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집 잡을 수 없는 러브 코미디 1 - NT Novel
스즈키 다이스케 지음, 김진수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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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살아온 여신(女神) '카나루자와 세카이'와 그녀에게 제물로 받쳐진 고고생 '키리시마 유우키'가 벌이는 종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 7살땐가 신(神)에게 제물로 선택되었다는 방문 판매원 아저씨의 말 이래 그런 줄 알고 살아왔던 유우키는 드디어 신(神) 세카이와 대면하는 날을 맞이합니다.

 

뭐, 그렇습니다. 신(神)에게 제물로 받쳐졌다길래 찾아가 보니 여고생 같은 아리따운 여자애가 있습니다. 남자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유우키는 냉큼 프러포즈를 하고요. 세카이도 딱히 싫지는 않은지 냉큼 수락하는 세상 물정 어두운 온실초의 모습을 보입니다. 이로써 상큼한 러브 코미디가 시작되나?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세카이는 시가(담배)에 쩔어 있고, 양주를 퍼마시는 등 마치 회사 일에 치여 죽기 직전인 샐러리맨 같습니다.

 

전조는 있었습니다. 필자는 중간쯤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지만요. 어딘가 삐걱 거리고 있다는 것을, 처음(7살 때) 신에게 제물로 받쳐진다는 소리를 듣고 별 발광을 다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던 유우키 집안은 신의 존재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딱히 눈앞의 여자애가 신이라고 해서 장난치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여튼간에 세카이는 그래도 명색이 신인데 세상 돌아가게 하는 일 정도는 하겠죠. 그게 어떤 일인지 관심이 없었을 뿐

 

'나는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단순히 일에 치여 사는 샐러리맨이 아니라는 복선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세카이는 유우키가 찾아오는 일상을 소중히 하기 시작합니다. 나날이 어딘가 위태로움을 보여가는 세카이, 위태로움의 근원을 알아 내려던 유우키의 말이 가시였던 것일까요. 티격태격했던 것이 방아쇠가 되어 어느 날 유우키는 세카이가 하는 일을 보게 됩니다.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 세카이가 어떤 일을 하는지를... 그리고 거짓말 같았던 '나는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의 의미를 알아 갑니다.

 

음...  이 작품은 마마마의 이케미 호무라 같다고 할까요. 작가는 부정했지만 느낌은 비슷했습니다. 필자는 상당히 오래전에 페르소나 3던가 게임을 바탕으로 한 만화책을 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여주인공인지 서브 히로인인지가 최종 보스전 끝에 죽어서 환생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녀를 좋아했던 남자는 그녀의 환생체를 찾아 여행을 떠나고요. 그리고 발견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애틋하게만 느껴지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는데요.

 

이 작품도 그와 유사합니다. 하지만 최종 보스는 나오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균형과 불균형 그리고 조화와 부조화만 있을 뿐이고 이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세카이라는 신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언제인지도 모를 과거에서부터 시작된 유우키와 세카이의 여행과 끝나지 않는 고통의 연속과 엇갈림의 연속 속에서 만나기를 반복하는 이 둘은 마치 견우와 직녀와도 같습니다. 이 부조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유우키는 몸을 던집니다. 사랑하는 소녀 세카이를 구하기 위해, 세이브가 되지 않는 게임을 끝내기 위해...

 

달달한 러브 코미디인 줄 알고 찾아봤던 리뷰나 여러 정보는 그렇지 않다는 걸 시사하고 있었기에 필자는 이런류의 이야기를 좋아해서 구입을 하였더랬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좀 애매했다고 할까요. 유우키가 여자애 하나 못 지켜 주는, 여자애 하나에 기대서 살아갈 수 없는 세계 따위 망해버려도 좋다.는 마음가짐으로 꺼져가는 촛불처럼 생명을 다해 가는 세카이를 위해 행동에 나선 건 높은 점수를 주나 계획 하나 없이 무턱대고 뛰어나가 집안 권력에 기대는 장면은 좀 거식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뤄지지 않는 애틋한 사랑을 그리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밋밋함을 보여주는 초반과 이별의 말을 함부로 입에 담는 중간, 느닷없이 진지함을 뿌리는 후반의 갭이 장난 아니었군요. 대를 끊어버릴 작정인 유우키의 여동생이 오히려 신선하달까요. 여튼간에 개연성이 좀 부족했습니다. 유우키와 세카이의 대화 장면이 별로 없어서일까요. 아니 사실 둘의 대화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는 있는데 그리 인상에 남을만한 일상이나 일화를 남길만한 에피소드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후반에 좀처럼 감정이입을 할 수가 없었군요.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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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환상의 그림갈 9 - 여기 있는 지금, 아득히 먼 곳으로, NT Novel
주몬지 아오 지음, 이형진 옮김, 시라이 에이리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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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룽갈에서 그림갈로 넘어왔지만 여긴 오르타나에서 600키로나 떨어진 곳 사우전드 밸리라는 울창한 산림지대, 1년 내내 지독한 안개로 뒤덮인 이곳에서 하루히로 파티는 갈피를 못 잡고 여전히 우왕좌왕하고 있었습니다. 간신히 인간 측 모험가 록 파티와 조우하여 안심한 것도 잠시, 지능 있는 몬스터의 집합체 포르간과파티간 시작된 전투는 치열해져만 갑니다. 그리고 포르간에 붙잡힌 메리를 구출한 하루히로에게 리더로서 분기점이 찾아옵니다.

 

하루는 메리를 구출하여 안전한 장소에 머물게 되었지만 유메, 시호루, 쿠자크가 낙오되어 버렸습니다. 낙오라기보다 록 파티와 포르간의 전투에 끼여 오도 가도 못했다고 해야겠지만요. 그래서 이번 에피소드는 유메, 시호루, 쿠자크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들은 전투 중 뿔뿔이 흩어져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싸움을 펼쳐 갑니다. 뭉쳐 있어도 될까 말까 한 파티인데 쪼개졌을 때는 가망이 없다고 해야겠죠.

 

하지만 이때까지 시궁창에서 굴러온 짬밥이 있고 아직 사망 플래그를 세우지 않았는데 리타이어 시키기엔 이르다는 것처럼 유메와 시호루, 쿠자크는 악착같이 살아남습니다. 유메는 한창 적과 싸우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처럼 휴전을 하고 친구가 되는 모습에서 역시 그녀 다운 성격이다라는 모습을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시호루는 많이 의젓해졌습니다. 노다지 울고, 침울하고, 뒤에 숨고, 주저하고, 우물우물 거리며 발암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그녀도 이젠 적과 마주하며 끝까지 분전할 만큼 성장하였습니다. 쿠자크... 이놈은 그냥 땅에 처박혀 있기만 했을 뿐 한 게 없으니 패스하고요.

 

이번 에피소드는 뿔뿔이 흩어져 봤기에 파티의 소중함을 알아가고 기억을 잃은 채 그림갈로 넘어와 마주한 파티가 가족이 되어가는 장면을 절절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나토가 죽고, 모구조가 죽고, 메리가 들어오고, 쿠자크가 들어오고, 란타가 배신해도 가족이라는 마음은 변치 않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파티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그로 인해 얼마나 구원받는지 메리가 하루를 바라보며 마음을 표현하는 마음은 한편의 시와도 같습니다.

 

'나는 당신 옆이 아니어도 좋아. 뒤여도 좋으니까, 거기에 내가 있을 장소를 원해. 살아 있는 한은 나는 내 일을 할 테니까.'

 

절절하게 막힘없이 흘러나오는 메리의 마음, 이것은 파티 모두가 하루를 바라보는 마음과도 같습니다. 그림갈에서 진작에 사그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찌끄레기 인생들만 모인 파티를 지금까지 잘도 이어 왔습니다. 하루는 동료가 있었기에 가능하다며 겸손을 보이지만, 서투른 청춘이 모여 가슴 아파하고 좌절해도 그래도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유일하게 비춰주는 빛처럼 그의 등을 바라보며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는 메리, 돌이켜보면 이것은 사망 플래그...

 

일단 흩어진 동료를 불러 모아야 합니다. 그래서 이전에 도움을 받았던 '세토라'라는 사령술사 여자애가 하루히로 파티에 편입합니다. 사우전드 밸리에서 숨어사는 일족 중 한 명인 그녀는 '냐아'라는 고양이 몬스터를 길들여 사역마로 부리고 있었고 이걸 이용해 하루는 메리를 구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흩어진 유메와 시호루, 쿠자크를 찾아야 하는데 여기서 세토라는 하루를 향해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제시합니다. '내가 질릴 때까지 연인 행세를 해라' 이로써 메리와 하루의 연애전선에 또다시 먹구름이 몰려옵니다.

 

거부는 불가, 세토라가 없으면 유메와 시호루, 쿠자크를 찾을 수 없을뿐더러 포르간의 위협에서도 벗어 날수 없기에, 그리곤 하루에게 우리 애 만들자고 천인공노할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꺼내 메리를 질색하게 만들고 다른 여자 쳐다보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등 얀데레 이상의 캐릭터가 나와 버렸습니다. 6권에서 나왔던 안나가 조금 더 성장하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했군요. 손가락 욕도 서슴치 않았던 안나에 더해 세토라는 그보다 더 한 욕 같은 말을 꺼내버리고 하루는 초식남에 어울리게 아무 말도 못하고 바라보는 메리는 이게 질투인지 모를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세토라가 참가하면서 이야기가 사뭇 재미있어지는데요. 하루 입장에서는 가자니 태산이요, 돌아서자니 숭산이라 같은 상황에 몰려 버렸습니다. 거기다 눈 한 짝도 바치기로 했군요. 6권에서 하루가 좋다며 엉엉 울던 미모리라는 호랑이를 피했더니 표범이 나타났습니다. 메리를 견제하며 너, 하루 애 가지게 하지 않겠다는 둥 기겁할 말을 마구 쏟아 냅니다. 당연히 메리는 그럴 일 없다며 못을 박고 하루의 마음에도 못을 박고(표현되진 않지만요.), 그러다 하루의 애...라며 공상에 빠지기도 하고 은근히 그런 쪽도 신경 쓰는 귀여운 모습도 보여줍니다.

 

어쨌건 질릴 때까지 연인 행세를 하라고 했으니 세토라가 하루 파티에 들어오는 건 기정사실이 되었습니다. 하루 입장에서는 사우전드 밸리에 있을 때라면 천군만마를 얻게 되겠지만 오르타나로 돌아가게 된다면 한낱 여자애일 뿐인 세토라, 폐쇄된 마을에서 자라서인지 성 지식에 어딘가 결여를 보이고 남을 안하무인으로 여기고, 마치 어린 딸이 아빠를 두고 엄마와 이성간 싸움을 하는 말도 안 되는 폭풍을 몰고 왔습니다. 안나가 그리웠던 필자에겐 단비와도 같은 캐릭터가 아닐까 하는데 일단 더 두고 봐야겠습니다.

 

맺으며, 재미있긴 한데 이번 에피소드에서 문제점이 딱 한가지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큰 문제점요. 뭐냐면 사설이 너무 길어요. 마치 공격 헬기가 낙오된 전차 한대를 발견해서 이걸 어떻게 죽일까 고민하는, 기관총으로 벌집을 만들까 아니면 대전차 미사일로 일격에 보낼까, 엔진을 부수는 게 낫겠지? 안에 있는 병사들도 죽여야 하나? 죽이고 묻어줘야 할까? 아니 아니 먼저 사령실에 연락해서 이거 없애도 물어봐야 되는 거 아닐까? 돌아가는 연료는 충분한가? 저것들 느닷없이 대공 미사일 쏘는 거 아니지? 이봐(뒤에 있는 조종사) 넌 어떻게 생각해? 그러면 조종사는 이런 답을 내놓습니다. '낸들 알아?' 뭔 똥을 이리도 가늘게 누냐고요.

 

그리고 똥 덩어리 란타의 반란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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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을 토하는 소녀 4 - S Novel
나미아토 지음, 케이 그림,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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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루의 가출, 이전부터 쭈욱 언급해왔지만 클루의 스푸트니크에 대한 사랑은 더욱 위험한 수준으로 치솟습니다. 다른 여자 만나는 걸 극도로 꺼리고, 손님으로 오는 여자까지 견제하고, 기어이 밤 길 나서는 스푸트니크를 미행하는 일까지 벌입니다. 클루의 행동은 나날이 심해져만 갑니다. 얘는 어디서 이런 마음을 배웠을까요. 보통은 자신의 이런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거나 알지 못해 끙끙 앓다가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해서 이것이 사랑이라는 걸 알아가는 대목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요. 클루의 스푸트니크에 대한 사랑은 어딘가 일그러져 있습니다. 이것이 풋풋한 사랑이지 뭐겠어 할지도 모르겠지만 읽다 보면 미저리(영화)가 딱 생각납니다. 얘가 조금만 더 컸으면 아마 감금 플레이로 넘어갔을걸요. 이건 마치 스토커 같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빈번하게 미행을 하고, 밤에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게 아닐까, 여자 만나는 거 싫은데 하며 의부증 같은 걸 보입니다. 근데 사실 스푸트니크는 클루의 체질을 고쳐주기 위해 일하는 시간 외에 사람을 만나 정보를 모으고 있었던 것인데요.

 

그런 스푸트니크의 마음을 알리가 없는 클루는 오늘도 끙끙 앓다가 옆집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그만 가출하고 맙니다. 있다가 없어졌을 때의 고마움을 느껴 보라며 가출을 단행하는 장면에서는 역시 애는 애다라는 느낌이었고 작가가 이걸 또 잘 살렸더군요. 사실 이렇게 된 주된 원인은 전날 피네치카에서 마법사들에게 납치당할 때부터입니다. 그때 클루를 구해준 게 팡숑이라는 여 마법사였고 팡숑이 자신의 약혼자가 데리러 올테니 기다리라고 했는데 그때 나타난 게 스푸트니크, 하지만 팡숑의 약혼자는 다른 사람, 이때부터 클루의 마음에 기름이 끼얹져 졌습니다. 팡숑이라는 여 마법사가 스푸트니크의 약혼자라고 철석같이 믿고 마음이 더욱 일그러진 것입니다.

 

클루의 과거, 아직 행상 시절의 스푸트니크가 도적들에게서 클루를 구출해줬다는 건 이때까지의 이야기에서 몇 번이나 언급이 되었습니다. 이번엔 클루의 마음에 어떻게 기름이 끼얹어졌는지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도적들에게 잡히기 전 클루는 기억이 없습니다. 늘 배를 차이고 먹을 것도 제대로 없던 소굴에서 자신을 구해준 남자가 틱틱 거려도 상냥하니 마치 스톡홀름 증후군처럼 안겨드는 건 어쩔 수 없었을 겁니다.

 

스푸트니크는 자신을 치료해주고 먹을 것을 주고 있을 곳을 마련해줬습니다. 때리지도 않고 자신의 체질에 혐오감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옷깃을 붙잡아도 내치지 않았습니다. 이런 스푸트니크라는 다시없는 온기를 놓치고 싶지 않았겠죠. 근데 어째서 이런 만남이 사랑으로 변질이 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남았습니다.

 

이때의 클루는 4~5살로 추정, 부정(父情)은 느낄지언정 연심을 느끼기엔 애가 좀 발랑 까졌다고 해야 할지 현실미가 없었습니다. 우리 딸이라는 작품도 그렇고... 정신적으로 편향될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되지 않았을까요. 물론 키잡물의 특성이 이런 것이지만요. 양육의 지식이라곤 쥐뿔도 없는 남자가 느닷없이 생긴 여자애를 키우다 보니 나타나는 부작용이겠죠.

 

하지만 이제야 이것은 서투른 사랑이다라는 복선이 투하됩니다. 기껏 욕 오만상 먹는 노선으로 갔으면 끝까지 관철할 것이지 사실은 스푸트니크도 클루를 제대로 대하고 있다는 암시를 보입니다. 솔직하지 못한 사람과 너무 솔직해서 탈인 여자애가 만나 그려가는 한편의 드라마랄까요. 이제 와서 말하긴 뭣하지만요. 그렇다고 하기엔 클루의 행동은 도가 지나친 건 어쩔 수 없었군요.

 

여튼 그동안 암암리에 활동하며 클루를 노렸던 마법사들에 의해 저질러졌던 클루 탈취는 피네치카를 정점으로 간신히 미수로 끝이나나 했더니 스푸트니크의 누나 유키 등장과 본격적으로 얼굴을 들이미는 마법소녀 소아란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듭니다. 마법사들이 마법을 쓰기 위해 필수불가결인 보석을 토하는 소녀 클루, 소아란 덕분에 클루의 체질이 마법사 협회에 알려지는 걸 막았고 유키의 덕분에 클루의 신분을 세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번엔 스푸트니크가 표적이 되는데...

 

우리 딸이라는 작품만큼만 하라고 하진 않겠지만 귀여운 클루의 행동을 조금 낮춰줄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몇 번이나 언급하지만 이건 사랑에 빠진 애가 저지를 만한 레벨을 뛰어넘고 있어요. 피네치카에서 납치당할뻔했을 때의 충격보다 팡숑이라는 약혼자에게 더 신경 쓰며 리아피아트로 돌아와서 하루 종일 약혼자 약혼자.. 너님(스푸트니크)에게 약혼자가 있었어요?라며 계속 충격 속에서만 살아가는 등 그녀의 사랑 앓이는 중증을 넘어섭니다. 물론 둔한 스푸트니크에게도 일말의 책임은 있는데 이런 작품이 다 그렇듯 무골충에 둔감한 주인공에게 큰 걸 기대하긴 어렵죠. 이번엔 알고 있으니 입 닥쳐 같은 복선이 투하되긴 하였지만 조금은 진정시키는 게 어떨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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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언의 나이트메어 2 - V Novel
다히미아기 지음, Bea.C 그림 / 길찾기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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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말이죠. 정말 잘 나왔습니다. 얀데레 '나연희'의 광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태범(주인공), 석도, 가연, 미하, 나호는 슬리핑 나이츠 지하 실험실에서 눈을 떠 지상으로 나온 지 1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나이트메어라 착각하고 습격했던 베나토르 퓨라는 이들을 감시역을 자처하며 일시적인 휴전에 합의하곤 주인공 일행을 '꼬드겨' 로스트 타운으로 진로를 정합니다.

 

시대 배경과 등장인물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2100년 슬리핑 바이러스로 인류 대부분은 나이트메어라는 괴물이 되어 버림, 이 괴물은 아직 멀쩡한 인간들을 덮침, 살아남은 인류는 달로 이주(약 1만 명) 하여 리빙 콤플렉스를 결성, 베나토르라는 대 나이트 메어 병기를 개발 지구로 강하 시킴, 다시 2100년 슬리핑 나이츠라는 단체에서 학생들을 선발하여 대 나이트 메어 병기를 개발, 2120년 5명의 학생들(주인공 일행)이 깨어남, 그리고 지구로 강하 한 베나토르 퓨라와 조우, 서로 오해하며 싸워 댐, 그리고 지금....

 

여차저차 나이트메어와 싸우며 주인공 일행은 로스트 타운으로 향하던 중 살아남은 레지스탕스를 만나게 되는데요. 하지만 세계가 붕괴되고 20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멀쩡한 주인공 일행이 떠억 나타나니 당연히 좋은 일이 일어날 리가 없습니다. 나이트메어가 아니냐며 확인한답시고 생식기를 보자는 둥 기겁할 일이 벌어지고요. 그럼에도 꺼지지 않는 의심은 병이 되어 퉷퉤 거리는 레지스탕스 패거리 안에서 주인공 일행은 이들이 이때까지 살아 올 수 있었던 이유를 알게 되면서 경악을 하게 되는데요. 이들은 살아 남기 위해 인간의 존엄을 희생하면서까지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생식기 유무를 확인하자는 레지스탕스를 바라보며 인간의 나약함(1)을 꼬집는 퓨라와 그렇지 않다는 가연의 설전, 그리고 퓨라가 살아왔던 지옥을 새삼 깨우쳐주며 바늘로 콕콕 찌르는 가연과 그런 가연의 말에서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 듯한 퓨라의 모습에서 안타까움이 몰려왔습니다. 여담으로 가연은 상대방에게 믿음을 주려면 이쯤(알 몸)은 해야 되지 않나 하는 것은 좀 위험한 발상이 아닌가 했습니다. 이건 현실을 빗대서 하는 말이지만 만약 생식기를 보여라가 아니라 동침하라고 했으면 어쩔뻔했을까 하는 것이죠.

 

퓨라와 가연의 설전은 이색적이고 신선했습니다. 일본 라이트 노벨에서도 잘 찾아 볼 수 없는 것이죠. 붕괴된 세계에서 만난 인간을 믿고 인간의 존엄을 버리면서까지 인간과 지내고 싶은 가연과 인간의 존엄을 요구할 만큼 나약해진 인간과 지낼 가치가 있느냐의 차이, 결국은 서로 이해 부족에서 오는 가치관의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붕괴된 세계 이전 세대와 이후 세대가 느끼는 인간의 가치의 차이는 명확하다고 할 수 있죠. 솔직히 다른 건 생각 안 나도 이 부분은 머리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주인공 일행은 슬리핑 나이츠에서 20년 동안 잠든 상태로 어떤 실험을 받고 대 나이트 메어 병기를 꺼낼 수 있는 체질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악몽을 이용한 무기 구현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주인공 일행은 악몽을 이용하여 무기를 생성해 나이트메어와 싸워 갑니다. 일반인은 악몽을 이기지 못하고 나이트메어라는 괴물이 되어 버리고요.

 

이번에 주인공 태범이 가진 악몽에 대한 복선이 상당히 투하되었습니다. 솔직히 태범은 별 비중이 없습니다. 마치 재와 환상의 그림갈의 주인공 하루히로 처럼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는 그런 반 공기 취급인데요. 아마 복선이 투하되면서 이후 많은 활약을 하지 않을까 기대 중입니다. 사실 어그로 캐릭인 석도가 인상이 많이 남아서 주인공은 석도가 아닐까 하는 착각을 하기도 했군요. 그리고 태범의 악몽이 태범의 몸을 빌려 현실에 현현해서 하는 짓거리를 보고 있느니 차리라 얘로 주인공으로 했으면 했군요.

 

다음 에피소드는 대망의 표지 모델인 나연희 입니다. 그녀는 이 단어로 충분합니다. '극렬 얀데레의 표본' 옛날 반에서 아싸 비슷한 자신에게 말 걸어준 것이 그렇게도 기뻤나 봅니다. 슬리핑 나이츠 실험실에 발탁되어 그녀도 잠들었으나 깨어날 때 주인공 일행 5명 이외엔 살 수 없는 환경이었음에도 무슨 생명력인지 연희도 살아남아 주인공 일행을 쫓아왔습니다. 아싸와 얀데레의 포지션이 다 그렇듯 최강의 힘을 가지고 나이트메어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되어 주인공 일행, 특히 태범을 내습하는 모습은 공포 그 자체입니다.

 

얀데레물은 언제 봐도 소름이 돋습니다. 작가가 이 부분도 정말 표현을 잘 했더군요. 주변을 돌아보지 않은 채 오로지 태범을 쫓아 미래일기의 유노보다 더한 귀기 서린 모습은 짜릿하기까지 했군요.(저 변태 아닙니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연희가 끝까지 변치 않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여타 작품에서 처음 만남은 어색해도 우린 친구가 될 수 있어. 같은 결말은 보고 싶지 않군요.

 

이 작품은 캐릭터 개개인의 개성을 잘 살렸습니다. 보통 여럿이 나오면 몇몇 공기화 내지는 바로 리타이어 하는 반면에 이 작품은 각각 주관이 뚜렷한 게 특징인데요. 적절한 개그 캐릭터, 어그로 캐릭터, 존댓말 캐릭터, 독서 캐릭터, 거미녀, 괴력녀에 나약한 캐릭터까지 +@로 얀데레는 보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그리고 퓨라와 가연의 가치관 차이로 대립하는 것은 신선했습니다.

 

맺으며, 여러가지 복선을 언급하고 싶지만 글이 길어지니 생략토록 하고요. 이번 2권은 꽤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아직 국산 라노벨엔 익숙지 않아 가끔 한국식 이름에 적응이 안 되서 움찔하기도 하지만, 사실 몰입하다가도 현실로 돼 돌아오기도 했군요. 그렇다고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주인공의 공기화와 어리숙한 면, 그리고 결단을 잘 내리지 못하는 부분은 개선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라리 주인공의 무기인 악몽을 주인공으로 했으면 좋겠군요. 어리광을 들어주지 않는 시크함과 던만추에 나오는 신(神) 헤르메스 같은 광기가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V노벨이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V노벨에 감사를 드립니다.

  1. 1, 나약하지 않다면 굳이 인간의 정신적인 마지노선을 보여 달라고 하진 않겠죠.
    이거까지 확인해서 살아 가다니 니놈들 인간 맞나?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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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통째로 인외전생 1 - 최약체 스켈레톤이 된 나, Lezhin Novel
부리/키바 지음, 스가노 타스쿠 그림, 조민정 옮김 / 레진노벨(레진엔터테인먼트)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은 수학여행 중 버스 사고로 고등학교 2학년 4반 전체가 이세계에 몬스터로 전생하여 살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 또 이세계물이야? 했었는데요. 그래도 필자는 몬스터로 환생한다는 시놉시스에 망설이다 제발이라는 심정으로 구입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은 단순한 이세계물이 아닌 작은 '정치판'을 보여 주어서 상당히 흥미로웠는데요. 사람이 완장을 차면 어떤 짓을 저지르는지 잘 보여줍니다.

 

인간이 모이면 자연스레 생겨나는 파벌 형성과 이지메 당하던 애가 되려 가해자로 돌변하는 과정, 그리고 미지의 세계에 떨어져 서로가 의지하며 살아가야 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상처투성이로 변하는 클래스를 봉합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평이 안 좋아서 걱정했었는데 필자는 언제 다 읽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몰입감이 좋았습니다.

 

주인공 '우츠로기'는 토끼에게도 지는 해골(스켈레톤)로 전생했습니다. 친구 하나는 초 미남 하이엘프, 반장은 용인족, 도서실을 들락거리며 조금 안면이 있었던 사쿠마(여학생)는 서큐버스, 그외 고블린, 흡혈귀, 오크 등으로 전생해서 클래스에 도움이 되는 반면에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눈칫밥을 먹게 되었고요. 그리고 또 다른 친구 아키라(남학생)는 위습, 전생 전 클래스에서 카스트 최상위였던 미소녀 린(여학생)은 슬라임(이하 슬라린)으로 전생하게 되었습니다.

 

주인공 부분에서는 여느 이세계물과 비슷합니다. 최약체로 전생해서 괴롭힘당하다가 여보란 듯 성공해서 위기에 빠진 친구들을 구해주는 클리셰를 이 작품도 도입하고 있는데요. 주인공은 자신이 약하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찌그러져 있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전생 전 육상부였던 슬라린을 만나 달리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을 들어주기 위해 합체(!)를 하게 된 계기로 어떤 힘에 눈을 뜨게 되는데요. 이 작품은 여느 이세계물과 비슷하면서도 틀린 게 스테이터스 갱신 대신에 합체를 하여 힘을 키워간다는 특이한 설정을 가졌습니다.

 

어쨌건 이건 아직 비밀입니다. 이것은 친구 위습의 견해로 위습은 주인공 참모가 되어 주인공이 뻘짓 하려는 걸 많이도 막아 주었습니다. 슬라린의 평가는 호모, 이세계로 전생후 이전 카스트 제도가 미묘하게 바뀌어 가는 상황에서 폭탄을 투하할 필요도 없고 괜히 눈에 띄는 것도 싫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일을 일그러트렸지 않나 했습니다. 하지만 토끼에게도 지는 주인공이 지금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주인공 친구중 하나인 '코가네이'는 미소년 하이엘프로 전생했습니다. 그는 전생 전 학교에서 왕따였습니다. 그걸 구해준 게 주인공 우츠로기였고 이후 카스트 최하위가 되어 위습과 셋이서 같이 다니게 되었는데요. 그런 그가 전생후 마법을 쓸 수 있는 미남 하이엘프가 되었습니다. 힘이 없던 자에게 갑자기 힘이 생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자명 한 겁니다. 아니 코가네이는 딱히 힘이 없다기보다 정신이 나약했다고 해야겠군요. 여튼 타인에게 핍박받아 왔다 생각한 사람이 타인을 위해 살아가기란 불가능하죠. 먼저 주인공을 괄시하기 시작합니다.

 

반장 류자키는 내청코의 하야마처럼 모두가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서글서글한 성격에 남 일을 내 일처럼 해결해줘서 신임을 두터웠습니다. 전생후 자연스레 리더가 되어 제일 먼전 던전으로 내려가 클래스가 먹을 음식을 구해오는 등 나름대로 클래스를 이끌어 갔습니다. 하지만 하야마처럼 특출한 스킬이 있는 것도 아닌 그저 평범한 스테이터스 보유자다 보니 한계가 있기 마련이었고 결국 던전에서 판단 미스로 서큐버스 사쿠마와 듀라한 켄자키를 던전에 두고 오는 실수를 저지르고 마는데요.

 

이를 두고 몰아붙이는 코가네이, 단숨에 리더에서 실각하는 류자키, 그리고 코가네이를 위시한 새로운 파벌이 생기며 '공포정치'가 시작됩니다. 여학생들에게 찝쩍 거리기 시작하고 특히 서큐버스 사쿠마의 정조가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요. 사쿠마는 주인공 우츠로기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전생 전 도서 위원이었을 때 도서 관련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던 게 호감으로 이어졌고 전생후에도 그 마음은 변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코가네이는 실권을 잡으면서 사쿠마를 자기 여자로 만들려고 집요한 모습을 보였고, 이게 도화선이 되어 주인공 우츠로기는 평범해도 나름 통솔력을 가졌던 류자키를 리더로 추대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아카이 아스카(여학생)는 흡혈귀가 되었습니다. 아카이는 내청코의 미우라와 비슷합니다. 전생후 항상 중립을 지키지만 만만하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함인지 여왕 포스라는 카리스마로 주변을 압도하며 코가네이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슬라린이 슬라린이 되었을 때 비웃음을 던지기도 했지만(정확히는 주변 똘마니) 미우라처럼 겉모습과 다르게 정(情)은 또 어찌나 많은지 코가네이가 노리는 사쿠마의 정조를 줄기차게 지켜주기도 하고 나중에는 주인공 우츠로기에게 힘을 빌려주기도 하는 모습에서 사람을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비단 아카이만이 아니라 코가네이도 겉모습은 미소년이라도 그 안에 든 건 썩은 쓰레기라는걸 여실히 보여 주는 등 외모로 판단하지 말라는 복선을 줄기차게 던지고 있었습니다. 슬라린을 처음 본 애들 반응은 그 만인평등한 류자키 포함해서 하나같이 차가웠고 그 안에는 내가 저렇게 되지 않아 다행이라는 뉘앙스도 느껴지기도 했군요. 하지만 주인공은 그렇지 않았고 이런 주인공의 클리셰가 발동되어 슬라린은 주인공에게 호감을 느껴 갑니다.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돼요. 하지만 해골과 슬라임의 사랑이라니...

 

다시 주인공으로 돌아와서 해골이 된 후 아무것도 할 수 없던 나날을 지새다 슬라린과 합체 후 자신의 가능성을 알게 되었고 코가네이 때문에 파탄이 나기 시작한 클래스를 다시 봉합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차츰 코가네이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어쩌면 그가 힘을 얻음으로써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 폭주했지 않았나 하는 추측하는 모습에서 이런 머리를 가졌음에도 전생전에는 어째서 카스트에서 최하위였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였군요.

 

우선 던전에서 고립된 사쿠마와 켄자키를 구해 내면서 쓸모없다며 경멸 받던 자신을 다시 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여기서도 힘이 있다 하여 자랑하지 않고 힘이 없다 하여 괴롭히지 않는 공자와 같은 모습은 자칫 븅신같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뭐랄까 베푸는 사람이 자신의 치적을 자랑하지 않는 거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거기에 던전 보스를 쓰러트리며 주인공의 진면목을 발휘합니다. 그래서 의례 그렇듯 이런 쓸모없다 여겨지는 주인공의 내면을 알아보고 진심으로 대해오는 친구들이 늘어납니다. 이런 클리셰는 어딜 가나 있군요.

 

내청코처럼 카스트 제도가 존재하는 클래스를 이세계 몬스터로 전생 시키면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지각변동이 고스란히 이 작품에 녹아 있습니다. 잘 생기면 과거 따윈 아무렴 어때하며 왕따시키던 애를 졸지에 이케맨으로 승격 시키기도 하는 등 지상 외모주의가 판을 치고, 위로는 아부, 아래로는 갈굼이라는 정신적인 미숙함을 들어내며 발광하는 모습이 가관입니다. 이것은 작은 정치판입니다. 한순간의 실수와 잘못으로 순식간에 나락으로 처박히는 걸 예사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힘이 있는 자에게 대들지 못하고 거부하지 못하고 거부하는 사람에게 제재가 가해지는 독재자가 펼치는 공포 정치판입니다.

 

맺으며, 이 작품은 브레이크 역할을 하던 어른이 없는 세계에서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행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른을 언급하는 장면은 없었지만 아직 미숙한 이들을 이끌어 가야 될 어른이 없다 보니 당연히 폭주로 이어지고요. 그 중심에 코가네이와 주인공, 그리고 류자키가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자신이 당해왔던 것을 고스란히 반복하는 코가네이, 너무 많은 짐을 짊어져 망가진 류자키, 그 짐을 덜어 주려는 주인공, 그리고 그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사쿠마와 슬라린, 미성숙한 인간 군상들이 펼치는 드라마입니다.

 

스켈레톤이된 주인공이 던전에서 몬스터 스켈레톤을 만나 친구가 되어가고, 슬라린과 합체하여 몬스터 보스를 쓰러트리는 등 정치와 파벌을 제외하더라도 재미있는 요소가 많았습니다. 여자에 환장한 코가네이의 행태가 짜증 났지만 이게 또 묘한 몰입감을 가져왔군요. 이 작품은 일명 권선징악과도 같습니다. 힘을 얻었다고 천하를 얻는 게 아닌 지지를 못 받고 뻘짓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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