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의 하극상 제4부 귀족원의 자칭 도서위원 2 - 사서가 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V+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봄 옮김 / 길찾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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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우 심각한 스포일러가 들어가 있습니다. 싫으신 분은 빽 하시거나 페이지를 닫아 주세요.

 

 

 

 

 

 

가는 곳마다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 마인의 모험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이전에는 페르디난드와 밴노같이 그녀의 고삐를 잡아주는 사람이 있었지만 귀족원에 들어간 이후부터는 그녀를 말릴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되었죠. 오빠인 빌프리트가 어떻게든 그녀의 고삐를 잡으려고 노력은 하지만 되려 그녀에게 교육을 받고 있으니 사실상 에렌페스트 영지 학생 중에 마인이 우두머리라 할 수 있는 상황에 봉착하고 말았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엔 닥치고 돌진하는 성격이다 보니 주변이 보이지 않는 건 여전해서 도서관을 발견하고 닥돌 후 신에게 기도를 올렸더니 그동안 쭈욱 잠들어 있었던 토끼형 마술구 슈바르츠와 바이스를 깨워 버림으로써 또다시 마인의 전설이 시작됩니다.

 

왕족이 대대로 남긴 유물이고 왕족만이 관리를 맡는다는 마술구 슈바르츠와 바이스가 일단은 영주 후보생이긴 하지만 말단 영지이고 왕족과는 별다른 접점이 없는 마인이 주인으로 선택되다 보니 그 마술구가 무엇에 쓰이냐보다 그것의 주인으로 인정이 되면 왕족과 관련이 된다는 즉, 신분 상승이 된다는 통념에 따라 귀족원은 마인으로 인해 파란의 구렁텅이에 빠져듭니다. 페르디난드가 알았다면 위에 빵꾸날 사건이죠. 나중에 알고는 정말로 빵꾸날 지경에 몰리기도 하고요. 어쨌거나 그런 대단한(?) 마술구를 어디서 굴러먹던 말 뼈다귀인지 모를 중소 영지 소속의 마인이 터억 주인이 되었으니 다른 영지가 가만히 있을 리 없게 되죠.

 

당연히 소동이 일어나고 싸움을 걸어오는 골빈 귀족도 있기 마련입니다. 서열 6위(마인의 영지는 13위)의 대영지 소속의 학생들이 모함+시비를 걸어오고 디터라는 게임을 통해 슈바르츠와 바이스의 주인을 가리자라고 이야기를 흘러가버립니다. 그 게임에서 마인의 악랄함이 유감없이 발휘되는데요. 상식의 틀을 깬다면 좋은 말이고 야비함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자는, 기사 정신이 살아 있는 이 시대의 귀족들을 상대로 '그치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걸? 여기에 악마가 있습니다. 상대가 야비함을 물고 늘어질까 대뜸 상대를 추켜세우는 서비스 정신까지, 날 건드리면 아주 ... 되는 수가 있어를 몸소 보여줘요 아주 그냥.

 

귀족 서열은 같아도 영지 부분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사실상 자신들보다 윗서열인 대영지를 상대로 말이 좋아 고군분투이지 자존심을 밟아 버렸는데 페르디난드와 양아버지인 질베스타가 알았다면 대노할 사건이었죠. 안 그래도 힘이 없어 중립을 선언하며 정변도 겨우 피해 가고 오늘내일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대영지에 찍히면 어쩌자는? 같은 심정이었겠지만 그래도 싹수가 노란 대영지가 아니었는지 마인과 다르게 야비한 짓은 하지 않고 있군요. 하지만 그 게임을 통해 에렌페스트가 얼마나 약골인지 알아버린 마인은 두통이 나날이 늘어갑니다. 이런 건 누구에게 떠넘기면 돼. 그래! 아버지 칼스테드(기사단 단장)에게라던가? 악마 기질은 가족이라도 비켜가지 않습니다.

 

그건 그렇고 '고민이 있는데 좀 상담해줄래?' 어느 날 다가온 꿈같은 만남... 은 개뿔. 만날 때마다 꼬맹이라고 비하하는 제2왕자의 등장은 마인의 비위를 슬슬 건드리기 시작합니다. 성녀라고 해서 찾아와봤더니 뭐 이런 꼬맹이가 다 있어 하는 게 제2왕자의 소감. 그런 왕자에게 고민이 있었으니.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어떻게 해야 됨? 이러면서 마인에게 상담을 해오니 난 여자로 보이지 않나 봐? 하는 게 마인의 심정이었다고 서술되어 있었다면 얼마나 웃겼을까요. 다행히도 상대 여자도 왕자가 그렇게 싫은 건 아니었지만 정치적으로 얽히기 싫었던 상대 여자는 왕자를 좋아하는 눈치지만 그렇다고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사실 원래는 이러면 안 되는 겁니다. 자신과 비슷한 등급의 귀족을 만나는 건 크게 상관이 없는데 왕자를 서슴없이 만나는 건 파벌 역학 관계에 악영향도 있고, 왕자에게 시집갈 흑심이라도 있는가? 하는 오해도 사기 쉽고, 왕자가 좋아하는 상대 여자도 영지 서열 중 제1위를 달리는 대영지. 아까 마인의 게임 상대였던 대영지는 발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실상 왕족에 버금가는 그런 대영지의 영애와도 서슴없이 만나는 것에서 나중에 알아버린 페르디난드와 질베스타는 얼굴이 새파랗게 되어버릴 지경이었죠. 제어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고생하는 건 시종들이고 수십 년을 시종으로 살아온 수석 시종 리카드다가 학을 뗄 정도로 마인의 폭주는 사람 여럿 잡을 기세로 터져 나갑니다.

 

정작 마인은 그런 건 애초에 내 머릿속에 없다는 식으로 왕자의 짝사랑 앓이에 동참해서 조언도 해주고 나는야 사랑의 큐피드라며 쏘다니고 있으니 이걸 어떡한다냐. 근데 정말로 큰 문제는 이게 아니었죠. 제2왕자가 좋아하는 영애를 다른 왕자도 좋아하고 있다는 것. 수라장이 펼쳐질 것인가? 그건 니들이 알아서 하고 하는 게 마인의 심정. 불경죄로 목이 달아나도 수십 번을 달아났을 상황에서도 태연한 마인의 심장에 건배를. 그걸 다 보고받은 페르디난드와 질베스타에게 애도를. 오랜만에 볼 쭈욱 늘리기 당하는 마인이 귀엽습니다. 제어가 없으니까 전력투구만 해대는 마인은 자신이 뭘 저지르고 있는지 알면서도 자신도 제어하지 못하는 악순환입니다.

 

아무튼 오늘내일하는 중소 영지인 에렌페스트를 널리 알리고 돈을 벌어야 되는 막중한 임무도 받아요. 애들에게 뭘 시키는 건지. 일단은 마인이 개발한 상품들을 홍보하고 왕자 등에게서 오더를 받아요. 이게 또 마인이 멋대로 저지르는 통에 벤노를 위시한 상인 연합의 관계자들 위도 빵꾸내버리죠. 저지르는 건 넌데 왜 우리가 뒤치다꺼리? 잘못 했다간 목이 달아나는 수준이 아니라고. 왕위 쟁탈전이라는 정변이 있는지 얼마 되지 않은 뒤숭숭한 지금에 왕족의 오더를 받아서 뭐 어쩌려고. 그녀(마인)를 귀족원에 집어넣은 질베스타와 페르디난드에게 저주를. 그치만 귀족원에 넣지 않으면 귀족 취급을 안 해주는걸...

 

맺으며, 리뷰에 약간 각색이 들어가 있습니다.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진 마세요. 아무튼 이번엔 초반만 좀 지루하고 중반부터는 술술 읽힙니다. 마인의 야비함이 드러나는 부분은 압권까지는 아니지만 꽤 재미있어요. 왕자의 사랑 앓이에 동참해서 거리낌 없이 말하는 게 참 당돌하죠. 사실 이런 부분 자체가 불경죄에 해당되어 목이 달아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마인에게 자존심을 세우지만 그녀가 하라는 대로 따라 하는 왕자가 상당히 귀엽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왕자에게 결정적인 문제점이 있었으니... 상대 여자와 심각한 어긋남, 사실 마인의 앞 날보다 왕자가 앞으로 어떻게 되나 하는 게 더 흥미롭습니다. 아무튼 어른도 깜짝 놀랄 지식이 있으면서 세상 살아가는 상식이 없어 주변 사람들이 고생하는 게 여실히 드러난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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