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이끄는 이세계 여행 1 - L Novel
아즈미 케이 지음, 마츠모토 미츠아키 그림, 정금택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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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르: 이세계 전생, 또 이세계 전생이야?라고 할 텐데 이 작품은 일본에서 2013년도에 발행되었다. 고로 이세계 전생물의 선구적인 작품 중 하나라 하겠다. 그러니까 요즘 시각으로 접근하지 말라는 의미다.


표지: 이봐! 거기 너! 돈 가진 거 있냐?라는 듯한, 작중 내용을 잘 대변하고 있다. 필자는 이렇게 강렬한 표지는 처음 본다. 그래서 두 번 망설이지 않고 구입을 선택했는데 역시 후회가 들지 않는 진행을 보여준다.


스토리: 주인공 '마코토'는 부모의 사정으로 이세계에 끌려가게 된다. 그러나 이세계 여신은 못생긴 마코토에게 학을 떼고는 그를 세계 끝으로 날려 버린다. 주된 이야기로는 세계 끝에 떨어진 주인공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뭐 그런 이야기인 거 같다. 근데 이것도 억울하건만 만나는 히로인들 면면이 인간의 범주와 아주 동떨어져 있다. 향기 나는 오크라니, 마물에게라도 사랑받는 것도 다 복일 것이다.


필자의 한 줄 평: 이세계물 치고 3쇄(일단 1권 한정)까지 발매하는건 보통 일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소리가 아닐까 싶다. 아닌 게 아니라 초반엔 이세계와 이고깽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작가 특유의 화법 등 캐릭터들이 펼치는 개그가 마치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보는 듯한 지루함이 없는 게 특징이다.



스포일러 주의




마코토는 트럭이 치인 게 아니다. 부모님이 이세계인이라는 특이한 설정의 피해자로서 부모님이 지구로 오면서 이세계 여신과 뭔가의 계약을 한 모양이다. 자식 한 명을 이세계로 보낼 것이라는 계약이었나 본데, 문제는 누나와 여동생 중 한 명이 대상이었건만 지구신 혹은 이세계 여신의 착각으로 그만 마코토가 지정되고 만다. 뭐, 여기까지는 누나나 여동생이 이세계로 가서 고생하는 것보다야 남자인 주인공이 가는 게 그나마 낫다고 할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작중 표현되는 인권은 매우 열악하기 그지없다. 개그로 포장되어 있지만 은근히 사람 살아가는데 있어서 매우 빡센 동네가 이 동네라는 듯 표현에 브레이크가 없다. 그렇다고 노골적이지는 않으니 기대는 하지 말자.


그렇게 이세계에 전이한 마코토를 바라보는 이세계 여신의 시선이 싸늘하다. 미녀인 누나나 여동생이 아닌 왜 이런 못생긴 놈이 이 세계로 왔냐며 길길이 날뛴다. 여기서부터 표현에 브레이크가 없다. 여신이 외모지상주의다. 주인공의 멘탈을 아주 박살을 내버리는데, 그중에 압권이 이세계 인간과 맺어져 못생김을 퍼트리지 말라는 거다. 거기에 대놓고  보다 잘 생긴 지구인 둘을 새로 소환하겠다 면전에 대놓고 지껄이는 것도 압권이다. 결국 여신은 그를 꼴보기 싫다며 세계 끝으로 날려 버린다. 이보다 부조리한 게 있나 싶다. 그렇게 주인공 마코토는 세계의 끝에 당도하게 된다.


한마디로 저주지. 마코토의 눈앞에 오크 여성이 봉변을 당하고 있다. 어쩌겠어 구해준다. 특이하게 그 오크 여성은 향기로운 향기를 내뿜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꼬질꼬질한 오크가 아니다. 여기서부터 주인공 마코토와 엮이게 될 히로인의 출발점이다. 출발점이 오크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그래서 뭐 문제 있나?' 싶은 게 이 작품의 모토다. 여신이 너는 고블린이나 오크와 살아가라고 했으니 그렇게 된 것뿐이다. 당연히 주인공 입장에서는 엮이고 싶을 리가 있나. 여기서 아주 웃긴 포인트가 등장한다. 외모지상주의 여신에게 그렇게 당해놓고 정작 자신(주인공)도 오크 여성을 기피하는 외모지상주의를 보여준다는 거다. 주인공은 밤길 조심해야 할 것이다.


오크 여성은 신(神이 아니다 蜃이다. 조개라는 뜻을 가진, 의미를 모르겠다.)의 제물로서 받쳐질 운명이었으나, 마코토의 플래그가 그렇게 두지 않는다. 일이 왜 이렇게 흘러갈까 싶은 게 마코토의 심정이고, 이 불안한 시추에이션은 뭔가 싶다. 그렇게 마코토는 신(蜃 조개의 뜻이면서 모습은 용이다. 더더욱 의미를 모르겠다.)과 마주한다. 당연히 싸워야겠지. 플래그는 회수되어야 하니까. 싸우다 보면 정든다고 했던가. 신은 마코토의 기억을 엿본다. 꼴에 상위 용(드래곤?)이라고 능력이 좋다. 그러지 말라고, 이 불안한 분위기는 대체 뭘까. 마코토의 기억에서 뭔가 필이 꼽혔는지 많고 많은 생물을 놔두고 신은 인간 여자로 변신해버린다. 의미를 모르겠다.


그렇게 마코토에게 부하 1호가 생긴다. 나중에 토모에라는 이름을 붙여주는데, 그는 용이 인간 여성으로 변신하는 것에는 의문을 갖지 않는다. 여신에게서 멘탈을 탈탈 털려서 그런지 이런 것엔 단련이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토모에는 이멋세에서 아쿠아 포지션이랄까. 가는 곳마다 문제를 일으킨다. 덤으로 마코토의 기억을 엿본 이후 일본 시대극 마니아가 되어 버렸다. 중2병 대사도 서슴지 않는다. 그래서 마코토는 머리가 아파온다. 그래도 그녀는 마코토를 몰아붙일 정도의 실력은 있다. 이고깽을 몰아붙일 정도니까 이세계에서 그녀의 위치가 어느 정도일지는 알 것이다. 명대사는 '일본도가 없어서 못 싸웁니다.'


부하 2호는 거미녀다. 토모에가 만든 아공간을 비집고 들어와 깽판을 치다 주인공에게 제압 당한다. 여기서도 마코토는 거미가 인간 여성으로 변하는 것에 의문을 갖지 않는다. 작중 표현으로는 대단한 미녀라고는 하는데 마코토의 평가는 안고 싶지 않다나. 그도 그럴게 거미녀는 마조히스트다. 맞으면 맞는 데로 희열을 느끼는데 누구라도 도망가고 싶을 것이다. 죽을 만큼 특대 마법을 먹였는데 황홀해하며 뿅 가버리는 거미녀를 좋아할 남자가 있을까 싶다. 나중에 '미오'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미오의 실력은 토모에보다 약간 상위로 이세계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군림하는 마물 중 하나다. 


이렇게 마코토는 인간 가죽을 뒤집어쓴 마물 히로인 둘과 여행을 떠난다. 오크녀는? 작가도 아니다 싶었는지 빠르게 리타이어 되고 만다. 대체 향기 나는 오크라니. 사실 오크녀도 마코토가 싫지는 않다. 마을로 초대하는 등 자신을 구해준 것에 고마워하며 극진한 대접을 해주는데, 다른 히로인들도 그렇고 좋겠네 마물들에게 사랑받아서라는 느낌이 장난 아니다. 자, 그런데 여신의 저주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인간이 살고 있는 마을에 도착은 하였는데, 인간과 말이 안 통한다? 마물과는 말이 잘 통하는데? 이렇게 마코토의 여신 타도의 여행이 시작된다. 겸사겸사 부모님들이 이세계에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도 좀 알아보고.


맺으며: 처음엔 그저 그런 이세계물인가 싶었다. 하지만 읽을수록 몰입도를 올려주는 개그가 장난 아니라는 느낌을 받게 되고, 그대로 끝까지 질주해버리게 하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 물론 이세계물 특유의 스킬 설명이라던가 상황 설명 등 지리멸렬한 부분도 없잖아 있다. 대체 이걸 왜 알아야 되는 거야 같은, 가령 금은동의 시세를 엔화와 비교하는 것등 불필요한 정보의 나열도 제법 있다. 하지만 토모에를 만나고 미오가 가담하면서 개그 트리오의 완성은 이런 부분을 날려버리는 무언가가 있다. 일단 일을 저지르고 보는 토모에와 뒷치닥거리하는 마코토의 관계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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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가 되고 싶다며 도시로 떠났던 딸이 S랭크가 되었다 6 - L Books
모지 카키야 지음, toi8 그림, 김성래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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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모험가가 있고 마왕이 나오는 판타지, 분열되어 가는 현시대를 꼬집듯 보여주는 가족애


​표지: 왼쪽이 도시로 떠났던 딸 S랭크의 모험가 안젤린이고, 오른쪽이 마왕의 사생아 '미토' 


6권 줄거리: 비록 피는 이어지지 않았어도 살고 싶어 자신의 품으로 들어온 아이들을 지킨다는 아버지의 용기와 자상함 그리고 포용력을 그리고 있다.


포인트: 마왕은 달리 태어나지 않는다. 자상함은 세상을 구하는 원동력이 된다.


필자의 한 줄 평: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향을 등질 각오를 할 만큼 아버지의 용기가 정말 대단하게 다가온다.



특대 스포일러 주의




아버지 벨그리프에게 있어서 '미토'의 태생은 중요치 않다. 어느 날 숲에서 이변을 느끼고 정찰에 나섰던 벨그리프는 어떤 아이를 줍는다. 숲을 던전화 하며 나쁜 기운을 뿜고 있던 응축된 마력 덩어리를 없애고 보니 아이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자칫 숲이고 마을이고 재앙에 덮일뻔한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 어디로 보나 눈앞의 아이의 소행이 틀림이 없다. 원래대로라면 이 아이를 죽여야만 할 것이다. 그야 재앙 덩어리고, 뿜어내는 기운도 그에 못지않으니까. 이 시대의 사람들은 이런 것을 마왕이라고 부르고 있다. 먼 옛날 [솔로몬]이라는 마왕이 남긴 호문쿨루스, 사생아라고 불리는 이 아이를 배어야 할지 벨그리프는 고민하지도 않는다.


마왕을 만드는 건 다름 아닌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된다. 어느 마을에 괴롭힘당하는 아이가 있다. 예지에 의해 미래에 너는 재앙을 불러올 악의 화신이라며 사람들은 배척과 손가락질을 해댄다. 결국 아이는 예지대로 마왕이 되고 만다. 그런 이야기가 종종 있어왔다. 이 작품은 그 이야기의 정반대에 있다. 마을 사람들은 미토를 마왕의 사생아라고 손가락질하기 보다 따뜻하게 맞아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두려움 보다 사람의 정(情)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마을의 안정을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던 벨그리프의 판단을 믿고 있다는 것이 더 주효하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이 작품에서 마왕이라고 해서 아직은 거창한 건 아니다. 그저 한 명의 아이일 뿐이다. 태어난 직후 백지처럼 아무런 지식조차 가지지 못한 아이일 뿐이다. 그래서 백지에 어떤 색을 칠하느냐에 따라 이 아이가 마왕이 될지 인간이 될지를 정하라는 듯한 게 이 작품의 주된 이야기다. 미토는 인간의 마음을 가져간다. 여기서 가져간다는 건 생성된다는 뜻이다. 자상한 벨그리프의 보살핌과 인자한 노엘프 그라함의 가르침은 미토로 하여금 떼뭍지 않은 순수함을 가지게 한다. 마을 아이들도 미토를 친구로 받아들인다. 안젤린은 동생이 생겼다고 기뻐하고 친동생처럼 보살핀다. 


미토는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온정에 파묻혀 나날이 인간다운 모습을 갖춰간다. 인간다운 말을 하고, 표정을 짓게 되었다. 농담도 할 줄 알고 배려도 할 줄 알게 되었다. 이것으로 마왕을 만드는 건 인간의 마음에 달렸다는 이야기가 허구는 아니라고 반증하는 게 아닐까도 싶다. 현실에서도 관심을 조금만 주면 범죄의 길에 들어서지 않을 아이들이 많다. 그래서 좀 비약적이지만, 이 작품은 삭막해지는 현시대를 꼬집고 있는 게 아닐까도 싶다. 하지만 시련은 언제나 급작스럽게 찾아온다. 영화에서도 종종 보게 되는 그런 장면 말이다. 이제 좀 마음 다 잡고 살아볼까 했더니 주변이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 그런 장면 말이다.


미토는 마왕의 사생아다. 마왕은 마력 덩어리라 할 수 있다. 누가 이런 아이를 숲에다 버리는지 아직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누군가가 이런 아이들을 숲에다 버리고 있다.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고 있다. 미토는 마력 덩어리다. 인간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마력을 많이 소모하고는 있지만, 태생이 태생이다. 그래서 노림 받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아이를 버렸던 어떤 존재에 의한 사주로 미토가 살고 있는 마을 톨네라에 대규모 마물(정확히는 다른 거지만 일단 이해가 쉽도록)이 미토를 흡수하기 위해 들이닥친다. 톨네라는 벨그리프와 안젤린의 고향이다. 시골마을이라지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자, 마왕을 만드는 건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위에서 서술한 바 있다. 미토는 자신을 노리고 오는 마물 떼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인간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소중한 게 많이 생겼다. 아버지 벨그리프의 등은 넓고 따뜻하다. 노엘프 그라함은 인자함으로 안심감을 준다. 아직 10살 전후의 아이에게 있어서 지켜야 될게 무엇인지 싫어도 알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졸지에 미토 때문에 마물떼의 공격으로 고통을 받게 되었다. 아무리 정(情)을 우선시한다지만 삶의 터전과 목숨이 위협받는데 정을 우선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건 누구도 탓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미토는 결정한다.


미토는 벨그리프를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의 감정을 알 수 있었을까. 살고 싶어 자신의 품에 들어오는 아이를 벨그리프는 내치지 않는다. 힘이 없어도 아이는 지키고 보는 것이다. 피를 나눈 가족도 이럴까 싶을 정도로 벨그리프의 용기는 눈물이 다날 지경이다. 마왕은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인간이 마왕이 될지 말지는 주변의 관심에서 비롯된다고, 이 작품은 마왕의 탄생에 있어서 주변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는다고 역설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의 시선이 차갑다. 미토는 순수한 아이다. 악의에는 민감하다.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며 떠나는 장면은 가슴을 찢어 놓는다(노파심에서 말하지만 이 장면은 엔딩이 아닌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엔딩은 따로 있다). 벨그리프는 40년 넘게 살아온 고향을 등질 각오를 한다. 그는 마을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는 거니까.


맺으며: 여전히 잔잔한 파스텔톤식 진행이 마음에 든다. 어릴 적 시골에 살았던 풍경이 떠오르게 하는 화법은 여전히 혀를 내두르게 하고, 하루의 시작과 끝 그리고 주변 자연을 묘사하는 장면은 머리에 그러지는 듯한 아련함에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나게 하는 마음을 가지게 한다. 여기에 아장아장 걷는 미토와 인자함으로 미토를 바라보며 하나라도 더 챙겨주는 그라함의 장면 장면들은 흐뭇함을 짓게 한다. 마왕을 품고 있는 아이를 배척하지 않고 이렇게 인간의 마음을 알아가게 함으로서 미래의 재앙을 없앤다. 이것으로 누구도 불행해지지 않는 미래를 도출한다. 그린 이야기를 이 작품은 내포하고 있다.


그건 그렇고, 사실 시작은 어느 시골살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장면들이 많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여름이 다가오면서 씨앗을 뿌리고, 밭을 넓히고 풀을 뽑는 등 농촌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필자는 이런 과정에서 표현되는 하루하루의 일과와 자연에 매료되었다고 할까. 아무튼 그런 과정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공포를 절묘하게 끼워 넣으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내용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고, 가족을 위해 지금 해야 될 게 무엇인지 잔잔하면서도 안타깝게 풀어가는 장면들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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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어문 제국 이야기 2 - S Novel+
모치츠키 노조무 지음, Gilse 그림, 현노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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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착각계, 판타지, 역하렘, 타임리프.


표지: 양손에 꽃


2권 스토리: '미아'는 이전 생에서 혁명의 원인이 되었던 부분을 고쳐쓰기 위해 무던히도 애쓴다. 기근이 닥첬을때 식량 사정을 원활히 하고, 이전 생에서 원수 관계였던 인물들과 소통하여 내전의 빌미를 없애간다. 


포인트: 보통 죽음에 이를 정도로 죄를 지어서 죽다가 살아났으면 사람이 개과천선을 해야 하는데....


특징: 가볍게 읽기에 딱 좋다.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니다.


필자의 한 줄 평: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말이 있다.



스포주의




이번 2권은 '미아'가 단두대행을 피하기 위한 몸부림을 담고 있다. 미아는 이전 생에서 혁명의 주된 원인이 되었던 기근을 해결하기 위해 학우의 아버지를 불러들여 밀의 유통을 의뢰하게 된다. 그리고 혁명의 일부분이 되는 여러 사건들을 미연에 방지하면서 자신의 목숨을 지켜 나가는 모습을 그리고는 있는데... 사실 역전 드라마같이 극적인 부분은 없다. 솔직히 아! 하니까 어! 하고 주변이 알아서 착각을 해주니까 미아로서는 한결 쉽게 미래를 확정 시켜 나가는 뭐 그런 스토리다.


1권은 자신의 잘못을 되짚어 보며 뭐가 잘못이고, 무엇이 소중한지 알아가는 감성적인 부분이 많았던 반면에 이번 2권은 단두대행 회피에만 급급한, 자기 잘못을 성찰하기 보다 장기 알을 이렇게 두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느낌이 강하다. 그러니까 미아의 성격은 바뀌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가령 고아원 원생들의 삶을 개선하여 혁명의 씨앗으로 번지지 않게 방지한다거나 같은, 사람은 배가 부르면 불만도 없기 마련이다.


밀을 확보해서 미래에 먹을 것이 없어 난동을 부리게 되는 원인을 해결하면서 혁명의 단초가 되는 부분을 아예 없애 버린다. 이 과정에서 기득권들이 알아서 착각에 빠져서는 미아를 성녀 취급하는 건 덤이다. 정작 미아 자신은 자신의 목숨을 지키고 싶어서 없는 머리를 짜낼 뿐, 기득권이든 주변이든 어떻게 되든 내 알 바 아니다. 혁명의 불씨가 되는 소수 부족의 멸족을 막아야 하는데, 사실 미아는 아무런 대책도 없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찾아갔는데 주변이 알아서 착각을 해선 사태가 해결되어 버린다.


시종일관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대체 이전 생에서는 왜 이렇게 주변이 알아서 착각해주지 않은 것일까 할 정도로 의문이 잔뜩 쌓여가는 2권이다. 요컨대 미아는 그냥 숟가락만 얹었을 뿐, 한 거라곤 아무것도 없다. 이것도 있다. 어떤 귀족에게 식량을 비축했다가 기근이 들었을 때 미아 자신의 이름으로 나눠주라는 걸 그 귀족은 또 오해해서 황녀의 권력을 이용해도 된다는 식으로 받아들인다는 거다. 이게 나쁜 쪽으로 흘러가는 게 아닌, 좋은 쪽으로 흘러가면서 미아의 이름은 더욱 드높아진다.


착각이 착각을 부르고, 오해가 오해를 낳는다. 문제는 이런 것들이 죄다 좋은 쪽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극적인 부분은 전혀 없다. 알아서 주변이 착각해주니까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무서울 정도로 말이다. 이전 생에서도 이렇게 주변이 착각해줬다면 혁명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미아는 단두대에서 목이 잘리지 않았을 것이다. 혹시 환생하면서 럭키 스탯이 왕창 오르기라도 한 것일까.


그렇게 노력 같지도 않은 노력 끝에 결실은 보게 된다. 좀 허무할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서방님 찾아 3만 리다. 사실 이 부분도 혁명의 원인을 제거하지 못해 도망자 신세가 되었을 때 끄나풀로 이용할 목적으로 서방님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딴에는 사랑이니 뭐니 하는데 행동은 따로 논다. 음흉함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애초에 이전 생에서 난봉꾼이었던 왕자를 서방님으로 맞아들이다니 제정신인가 싶기도 하다. 이번 생에서의 서방님은 미아의 영향을 받아 아직 난봉꾼은 되지 않은 거 같지만.


그 서장님 나라가 사면초가다. 사실 서방님이 보고 싶긴 했지만, 그렇다고 굳이 찾아가 볼 정도로 좋아하진 않은 거 같다. 근데 주변에서 사면초가에 빠진 서방님에게 가보라고 무언의 압력이 가해지자 나도 모르게 걱정된다며 찾아간다. 미아는 이런 성격이다. 그리고 거기서 이전 생에서 자신을 단두대로 보낸 흑막을 만난다. 자, 시작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주변은 그렇게 미아를 착각해서 우러러본다. 성녀니 예지(지혜의 신?)니 뭐니 떠받들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이 살고 싶어 주변을 이용하는 것뿐인데, 참 편한 세상이다.


맺으며: 솔직히 이야기가 지리멸렬하다. 아! 하니 어!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이다. 그러다 보니 극적인 부분은 없고, 주변이 알아서 착각을 해주니 일이 아주 잘 풀려간다. 그래서 어디서 감동을 받고, 감정이입을 하고, 의미를 찾아야 될지 모르겠다. 그냥 자서전일려나. 작가도 뭔가 아닌가 싶었는지 2권으로 1부 끝이란다. 이럴 줄 알았으면 3권 구입은 심사숙고해봤을 텐데 꼭 미리 구매해놓으면 이렇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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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을 먹는 비스코 3 - L Novel
코부쿠보 신지 지음, 아카기시 K 그림, 이경인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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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멸망의 세계에서 희망을 보는 아포칼립스, 사나이의 우정을 논한다. 열혈물의 결정판.


표지: 가끔 생각한다. 미로가 여자였으면 하고.


3권 줄거리: 오랜만에 들린 아보카시 비스코의 고향이 유린 당한다. 300년 전, 대량의 녹 발생으로 전멸 코스를 탔던 인류(일본 한정)는 또다시 비스코 고향을 시작으로 미증유의 전멸 위기에 놓인다. 아폴로라는 미친 과학자의 습격자에 의한 <도시화 현상> 공격은 대처 불가능할 정도로 인류를 위기에 몰아넣는데...


포인트: 생명존중,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거린다. 느닷없이 원숭이라 부르며 필요 없는 인간으로 취급해도 말이지...


특징: 구른다. 열심히. 그리고 뛰어넘는다. 태양이 떠오르는 게 보이는가?


3권 필자의 한 줄 평: 열혈물의 신기원이다. 천 원 돌파 그렌라간 이후로 이렇게 가슴 두근거리게 했던 열혈물이 또 있었던가.



스포주의




아무리 야생 원숭이라도, 천둥벌거숭이라도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 자신의 주워 길러주고, 버섯지기로서 모든 것을 가르쳐 주었던 스승을 위해 목숨을 걸고 치료약을 구하고, 악정에 고통받는 사람들도 구했다. 미친 사이비 종교 수장하고도 싸웠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 인연의 끈을 참 많이도 넓혔다. 뭣보다 '미로'라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료도 만났다. 미로에게는 안심하고 등을 맡길 수 있다. 이거저거 참견하며 피곤하게 만들지만 미로가 없었다면 비스코는 진작에 객사했을 것이다. 그 미로가 정식으로 버섯지기가 되던 날은 잊을 수가 없다.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어 사회의 첫발을 내딛는 아이를 보는 심정이 이런 거겠지.


미친 과학자가 쳐들어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번 이야기는 300년 전, 전멸 코스에서 겨우 살아남은 일본인들을 또다시 전멸 코스로 몰아넣는 미친 과학자에 맞서 처절한 싸움을 그리고 있다. 이런 열혈물이 다 그렇듯, 여행을 하며 성장을 했던 주인공 일행이 강대한 적을 만나 또다시 위기에 몰리고 타파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그런 이야기다. 사실 이 작품은 꿈도 희망도 없는 아포칼립스를 테마로 하고 있다. 녹병이라는 치료제가 없는 질병으로 사람들은 고통을 받고 있다. 문명은 300년 전을 기점으로 쇠락하였고, 일본은 전국시대처럼 뿔뿔이 갈라졌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살아가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한다는 그런 이야기다.


아무리 짓밟힌다고 잡초는 멸종되지 않듯이, 사람들 또한 극한의 상황에 몰려도 끈질기게 삶을 연명해간다. 문명은 쇠퇴하고 새로운 문명으로 진화해 저마다 각자의 능력을 키워 살아간다. 비스코도 그중 한무리에 속해 있다. 버섯지기라는, 버섯을 피우는 능력으로 녹을 제거하며 전국을 떠돈다. 이제는 녹도 하나의 문명으로 받아들인 이 시대에서 녹을 제거하는 능력은 기득권자들에겐 눈에 가시다. 그래서 버섯지기들은 현상금이 걸려 늘 쫓긴다. 비스코는 그런 그들을 농락하며 거물로서 성장을 해간다. 그러다 미로를 만나 동료로 들이고, 티롤이라는 속물 장사치 소녀도 만나 이젠 죽고 못 사는 가족과 같은 사이가 되었다.


그런 이들을 노리는 미친 과학자가 등장했다. 비단 비스코의 동료만이 아니라 고향을 유린하고 그동안 인연의 끈이 닿았던 사람들을 몰살해가는 미친 과학자는 300년 전 녹이 발생하기 이전의 시대로 시간을 되돌리려 한다. 단순히 살기 좋은 세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아닌 현시대의 모든 것을 부정하겠단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아 간다. 이에 가만히 있을 비스코가 아니다. 버섯에 내성을 가진 미친 과학자를 상대로 결연한 의지를 쏟아붓기 시작하지만 사태는 녹록지가 않다. 여타 열혈물을 보면 '생명을 불살라라.' 이런 대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도 생명을 불태운다.


비단 주인공만이 아니다. 내 가족과 있을 곳을 지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일어선다. 미친 과학자가 흩뿌리는 <도시화 현상> 공격은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노련한 역전의 용사들도 사람들을 지키다 산화해간다. 노구를 이끌고 전선에 서는 승려들도 있다. 비스코에게 도움을 받았던 어떤 소녀도 전선에 선다. 그럼에도 절망만이 지금을 지배하고 있다. 자, 사나이로 태어나 두 번 죽나. 언제고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있던가. 비스코와 미로는 길을 떠난다. 아마 두 번 다시 돌아오지는 못할 것이다. 등을 맡길 수 있는 동료가 있기에 망설임은 없다. 그저 화살을 매기고 쏠 뿐.


사실 중2병의 결정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에 걸맞은 설정이라던지 상황 설명이라든지, 능력 이름 등... 그렇기에 불타는 것이지 않나 싶다. 분명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면 대성하지 싶을 정도로 짜임새가 좋다. 다만 현실만 보는 사람들에겐 오글거려서 책을 냅다 던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록도 몇 가지 있다. '네가 다친다면 그곳(친구들)으로 돌아가고, 친구가 싸우다 다친다면 너의 품에서 쉬게 해주고' 해파리 분홍 머리 속물 장사치 '티롤'의 할아버지가 했던 말이다. 사실은 손녀가 저런 천둥벌거숭이들과 같이 지내는 게 못마땅해서 한 말이지만 뭐 어떠랴. 이런 시국에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한 비스코와 미로이기에. 그렇기에 할아버지는 손녀를 위해 전선에 선다. 정말 눈물 콧물 쏘옥 빼는 장면이 여럿 있다. 특히나 후반부 티롤을 지키기 위해 모든 걸 바치는 비스코와 미로는 정말 눈부시기까지 한다.


맺으며: 300년 전 일본을 전멸 시켰던 녹의 정체가 밝혀진다. 과학의 진보가 아닌 개인의 사욕에 시작된 비극은 300년 후에 재림된다. 사실 누가 악이고 누가 선인지 구분이 애매모호하다. 잘못을 바로잡으려 하다가 초가산간 다 태워먹는 그런 시추에이션이 이번 3권의 이야기다. 정의란 하늘의 별만큼이나, 사람의 숫자만큼이나 많다. 그게 나에게 있어서 악이 되고, 악은 멸해야 되는 게 이치일 뿐이다. 미친 과학자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움직였고, 비스코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움직인 것뿐이다. 사실 미친 과학자가 인류를 존중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그런 물음을 던진다. 분명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이번 3권은 그런 이야기다.


여담으로 비스코, 미로, 티롤의 관계를 보고 있으면 흐뭇함이 배어난다. 그래도 한솥밥 먹었다고 먹을 거라든지에서 챙겨주는 모습이 여간 낯간지러운게 아니다. 특히나 티롤을 챙겨주고 지키려는 비스코와 미로의 행동이 참 따스하게 다가온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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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따위가 마왕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며 용사 파티에서 추방되었으니 왕도에서 멋대로 살고 싶다 2 - S Novel+
kiki 지음, 킨타 그림, 조민경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르: 꿈도 희망도 없는 '다크 판타지'


표지: 내가 있을 곳, 여행의 종착지, 햇빛이 들어오는 이곳이 내가 인간으로서 있을 수 있는 마지막... 사실은 표지가 스포일러를 대놓고 하고 있다.


2권 스토리: 플럼은 노예로 전락한 뒤 '데인'이라는 슬럼가의 두목에게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한다. 그러던 와중에 눈이 꿰매진 10살 소녀 '잉크'를 줍게 된다. 그녀(잉크)의 인생은 한마디로 기구함 그 자체다.


포인트: 자신의 존재로 인해 주변이 위험해진다면 나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특징: 마왕이 귀엽게 그려졌다. 작가가 뭘좀 안다고 할까.



스포일러 주의



 

이번 이야기는 조금 진부한 이야기다. 인간 병기로 만들어져 세상으로 던져진 인간이 착한 사람들을 만나 세상의 따뜻함을 알고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라는 걸 인식하며 안식을 얻은 순간, 병기로서 각성하여 사람들을 학살하고 다니게 되는 이야기. 이 작품에서 병기로 개조된 인간은 어린 소녀다. 그 소녀는 심성이 매우 착하다. 평소엔 개미 한 마리 못 죽일 거 같은 성격에 주변을 보는 눈치도 빨라 사람들과 동화되는 능력도 좋고 활달한 성격에 주변 사람들도 덩달아 미소를 짓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이렇게 인연이 있어 만났고, 이렇게 같이 생활하게 되면서 유대를 쌓아간다. 가족이란 꼭 피가 이어진 사람들만 지칭하는 게 아니다. 이번 2권은 그런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렇게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언제까지고 평범하게 지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플럼을 시작으로 이 공동체에 모인 사람들은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다. 플럼은 영웅(용사)로 뽑혀 마왕을 무찌르러 가다 쓸모없다며 버려지고 노예로 팔렸다. 밀키트는 주인에게 학대를 당한 끝에 노예의 밑바닥에서 죽을 날만을 기다렸다. 플럼은 입에 풀칠을 하려고 모험가가 되었지만 슬럼가 두목 데인에게 찍혀 괴롭힘의 나날이다. 첫 모험에서 던전에 들어갔던 그녀는 교회의 비밀 연구를 알게 된다. 단순한 연구가 아니라 반인륜적인 인체실험을 동반한 실험을 목격함으로써 교회에도 찍히고 쫓기게 된다.


그런 와중에 잉크를 만난다. 이게 우연일까?


모든 게 복합적으로 이어진다. 교회는 플럼을 쫓는다. 비단 실험이 들켜서가 아닌, 그녀가 왜 영웅(용사)로 뽑혔는지 밝혀지면서다. 덩달아 교회의 더러운 이면도 함께 드러난다. 이 작품에서 악은 마족이고 인간은 선이다.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인간은 어떻게 해서든 마족을 멸하고 싶어 하고, 마족은 인간과 엮이길 거부한다. 마족은 개미 한 마리 못 죽인다는 게 이런 건가 싶을 정도로 인간을 죽이려 하지 않는다. 그런 점을 이용해 인간은 마족을 멸하려 든다. 그 결과가 교회다. 교회는 인체실험을 하며 어떻게든 마족과의 전쟁에서 이기려 든다. 그 부산물이 '잉크'다. 잉크는 실험에서 도망친 아이다. 그 잉크를 주운 게 플럼이고.


교회와 대적하게 된 플럼이 교회의 비밀 실험의 산물인 잉크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이것이 이번 2권의 핵심이다. 원래 플럼은 밀키트와 왕도에서 조용히 살고 싶어 했다. 영웅이고 용사고 모든 걸 잊고 그저 둘이서 부족하나마 쥐 죽은 듯이 살고 싶었다. 그런데 교회의 치부를 알게 되고, 교회가 자신을 노린다는 걸 알게 되고, 잉크까지 찾아오게 되었다. 데인도 괴롭힘의 강도를 높인다. 플럼은 스트레스로 머리털 다 빠져도 이상하지 않을 나날을 보낸다. 그런 와중에 교회의 비밀을 캐러 다니던 플럼의 쥐꼬리만한 숫자의 지인들이 행방불명되기 시작한다. 괴생명체의 습격으로 도시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그 중심에 '잉크'가 존재하고 있다는 걸 플럼은 알게 된다.


'나는 여기에 있어도 되는가' 시종일관 이런 물음을 던진다.


플럼은 잉크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잉크는 자신의 존재로 인해 주변에 피해를 끼친다는 걸 싫어도 알아가게 된다. 인간병기로 키워진 소녀는, 병기는 소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작동이 된다. 그 피해는 작지 않다. 플럼의 지인은 행방불명이 되었고, 도시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 똑똑하고 활달한 소녀는 자신의 죄를 싫어도 알아가게 된다. 자신의 의지로 이렇게 된 게 아닌데도, 그렇기에 소녀는 울지 않는다. 살고 싶다고 매달리지 않는다. 본심은 그게 아닌데도. 교회에 쫓기며 피폐해지고, 주변 사람들이 행방불명이 되는 그 중심에 잉크가 있다는 걸 알게 된 플럼은 잉크를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서 잉크를 죽이면 모든 게 돌아올까? 그녀(플럼)의 입에선 매몰찬 소리가 나온다. 플럼은 교회에 쫓기고, 지인들이 행방불명 되면서 정신적으로 한계에 다다른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잉크는 인간으로서 있고 싶어 한다. 이 의미가 가지는 무게는 결코 작지 않다.



맺으며: 이 작품은 히로인을 음습하게 괴롭힌다. 당사자에게 직접 위해를 가하는 게 아닌 주변을 괴롭힘으로써 정신적으로 몰아붙인다. 그래서 아직 정신적으로 미숙한 플럼은 한계에 다다르고 절망을 안게 된다. 그럼에도 일어서서 걸을 수 있는 건 '밀키트'가 있기에..라는 희망을 던지면서 삶의 끈을 놓지 않게 한다. 이게 상당히 가슴 먹먹하게 한다. 그런 테두리에 옛 동료 '에타나'가 들어오고, 이번엔 잉크가 들어오게 된다. 절망뿐인 세계에 지킬 것이 늘어나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세상에 혼자 남겨지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게 아주 인상적이다. 


근데 바꿔 말하면 플럼은 주변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밀키트와의 관계는 의존증을 넘어서 집착 수준이다. 왜 이런 건가 곰곰이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상황에서 서로가 비슷한 처지의 인간을 만났다. 끌리지 않을 수 없었을 테고, 서로의 온기에 기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침범 당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같은, 작가가 사디스트인지 이런 점을 파고드는 실력이 있다고 할까. 이번엔 이런 점을 부각시켜 플럼을 엄청나게 굴린다. 그런 와중에 교회와 적이 된 시점에서 교회와 관계가 있는 잉크와의 만남은 과연 또 어떤 결말을 보여줄 것인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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