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단칸방의 침략자!? 29 단칸방의 침략자! 31
타케하야 지음, 원성민 옮김, 뽀코 그림 / 엘노벨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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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1권과 7.5권 때던가 8.5권 때던 가에서 뿌렸던 존재 불명의 히로인에 대한 복선이 최종 회수되는 이야기입니다. 회수된다고 해서 별 건 없어요. 에반게리온의 신지처럼 마음의 완성? 주인공은 어릴 적 엄마를 잃고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죠. 대인 기피증이 생기고, 사람들에게 기대를 하지 않게 되고, 마음에 벽을 쌓아 왔었습니다. 여담이지만 그동안 필자가 본 작품을 리뷰 하면서 그의 이런 벽을 뛰어넘어 다가가는 히로인들이라고 표현 해오기도 했었는데요. 이게 이번 29권과 연결되다니 참 인생이란 알다가도 모를 일이군요. 아무튼 주인공은 그런 삶을 살아오다(아직 단칸방 침략자들 만나기 전) 고등학교 입학 직전에 어떤 유적에서 어느 신비로운 히로인을 만났죠. 그게 단칸방 침략자의 시작, 그 히로인을 만난 직후부터 침략자들(히로인들)이 대거 쳐들어 오게 되는데, 사실 뭐 이때까지만 해도 필자는 히로인들이 많이 늘어나는 것에서 원래 서브컬처에선 하렘은 기본 공식이니까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이 신비로운 히로인에 대한 복선은 가볍게 생각했죠. 최종적으로 9명+유부녀 1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이 되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의심은 해봤어야 했군요. 그동안 주인공이 고등학교 입학 전까진 이렇다 할 여사친도 없었는데 느닷없이 9명이나 쳐들어 오다니, 전생에서 제비 발이라도 치료해 줬나? 같은. 아무튼 간에 우주를 왔다 갔다 하고, 마법 소녀가 있고, 유령이 있고, 뭔가 고질라에서나 나올 법한 지저인이라느니 SF와 판타지를 넘나드는 평범한 고등학생이 누릴만한 상황은 아니었죠. 엄마를 잃고 시름에 빠진 주인공을 북돋아 주기 위한 신(神)의 배려였을까.



그 9명의 히로인들이 빛이 되어 사라지고 있습니다. 단칸방에 쳐들어온 역순으로요. 이유를 찾기 전에, 원인을 밝히기도 전에 히로인들은 짤막한 인사와 주인공에 대한 믿음을 던집니다. 주인공이라면 이 현상을 반드시 밝혀줄 거라고, 해결해 줄 거라고. 근데 주인공은 뭐 하고 있냐고요? 맨붕에 빠졌어요. 2년간 동고동락하고 생사고락을 함께한 이젠 가족이나 다름없는 히로인들이 눈앞에서 빛으로 변해 사라진다면 제정신 아니겠죠. 붙잡아도 목놓아 불러 봐도 눈앞에서 사라지니까. 더욱이 주변인들 기억에서도 사라지네? 나만이 그녀들을 알고 있다는 고독감과 구하지 못한 무력감. 단서는 하나도 없고, 장비를 동원해서 원인을 밝히려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때. 그래서 이것은 그에게 내려진 시련이 됩니다. 정말로 9명이나 되는 히로인들에 대한 믿음이 있냐고 묻기 시작하죠. 사실 이런 걸 이제 와서 물어본들 무슨 소용인가 싶죠. 믿음이 없었다면 2년이나 같이 지낼 수 없었을 테니까요. 주인공은 1권에서 만났던 신비로운 히로인에 대한 걸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몇 번 더 만나기도 했는데, 왜 까맣게 잊고 있었을까. 지금 주인공이 할 수 있는 건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라진 히로인들을 찾는 것뿐. 그렇게 돌아다니다 간신히 단서를 손에 넣게 되죠. 그리고 1권에서 발을 헛디뎌 구덩이에 빠졌던 유적에 다다릅니다. 거기서 또다시 재회하는 신비로운 히로인. 그녀에게서 9명의 히로인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집니다. 수많은 평행 세계에서 수많은 주인공에게 같은 시련이 내려졌고, 시련을 이긴 주인공은 지금의 주인공 단 한 사람이라고.



맺으며: 깔끔하게 복선은 회수가 되었는데 설정이 좀 뭐랄까 안드로메다 같은? 9명이나 되는 히로인의 출신, 그동안 그녀들과 함께 했던 시간, 이 모든 게 누군가의 개입으로 즉 인위적으로 이루어진 거라면? 어떤 기분이 들까. 주인공이야 그녀들이 돌아온다면 아무런 불만이 없어 보이는데, 독자들이 이해하기엔 난이도가 좀 높지 않을까 했습니다. 히로인들이 주인공을 찾아온 이유도 인위적이 되어 버렸죠. 사실 엄밀히 따지면 인위적이라고도 볼 수 없긴 합니다. 왜냐면, 주인공이... 이건 스포일러라 언급 불가. 이 모든 중심에는 신비로운 히로인이 있습니다. 스포일러라 언급 불가지만 그래도 조금 언급해 보자면, 엄마를 잃은 주인공이 마음에 벽을 세울 때 그는 뭔가를 바라게 되었죠. 그때 접촉한 게 신비로운 히로인이었고 어쩌고... 직후 9명의 히로인과 만남이 시작되었고요. 정작 지금의 주인공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 설정, 아니 기억이 지워진 건가? 아이고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여기서 설정 충돌이 일어나는데, 원래 설정은 히로인들이 쳐들어온 이유로 106호에 응집되어 있는 마력 덩어리를 노리고였죠. 근데 이건 쏘옥 빼놓았더군요. 사실 이 설정도 1권 이후 몇 권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되었기도 하죠. 작가가 1권 복선을 어떻게 회수할지 고심을 좀 한 듯합니다. 마력 덩어리와 신비로운 히로인, 둘은 설정에서 정반대 위치에 있었거든요. 뭐 필자는 29권 읽고 나서야 알아챘지만요. 결국 새로운 히로인 늘리기로 정한 듯. 아무튼 서로가 서로에게 믿음을 가졌고, 사모하는 마음이 일심동체 되었을 때 구원받으리 뭐 그런 이야기? 인간의 내면이라는 철학과는 거리가 먼 필자는 잘 모르겠습니다. 엄마를 잃고 마음에 벽을 세운 사람을 구제하는 그런 이야기쯤 아닐까 싶긴 한데, 9명이나 되는 히로인들의 정체와 이제까지 살아왔던 시간의 정체를 알아버려서 이후 감정이입이 제대로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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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소드 아트 온라인 프로그레시브 08 소드 아트 온라인 프로그레시브 8
카와하라 레키 지음, abec 그림, 박용국 옮김 / 제이노블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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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카지노 후계자 자리를 두고 벌이는 다툼 해결이라는 퀘스트 중인 키리토와 아스나. 이 퀘스트는 숨겨진 해변에 가기 위해선 반드시 클리어해야 되지만 해변에 안 간다고 죽는 것도 아니니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상황입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유저들이 죽어가고 있고, 1층에서도 이제나저제나 클리어 되기만을 기다리는 유저들이 있는 상황에서 게임 클리어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퀘스트를 해서 어쩌자는 건가 싶지만요. 키즈멜등 여러 NPC를 만나 그들과 유대를 쌓았고, 그들과 지내며 고도의 AI가 내놓는 인간과 똑같은 희로애락을 맛보게 되면서 점차 그들을 인간과 동등하게 바라보고 감정이입 중인 아스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진행 중에 있죠. 그러니까 못 본 척 지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번 퀘스트 의뢰주, 12살 유녀(이하 의뢰주)가 카지노를 지키기 위해 힘든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의뢰주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카지노를 누가 경영할지 후계자 자리를 놓고 무슨 짓이든 저지르는 상대의 부정을 고발하여 유리한 위치에 서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겐 조력자가 별로 없는 상황이죠. 그래서 퀘스트가 발령되었고 정보상 아르고가 넙죽 받은 걸 키리토와 아스나가 탑승한 상황이긴 합니다만. 아스나와 키리토는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의뢰주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로봇을 만들 때 인간과 똑같이 만들어선 안 된다고 과학계는 늘 말하고 있죠. 왜냐면, 감정이입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감정이입한다고 그게 나쁜 건가 같은 철학적인 물음에 대한 답은 미천한 필자가 대답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에 일단 넘어가기로 하고요. 키즈멜이나 의뢰주나 그들이 품고 있고 표현하는 감정은 고도의 AI가 주관하고 있죠. 작중내내 이게 진짜로 인간의 감정일까? 같은 철학적인 물음을 던지곤 하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당장 현실에서 인간의 감정을 가졌고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을 만났을 때, 나라면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로봇이 아프다고 하면 병원에 대려 가야 할까 수리점에 대려 가야 할까. 티비라면 수리점에 가야겠죠. 의뢰주는 후계자 자리다툼에서 궁지에 몰려갑니다. 키리토와 아스나는 의뢰주를 도와주려 많은 노력을 하게 되고요. 왜 이렇게 노력하는가. 의뢰주는 한낱 NPC에 지나지 않고, 클리어 못한다고 해서 윗층으로 못 올라가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습니까? 하고 물러날 이들이 아니기에, 이래서 로봇을 인간과 똑같이 만들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자신의 본분과 있을 자리를 위해 노력하고 인간과 똑같은 희로애락을 보여주는 의뢰주는 어느새 키리토와 아스나의 마음에는 인간이 되어 있었죠(비유적).



맺으며: 그런 퀘스트입니다. 사실 의뢰주는 12살 유녀이고, 그녀와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쪽은 늙은 영감이니 나라도 12살 유녀 편에 서겠다 같은 이야기입니다. 늙은 영감도 비호감(필자 주관적)인데 각종 부정을 저지르는 데다 12살 유녀를 못살게 굴고 있으니 0과 1로 된 디지털 데이터를 떠나서 누구 편에 서야 될지는 명확하죠. 그런 이야기입니다. 아무튼 키리토는 1살 많은 아스나에게 꽉 붙잡혀 살아가고 있고, 남편 내조하듯 꽉 붙잡고 올바른 길로 유도하는 아스나의 콤비 이야기는 본편에선 볼 수 없는 거라서 훈훈하기도 했습니다. 절망과 좌절에 붙잡혀 무기력하기만 했던 아스나는 키즈멜을 만나고, 여러 삶을 만나고 여행을 하면서 기쁨을 찾고 희망을 찾아가는 게 흥미로웠죠. 이번에도 의뢰주라는 NPC를 만나 그들도 다치면 아파하고, 독에 당하면 괴로워하고, 누군가가 죽으면 슬퍼한다는 걸 알아 가게 되면서 더욱 마음을 다잡아 가는 게 인상적입니다. 아마 이런 게 쌓여서 공략 집단 혈맹 기사단에 들어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작가가 프로그레시브로 설정 붕괴를 일으키고 있지만 이 점 하나만은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리뷰가 두루뭉술해진 이유는 현재 의욕이 없어서입니다. 더위를 먹었거든요. 만사가 다 귀찮아요. 게다가 리뷰 쓰다 중간에 다 날려 먹기도 했고요. 자동 저장 기능이 고장 났는지 하나도 저장이 되어 있지 않군요. 아무튼 소소한 개그와 생물의 긍지가 무엇인지, 다른 작품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이야기도 있어서 좀 유익하게 읽었군요. 하지만 카지노 퀘스트 관련 얘기를 7~8권 두 권으로 나눠서 할 분량인가 싶을 정도로 좀 늘어져서 집중이 잘 안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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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12 - ~최약 헌터에 의한 최강 파티 육성술~, S Novel+ 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12
츠키카게 지음, 치코 그림, 천선필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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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탐험가 레벨 9 승급 시험 치르기 위해 부유 도시 '코드'에 잠입한 주인공. 부유 도시 코드는 고대 문명의 산물로서 라퓨타의 그 라퓨타처럼 상공에서 지상을 쓸어 버릴 수 있는 병기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이제 고대인들이 살아 있지 않아 이걸 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고, 그동안 저 멀리 있어서 남일처럼 생각했던 이 병기가 주인공이 사는 도시로 진격해오지 뭡니까. 수십 년 전에 위기를 깨닫고 탐협에서 한번 기습을 걸었지만 보기 좋게 궤멸되어버린 전적이 있었는데요. 탐협에서는 또다시 닥친 위기에 마침 눈에 거슬리는 주인공을 없애버릴 겸(약간 각색) 레벨 9로 승급 시험이랍시고 구라 치고(약간 각색) 파견을 보냈죠. 저걸 어떻게 좀 해보라고. 못하겠으면 거기에 있는 왕족들이라도 보호해서 빼내면 코드가 멈추지 않을까 해서 주인공을 보냈는데요. 당연히 주인공에겐 그럴 능력 따윈 없습니다. 그저 운에 따라 흘러갈 뿐. 아무튼 코드에는 약 200년 전에 도적들이 흘러 들어가서 자기들만의 나라를 세웠더군요. 초고도 문명으로 모든 게 자동으로 이뤄지고, 노동을 하지 않아도, 밥도 자동으로 나오고 살아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꿈의 낙원이었습니다. 낙원이었습니다만, 지금은 차기 왕권을 두고 왕자와 왕녀들(이하 왕족)간 전쟁 직전의 상황이었죠. 주인공은 그중 막내 왕녀 아리샤의 근위로서 위장 취업에 성공합니다.



주인공에게 떨어진 특명은 왕족을 보호해서 코드의 운영권이 소실되게 하고 코드를 어떻게 하라는 것인데, 이 작품의 특징은 주인공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가 내뱉은 말이 와전되어 상대가 알아서 부풀리고 알아서 자멸하고 알아서 해결되고, 그 공로는 주인공에게 갑니다. 그 공로는 쌓이고 쌓여 전설이 되고요. 아리샤의 근위가 된 주인공은 자기가 할 일(왕족 보호)은 다른 시험자에게 떠 맡기고 관광하거나 보구를 찾거나 사리사욕에 눈에 돌아가 있습니다. 특명 따윈 누가 알아서 해결해 주겠지. 밖에서 뭔가 거물이 왔다 싶어 경계한 왕족들은 그의 기행에 얼빠져 하죠. 아무렇지 않게 남의 영역에 발을 들이고, 반말을 지껄이고, 질서를 무너트리고 상식을 파괴합니다. 주인공에겐 자신의 행동에 의문을 갖지 않죠. 의문을 가지는 상대에겐 왜 그러지? 하며 되레 너 님이 이상하다는 식으로 나오니까 상대는 열받아 하고, 열받아 하면 왜 열받아? 하며 긁어대니 온통 적을 양산하는 게 이 작품의 주인공의 특징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그의 행동으로 뭔가가 풀리는 것도 있어서 없애지도 못하는 딜레마를 안겨주는 게 더 고약하죠. 이번에도 왕좌를 두고 대립하는 왕족들을 긁어대며 그들에게 극한의 스트레스를 안겨줍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들이 왜 스트레스를 받는지 모르죠.



이번 12권에서는 시종일관 그런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속한 비탄의 망령을 본뜬 비탄의 악령이라는 파티원들과 재회해서 그들의 도움을 받고(전적으로 떠넘기고), 아리샤의 근위로서 그녀의 처지를 딱하게 여겨 도와주게 되며 왕좌의 난에 새로운 바람을 불게 하죠. 아리샤는 왕좌 계승전에서 계승자들이 몰살 당할 때를 대비한 예비로서 태어날 때부터 갇혀 살아가고 있었거든요. 살았지만, 그렇다고 주인공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아니고요. 그는 남 일에 무관심하고 귀찮아하니까요. 본 작품은 그저 그의 말이 와전되고 부풀려져서 일이 해결되는 개그물입니다. 아리샤는 무심하게 툭 던져진 주인공의 말에 밖을 동경하게 되고,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의미를 깨달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아직 죽지 않은 코드의 왕은 그런 막내를 보며 그동안 자식들에게 너무 무심했구나 하는 가족의 정을 깨달아 갑니다. 강한 왕을 만든답시고 괜히 왕좌에 집착하게 해서 자식들끼리 싸우게 했다는 자책감 등, 주인공이 툭 던진 말들로 인해 후회의 장이 펼쳐집니다. 잘하면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음에도 정작 주인공은 자신의 업적을 모르는 눈치죠. 그저 툭 뱉은 말이 와전되고 부풀려져서 코도의 상황을 뒤집어 놓죠. 그것이 뻥튀기 되어 주인공을 더욱 고평가 하게 하고요. 이런 주인공이 코드를 정지시킬 수 있을까. 아리샤는 갇힌 방에서 나올 수 있을까.



맺으며: 종이책 기준 460페이지라는 꽤 긴 분량이면서 솔직히 알맹이가 없습니다. 뭔가 일이 진행은 되는데 머리에 들어오는 건 없더군요. 레벨 9 승급 시험이 메인이면서 왕좌의 난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그런가. 각 진영의 상황이 지리멸렬하게 이어지고, 원래 그런 성격이라지만 의욕 없는 주인공의 행동은 지치게 만듭니다. 왕족끼리 대립이라는 설정이면 그에 따른 전투씬이라도 넣어 주던가. 갈등이라도 좀 리얼하게 해주던가. 주인공과 같이 시험 치르러 온 두 명은 일찌감치 리타이어 해서 김빠지게 하고, 대체 작가는 뭘 하고 싶었던 것일까 하는 생각만 들었군요. 작가도 이건 아니라고 여겼는지 중반 이후부터 이라샤를 띄워주며 싸움은 아무것도 낳지 않는다, 미소만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힐링물 전개를 보여주는데 되레 뜬금이 없었군요. 이게 어딜 봐서 레벨 9 승급 시험인가 싶은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아리샤의 행동이 조금 귀여워서 최악의 상황(책 집어던지기)은 없었습니다만. 최종적으로 주인공에게 내려진 과제가 코드의 기동 정지니까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인지. 왕좌를 놓고 기싸움 중인 자식들이 안타깝고, 그렇게 만든 자신이 싫은 왕을 보여주며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려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려면 좀 일찍 해주던가, 이야기를 11권부터 시작해놓고 12권 중반 넘어서 그런 설정 넣어봐야 늦은 거 아닐까요? 착각 개그가 재미있어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작가가 매너리즘에 빠진 게 아닐까 싶은 12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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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책벌레의 하극상 제5부 : 여신의 화신 7 책벌레의 하극상 28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정규 옮김 / 길찾기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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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지킬 사람들이 있어서 권력이 필요했다. 평민 가족을 지키고, 가족과 헤어진 직후부터 혼자 지내는 여주를 보살펴준 '페르디난드'를 지키기 위해 영주의 양녀를 넘어 왕의 양녀가 되기로 한 로제마인의 이야기입니다. 이지만, 아직까지 사랑의 세레나데 같은 애틋한 감정은 없습니다. 여주 머리에는 온통 책만 들어찼고 연애 감정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그 소중한 사람 카테고리에 평민 가족이 있고, 페르디난드가 있고, 신전의 고아들이 있고, 측근들이 있고, 의붓동생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주는 자신이 설정한 소중함이라는 울타리를 침범하는 자를 절대 용서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약혼자였던 빌프리트는 낙동강 오리알 된지 오래되었죠. 페르디난드와 바람피운다고 오해한 게 결정적이었을 겁니다 아마? 근데 그 아마가 이번 5부 7권에서 현실이 되어버리죠. 물론 바람피운 게 사실이라는 소리는 아니고요. 사실 신전에 막 맡겨져 내편 하나 없이 마력 셔틀로 이용당할 뻔했을 때, 신식(마력 폭주)으로 죽을 운명이었던 걸 치료해 주고, 귀족으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 등 여러 가지로 보살펴 주고, 그러다 쓰리 사이즈와 전생의 기억까지 공유하게 되면서 페르디난드는 여주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이 되었죠. 본인들은 자각 못하고 있지만요.



자, 그 '페르디난드'가 위기에 빠졌습니다. 적지나 마찬가지인 아렌스바흐를 내부에서 무너트리려 했는데 견제를 당하는 바람에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뭐 스파이를 견제하는 건 당연한데, 문제는 부인이 될(페르디난드는 데릴사위) 디트린데가 다른 나라 왕자와 바람이 나버렸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영지 경영은 개판이 되어 버렸고, 망하게 하려고 침투한 스파이였던 페르디난드가 되레 어떻게 해보려 해도 이건 뭐 답이 없어요. 나아가 디트린데는 차기 첸트(왕) 후보가 되었다며 왕족들을 무시하고, 사람들을 상대로 온갖 빌런 짓을 다 해대는 게 보는 이로 하여금 아주 즐겁게 해주죠. 그 왜 있잖아요. 이 빌런이 어떤 최후를 맞이할까 두근 거림 같은 거요. 그 엄마인 게오르기네는 에렌페스트에 앙갚음(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지면상 설명 생략) 해주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중이고, 그래서 에렌페스트는 큰 위기에 빠져가죠. 가지만, 이건 8권 리뷰에서 다시 언급하도록 하고요. 지금은 그 페르디난드를 구하는 게 우선입니다. 그의 약혼녀였던 디트린데와 그녀의 어머니 게오르기네가 드디어 미쳐버렸거든요. 사람을 사람으로 안 보고, 자기들 마음대로 살아가는 빌런 오브 빌런인 이 모녀가 자기들의 목적(일단은 스포일러라서)을 위해 페르디난드 목숨도 하찮게 여기면서 여주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려버리죠.



리뷰 순서가 바뀌었는데, 여주 로제마인에 대해 조금 더 언급해 보자면요. 왕의 왕녀로 결정되어 버렸습니다. 뭐 자업자득식 여러 가지 일이 있었죠. 여주 딴에는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권력이 필요해서 왕의 왕녀가 되는 걸 마다하진 않았지만(사실 중앙 도서관에 더 흑심) 권력을 손에 넣자 아이러니하게도 소중한 사람들과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지금 사는 곳과 멀리 떨어진 중앙(왕궁이 있는 곳)에 가게 되었거든요. 태풍의 고요함 속에서 치러진 평민 가족과의 마지막 대면은 가슴을 찡하게 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작가는 선물을 주고자 했는지 신(神)과 대면하게 해주었고, 그녀의 신체에 변화가 찾아오죠. 남자가 되는 건 아니고요. 귀여움을 탈피하고 미인이 되어 버렸죠. 이제 이 작품은 팥 없는 찐빵이 되어 버렸습니다. 권력을 손에 넣고, 신체에 변화가 찾아오면서 더욱 막강(?)해진 그녀는 페르디난드를 구하기 위해 총력전에 돌입합니다. 그걸 지켜보는 빌프리트(옛 약혼자)는 씁쓸(약간 각색). 해석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국 바람피운 게 어느 정도 맞아 버렸거든요. 게오르기네의 습격에 대비해서 에렌페스트는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반면에 여주는 공격이라는 아주 대담한 결단을 내립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아직 모르지만, 소중한 걸 지키고자 하는 그녀의 마음은 진짜입니다.



맺으며: 이번 5부 7권을 한마디로 표현 하라면 태풍이 오기 전의 고요함이라 하겠습니다. 왕족을 가스라이팅 해서 페르디난드를 에렌페스트에서 떼어 놓았고, 사모하던 외삼촌을 골로 보낸 에렌페스트에 복수하기 위해 그동안 물밑 작업을 해왔던 게오르기네(양아버지 누나니까 여주에겐 고모쯤 됨)가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죠. 그리고 페르디난드는 옆 나라 왕자와 바람난 와이프(디트린데)에 의해 독살이라는 최대의 위기에 빠지고요. 페르디난드는 여주에게 있어서 아주 소중한 사람이죠. 아, 이제 큰일 났다라는 느낌이 딱 이런 건가 하는 이야기가 제법 소름 돋았군요. 여주가 눈 돌아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하지 않으세요?라고 작가는 묻습니다. 그리고 8권을 기대하랍니다. 진도를 좀 빨리 뺀다 싶었는데 딱 여기서 끊네?라는 느낌이 장난 아닙니다. 작가가 장사할 줄 안다고 할까요. 이거 궁금해서라도 당장 8권을 구매하고 싶잖아요. 근데 필자는 e북만 구입한단 말이죠? 8권 종이책은 발매 중인데 e북은 몇 달을 기다려야 할까. 아무튼 귀여움을 벗어던지고 어른이 된 여주의 일러스트도 괜찮았습니다. 이건 페르디난드와 맺어지게 하기 위한 개연성이겠죠. 그걸 위해 이번 7권에서도 그와 연결된 이야기(19금적인 이야기도 있고)를 잔뜩 주입 해놓기도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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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외톨이 흡혈 공주의 고뇌 03 - S Novel+ 외톨이 흡혈 공주의 고뇌 3
코바야시 코테이 지음, 리이츄 그림, 고나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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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칠홍천 투쟁에서 이겨 드디어 2주간의 휴가를 얻어낸 여주. 이웃 나라 왕녀 네리아의 초대로 바다에 놀러 왔습니다. 여주의 부하들도 당연하게 쫓아왔습니다. 여주는 제7부대 마스코트이자 아이돌이거든요. 코마링~ 코마링~ 아무튼 바다에 온 건 좋은데 변태 메이드 빌은 틈만 나면 여주 몸을 음탕하게 만지려 들고, 후배 사쿠나는 백합을 찍으려 듭니다. 네리아는 이 세계를 같이 정복하자고 합니다. 그 와중에 코마링 부하들이 냅다 이웃 나라(네리아 본국) 휴양지로 쳐들어가 주둔 중이던 이웃 나라 부대를 궤멸시켜 버립니다. 덤으로 휴양지 호텔도 붕괴 시켜 버렸죠. 코마링: ????? 여긴 천국일까, 지옥일까. 이것이 이번 3권의 시작입니다. 네리아는 망국의 왕녀입니다. 그녀에겐 포부가 있죠. 세계를 정복해서 평화롭게 살고자 하는, 그래서 비슷한 사상(그냥 놀고먹고 싶을 뿐인) 여주를 꼬드겨 편먹고 같이 정복에 나서려 했는데 코마링 부하들이 깽판을 치고 있는 겁니다. 코마링은 그저 쉬고 싶어 바다로 왔는데 갑자기 나타난 女(네리아)가 세계를 정복하자고 하지, 부하들은 말을 안 듣지, 변태 메이드와 백합녀 사쿠나의 끈적거림. 지금 코마링에게 필요한 건?



이웃나라(네리아 본국)가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이 나라는 5년 전에 쿠데타를 일으켜 왕권을 붕괴 시키고 체제를 전복 시켰죠. 바뀐 정권은 극진 나치즘을 표방하며 자기들은 우월종이고, 나머지 5개 나라는 열등종으로 규정하며 피로서 세계를 정복할 야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코마링은 판타지의 용사와 같습니다. 몇 년 전 어떤 사건으로 인해 방구석 폐인이 되었고, 유감 소설을 쓰는 동인지 작가가 되었죠. 황제가 보다 못해 게으르게 살면 폭사하는 저주를 걸어서 마지못해 칠홍천이 되어 부대를 이끌게 되었지만 그녀에겐 힘이 없습니다. 아직까지 그녀의 정확한 능력은 베일에 감춰져 있습니다. 흡혈귀 종족이면서 피를 못 마시죠. 아니 마실 수는 있으나, 이게 그녀의 키포인트입니다. 무의식중에 피를 마시는 걸 거부하고 있죠. 하지만 작가는 감출 생각도 없이 그녀가 타인의 피를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고(세계 멸망급), 그것으로 인해 구원받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이번 3권에서 구원받을 사람은 '네리아'입니다. 그녀는 망국의 왕녀죠. 5년 전 쿠데타로 왕족의 지위를 잃었으며, 아버지는 유폐되었습니다. 뭐 정권이 바뀌어도 백성들이 잘 산다면 OK였겠죠.



여주 코마링은 죽기 싫어서(폭사, 하극상 등) 허세를 잔뜩 부립니다. 세계를 오므라이스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건 신문사가 날조한 거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허세가 들통나서 부하들에 죽임 당할 거고, 게으르다고 폭사 당할 거고, 그래서 열심히 분골쇄신하지만 돌아오는 건 없습니다. 하지만 묘하게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습니다. 여주의 생각과는 다르게 아이돌로 숭배하는 부하들, 백합 찍으려 들지만 누구보다 걱정해 주는 후배 사쿠나, 변태지만 주인(여주)을 대신해 목숨까지 버리려 드는 메이드 빌. 그래도 여러 가지 챙겨주는 황제. 그리고 이번엔 이웃 나라 망국의 공주 네리아. 외 1인(히로인) 고층에서 얼굴부터 떨어져 사망하는 개그 캐릭터인데 이 캐릭터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언급해 보도록 하고요. 아무튼 선전포고로 시작된, 나라를 되찾고 평화를 위해 세계를 정복하려는 네리아를 구원하려는 코마링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용사라고 지칭은 했지만 솔선해서 나서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등 떠밀려 전장에 서고, 우수한 부하들과 주변인들 덕분에 위기를 넘기고, 그 공은 여주에게 쏠리고, 맡고 싶지도 않은 맹주가 되어 선전포고한 이웃 나라에 대항하게 되죠.



맺으며: 본 작품은 개그물입니다. 코마링이 허세를 부리면 대항하는 히로인들도 더 허세를 부리고 그런 유치찬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네리아는 세계를 정복하고 여주 코마링을 종으로 삼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는데 이런 얘기들이 저렴하다기 보다 작가의 개그 발상이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필자의 표현력이 부족해서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일상생활에서의 개그는 꽤 웃겨 줍니다. 여주는 사태를 키우고 싶지 않은데 주변이 도와주기는커녕 판을 키우고, 특히 메이드 빌은 기름을 끼얹는데 선수죠. 전쟁도 부활이 가능한 마핵 존에서만 치러집니다. 바나나를 좋아하는 침팬지 군단이라느니, 바나나가 수출 금지되자 폭동이 일어난다든지, 그래서 엔터테인먼트 전쟁이라 지칭됩니다. 하지만 칼에 맞으면 아프고, 되살아나도 죽음의 공포는 있습니다. 그래서 반은 개그물이지만 반은 시리어스를 가진 좀 요상한 작품이죠. 여기에 마핵 존을 무력화하는 신기가 있고, 마핵을 없애 진정한 죽음을 내려야 한다는 테러 단체도 있고, 그것으로 인해 여주와 관련된 인물들이 진짜로 사망하는 어두운 뒷골목 같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작가가 이런 장르를 적절히 섞어 위화감 없이 집필하는 솜씨가 제법 좋더군요. 아무튼 어떤 마법소녀물에서 여주가 이런 말을 했죠. 우는 아이는 구해주어야 한다고. 여주 코마링에 대항해 허세를 잔뜩 부리지만 나라를 되찾고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려고 하지만 힘이 부족해 늘 눈물만 삼키는(약간 각색) 네리아는 어쩌면 용사이자 마법 소녀에 해당하는 여주 코마링이 구해주어야 할 우는 아이일 거라고, 그런 이야기로 이어지며 우뚝 서가는 네리아의 이야기가 진지하게 재미있는 이야기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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