아닌 거 같고, 진시에 대한 복선도 나왔는데 황제가 아닐까 했지만 다른 후궁들이 몰라볼 리 없을 테니 왕족이 아닐까 하는, 그래서 마오마오와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사뭇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튼 전체적인 내용은 궁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해결해나가는 추리물이지만 위에서도 나열했지만 그 속에 숨겨진 개그가 상당히 일품이라 할 수 있군요. 점수를 주자면 10점 만점에 9점을 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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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하극상 제4부 귀족원의 자칭 도서위원 2 - 사서가 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V+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봄 옮김 / 길찾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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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마다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 마인의 모험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이전에는 페르디난드와 밴노같이 그녀의 고삐를 잡아주는 사람이 있었지만 귀족원에 들어간 이후부터는 그녀를 말릴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되었죠. 오빠인 빌프리트가 어떻게든 그녀의 고삐를 잡으려고 노력은 하지만 되려 그녀에게 교육을 받고 있으니 사실상 에렌페스트 영지 학생 중에 마인이 우두머리라 할 수 있는 상황에 봉착하고 말았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엔 닥치고 돌진하는 성격이다 보니 주변이 보이지 않는 건 여전해서 도서관을 발견하고 닥돌 후 신에게 기도를 올렸더니 그동안 쭈욱 잠들어 있었던 토끼형 마술구 슈바르츠와 바이스를 깨워 버림으로써 또다시 마인의 전설이 시작됩니다.

 

왕족이 대대로 남긴 유물이고 왕족만이 관리를 맡는다는 마술구 슈바르츠와 바이스가 일단은 영주 후보생이긴 하지만 말단 영지이고 왕족과는 별다른 접점이 없는 마인이 주인으로 선택되다 보니 그 마술구가 무엇에 쓰이냐보다 그것의 주인으로 인정이 되면 왕족과 관련이 된다는 즉, 신분 상승이 된다는 통념에 따라 귀족원은 마인으로 인해 파란의 구렁텅이에 빠져듭니다. 페르디난드가 알았다면 위에 빵꾸날 사건이죠. 나중에 알고는 정말로 빵꾸날 지경에 몰리기도 하고요. 어쨌거나 그런 대단한(?) 마술구를 어디서 굴러먹던 말 뼈다귀인지 모를 중소 영지 소속의 마인이 터억 주인이 되었으니 다른 영지가 가만히 있을 리 없게 되죠.

 

당연히 소동이 일어나고 싸움을 걸어오는 골빈 귀족도 있기 마련입니다. 서열 6위(마인의 영지는 13위)의 대영지 소속의 학생들이 모함+시비를 걸어오고 디터라는 게임을 통해 슈바르츠와 바이스의 주인을 가리자라고 이야기를 흘러가버립니다. 그 게임에서 마인의 악랄함이 유감없이 발휘되는데요. 상식의 틀을 깬다면 좋은 말이고 야비함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자는, 기사 정신이 살아 있는 이 시대의 귀족들을 상대로 '그치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걸? 여기에 악마가 있습니다. 상대가 야비함을 물고 늘어질까 대뜸 상대를 추켜세우는 서비스 정신까지, 날 건드리면 아주 ... 되는 수가 있어를 몸소 보여줘요 아주 그냥.

 

귀족 서열은 같아도 영지 부분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사실상 자신들보다 윗서열인 대영지를 상대로 말이 좋아 고군분투이지 자존심을 밟아 버렸는데 페르디난드와 양아버지인 질베스타가 알았다면 대노할 사건이었죠. 안 그래도 힘이 없어 중립을 선언하며 정변도 겨우 피해 가고 오늘내일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대영지에 찍히면 어쩌자는? 같은 심정이었겠지만 그래도 싹수가 노란 대영지가 아니었는지 마인과 다르게 야비한 짓은 하지 않고 있군요. 하지만 그 게임을 통해 에렌페스트가 얼마나 약골인지 알아버린 마인은 두통이 나날이 늘어갑니다. 이런 건 누구에게 떠넘기면 돼. 그래! 아버지 칼스테드(기사단 단장)에게라던가? 악마 기질은 가족이라도 비켜가지 않습니다.

 

그건 그렇고 '고민이 있는데 좀 상담해줄래?' 어느 날 다가온 꿈같은 만남... 은 개뿔. 만날 때마다 꼬맹이라고 비하하는 제2왕자의 등장은 마인의 비위를 슬슬 건드리기 시작합니다. 성녀라고 해서 찾아와봤더니 뭐 이런 꼬맹이가 다 있어 하는 게 제2왕자의 소감. 그런 왕자에게 고민이 있었으니.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어떻게 해야 됨? 이러면서 마인에게 상담을 해오니 난 여자로 보이지 않나 봐? 하는 게 마인의 심정이었다고 서술되어 있었다면 얼마나 웃겼을까요. 다행히도 상대 여자도 왕자가 그렇게 싫은 건 아니었지만 정치적으로 얽히기 싫었던 상대 여자는 왕자를 좋아하는 눈치지만 그렇다고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사실 원래는 이러면 안 되는 겁니다. 자신과 비슷한 등급의 귀족을 만나는 건 크게 상관이 없는데 왕자를 서슴없이 만나는 건 파벌 역학 관계에 악영향도 있고, 왕자에게 시집갈 흑심이라도 있는가? 하는 오해도 사기 쉽고, 왕자가 좋아하는 상대 여자도 영지 서열 중 제1위를 달리는 대영지. 아까 마인의 게임 상대였던 대영지는 발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실상 왕족에 버금가는 그런 대영지의 영애와도 서슴없이 만나는 것에서 나중에 알아버린 페르디난드와 질베스타는 얼굴이 새파랗게 되어버릴 지경이었죠. 제어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고생하는 건 시종들이고 수십 년을 시종으로 살아온 수석 시종 리카드다가 학을 뗄 정도로 마인의 폭주는 사람 여럿 잡을 기세로 터져 나갑니다.

 

정작 마인은 그런 건 애초에 내 머릿속에 없다는 식으로 왕자의 짝사랑 앓이에 동참해서 조언도 해주고 나는야 사랑의 큐피드라며 쏘다니고 있으니 이걸 어떡한다냐. 근데 정말로 큰 문제는 이게 아니었죠. 제2왕자가 좋아하는 영애를 다른 왕자도 좋아하고 있다는 것. 수라장이 펼쳐질 것인가? 그건 니들이 알아서 하고 하는 게 마인의 심정. 불경죄로 목이 달아나도 수십 번을 달아났을 상황에서도 태연한 마인의 심장에 건배를. 그걸 다 보고받은 페르디난드와 질베스타에게 애도를. 오랜만에 볼 쭈욱 늘리기 당하는 마인이 귀엽습니다. 제어가 없으니까 전력투구만 해대는 마인은 자신이 뭘 저지르고 있는지 알면서도 자신도 제어하지 못하는 악순환입니다.

 

아무튼 오늘내일하는 중소 영지인 에렌페스트를 널리 알리고 돈을 벌어야 되는 막중한 임무도 받아요. 애들에게 뭘 시키는 건지. 일단은 마인이 개발한 상품들을 홍보하고 왕자 등에게서 오더를 받아요. 이게 또 마인이 멋대로 저지르는 통에 벤노를 위시한 상인 연합의 관계자들 위도 빵꾸내버리죠. 저지르는 건 넌데 왜 우리가 뒤치다꺼리? 잘못 했다간 목이 달아나는 수준이 아니라고. 왕위 쟁탈전이라는 정변이 있는지 얼마 되지 않은 뒤숭숭한 지금에 왕족의 오더를 받아서 뭐 어쩌려고. 그녀(마인)를 귀족원에 집어넣은 질베스타와 페르디난드에게 저주를. 그치만 귀족원에 넣지 않으면 귀족 취급을 안 해주는걸...

 

맺으며, 리뷰에 약간 각색이 들어가 있습니다.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진 마세요. 아무튼 이번엔 초반만 좀 지루하고 중반부터는 술술 읽힙니다. 마인의 야비함이 드러나는 부분은 압권까지는 아니지만 꽤 재미있어요. 왕자의 사랑 앓이에 동참해서 거리낌 없이 말하는 게 참 당돌하죠. 사실 이런 부분 자체가 불경죄에 해당되어 목이 달아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마인에게 자존심을 세우지만 그녀가 하라는 대로 따라 하는 왕자가 상당히 귀엽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왕자에게 결정적인 문제점이 있었으니... 상대 여자와 심각한 어긋남, 사실 마인의 앞 날보다 왕자가 앞으로 어떻게 되나 하는 게 더 흥미롭습니다. 아무튼 어른도 깜짝 놀랄 지식이 있으면서 세상 살아가는 상식이 없어 주변 사람들이 고생하는 게 여실히 드러난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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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직전생 2 - 이세계에 갔으면 최선을 다한다, Premium Extreme Novel
리후진 나 마고노테 지음, 한신남 옮김, 시로타카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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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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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에 실피(쿼드 엘프)를 덮치려다 아빠에게 들통나서 멍석말이 당해버린 주인공 루데우스, 현실에서 이런 적극성(행동력)으로 살았다면 괜히 뚜둘겨 맞고 쫓겨나진 않았을 텐데 인간은 꼭 잘못을 저지르고 나서야 후회를 한단 말이죠. 이번엔 실수하지 말라며 그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진 삶, 이쪽 세계에선 올바른 인간으로 살아야지라고 다짐하며 전생의 기억을 바탕으로 해서 영재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만. 하지만 전생의 방구석 폐인 기질이 남아 있었던 건지 아니면 몹쓸 아버지의 유전자를 이어받아서 그런지 여체의 신비를 갈구하기 시작하죠. 겸사겸사 공부와 수련도 하지만, 그 첫 번째 희생양이 실피였군요. 파울로는 자꾸만 아들 루데우스에게 의존해가는 실피를 보다 못해 아들을 멍석말이해서 큰아버지 댁 가정교사로 보내버립니다.

 

5년이라는 유예 시간이 루데우스에게 주어지죠. 그런데 실피를 몹쓸 몸으로 만들어 놓고 훗날 아수라장을 연출하려는지(그런 일 없음) 또다시 실피의 전철을 밟기 위해 희생양을 찾습니다. 사실 희생양이라고 하기엔 어폐가 있습니다만. 그의 노골적인 성x활을 비춰보면 희생양이라 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파울로의 큰아버지 '사울로스'의 손녀 '에리스'와의 만남은 그에게 어떤 인생을 살아가게 만들까. 자, 연애 시뮬 게임처럼 에리스도 공략해서 나만 바라보게 할 것인가. 실피를 그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자신이 왜 여기에 좌천(?) 되었는지도 모른 채 일단 눈앞에 닥친 일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신념에 따라 에리스의 가정교사가 되어 5년 동안 분골쇄신하겠노라고 다짐은 합니다. 그런 그에게 신은 천벌을 내리죠. 살면서 이렇게 뚜뚤겨 맞은 적이 있었던가 싶었을 겁니다.

 

흉포하니 먹이를 주지 마시오. 에리스의 첫인상을 딱 그렇습니다. 우리에서 풀려난 맹견이라면 애교스럽고 한창때의 맹수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싸가지 없다며 말보다 주먹이 나가고 남자 위에 올라타서 양손을 무릎으로 눌러 찍고 안면을 마구 줘패는 히로인이란. 대체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기가 세다고 하면 그건 칭찬이겠죠. 그래도 그녀는 검술엔 일가견이 있어서 제법 실력은 되는데 어쭙잖게 배운 무술(검술)이 더 흉악하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뭔가를 부탁할 때 머리카락을 양손으로 묶고 냥냥~ 거리는 모습에서 오는 이 괴리감은 무엇? 이런 머리에 꽃 꽂은 여자애를 무슨 수로 가르친단 말인가. 아버지(파울로)와 한때 그렇고 그런 사이였던 검왕 길레느(수인족)에게 조차 야밤에 습격할 정도로 당찬 여자가 바로 에리스란 말입니다.

 

그녀(에리스) 나이 9살, 루데우스 7살, 한 자릿수 밖에 되지 않는 애들 세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무슨 일은요. 할애비(파울로 큰아버지)가 다 교육을 말아먹은 덕분이고, 아빠(필립)의 방임주의가 불러온 재앙일 뿐...

 

하지만 오르지 못할 나무니까. 산이 높으니까 도전할 가치가 있는 것이죠. 연애 시뮬 게임도 다 초반엔 저런 흐름입니다.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이번 에리스 에피소드는 흉포한 히로인을 갱생 시키는 걸 골자로 하고 있어요. 괜히 전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마냥 지식을 이용해 그녀에게 세상의 뜨거운 맛을 보여주려 하죠. 근데 이런 전생물을 보다 보면 늘 궁금했던 게 전생의 IQ와 전생후의 IQ는 합쳐지는 것인가이군요. 평준화된다면 딱히 이세계 전생도 좋지만은 않은 듯. 아무튼 너무 예리해서 철도 뚫어버릴 바늘 같은 에리스의 기를 어떻게 꺾을 것인가. 이건 뭐 사실 중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연애시뮬 게임처럼 엔딩은 정해져 있으니까요. 그 과정이 어떤가 하는 것이 중요할 뿐이죠. 사실 과정을 거치지만 큰 이야기는 없어요. 있는 건 성추행뿐...

 

아무튼 그렇게 3년이 흐른 어느 날, 올 것이 오고야 맙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고 아시겠지만 '전이 사건'이 터집니다. 그동안은 가족과 유대 그리고 가정이라는 틀에서 이야기가 진행이 되었다면 이제부터는 세계를, 그리고 슬픔을 주제로 이어지죠. 그걸 위해서 이번 2권은 에리스 에피소드 이외에도 세계관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전이 사건은 주인공이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시련이겠죠. 그리고 이걸 읽은 독자는 가슴 먹먹함과 답답함 그리고 초조함이 찾아올 것이고요. 이런 감정을 가지게 하는 작가의 능력이 제법입니다.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여 감정이입 시키는 능력이란, 몇 번 안 나온 에리스의 엄마 힐다조차 전이 사건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증을 불러올 정도니까요.

 

맺으며, 남자는 일단 잘생기고 봐야 할까요. 아니면 다나카('다나카 나이=이퀄 여친 없는 역사인 마법사'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얼굴보단 내면일까요.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될 놈은 되고 안 될 놈은 안 되는 빌어먹을 세상이 이세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루데우스가 부럽다면 다나카는 불쌍하죠. 마구 만져도 호감도가 올라가는 이 작품과 마구 만지면 범죄자 신세가 되는 다나카, 그래도 두 작품의 공통점이 성에 관련된 것에서 거침이 없다는 것이죠. 숨기고 빼고 그런 것보다 대놓고 표현하니까 시원시원한 부분이 있습니다. 거기에 '필요할 때만 신을 찾는 일본인'같이 개그성 표현도 두 작품 다 거침이 없죠. 근데 10살에 벌써 발정 오는 건 좀 참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동정이라서 실패했지만 다나카같이 지식이 있었다면 누군가는 아청법으로 잡혀갔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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