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의 혼잣말 5 - 카니발 플러스
휴우가 나츠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김예진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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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마오는 신데렐라가 될 수 있을 것인가. 딱히 계모와 언니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건 아니지만 시대가 시대인 만큼 천민은 구정물을 먹고 시궁창 바닥 생활을 이어 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왕족과 맺어지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요. 미모가 뛰어나고, 뭔가 특출난 실력이 있다고 해도 기껏해야 이용만 당하는 말단 관리가 되거나 고관의 첩이 되는 인생이 기다릴 뿐, 동화같이 왕자와 결혼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현실이죠. 마오마오는 자신의 입장을 잘 알고 있기에 진시의 찝쩍거림은 굉장히 귀찮을 뿐이었습니다. 그런 진시는 어디서 필이 꼽혔는지 괴롭히는데 희열을 느끼다 어느새 마음속에 들어와버린 그녀를 잡지 못해 안달복달하는 모습에서 세상을 조금 더 살아야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였군요.

 

고자 환관에서 동정 왕자로 변신, 시 일족의 반란은 우두머리의 딸에 의해 허무하게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시스이가 진시를 끌어들이기 위해 마오마오를 납치한 덕분에 진시는 군사를 일으켜 쳐들어가게 되었죠. 더 이상 고자 환관이 아닌 왕자의 신분으로 군을 지휘하며 반란군 본진에 쳐들어 갔는데... 명분은 쿠데타 진압이었지만 실상은 마오마오 구출이었던 만큼 참으로 극적인 장면이 연출될까 했는데요. 그런데 정작 마오마오는 고문실에서 뱀이나 구워 먹고 있었으니 이 작품 특유의 코미디에서 폭소를 터트리지 않을 수 없었군요. 사실 여기가 진시에게 있어서 분기점이자 전환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중엔 거의 표현되어 있지 않지만,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될까. 허울뿐인 환관이라는 자신의 거짓된 모습을 버리고 왕자라는 본모습을 드러내는 게 좋을까?

 

마오마오는 또다시 궁에서 쫓겨났습니다. 반란군 진압 때 구출한 아이들 중 하나를 맡아 기르면서 궁에 입궐한 양아버지를 대신해 약방을 운영하고 외진을 나가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군요. 녹청관(기루) 할멈처럼 수전노가 되어 아이들에게도 너 먹을 것은 니가 벌어오라는 둥 상거지 중 상거지가 진찰을 받으러 왔을 때도 받을 건 다 받는 악랄함을 선사하는 게 악마가 따로 없습니다. 옷 사러 가서 사기도 치고, 죽을 때 곱게 못 죽을 거라는 복선을 낳고 싶은지 자기 하고 싶은 데로 쏘다니는 게 거침이 없어요. 그런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녀가 보고 싶어 진시는 정기적으로 찾아오는데요. 아니 원래 이런 일이 있을 수 없죠. 왕족이 천민을 매일같이 찾아오다니요. 옛날 고자 환관일 때라면 환관 나부랭이와 천민의 관계라고 아무렇지 않게 생각들 하겠지만 지금은...

 

응석을 부리는 동정 왕자. 태어나서 부모에게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한 반동이랄까요. 언제나 등이 구부정하고 의욕이 없는 아버지(선대 왕)와 그런 아버지를 살갑게 보살피는 할머니(여제), 그리고 어머니는 아들에게 무관심으로 일관했죠. 그렇게 애정결핍으로 자란 왕자는 장난감에서 애정결핍을 해소하였고 망가지기를 여러 차례, 그런 나날에서 마오마오가 눈에 띈 것이죠. 새로운 장난감, 한결같은 반응이었던 이전 장난감에 비해 이번 장난감은 자신에게 대드는 신선함을 보여 주었고, 호감이 가는 여자애에게 관심을 끌고 싶었던 악동마냥 그녀를 못살게 굴었다가 진짜로 호감에 빠져 버리는 괴랄한 시추에이션으로 이어지게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정작 여자애는 그런 악동에게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게 화근이었다랄까요.

 

사실 마오마오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 중에 애(愛)가 빠져 있죠. 아버지는 자신과 어머니를 버렸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저주하기 위해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잘랐습니다. 그리고 망가져버렸죠. 부모의 사랑은 애초에 없었고, 하룻밤 사랑을 사는(구입) 기루(창관)에서 그녀가 느꼈을 사랑이란 무엇일까는 자명한 것. 그래서 진시의 대시는 귀찮기만 했습니다. 진시는 어긋난 애정을 갈구하며 그녀에게 기대고 있죠. 그 여파가 이번에 마오마오가 주는 대로 넙죽넙죽 받아먹는 것에서 표현이 됩니다. 누가 보고 있든 말든, 사실 진시는 이전부터 여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 묻는 거 같은 행동을 보이기도 했죠. 2000명이 넘는 후궁을 관리하면서도 정작 여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진시라는 남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마오마오. 여기서 한가지 말 할 수 있는 건 절대 풋풋한 사랑이 아니라는 것이죠.

 

동정 왕자는 신부 찾아 서도(서쪽 나라)로 떠납니다. 현 황제에게서 왕자가 태어나긴 했지만 진시가 환관을 그만두면서 차기 왕 후보가 되어 버렸죠. 그래서 정치적인 소임도 다 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지고 당연한 수순으로 지방 관리의 딸이나 다른 나라 공주와 정략결혼을 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입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당연히 마오마오도 후보에 오르죠. 정작 당사자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지만요. 참고로 마오마오의 친아버지는 고위 관리로 현 황제도 어찌할 수 없는 괴짜라죠. 문제는 어머니가 기녀(창x)라는 것, 게다가 마오마오는 결혼 자체는 물론이고 이성을 이성으로 대하는 마음조차 결여되어 있으니 진시로써는 미치고 졸도할 노릇. 그래서 그녀의 사촌 오빠를 대동 시켜 비롯 어머니의 핏줄은 그렇다 치더라도 아버지 핏줄은 나무랄 데 없으니 그녀도 후보로 올리긴 올렸는데...

 

전쟁이 시작되는 걸까요. 황해(메뚜기 떼의 습격)가 거론되면서 식량부족에 빠진 서쪽 나라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걱정, 거기에 왕도에서 독과자 사건에 이어 지방에서 아편의 유통이 공공연하고 대량으로 이뤄지는 것에서 암울한 미래를 암시하는 게 아닐까 했습니다. 마오마오는 약사이죠. 그것도 어중이떠중이가 아닌 진짜배기 실력자로 전쟁이 터지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징병 당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정말로 이런 흐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소름이 돋았군요. 서로가 어딘가 결여된 감정을 가지고 있다곤 해도 같이한 나날이 길어지면서 이것이 호감이라는 걸 알아가는 두 사람에게 내려지는 시련. 실제로 이번 서도로 향하면서 도적을 만났을 때 마오마오가 보여준 의술은 남달랐습니다.

 

맺으며, 겉으로 보이는 면에서는 마오마오와 진시의 사이가 제법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러다 8권쯤 가면 동침이라도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아닌 게 아니라 이번에 사촌 오빠로부터 진시의 아이를 갖는 게 어떠냐는 제의도 받았고요. 물론 마오마오는 전력으로 싫어했지만요. 얼핏보기엔 풋풋한 사랑처럼 보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랑이라기보다 자기에게 부족한 면을 상대에게 갈구하는, 미래엔 파탄만이 기다리는 그런 감정이랄까요.

 

아무튼 이번 이야기는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진시의 신부를 찾기 위해 손오공과 삼장법사가 서역으로 가듯이 이들도 서도로 향하면서 사건을 해결하고 그러다 전쟁의 기운을 느껴가죠. 그런 상황에서 마오마오는 그 격정의 중심에 서지 않을까 싶기도 하였고요. 여전히 진시를 벌레보듯 쳐다보고, 말의 진위를 잘못 해석해서 기녀를 소개한다던지의 기행도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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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고문공주 3 - Novel Engine
아야사토 케이시 지음, 우카이 사키 그림, 신우섭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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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경고했습니다.

 

 

 

 

[대왕]의 계약자 피오레의 공격은 엘리자베트와 세나 카이토에게 많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둘이 같은 길을 걸어가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는 결과도 초래하였죠. 우리 딸을 위해서라면 마왕도 쓰러트린다는 모 라노벨의 주인공에게 자극받았는지 자신(카이토)을 구원해준, '엘리자베트를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계약할 수 있다고?' 마치 성질난 고양이가 책상 위에서 휴대폰을 깔짝 거리며 집사야 이거 봐라는 식으로 밑으로 툭 떨어트리 듯이, 세나 카이토는 세상 돌아가는 상황에 미처 따라가지 못한 분풀이하듯이, 제 성질에 못 이겨 그만 악마 중에서 최정상에서 군림하고 있는 [황제]와 계약을 맺어 버리는 막가파식 행보를 보여주고 맙니다.

 

이로써 세나 카이토와 엘리자베트는 같은 길을 걸을 수 없게 되었죠. 애초에 열넷 악마를 쓰러트리면 화형 당하는 걸 기정사실화된 지금, 엘리자베트에게 있어서 미래란 없는 거나 다름없었긴 합니다만. 그런 점에서 세나 카이토는 어리둥절해 합니다. 과거에 수많은 사람을 학살한 주범인 엘리자베트의 죄 보다도 자신을 구원해준 그녀가 어째서 죽지 않으면 안 되는지 의문을 품어 가죠. 모든 사람들이 악마라 비유하며 그녀의 죽음을 바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카이토, 전생에서 학대받은 끝에 죽은 결과 제대로 된 인격이 형성되지 못했다는 듯이 편향된 사고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는, 어딘가가 이성이 결여된 듯한 모습은 다른 의미로 안타깝게 합니다.

 

자, 파탄만이 기다릴 뿐인 미래라는 걸 알면서도 [대왕]을 격퇴하고 [황제]와 계약을 하고 그렇게 균열 밖에 없는 일상이 돌아오나 했는데 왕도에서 [군주], [대군주], [왕]의 융합체의 등장으로 왕도는 궤멸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이에 교회는 엘리자베트에게 구원을 요청하죠. 과거 자신들을 유린했던 그녀에게 기댈 만큼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고, 왕도에 도착한 엘리자베트와 카이토는 지옥을 보게 됩니다. 이것도 엘리자베트가 과거에 저지른 업보랄까요. 엘리자베트가 과거 교회 정예 기사 대부분을 학살한 결과 융합체를 막지 못해 왕도는 1/3이 궤멸, 엘리자베트는 참전을 결정하나 융합체를 쓰러트리면 열넷 악마의 토벌은 끝... 이 말이 의미하는 건?

 

 

필자가 왜 이 작품에 감정이입을 못하나 그동안 고찰을 해봤는데요. 주인공이 문제였습니다. 첫 번째 그는 엘리자베트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요. 여기서 일본이 2차대전을 일으킨 죄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인 특성이 반영된 듯한 느낌이 들었군요. 카이토는 자신을 구원해줬다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을 학살한 그녀의 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한 행동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융합체를 쓰러트리기 위해 왕도에 갔다가 기사들이 악의에 찬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보자 '너무하다'라는 반응을 보였을 때 기가 막혔군요. 그녀로 인해 가족이, 연인이, 죽었는데 그 아픔은 생각도 안 하는 카이토의 일그러진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그리고 선민사상, 왕도의 참상을 보고 '도와줘야겠네'가 아니라 '우리가 구해주지 않았으면 더 많은 희생이 있었을 거야'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한마디로 분위기 파악도 못한다고 할 수 있었군요. 그럼에도 교회 기사단은 이들에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참담함이 베어나죠. 엘리자베트는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죄를, 그렇기에 나서서 왕도를 구원하려 하죠. 남들이, 교회 기사들이 짊어지기엔 너무나 무거운 짐들을 그녀는 예수가 십자가를 짊어지듯 혼자서 짊어지려 합니다. 그걸 이해 못하는 카이토, 자신을 구원해줬다는 이유로 그녀가 이런 대우를 나아가 죽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며 마치 애가 떼쓰듯 하는 행동은 발암 주의보까지 발령해야 될 지경입니다.

 

종국엔 기사단을 보고 느낀게 없는지 여전히 그녀의 죄를 부정하며 이대로 성으로 돌아가 가족놀이를 하자고 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죄를 짊어지고 나아가려 하죠. 화형은 그녀에게 있어서 속죄나 다름없어요. 그런데 카이토는 그걸 부정합니다. 학대받은 가정의 아이는 커서 두 개의 길을 간다고 하죠. 하나는 부모가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는 것, 두 번째는 숨겨두고 끔찍하게 아끼는 것(1), 세나 카이토는 두 번째의 길을 걸으려 하죠. 그게 자신의 아이의 발목을 잡는다는 걸 모른 채 말입니다. 타인의 아픔을 부정하고, 엘리자베트의 죄를 부정하고, 속죄하려는 마음을 짓밟고 그저 성으로 돌아가 평소처럼 살자는 카이토는 과연 정상인가?

 

그러나 뜻을 굽히지 않는 엘리자베트, 그런 그녀를 보며 또 자신의 성질에 못 이겨 사달을 일으키는 카이토. 작가가 이전 작 주인공 오다기리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있어 보이는데 그 방법이 너무 극단적입니다. 마치 내 마음을 몰라주면 자해를 하겠다는 것마냥 카이토는 진짜로 자해 비슷한 짓을 저질러 가죠. 그 첫 번째가 [황제]와의 계약이었고요. 더욱 암 걸리겠는 게 엘리자베트가 어떤 마음으로 지금이라는 시간을 살고 있는지 헤아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많은 것을 잃고, 죄를 짊어진다는 것, 그녀는 그걸 알고 있기에 카이토만은 양지에서 살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깡그리 무시....

 

정상적인 흐름이라면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서 그녀의 무죄를 끌어내는 게 올바른 순서가 아닐까요. 그녀가 왜 과거에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할 수밖에 없었는가 하는 물음은 꾸준히 나오지만 답은 알려주지 않습니다. 나중에 다른 형태로 결말을 보여주기 위해 작가가 아끼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으로 인해 한없이 이상주의자에 자기 성질에 못 이겨 깽판이나 치는 저능아 같은 주인공이 태어나 버렸는데 이 책임은 어떻게 지려고 그럴까요. 작가는 주인공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걸까요. 그렇다면 피해자는? 참으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맺으며, 본질은 무엇인가. 엘리자베트는 과거에 정말로 사람들을 학살했는가? 그녀가 이번 왕도 사태에서 사람들을 구하고 기사단이 짊어져야 될 짐을 대신 짊어지는 것에서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불러왔군요. 손 쓸 수 없는 사태에서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선 죽이는 수밖에 없는 상황. 이번 왕도 사태는 그 재림이 아니었나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거에 대해 언급은 없군요. 그저 내 죄는 내가 짊어지고 죽음으로 속죄한다는 그녀의 말은 때론 고지식하고 주인공 카이토만큼이나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아무튼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하고 이번 리뷰는 완성도가 매우 낮군요. 원래는 2권에서 하차하려 했는데 필자의 고질병인 정신 차리고 보니 어느새 구입해 있더라의 폐해랄까요. 돈이 남아도는 것도 아닌데 배송비 안 내려고 뭔가 끼워 넣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구입을 하나 봅니다. 반품하려 해도 반송비나 도서 가격이나... 덕분에 항마력이 올라가긴 했는데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군요. 그동안 라노벨만 400권이 넘는데 이렇게 혐오를 느끼는 작품은 두 번째 정도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다른 분들의 성향을 비꼬는 건 아니지만 용케도 보신다 싶습니다. 필자의 리뷰를 출판사에서도 체크를 하는 거 같던데 해당 출판사엔 미안한 마음뿐이군요.

  1. 1, 물론 학대받은 모든 아이들이 두개 밖에 없는 길을 간다는건 아닙니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경우도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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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덕의 길드 1
카와조에 타이치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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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문제의 화제작입니다. 정발 될 때 모자이크냐 아니냐였을 만큼 지대한 관심을 끌기도 하였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모자이크는 없습니다. 나아가서 연재분에 없던 것까지 새로이 추가도 되었고요. 판형 크기도 일반 만화책보다 더 크게 제작하는 등 나름대로 공을 들인 것 같더군요. 그래서 8천 원이라는 만화책치곤 꽤 고가임에도 돈값을 하는 흔치않는 경우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점들은 필자의 주관적인 것이고 독자들의 성향에 따라 취향은 갈리지 않을까 싶은데요. 사실 내용도 극한의 섹슈얼리티만 있을 뿐 열혈이라든지 긴장감 있고 모험을 강조하는 그런 건 없어요.

 

그럼에도 끌리는 건 주인공이 개고생 해서? 주인공 키클은 마을에서 잘 나가는 마물 사냥꾼입니다. 10대라는 시간을 받쳐 훈련에 매진했고 사냥꾼으로 직업을 선택해서 오늘날까지(라고 해봐야 2년) 불철주야 마물을 사냥하며 에이스의 자리를 굳혔죠. 근데 세상의 이치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고, 어느 날 날아온 지인의 결혼식 소식에 내 청춘 이대로 괜찮은가? 하는 생각을 품게 되는데요. 그래서 은퇴를 결정하고 후진 양성에 힘을 쏟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근데 단순히 후진을 양성하는 것이라면 여기저기 흔해빠진 양판소였겠죠. 어째 후진으로 들어오는 애들 상태가 하나같이 메롱 합니다.

 

천연 열혈 바보 무예가(표지 모델), 까칠이 백마법사, 게으름뱅이 흑 마법사, 흑화 술주정꾼 전사, 참고로 죄다 여자입니다. 이들을 대리고 마물을 사냥하며 엘리트로 키워야 하는 특명이 키클에게 떨어지죠. 근데 애들을 차례로 숲에 대리고 들어간 첫날부터 심상치 않은 사태가 벌어지고 키클은 머리 싸매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돼요. 이게 이 작품의 포인트인데 마물들에게 사랑받는 히로인들이라고 하면 좋은 말이고 능욕을 당한다고 할까요. 성인 AV에 나오는 그런 능욕은 아닌데... 뭐랄까. 촉수물? 끝까지 가는 것에서는 매한가지라고 해야 할지. 매번을 그렇게 당하고도 질리지 않고 들어가는 것에서 히로인들의 의지가 느껴지도 하는?

 

주인공은 그렇게 희롱 당하는 히로인들 구해주느라 진땀을 빼죠. 여기서 웃픈 현실이 성희롱으로 고소 당할까봐 마치 미란다 원칙처럼 지금부터 널 건드릴 텐데 어쩌고저쩌고하며 동의 얻는 부분은 한편의 희극 드라마였군요. 근데 한가지 아이러니한 게요. 주인공이 은퇴하려는 이유가 지인들의 여성 편력을 부러워서였는데요. 불과 며칠 만에 이성 부하(?)만 4명에 길드원 누님 에메노 씨까지 하면 5명이나 있는데도 눈치 까지 못하는 동정이라는 것입니다. 이것 또한 웃픈 현실이죠. 나이차도 얼마 안 나는데 여기서부터 시작하자는 생각은 애초에 없는 동정은 머리 박고 제사나 지내는 수 밖에요.

 

사실 전형적인 벗겨먹기 섹슈얼리티를 표방하는 작품에서 흥미 포인트를 어디서 잡아야 되나 하는 문제점이 항상 따라다니죠. 예술과 외설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그런 점에서 안심하라는 듯 히타무키(표지 모델)의 천연 바보 기질은 외설을 간신히 벗어나게 하는 포인트가 아닐까 싶기도 했군요. 능욕을 당하면서도 기죽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 자신이 맡은 임무를 다 하려는 모습은 본받아야 마땅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문제는 빛을 보는 날이 없다는 것, 키클의 두통의 원인이라는 것, 없는 것보다 낫다는 의미에서 차라리 없는 게 더 낫다는 평을 듣고 있는 그녀지만 굴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는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맺으며, 사실 마물 사냥꾼은 매우 험난한 직종이라고 언급을 합니다. 한 달에 십수 명이 죽어나가는 극한의 직업이죠. 그럼에도 키클 주변의 히로인만 농락 당하는 이유가 뭘까 하는 궁금증, 밝혀지긴 하지만 명확하게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듯. 그걸 확인하러 갔던 길드 접수원 누님 에메노 씨는 화룡정점, 근데 이거 어느 작품에선가 리뷰로 언급했던 거 같은 데자뷰가 느껴지는데 기분 탓인가? 청춘을 갈구하기 위해 사냥꾼 탈퇴를 희망하지만 정작 지금의 주변이 청춘의 호조기라는 걸 간파하지 못하는 주인공에겐 애도를. 그래서 게으름뱅이 흑 마법사에게 에이고스트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는 둔탱이라는게 이 작품의 또 다른 흥미 포인트. 점수를 주자면 10점 만점에 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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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강의 모독자 3 - L Novel
사카키 이치로 지음, 아카이 테라 그림, 원성민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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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제물을 바치고 세상 편안 해진다면 그것도 나름 괜찮은 삶일 겁니다. 언제가 내가 제물이 되는 것도 아니고, 가뭄과 흉작 걱정 없이 배불리 살 수 있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하자고, 제물을 바치자고, 그게 당연한 삶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게 되는 삶, 제물이 받는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는 무지몽매한 인간들, 그러나 이것도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기에 이게 잘못되었다고 누가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욕을 하는 건 싶습니다. 하지만 그 방식을 벗어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 욕은 지탄받아 마땅하죠. 그래서 교회가 이런 무지몽매한 사람들을 교화 시키는 것을 두고 과연 악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던집니다.

 

왜, 사람들은 자기 손으로 미래를 개척하지 않으려 할까. 분명 토지신에 목매어 풍작을 기원하는 풍습은 언젠가 파탄을 불러오리라는걸, 미래를 개척하지 않은 나태의 죄를 교회를 통해 몸소 치르게 되면서 자신들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는다면 그것대로 하나의 배움이었을 터. 하지만 각자 살아온 방식이 있고, 자기들만의 풍습이 있는데 그것을 누구의 잣대로 정의라 논하는가. 사실 이 작품은 별다른 내용은 없습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심오한 철학이 담겨 있어요. 자신들이 믿는 유일 신의 신조에 반하는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교회와 자신들만의 풍습(신조)을 지켜가려는 변방의 부족들은 필연적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죠.

 

결국은 전자(교회)가 요컨대 사람마다 다른 개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극악무도한 존재로 갈무리됩니다. '신'만이 정의이고 질서이라는 믿음, 그것을 어긴 자는 사교이고, 악마라는 믿음, 그래서 주인공 '유키나리'를 이세계로 불러온 연금술사를 교회는 용서하지 못했던 것. 제거되는 건 필연, 당한 쪽은 틀림없는 부조리, 필연의 연쇄로 주인공은 날뛰게 되고 악으로 낙인찍혀 쫓기는 신세가 되는 것 또한 부조리의 연쇄. 그리고 지금 프린트랜트라는 작은 마을에서 토지신이 되어버린 유키나리와 다샤는 교회를 맞아 승산 없는 싸움을 시작합니다. 도망갈 수 있었음에도, 이딴 제물을 바치는 풍습이 남아 있는 마을 따위 내버려 둬도 그만이었던 것을...

 

아무리 제물을 바치는 풍습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은 이 마을이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몸부림이었을 뿐, 그냥 지나쳐도 되었던 것을, 제물인 베르타를 보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치지 못하는 여린 마음 때문이었을까. 토지신을 뭉개버린 그는 책임을 지려 하죠. 새로운 토지신이 되어 대지를 풍요롭게 하고 주변은 안정화 시키는 것, 하지만 호문쿨루스의 몸으로는 토지신 흉내조차 내지 못하는 참담함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죠. 그래서 토지 개량이나 비료 등 현대의 지식을 설파하며 농사 치터가 되어 어느 정도 기틀은 잡아갑니다. 어떻게 보면 무지몽매한 원주민을 개화 시킨다는 선민사상을 엿볼 수 있기도 해서 조금 꺼림칙한 것도 사실인데요.

 

아무튼 새로운 동료 베로니카(여자)가 합류하게 됩니다. 교회에 쫓기다 프리트랜트로 흘러 들어온 용병, 과거 나라를 잃고, 아버지를 잃은 아픔을 간직한 그녀는 교회에 붙잡힌 동료를 구하기 위해 유키나리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죠. 그녀가 찾아오면서 유키나리의 마음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옵니다. 유키나리에게 있어서 전환기랄까요. 평화를 바라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그녀의 가르침, 나와는 상관없다고 방관하고 있다간 큰 코 다친다는 가르침, 인생의 스승이 있다면 바로 그녀가 아닐까 하는 대목이죠. 또한 만년 소심쟁이 베르타(유키나리 시종)를 어엿한 하나의 인간으로 키워내는 대목은 정말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언제까지고 평화로운 거 같았던 프리트랜트, 하지만 찻잔 속의 고요였을까요. 그쯤 교회 후속 기사단이 프리트랜트로 찾아오면서 새로운 전운이 감돕니다. 프리트랜트이라는 마을은 나날이 더해가는 교회의 치세라는 시대에 먹힐 것인가 아니면 미래를 내 손으로 붙잡기 위해 몸부림 칠것인가. 이것은 영화 아바타를 연상시킵니다. 힘이 있고, 자신들의 정의만을 내세워 타인을 굴복 시키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 그리고 그 부조리를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당하고만 있을 것인가. 첫걸음을 떼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고 역설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부조리는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듯 마을과 유키나리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서는 베르타는 정말 눈부시죠.

 

맺으며, 유키나리의 누나 혹은 엄마의 복선이 나와 버렸습니다. 작가가 그분이라고 한 걸 보면 누나보단 엄마에 가깝지 않을까 싶군요. 현실에서 종교에 미쳐 유키나리 남매를 방임했던, 종교가 득세 중인 이세계라면 엄마가 맞지 않을까 싶기도 하군요. 유키나리에게 있어서 철천지원수 같은 인물이죠. 결과적으로 남매를 죽음으로 몰고 갔으니... 엄마와 아들의 대결이라... 3권까지만 읽고 하차하려 했는데 이거 4권도 읽어봐야겠군요. 아무튼 이번 이야기의 키워드는 성장이라 하겠습니다. 유키나리가 베로니카를 만나 내면적인 성장을 이루고 만년 소심쟁이였던 베르타가 과거라는 허물을 벗고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는 모습은 꽤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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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녀전기 10 - Viribus Unitis, Novel Engine
카를로 젠 지음, 한신남 옮김, 시노츠키 시노부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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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차대전이 끝나고 소련의 인구가 약 2천만에서 2500만이 줄어 버렸다죠. 그 피해는 지금도 영향을 끼칠 정도로 인적 소모는 대단했는데요. 독일은 소련과 상호 불가침 조약인지 뭔지를 맺었음에도 괜한 의심병이 도져선, 그들을 믿지 못했던 독일은 광활한 동부전선(소련으로 치면 서부전선)에서 전격전을 시작했고 그들을 맞아 소련이 할 수 있는 거라곤 변변한 총도 없이 그냥 병력을 밀어 넣는 수밖에 없었죠. 근데 이 방법은 효과를 봐서 독일을 폐퇴 시키기에 충분하였다는 게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합니다. 네, 지금 타냐가 속한 제국이 딱 그런 상황인데요. 대전 말기 독일 장교를 취재했던 어떤 다큐에서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소련을 상대로 하나의 사단을 없앴더니 몇 개의 사단이 충원 되었다. 그동안 수백 개의 사단을 무찔렀지만 자고 일어나니 그보다 많은 사단이 만들어져 전선으로 오고 있다.

 

총력전을 펼치는 제국엔 더 이상 인적 자원이 남아 있질 않습니다. 타냐가 제도(수도)에서 본 제국의 상황은 처절함 그 자체였는데요. 그동안 전선에서만 생활하며 간간이 제국의 상황을 듣긴 했지만 이렇게 심각할 줄을 몰랐던, 인적자원도 인적자원이지만 물자 부족은 더욱 심각하여 연방(소련)의 진지에 쳐들어가 그들의 장비를 노획해 그 장비로 연방을 두들기는 장면을 보자면 제국이 처한 현실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죠. 사실 총력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적의 장비를 노획해 운용하는 건 그리 우습고 이상한 건 아닙니다. 문제는 뭐냐면 우두머리 즉 정치권과 군 상층부 나아가 통수권을 가진 놈들까지 이 상황에서조차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는 것. 그걸 알게 된 타냐의 기분은 어떨까요. 배가 가라앉고 있는 거죠. 국가라는 화이트 기업이 언제부터인지 블랙 기업이 되어 버렸어요.

 

인력도 없고, 돈도 없고, 그런데도 승리에 미련 정도가 아니라 확신에 차서 꽃밭을 헤매고 있는 자칭 위정자들을 보고 있자면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군요. 사실 패배는 곧 국가 붕괴라는 현실을 애써 감추고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얼마 안 남은 머리 좋은 참모장교들은 그 점을 깨닫고 뭔가를 하려고는 하는데 가망이 있을는지요. 그래서 타냐는 이직을 결심하죠. 가라앉는 배에 난간을 붙잡고 있어봐야 같이 수장되는 꼴 밖에 되지 않으니까요. 그녀는 카르네아데스의 판자를 붙잡는 심정으로 다른 나라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줄 만한 재료를 찾기 시작하죠. 이대로 종전을 맞이했다간 전범으로 처분될 뿐이니, 일단 그동안 자소서에 쓸만한 활약을 해왔다고 자부는 하는데 그래도 뭔가 크게 터트릴만한 게 없나 하고 쏘다니지만 녹록하지가 않군요.

 

늘그막에 좀 편히 살겠다고 모난 돌이 되어 열심히 분골쇄신했던 것이 지금에 발목을 잡아 댑니다. 상관은 너밖에 믿을 놈 없다며 편지 셔틀을 시키지 않나, 편지 셔틀 하러 갔더니 머리에 꽃 꽂은 포격 소녀(수 중위)가 반겨주질 않나, 완료하고 돌아오니 이번엔 V 로켓(1)이 되어 연합왕국(영국) 좀 두들겨 줘라는 상관의 명령에는 이런 미친놈을 봤나 싶었을 겁니다. 타냐가 처음으로 당황하는 모습은 정말 희귀한 장면이라 할 수 있군요. 그야 고작 대대 병력(48명)으로 적군 본진을 때리라는데 미치지 않고서야. 잘하면 이직에 필요한 적이 알아주는 커리어를 달성할 수도 있지만 애석하게도, 이 장면은 일본의 진주만 습격을 연상케 하는데 결국은 뭐 과거 일본 제국이 저질렀던 짓을 우회로 비꼬는 게 아닐까도 싶었습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배가 가라앉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배도 없고, 카르네아데스 판자가 될만한 것도 없고, 그래서 열심히 물을 퍼내고는 있지만 퍼내는 양보다 들어오는 양이 더 많군요. 대대를 이끌고 여기저기 쏘다니며 소방수 역할은 하는데 그때뿐이고, 이놈의 위정자들은 관심병인지 의심병인지가 만연해서 종전보다는 전선 확대를 꾀하는 통에 유능한 병사만 죽어 나갑니다. 이직을 결심했지만 섣불리 나갔다가는 총살 부대가 쫓아올 거 같고, 상관이라는 놈은 불가능을 타진해도 네가 무능해서 그런 거 아님? 하고 자존심을 긁어대니 이거 쏴 죽일 수도 없는 노릇. 무능한 부하보다 부하를 무능으로 모는 상관이 100배는 더 무섭다고 서술해대는군요. 그래도 어쩌겠나요. 까라면 까야 되는 게 군이라는 조직이고, 죽고 싶지 않다면 해내는 수밖에요.

 

맺으며, 이번 10권의 최대 백미는 한때 타냐의 대척점이라고 인정받았던 수 중위가 머리에 꽃 꼽고 나와 미친 짓을 하는 장면이군요. 이전에도 그랬지만, 피아 식별 따윈 개나 줘버리고 마치 포격 마법 소녀처럼 폭주하는 장면은 하나의 희극이었습니다. 다만 타냐의 활약에선 너무 띄워주는 경향이 있더군요. 적들도 수년간 치러지는 전쟁으로 인해 인적자원이 갈려 나가고 남은 거라곤 겁쟁이들(전쟁은 우수하고 용맹한 사람부터 소진 시킨다죠.)뿐이라지만 대대 병력(타냐의 부대)으로 여단 병력에 뛰어들어 헤집고 다니는 장면은 코미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미국 어떤 행사에서 유녀전기 코스프레가 금지되었다고 하더군요. 이유야 말해서 무얼 할까 싶습니다만. 사실 이 작품을 비판하고자 하면 양파 껍질처럼 계속 나오는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그래도 알고 보면 한쪽으로 치우처진 게 아닌 평형을 유지하려는 모습도 보인다는 게 이 작품의 특징이기도 한데요. 가령 이번에 등장하는 공격도 방어라는 상관의 궤변(일본 전수방위를 재해석, 자칫 우익물이라고 비난받을 수 있는 대목)을 타냐가 반론한다던지, 승리할 수 있다는 정신론을 펼치는 위정자들에게 반기를 드는 장면 등...


  1. 1, 2차대전 중 독일이 영국 본토에 날린 로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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