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20 -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야스다 스즈히토 그림,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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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새로운 히로인이 합류했습니다. 이름은 니이나(19권 표지 모델). 길드 접수원 에이나의 친여동생이죠. [학구]에서 만나 인연이 닿아 계속 같이 다니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거치고 지금은 [헤스티아 파밀리아]에 인턴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레벨은 2. 던전이 아닌 지상에서 생활하는 [학구]의 학생치고 레벨 2는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던전에서 고생했던 릴리가 레벨 2인 걸 감안하면요. 직업은 힐러. 바로 27계층에 내려가 시험한 결과 하루히메와 상성이 좋다는 게 밝혀졌죠. 하루히메의 레벨 부스트에 상승효과를 부여해서 벨 일행은 29층도 껌으로 다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하루히메의 레벨 부스트는 만천하에 까발려져서 [프레이야 파밀리아] 단원들이 보호하고 있다나요. 벨을 주축으로 한 [헤스티아 파밀리아]와의 파벌 대전에서 진 결과 [프레이야 파밀리아]는 해체되었지만 뿔뿔이 흩어지지는 않았고 상당수가 [헤스티아 파밀리아] 홈에 쳐들어와 식객이 되어 버렸죠. 프레이야는 머나먼 길을 떠날 것처럼 그러더니 시르로 변장에서 벨 주변을 맴돌며 헤스티아와 릴리의 위장을 빵꾸내고 있습니다. 이젠 대놓고 홈에 쳐들어와 메이드 일을 자처하고 있죠. 그런 그녀를 보호한답시고 단원들도 쳐들어 와 있고. 벨 일행이 던전에 내려가면 홈 경비병을 자처해서 이보다 든든한 일꾼도 없는 지경입니다.



류는 레벨 6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쁨보다는 현재 실시간으로 좌절 중입니다. 정식으로 [헤스티아 파밀리아]로 컨버전 했는지 갑자기 기억이 안 나는데, 현제 벨 일행과 같이 지내고 있죠. 헤스티아나 릴리도 어느 정도 인정을 해주고 있긴 한데, 사실 제일 크게 성공한 히로인이 바로 류이고, 그렇기에 유일하게 고백이 허락되는 인물이기도 하였죠. 벨에게 고백. 그리고 멋지게 차였습니다. 후발 주자로 니이나도 하려 했으나 언니인 에이나의 조언으로 망설이는 중입니다. 벨은 오직 한 사람만 쳐다보고 있거든요. 그의 염원이 닿았는지 동경하는 사람과 만났습니다. 시벽에서 또다시 치러지는 시험이자 훈련. 동경하는 사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는 벨의 염원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것이 사랑인지 깨닫지 못하는 순수한 벨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히로인들은 다 차버려 놓고, 그의 이런 마음은 순애일까. 그 동경의 대상은 벨을 이성으로 보고 있을까. 그냥 귀여운 동생으로 보고 있는 거 같던데. 그렇게 벨의 가슴에 불을 지펴놓고 동경의 대상은 던전으로 여정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길드에서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하는 바람에 [학구]와 냉전이 발발했고, 니이나는 소환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찾으러 갔죠. 가발을 뒤집어쓰고. 갔더니 [학구]는 길드에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벨도 휘말리나?



그것보다 큰일이 생겼습니다. 니이나를 찾긴 찾았는데, [학구] 소속 선생님이 나랑 어디 좀 가잡니다. 아니 지금 [학구]와 길드가 전면전 직전인데요? 그것도 세상이 남아 있을 때 가능하겠지 하는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15년 전, 제우스와 헤라 파밀리아를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두들겨 팬 흑룡이 봉인된 장소. 갑자기 이야기가 상당히 어두워집니다. 세상의 종말을 비추기 시작하죠. 흑룡이 날뛰던 세상, 거기에 도전했던 당대 최강 제우스와 헤라 파밀리아를 도륙 내버린 흑룡을 어느 대정령과 어느 영웅이 간신히 봉인에 성공하여 지금에 이른 땅. 벨은 거기서 세상의 종말을 목격합니다. 봉인되었어도 완전치 않아 야금야금 세상을 침범하는 흑룡의 오라. 선생님은 말합니다. 지금의 세상은 영웅을 바란다고. 흑룡을 없앨, 그게 너(벨)이고, 지금 여기서 영웅으로서 완성되어줘야겠다며 시련을 내리기 시작합니다. 벨은 도망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익혀왔던 모든 경험이 무(無)로 돌아갑니다. 새로운 경지로 올라서지 않으면 영웅으로서의 실격이고 아무도 따라와 주지 않을 것이라고. 그동안 벨이 보여왔던,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인성은 딱 영웅으로서의 자질. 하지만 실력은 별개. 레벨 7인 선생님과, 봉인의 결계를 뚫고 나오는 레벨 7급 용을 상대로 벨은, 이 난관을 넘어 영웅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맺으며: 최종장에 진입했습니다. 인류 3대 숙원인 흑룡 토벌이 마침내 시작되었군요. 그걸 위해 신(神) 헤르메스는 초장부터 벨을 영웅으로 만들려 노력했고. 그 노력을 이어받아 [학구] 선생님이 벨을 이끌고 흑룡이 봉인된 장소로 가게 되면서 벨은 자신의 입장을 싫어도 깨달아가는 게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흑룡을 봉인한 대정령과 영웅은 외전 소드오라토리아에서 주된 이야기꺼리인데 외전과 시간 갭을 줄이더니 슬슬 두(본편과 외전) 이야기를 합치려나 봅니다. 여기에 더해 [학구]의 진짜 역할, 학생들이 던전이 아닌 지상에서만 지내는데도 레벨 업한 이유 등 흥미로운 요소가 제법 있었군요. 히로인 쪽에서는 여느 작품처럼 문어발 연애가 아닌 오직 한 사람만을 바라본다는 순애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 했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히로인들 중에서 드디어 한 사람으로 좁혀졌다는 것이죠. 하지만 엔딩에서 충격적인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아무튼 전체적으로 보면 제우스와 헤라 파밀리아도 못한 흑룡 토벌이라는, 그러기 위한 영웅의 탄생이라는 아주 무거운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긴 합니다만. 사실 필자는 이번 20권을 읽는 데 2주일이나 걸렸습니다. 최애 작품이라 나쁘게 말하지는 못하겠고, 한 줄로 요약하자면 흑룡 토벌이라는 무거운 주제와 신(神)들이 보여주는 3류 개그가 혼재하는 혼돈의 20권이었는데요. 어째서 3류 개그에도 끼지 못하는 아주 저렴한 개그를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군요. 그로 인해 분위기를 잡아가는 벨에게도 감정이입을 못 하게 되더군요. 아, 새로운 히로인 니이나는 밥 값을 제대로 했습니다. 류에 버금가는 분량을 보여주었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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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내 화염에 무릎 꿇어라, 세계여 02 - L Novel 내 화염에 무릎 꿇어라, 세계여 2
스메라기 히요코 지음, 미카 피카조 외 그림, 김장준 옮김 / L노벨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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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마왕을 무찔러 달라는 여신의 부탁을 받고 이세계로 온 5명의 여고생. 눈에서 불을 뿜는 호무라, 사무라이 암살자 진, 로봇 메이드 프로토, 메드 사이언티스트 싸이코, 독을 뿜는 츠츠미. 범상치 않은 이명을 가진 그녀들이 벌이는 이세계 모험담 제2탄입니다. 마왕을 무찌르긴 해야 하는데 아직은 힘이 없습니다. 그래서 위순대라는 신선조의 느낌도 나고 모험가 느낌도 나는 치안 부대에 입대를 했습니다. 1권에서 입대한다고 꽤나 고생한 거 같은데, 사실 필자는 그녀들 성격상 어디에 소속되지 못할 거라 여겼습니다. 그만큼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주었거든요. 하지만 마왕을 무찔러야 하니까 힘은 길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안정적인 곳에서 훈련을 해야만 하죠. 당연히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고 그녀들은 주변인들 위장을 빵구내는 일을 저질러 댑니다. 얘네들 생각은 일반인과 많이 동떨어져 있거든요. 자세한 건 1권 리뷰 참조. 그런 그녀들에게 새로운 미션이 떨어집니다. 옆 나라 어느 항구 도시에 마물이 출몰하여 배들을 공격하고 있답니다. 조사하러 가보랍니다. 가는 건 좋은데 과연 얘네들이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손님 대접으로 나온 과자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고, 하라는 의뢰는 뒷전으로 미룬 채 노점 투어 할 생각이 그득하지 않나. 거기에 이세계에서 발견한 스쿨 수영복, 그리고 바다.



마왕의 재림으로 세상이 뒤숭숭합니다. 그(그녀?)를 추종하는 세력이 불어나고, 마물들이 활발해졌죠. 이 항구도시도 그 영향을 받은 걸까? 해변에서 만난 팔다리 달린 아기 상어. 귀엽기도 하고 그로테스크 하기도 하고. 이토 준지의 공포 만화에서 나올법한 상어 같기도 하고. 그렇게 조사를 하며 도시로 돌아오니 웬 여자애가 범죄자를 잡았다며 꼬치 쇼를 펼치고 있습니다. 영주의 딸이라는데, 권력을 믿고 패악질을 일삼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 울버린처럼 생긴 손톱 꼬치로 범죄자 배빵을 놓고 있습니다. 여고생 5인조에게 있어서 불행은 이 꼬치쇼를 본 것이겠죠. 마물 조사는 뒷전이 되고 이 꼬치녀의 눈에 띄여버린 그녀들은 꼬치녀의 말도 안 되는 의뢰를 받게 됩니다. 마물 출현으로 교역이 중단된 것은 안중에도 없는 꼬치녀. 이런 그녀를 태워버리고 해부해버리고 싶지만 지금은 힘이 없습니다. 게다가 여고생 5인조에겐 신세를 진 곳이 있어서 그곳에 피해가 갈까 크게 나가지도 못하죠. 필자가 불만은 이런 부분입니다. 자유분방하고 꼬치녀 못지않게 패악질을 일삼는 그녀들이 누군가에게 종속되고 말에 따라야 하는가. 지금은 힘이 없으니까? 그건 아닌 거 같고, 지금은 아직 미숙한 그녀들의 내면을 완성 시켜야 한다는 걸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이런 건 필요 없는데.



맺으며: 리뷰에선 언급이 없었습니다만, 이번 2권은 사무라이 암살자 진(표지 모델)의 이야기입니다. 지구에 있을 때 암살자로 길러지고 부조리한 의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할복 당했죠. 그게 트라우마가 되어 지금 자신은 무얼 위해서 칼을 들고 있나 같은 고뇌를 보여줍니다. 그저 자신은 살x을 즐긴 암살자였는가 등등. 여기서 흥미로운 건 보통 여느 작품에서는 주변 동료들이 케어해주는데 반해 이 작품에서는 나가 뒤져라는 독설이 쏟아진다는 거죠. 물론 진심으로 그러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진심으로 걱정해 주지도 않고 방관하는 그런 유쾌한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그 이면엔 믿고 있다는 동료애가 숨어 있긴 한데, 대놓고 표현은 안 하죠. 아무튼 1권에서 마왕을 무찔러 달라고 했으면서 레벨 1 뉴비부터 시키는 여신, 그런 여신을 무릎 꿇린 5인조 여고생들. 이런 요소가 이 작품이 범상치 않다는 걸 알려 주었는데요. 이번 2권에서는 그런 범상치 않은 삶을 살면서도 인간의 틀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악당은 무조건 소각이라는 호무라도 사연이 있는 악당이라면 손을 내미는 상식인이라는, 필자에게 있어서는 조금은 아쉬운 전개를 보여주죠. 1권을 읽었을 때 내키는 대로 살아가는 게 그녀들의 아이덴티티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신세 진 곳에 피해가 갈까 쎄게 나가지 못하고, 사람들을 구하는데 진심이 되어 가는 부분 등 성격만 약간 고약하지 여느 작품 주인공들과 별반 다를 게 없네 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러다 마왕도 사연이 있다며 용서해 주는 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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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카르네아데스 01 - S Novel+ 카르네아데스 1
아야사토 케이시 지음, rurudo 그림, 정백송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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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여러분이 배를 타고 가다 난파되어 망망대해에 떠내려가고 있다 칩시다. 배는 조각 났고, 사람들은 살려 달라고 아우성에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그때 내 눈앞에 판자가 하나 있습니다. 나는 그걸 얼른 잡습니다. 이걸 본 다른 사람들도 매달리기 시작합니다. 판자는 나 하나 부력 띄우기도 벅찹니다. 이럴 때 여러분의 선택은? 본 작품은 그런 질문을 던집니다. 도서 표지가 전혀 그런 느낌은 아니지만 넘어가고요. 5대 종족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계가 있습니다. 천사, 악마, 흡혈귀, 수인, 인간이 있습니다. 평등한 세계는 아닙니다. 천사가 정점이고, 흡혈귀는 천사와 대등한 관계를 유지 중이지만 딱히 사이가 좋은 건 아닙니다. 수인은 비정규직 처우를 받습니다만, 천사에게 거슬리면 가차 없이 사형 당하는 처지입니다. 빵 셔틀 괴롭힘을 당하고, 본 작품이 19금이었다면 그렇고 그런 일도 당하는 처지가 아닌가 싶은 계급입니다. 악마와 인간은 개미만도 못한 버러지입니다. 일단은 모두가 질서를 지키며 평온을 유지하는 듯하지만, 중세 시대 지배 계급을 그대로 재현 시키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본 작품에서 천사는 경찰(대귀족)로서 치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지하고 있지만 딱히 사명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을 구할 생각도 없고, 수사할 의지도 없고, 수사를 기록할 의지도 없습니다. 그런 주제에 다른 종족이 사소한 범죄만 저질러도 엄벌에 처하려 들죠. 여주 '엘'은 엘리트 경찰입니다. 종족은 천사죠. 그녀만큼은 사명감이 상당히 투철하여 사건 해결에 적극 나섭니다. 천사에 만연한 종족 차별을 하지 않습니다. 그게 너무 올곧아서 같은 동족들에게 왕따 당하는 중이죠. 무능한 동료들을 비난하기 일수여서 밥에 유리조각이 들어가 있는 등 보복 공격을 많이 당하는 중입니다. 그런 그녀가 밤길에서 사람들을 놀래켜 공포심을 자극하는 악마 '이브(히로인)'를 쫓습니다. 다른 천사들이 쫓다가 놓친 수배범이죠. 사람들을 놀래키기만 할 뿐 딱히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닌데 천사는 '이브'를 쫓아다닙니다. 천사에게 잡히면 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브는 결사적으로 도망 다니죠. 그리고 운명처럼 엘과 이브는 만납니다. 천사는 고등동물이고 악마는 버러집니다. 만약 여러분이 본 작품을 읽는다면 둘이 만나는 장면부터 자세히 들여다보며 읽으셔야 합니다. 그래야 카르네아데스의 의미를 알게 되거든요.



이 세계에 신(神)은 없습니다. 고래부터 여왕이 이 세계를 창조했고, 여왕만을 추앙하고 있습니다. 천사는 경찰이면서 질서 유지보다 다른 종족을 깔보고 기회만 되면 없애려 듭니다. 어느 날 슬럼가에서 사람들이 도마뱀으로 변이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엘과 이브는 원래 있을 수 없는(비유하자면, 사람과 바퀴벌레) 버디(페어)가 되어 사건 해결에 뛰어들죠. 천사는 사건을 해결할 의지가 없습니다. 급기야 엘과 이브까지 누군가에 의해 노려집니다. 사실 본편에서는 상당히 많은 힌트를 뿌립니다. 천사와 악마와 흑막 서로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그래서 한 가지 유추해 보자면 여왕은 현실 인간이고 이 세계는 그 인간이 만든 미니어처 같은 세계가 아닐까. 천사는 왜 사람들을 구하려 들지 않는가. 하등한 종족은 왜 사건을 일으키는가. 독해력을 좀 높게 요구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중심에 이브가 있죠. 이쯤 오면 엘과 이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합니다. 흑막은 이브를 노립니다. 엘은 이브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지만 거대한 권력 앞에서 속수무책입니다. 그리고 이 세계의 진실이 밝혀집니다. 이브는 버그였다는 것을.



맺으며: 리뷰를 다 쓰고 보니 뭔가 좀 오해하게 써놨군요. 리뷰에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만, 여왕이 키포인트이고, 그 여왕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가 핵심입니다. 이건 종막 해답 편에서 나오지만, 여기까지 오는 길에 많은 힌트를 뿌리죠. 천사가 경찰 노릇을 하면서 사건 해결에 왜 미온적이고 악마에게는 공격적인가. 도마뱀 변이 사건의 진실. 여주 엘은 그 진실을 쫓아가죠. 그리고 최악의 빌런은 천사도 악마도 흑막도 아닌 예상대로의 인물이라는 씁쓸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엘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버디를 짜고, 동고동락을 하며 유대를 키운 이브가 더 소중하다는, 이 세계가 어떻게 되든, 그로 인해 구원받지 못하는 종족이 있다 하여도 지금 내 눈앞에 내가 잡은 판자를 내밀면 이브도 살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 이브를 끌어내고 자기가 판자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천사로서 다른 종족, 악마족을 한때 깔보기도 했던 엘이 이브에게 어떻게 마음을 열었을까. 사실 흑막이니 빌런이니가 중요한 게 아니더군요. 같이 부대끼고 온기를 느끼고,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준 사람. 지금을 함께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이고, 지금을 함께하는 사람을 필요 없다며 누군가가 나의 세계에서 배제 시키려 한다면? 진부하지만 세계의 적이 되어야겠죠. 여기서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했습니다. 여왕이 바랐던 건 흑막의 생각대로가 아니라 어쩌면 엘과 이브의 관계처럼 종족을 뛰어넘는 그 무언가가 아닐까 하고. 두서없이 끄적였군요. 그냥 한 달 구매액에 맞춘다고 아무 생각 없이 구매한 작품인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히로인들만 나와서 백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했습니다만, 전혀 그런 느낌은 없고 친구와의 우정은 이런 거라는 가슴 뭉클함이 있더군요. 물론 좀 클리셰적인 부분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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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방패 용사 성공담 15 방패 용사 성공담 15
아네코 유사기 저/박용국 역 / 노블엔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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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번 15권은 별이 된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노예로 전전하며 병을 얻어 오늘내일하는 걸 주인공이 구해주고 치료해 줘서 건강을 되찾은 소녀 '아트라'. 백호 수인입니다. 건강을 되찾긴 했으나 두 눈은 실명하고 말았죠. 그렇기에 남들은 잘 못 보는 주인공의 본질을 누구보다 꿰뚫어 보고 있었다 할 수 있습니다. 빗치(제1왕녀)에 호되게 당한 후 여자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고 마음의 벽을 쌓아버린, 그게 인간 불신을 불러오고 누구도 믿지 않게 되었죠. 뭐 지금은 많이 호전되긴 했으나 여전히 인간성에 문제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예들을 사들여서 전사로 만들어 파도에 고기 방패로 내세운다든가. 물론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은 아니고 본인도 악당 기질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누구도 죽길 바라지 않으며, 전장에서는 제일 앞에 서서 방패로 모두를 지키려 하죠. 주인공은 공격력이 없으니까요. '아트라'는 그런 주인공을 바라보며 모두에게 묻습니다. 그렇다면 주인공은 누가 지켜주냐고. 빗치(제1왕녀)와 쓰레기(국왕)에게 호되게 당하고, 다른 용사 3명에 위해 왕따 당했던 지난 나날. 그게 트라우마가 되어 다가오는 호의를 내치고, 타인의 감정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주인공은, 지금은 많은 지지자에게 둘러싸여도 고립무원에 홀로 지내는 거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렇기에 밤마다 주인공 방에 몰래 숨어드려 하고(혼자 두기 안타까워서), 전투가 벌어지면 주인공 앞에 서서 검이 되어주는 걸 마다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사실 아트라는 그동안 라프타리아의 그늘에 가려져 제대로 히로인 다운 대접을 못 받았었죠. 성격도 주인공 일직선이라 좀 극단적인 면(밤에 주인공 침소에 숨어든다든지)이 있어서 호감보다는 비호감에 가깝기도 했습니다. 좀 자중하라는 친오빠를 줘패고(물론 진심은 아님), 라프타리아를 연적으로 여기고, 주인공 말조차 잘 안 들으려 했으니 호감이 생기려야 생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15권에서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밝혀지죠. 누군가를 지키려는 마음을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물론 지금은 인정받고 있음), 홀로 외로운 길을 가는 걸 마다하지 않는 점에서(마음을 닫은 것), 어쩌면 아트라는 주인공과 동류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렇기에 잃었을 때의 상실감은 정말로 크다는 걸 말하기 시작하죠. 두 번째 파도와 두 번째 수호수인 봉황에 대항하기 위해 주인공은 그동안 열심히 실력을 키웠습니다. 노예들도 실력을 키웠고, 드디어 출정할 날이 다가왔습니다. 이것은 게임의 이벤트성 보스전이 아닙니다. 현실이고 누군가는 반드시 죽게 되겠죠.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고, 노예들도 싫은 소리 하나 없이 저마다 각오를 다지고 전선으로 향합니다(약간 각색). 주인공은 아트라를 빼놓으려 했습니다. 작중에서는 표현이 없지만, 아마 느낌이 왔겠죠. 사실 초장부터 사망 플래그를 뿌려 댔으니 이제 와 데려가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본인(아트라)의 의지가 완강했으니까요. 그리고 시작되는 봉황전...



맺으며: 초중반과 후반 온도차가 너무 심합니다. 마물을 키워 진화 시키면서 라프종(라프타리아 머리카락으로 만든 식신) 양산해서 라프타리아를 기겁하게 만들고, 빗치(제1왕녀)에게 주인공과 똑같은 방식으로 버림받아 정신이 망가진 창의 용사는 미치기까지 해서 주인공을 장인어른으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생뚱맞다는 건 이런 걸까요? 곧 파도와 봉황 전이라는 어두침침한 이야기를 개그로 희석 시키려는 의도가 보이긴 했습니다만. 마차 폭주족으로 등장해서 어쩌고저쩌고. 파도와 봉황에 대항하려면 이 미친늠도 포섭해서 데려가야 하는데, 포섭하는 분량이 너무 길어요. 그냥 정신 차릴 때까지 줘패면 되지 않나 싶었는데, 주인공은 공격력이 없다는 게 생각났었군요. 후반 봉황 전이 시작되고 별이 된 소녀 아트라의 이야기는... 작가가 좀 성급했지 않나 싶더군요. 그동안 맹목적, 일직선으로 주인공에게 눈 돌아간, 좀 헤픈 역으로 출연 시키다 갑자기 진지하게 흘러가니까. 아트라가 품었던 마음, 외로이 살아가는 주인공이 안타까워서라는 이야기는 맥락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버저비터라도 만들려 했는지 결코 저렴하게 진행 시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진심으로 주인공을 지키려 했고, 진심으로 그를 좋아했고, 그렇기에 심각하게 흘러가는 봉황전에서 생명을 불사르고 별이 되기로 한, 어쩌면 아트라가 보여주었던 희생정신은 주인공이 걸어가야 될 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그렇기에 반쪽을 잃어버린듯한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는 메시지는 꽤나 숙연하게 하였습니다. 참고로 봉황에 대해서 언급해 보자면, 사룡(4마리 수호수, 영귀 다음으로 이번엔 봉황)은 파도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합니다. 다만 그 해결책이 사룡으로 이세계 인구 2/3를 멸절 시켜 그 에너지로 어쩌고저쩌고하는 거라 파도나 사룡이나 이세계 사람들에게 있어서 다 나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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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마을사람입니다만, 문제라도? 06 마을사람입니다만, 문제라도 6
시라이시 아라타 지음, 시라소 파미 그림, 이서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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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용사가 있습니다. 신(神)이 점지해 주는 거 같긴 한데, 단박에 강해지는 것이 아닌 수련을 통해 강해져야 하고, 그런 용사를 후원하는 나라와 단체가 있습니다. 후원이란 돈을 뜻하고, 돈을 많이 낸 곳이 나중에 용사를 낙찰받는 희한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범죄 단체나 전쟁광 국가에서도 평등하게 돈만 있으면 용사를 낙찰받을 수 있다는 뜻이죠. 용사는 완전히 성장했을 경우 웬만한 나라는 단독으로도 막을 수 있는 전략 병기입니다. 히로인 '코델리아'는 용사로 점지 되었죠. 주인공 소꿉친구이자, 주인공이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려는 존재입니다. 전생에서 지키지 못해 한 번 죽었거든요. 이번 생에서 주인공은 신(神)에 버금가는 힘을 손에 넣었습니다. 이제 소꿉친구이자 메인 히로인은 안전하겠죠. 안전... 안전? 먹는 건가요? 주인공, 딴 살림 차렸습니다. 딴살림 차린지 오래되었습니다. 어디더라 용의 소굴에 갔다가 릴리스라는 인간 소녀를 만나 같이 살게 되었죠. 경위는 사실 기억 안 납니다. 그냥 릴리스가 주인공 없인 못 사는 몸이 되어 버렸다는 것만, 맹목적이 되어 기정사실 만든 적도 없는데 만들었다 치고 같이 살고 있습니다. 졸지에 용사 코델리아는 본처 자리에서 물러나 가끔 나오는 엑스트라에 지나지 않게 되었죠. 여기까지라면 운이 나빴다 치겠지만 작가가 작심을 했는지 온갖 더러운 꼴을 다 보는 캐릭터가 되어 버렸죠. 이번엔 작은 아버지가 찾아와 가족을 인질로 잡고 드러운 일에 가담 시키려 하는군요.



주인공과 릴리스에겐 딸이 있습니다. 친딸은 아니고요. 슬럼가에서 누군가에게 저주받아 오늘내일하는 걸 주워다 치료했더니 아빠!(각색) 하며 따라다니고 릴리스는 엄마(각색)가 되어 살갑게 보살피고 있습니다. 이름은 '리즈'이고 수인과 엘프 혼혈입니다. 이번 6권에서 메인 캐릭터가 되어 수인과 엘프 간 전쟁이라는 사건의 중심이 되죠. 수인과 엘프는 천천히 원수지간이라고 합니다. 언제부터인지 전쟁을 해왔고, 그게 9년 전을 기점으로 강력한 힘을 손에 넣은 수인들이 엘프를 발라 버리고 점령, 전연령가 작품에서 이런 표현해도 되나 싶은 성적인 일들을 보여줍니다. 리즈는 그 산물이죠. 그 산물인 리즈를 수인국에서 눈에 가시로 여기고 없애려는 중인데, 하필 주인공이 보살피고 있네? 주인공이 딱밤만 날려도 수인국은 멸망이죠. 근데 빼앗깁니다. 100퍼 주인공 탓입니다. 힘이 있다고 함부로 휘두르면 안 되긴 하는데, 너무 소극적으로 나가서 보는 이로 하여금 아주 환장하게 합니다. 딸 같은 여자애가 납치되었는데도 찾을 생각을 안 합니다. 뭔가 생각이 있다면서 그게 뭔지 알려주지도 않죠. 릴리스가 발광을 하는데도 위압하며 입 닥쳐를 시전합니다. 주인공 없인 못 사는 몸이 되어버린 릴리스가 이별을 선언합니다. 이 정도면 주인공 완전 개객끼 인증이죠. 리즈는 10살 여자애고, 본 작품은 성적인 표현을 브레이크 없이 보여 주기도 합니다. 납치를 사주한 쪽은 리즈의 생사만 중요할 뿐, 상태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한편 용사 코델리아도 가족을 인질로 잡은 작은 아버지에게 협박 당하며 드러운 일에 가담하기 일보 직전입니다. 이런 인간 베어버리면 그만인 것을 누가 주인공 소꿉친구 아니랄까 봐 생각을 억수로 많이 합니다. 주인공이 미리 가족을 피신 시키라는 기회를 주었음에도 안 했고, 이 위기를 타파할 지능도 없습니다. 결국 거의 넘어가는 시추에이션이죠.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더군요. 용사 후원제라는 기막힌 시스템에 의해 나가요(어른들 용어)~도 일어날법한 분위기를 풍겨댑니다. 이 가련한 자를 구해줄 사람은 누구인가. 주인공? 주인공은 리즈 구하느라 바빠요. 사실 주인공도 코델리아 작은 아버지에게 협박 당해서 신발을 핥을뻔했죠. 신(神)에 버금가는 힘을 손에 넣으면 뭐해 머리가 비었는데. 진짜 비굴하게 코델리아 작은 아버지에게 말빨로 쪽도 못 쓰는 거에 한편으론 통쾌하기도 했군요. 발암은 좀 혼나봐야 돼요. 하지만 이런 단순한 사람이 열받으면 그것대로 큰일이죠. 릴리스가 이별을 선언하고, 코델리아는 이제 거의 남이나 다름없고, 리즈는 잡혀갔고, 그 과정에서 애완견은 죽임 당하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주인공) 혼자네? 그제야 정신 차린 주인공. 이런 게 주인공이라니 참 씁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뭐 사실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서 리즈를 되찾고, 코델리아 작은 아버지를 뚜까 패면 세계를 적으로 돌리게 되거든요. 자세한 설명은 귀찮고, 작은 아버지가 그렇게 판을 짜놨다고만.



맺으며: 개그물이면 개그물답게 깊은 생각 없이 그냥 저지르며 안 되나 싶은 6권이었습니다. 정치적이라느니, 나라와 세계를 대변하는 용사 코델리아의 입지의 문제라느니 뭔 생각이 그리 많은지. 인간이란 그냥 본보기로 몇 놈 뚜까패면 알아서 조용해지는 게 순리죠. 본 작품의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고 지키는데 세계를 적으로 돌리면 어때 같은 포부가 없어요. 물론 중반 이후 열받아서 리즈를 납치한 주범과 코델리아 작은 아버지를 손보러 가긴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족을 지킨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적어도 필자에게는요. 서술에는 힘을 손에 넣었지만 인간의 감정은 남아 있어서 이타적이다라는 부분이 있긴 한데, 여기서 묻고 싶은 건 인간적으로 그래야 할 부분이 없으면 그건 마왕이지 인간은 아니잖아?였군요. 인간적이긴 한데, 인간적인 감정을 묻는다면 글쎄?라는 게 솔직한 느낌입니다. 이전에 코델리아가 멘탈붕괴급으로 괴롭힘당했는데도 모른 척, 이번엔 릴리스가 결사반대하는데도 리즈를 괜히 다른데 보냈다 납치당하게 하고, 애완견은 죽임 당하고, 음식 테러 당하고, 그럼에도 나서길 주저하고. 릴리스가 떠나려 하니까 그제야 이판사판으로 가 보자 이러고. 리뷰 잘못 썼다가 소송 당한 유튜브 본 적이 있는데 이러다 필자고 고소 당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군요. 이 이후는 다른 리뷰들 찾아보고 계속 볼지 결정해야겠습니다. 사실 진짜 바닥까지 가는 본 이야기도 있는데, 차마 쓰질 못하겠습니다. 주인공 지인인 여장 할배와 로리할매가 보여주는 만담은 차마 눈뜨고 불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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