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블린 슬레이어 2 - L Books
카규 쿠모 지음, 칸나츠키 노보루 그림, 박경용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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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좀 강하게 들어가 있으니 주의하세요.

 

이번 무대는 물의 도시입니다. 10년 전 마신인지 마신 왕인지를 쓰러트리고 영웅이 된 검의 처녀(1)의 부름을 받고 갔더니 도시 지하에 살고 있는 고블린 좀 퇴치 해달랍니다. 마신 왕을 쓰러트린 영웅이자 지고신(神)을 모시는 대주교에다 모험가 등급 2위인 금 등급을 가지고 있는 그녀가 어째서 고블린 슬레이어에게 이런 일을 부탁하는 것일까. 시작부터 위화감이 감돕니다. 참고로 고블린 슬레이어는 은 등급(3위)입니다.

 

그러나 일단 고블린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지옥이라도 마다하지 않는 고블린 슬레이어는 당연히 일을 받아들이고요. 1권에서 파티가 된 여신관을 필두로 엘프녀(표지 모델), 드워프, 리자드 맨을 대동하고 고블린 퇴치에 나섭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철저히 준비하고 깔보지 않는 마음으로 지하 수로에 내려갔건만... 거기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건 사선이었습니다. 언제나 깔보지 않는 고블린 슬레이어였지만 이번만큼은 위험에 빠지게 되는데요.

 

잘 통솔된 움직임과 배를 만들 정도의 지식을 보여주는 고블린 무리들, 거기에 숫자의 폭력까지 가세하니 배겨낼 제 간이 없습니다. 여신관은 물어 뜯겨서 사경을 헤매고 엘프녀는 능욕 당하기 일보 직전이고, 고블린 슬레이어는 기절을 해버렸습니다. 1권에서도 그랬지만 온라인 게임에서는 한방 거리도 안 되는 고블린이 여기선 이렇게 강한 몹이었나?라는 신선함을 몰고 오는데요. 거기에 세간에서 신참 모험가도 상대할 수 있는 쪼렙 고블린이라는 인식과 현장에서 느끼는 고렙 고블린의 갭은 이 작품의 묘미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쨌건 고블린 챔피언(보스)을 맞아 호되게 당하면서도 고블린 슬레이어 파티는 맡은 바 임무를 해나갑니다. 하지만 그동안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를 슬슬 알아가는 고블린 슬레이어, 자신들은 왜 여기에 와서 이렇게 개고생 해야만 하는가, 지하수로에서 마치 모든 존재를 거부한다는 듯이 나타난 앨리게이터(악어의 한 종류)를 만나면서 고블린 슬레이어는 감춰진 진실에 접근합니다. 자신들은 농락 당했다는 것을...

 

모든 원흉은 고블린에 있습니다. 신참 모험가 브레이커 고블린, 고렙 모험가라도 한순간만 방심해도 몰락 시킬 수 있는 존재, 지금 진실이라는 혼돈 속에서 검의 처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아간 원흉, 울부짖어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던 비통함, 구원받길 원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원통함, 그런 부정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끊임없이 정신을 갉아먹혀 피폐해질 대도 피폐해진 검의 처녀는 고블린 슬레이어에게 구원받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검의 처녀가 망집에 사로잡혀 상관없는 사람을 사지로 몬 것이 아니라서 더욱 질이 나쁘게 다가옵니다. 검의 처녀는 그저 무서웠습니다. 고블린이, 그리고 마신을 쓰러트린 영웅이자 누구나 우러러보는 금 등급인 모험가가 고블린이 무서워서 쩔쩔매고 있다는 사실이 무서웠습니다. 그녀는 고블린이 무서운 존재라는 걸 알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고블린 슬레이어를 불렀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감춘 채...

 

여자가 이성으로써 끌리는 남성상은 무엇일까, 이 작품은 그런 고찰로 빼곡하게 들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실 고블린 퇴치는 서브적인 이야기고 진짜 이야기는 그저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도움을 요청하면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심을 채우지 않고 잡아준다는 것, 그런 작은 상냥함에 사람은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 그런 상냥함은 접수원 아가씨가, 엘프녀가, 여신관이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번엔 검의 처녀도...

 

이번 2권은 1권도 그랬지만 일명 넷상 용어인 사이다가 별로 없어서 눅눅한 맛을 보여주지만 엘프녀가 감정에 따라 귀를 파닥거리게 귀여워서 개그 부실에 대한 감점을 상쇄하고 있는 게 특징입니다. 근데 사실 이런 작품에 개그가 들어가선 안 되겠죠. 몬스터에 잡혀 능욕당한다는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로 시리어스함을 넘어서는 작품이기에, 하지만 그렇기에 개그로 분위기를 녹여주는 게 좋지 않을까도 싶긴 합니다.

 

여튼 고블린 슬레이어와 대화할 때 파닥파닥 거리며 그녀가 고블린 슬레이어를 바라보는 감정을 귀로 표현하는 게 재미있습니다. 2천 살이나 먹었으면서 그동안 연애를 해본 적이 없는지 그녀가 고블린 슬레이어를 바라보는 모습은 그야말로 소녀 그 자체군요. 그리고 여신관 또한 몸을 사리지 않으며 고블린 대군을 맞아 죽을 둥 살 둥 장렬하게 싸워 갑니다. 이번엔 더욱 고생이 심했는데 조금은 보답을 받게 되는군요.

 

맺으며, 약간은 집중해서 읽어야 되겠더군요. 문제는 던지는데 해답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고생 좀 했습니다. 필자의 머리가 굳어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요. 여튼 모험가 다운 모험을 하자는 엘프녀의 말에 따라 모험을 시작한 고블린 슬레이어가 귀환하며 누군가가 읊조린 동료라는 울림 좋은 단어에 취한 장면은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늘 혼자였던 자신에게 언제부터인가 동료라고 부를 수 있는, 사선에서 서로 믿고 등을 맡길 수 있는 동료가 곁에 있다는 걸 자각하는 부분은 조금 울컥하게 하였군요.


 

  1. 1, 이 작품은 사람 이름은 나오지 않고 직업이 이름으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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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탄의 왕과 바나디스 14 - Extreme Novel
카와구치 츠카사 지음, 한신남 옮김, 카타기리 히나타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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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가 바뀌어도 변함없는 일러스트를 보여줍니다. 오히려 더 일치월장한다고 해야겠죠. 그래서 표지 올리기가 상당히 망설여졌군요. 다들 저기에 눈이 팔려서 엄한 소리나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여튼 작슈타인(옆 나라)을 물리쳤나 했더니 테나르디에의 심복이었던 글레어스트의 기습에 당해 와해되어 버렸던 월광의 기사단과 티글, 티글과 헤어지게 된 에렌은 글레어스트에 사로잡혀 못쓸 짓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죽었다 여겼던 티글에 의해 다시 탈환되었지만 글레어스트에 당했던 일들의 트라우마를 지우지 못해 매일을 술로 지내야만 했고 어떻게든 해주고 싶었던 티글은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고백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상처를 추스를 틈을 주지 않겠다는양 남쪽 무오지넬 왕국에서 15만이라는 대군을 이끌고 또다시 브륀을 침공합니다. 무오지넬은 브륀의 남부 항구 도시들을 함락하고 브륀의 왕도 니스까지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와 버리는데요. 그 옛날 고구려 시대 때 수나라와 당나라의 100만 대군을 맞이한 요동성의 기분이 이랬을까요. 브륀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철저 항전을 외치는 레긴 왕녀를 도와 이번에도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티글은 또다시 분연히 일어납니다. 무오지넬의 11만(1)과 그 반수 밖에 되지 않는 브륀, 압도적으로 불리한 이 상황을 티글은 어떻게 헤쳐 나가고 어떻게 나라를 구할 것인가...

 

한낱 귀족 나부랭이 지나지 않았던 티글은 이제 브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인물로 성장했습니다. 그의 서글서글한 성품과 한결같은 마음에 이끌려 많은 영주와 사람들이 그에게 힘을 보태주고 있는 것에서 그의 인덕을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처음 만나 자고 있던 티글의 입에 칼을 쑤셔 넣던 리무도 그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었고요. 에렌은 그동안 알게 모르게 그를 마음속으로 품어 왔었지만 자신의 입장과 여건 등으로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트라우마를 지워준 것을 계기로 만수위가 된 댐이 무너지 듯 둘의 관계는 한 발 더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 둘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훈훈한(?) 모습도 자주 목격 되는데요. 둘은 숨긴다도 숨겼는데 눈치 빠른 사람들에게 다 뽀록나버리는...

 

류드밀라는 자신과는 하등 관계도 없을 터인 무오지넬의 브륀 침공에 맞서 티글을 도와 싸워 줬습니다. 그리고 싸움이 끝난 어느 시점, 류드밀라는 가슴속에 품고 있던 감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외면했던 진실과 마주합니다. 그것은 티글을 사모하는 마음, 그녀는 이전에 에렌이 티글과 맺어진 것에 적잖은 충격과 흔들림을 보여주었었습니다. 류드밀라 역시 자신의 입장을 생각하여 그에게 한 발 나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보여 줬지만 느닷없이 나타난 소피야가 등을 밀어주자 마음이 흔들립니다. 공녀로서의 입장 등 에렌에게 지적질을 하며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했지만 이번 에피소드에서 그녀가 티글을 연모하며 보여준 소녀틱한 장면은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이로써 티글의 하렘은 차곡차곡 완성이 되어 갑니다. 여기에 소피야가 가세하고, 티글에게 고백받은 티타까지 가세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달아오릅니다. 남은 건 누가 본처이냐인데요. 에렌과 류드밀라, 소피야의 경우 본처는 힘들겠죠. 티타도 시녀라는 입장이 있어서 본처는 힘들고요. 애초에 작중 분위기가 티타는 티글의 아이를 낳게 해서 대를 잇게 하려는 목적(씨받이?) 그 이상으로 쳐주지 않고 있었고, 공녀 세명은 입장이라는 게 있거든요.(2) 그래서 좀 안타까웠습니다.

 

어쨌건 그동안 늘 그랬던 것처럼 강대한 무오지넬과의 전쟁에서도 기죽지 않고 전투에 나서는 등 몇 번이나 나라를 구하고 인덕도 있는 티글이 브륀의 왕이 되는 게 아니냐는 복선이 나왔습니다. 이전에도 나왔지만 이번엔 아예 기정사실처럼 흘러가는군요. 티글은 왕이 된다는 것에 딱히 싫지도 좋아하지도 않지만 하렘이 완성되려면 이 길 밖에 없겠죠. 그리고 속이 시커먼 발렌티나가 움직이면서 또 다른 격랑 속으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 작품은 참 우직하게도 심각함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다는 아이덴티티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오지넬과의 전투는 제법 진지하게 이어가지만 표현력 부족인지 그리 심각하게 표현되지는 않고요. 병사들 간 전투에서 피와 살이 튀는 장면은 리얼하게 표현은 하고 있지만 나라 간 전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간인의 비참함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브륀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기에 다소 미흡한 점이 발견되곤 합니다.


 

  1. 1, 오면서 점령한 곳 수비를 위해 병력의 일부를 그곳에 남겨둠
  2. 2, 이번에 소피야에 의해 길은 있다는 복선이 나오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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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 4 - L Novel
시라코메 료 지음, 타카야Ki 그림, 김덕진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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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 도시 [휴렌]의 길드 지부장의 퀘스트를 무사히 클리어하고 겸사겸사 용인족 티오도 주워온 하지메 일행은 휴식할 사이도 없이 해인족 '뮤'의 유괴 사건에 휘말리는데요. 뮤는 3~4살 여자입니다. 바닷가에서 엄마와 떨어진 뮤를 범죄 집단이 유괴해서 노예로 팔려고 휴렌으로 납치 해왔고 뮤는 도망치다 지하수로에 빠져 버렸습니다. 떠내려가던 뮤를 구출한 게 하지메와 시아였고요. 귀엽고 앙증맞은 것에서 단숨에 마음에 들었지만 하지메는 앞으로의 힘든 여정을 생각해 경찰에게 맡겼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또다시 납치는 당해버리는 것과 동시에 시아마저 내놓으라며 으름장을 놓는 범죄 집단에게 하지메의 이마에 +자 핏줄이 새겨지게 되는데요.

 

하지메는 자신을 적대하는 사람(마물 포함)에겐 자비를 베풀지 않습니다. 그게 설사 신(神)이라고 해도요. 막 만났지만 정이 들어 버렸던 뮤를 납치한 것,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린 시아를 내놓으라는 것에서 이것들을 적이라 판단하고 대대적인 소탕전에 들어갑니다. 그저 아멘~이라는 말 밖에 안 나오는 유린극이 시작되는군요. 코믹적인 전개로 그냥 따끔하게 혼내주는 차원이 아닌 시리어스하게 피가 튀고 살이 날아다니고 구워져 탄화하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이것이 리얼 세계다라는 것마냥...

 

여기서 눈여겨볼 장면은 시아가 아닐까 했습니다. 자신의 종족이 인간에게 잡혀가 비참한 노예로 살아가야 했던 울분, 뮤에게서 과거 자신의 종족의 그림자를 봤던 것인지, 좋아하는 사람 곁에 있기 위해 그의 적이라면 기꺼이 손에 피를 묻히는 걸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처럼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범죄 집단 본부를 티오와 박살을 내 갑니다. 두목에게 샷건을 날리고 아무렇지 않게 고문(?) 하는 장면에서는 귀기가 어려 있었습니다.

 

여튼 그렇게 한바탕 소란이 끝나고 뮤를 고향으로 데려다주는 퀘스트를 받아 다시 여행을 떠납니다. 이때 뮤는 하지메를 오빠에서 아빠로 호칭을 변경해버렸고, 유에는 뮤의 귀여움에 사족을 못 씁니다. 고생한 건 시아인데 어째 찬밥이 되어 버렸습니다. 티오는 변태 짓 하다가 하지메가 날린 따귀 맞고 하악하악 거리고요. 여길 분기점으로 하지메의 성격이 명확하게 정립이 된다고 할까요. 이전엔 감정을 버린 채 세상 모두 적으로 돌릴 거 같은 분위기였지만 이젠 자신을 적대하지 않으면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다는 분위기로 바뀝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들린 여관 마을에서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됩니다. 용사 코우키가 이끄는 클래스 메이트와의 조우, 이들은 여전히 오르크스 대미궁(1)에서 실전 훈련 중이었고, 그렇게 90층에서 습격해온 마인족을 만나 격전을 치르지만 코우키의 삽질과 강대한 마물의 공격에 막혀 생사의 시로에 서게 되는데요. 거기를 하지메가 개입하게 되면서 극중 분위기 반전이 일어납니다.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건 이걸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했습니다. 현실에서는 왕따의 대상, 이 세계에서는 무능이라는 딱지를 씌우고 괴롭혔던 인물이 자신들은 한 마리도 버거웠던 마물을 한 손으로 찌부러 트리는 걸 목격하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다시 운명적인 만남, 히로인 카오리는 중학교 시절부터 하지메를 좋아하는 감정을 품어 왔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어 반에서 여신 취급받는 위치에 있음에도 다들 오타쿠 밥맛이라고 여기는 하지메에게 끝없이 말을 붙여 왔던 것이 화를 키웠다는 걸 모른 채, 짝사랑을 키워 왔습니다. 그리고 운명의 그날 카오리를 사모하고 하지메를 시기했던 남자에 의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하지메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울분은 그녀를 성장시켜 왔습니다. 하지만 여기 90층에서 손쓸 방법도 없는 마인족의 공격에 죽음 직전에서야 하지메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장면은 죽음 직전의 히로인을 구해주는 주인공의 클리셰일 수 있습니다. 마력이 떨어지고 움직이지 않는 동료를 끌어안고 그저 다가오는 죽음을 맞아들이며 지난날을 회상하고 눈물을 떨구는 히로인, 그리고 멋지게 등장하여 죽음으로부터 구해주는 주인공, 그리고 시작되는 주인공의 무쌍, 그래서 이 장면이 들어간 챕터 제목을 '무능 무쌍'이라고 지었지 않나 했습니다. 차원이 다른 하지메의 무쌍에 다들 어안이 벙벙해지고요. 시아가 날파리가 날아다니나 하며 휘두른 망치에 용사 무리를 궁지로 몰아넣었던 몬스터들은 잡몹처럼 날아갑니다.

 

유쾌하다는 건 이걸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했습니다. 단순히 실력이 달리는 애들을 구해주며 우위성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닌, 예전 모 미국 드라마에서 수사관이 피의자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학창시절 날 괴롭혔던 너는 지금 피의자고 나는 수사관이 되었다.'의 카타르시스, 미운 오리 새끼가 오리들에게 외면을 받고 힘든 겨울을 나고 우아한 백조가 되어 날아오르는 느낌의 카타르시스를 필자는 여기서 느꼈습니다. 하지메는 무덤덤한 행동을 넘어서서 네놈들 상황은 알/바 아니고 적대하는 녀석은 다 죽이겠다고 이 자리에서 선언까지 합니다. 아웃사이더 같은 주인공에게서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으면 어디서 느낄까 했군요.

 

다음날(아마도), 다시 길을 떠나는 하지메 일행에 카오리도 따라나섭니다. 다들 키모오타(밥맛 오타쿠)라 손가락질 해도 카오리는 하지메는 사실 누구보다 타인을 위하는 성격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중학교 때 우연히 삥 뜯기는 할머니를 구하는 하지메를 본 순간부터, 그리고 일부러 90층까지 와서 자신들을 구해준 것에서(사실 하지메는 카오리를 구출하려고 왔을 뿐인), 그녀는 3년이나 품어온 마음을 면전에 대고 고백을 해버립니다. 그리고 늘 본질을 못 보고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는 착각 대마왕인 코우키는 당연하게 길길이 날뛰지만 실력은 하지메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지라...

 

맺으며, 이로써 또다시 여행 길동무가 늘어났습니다. 90층에서 악하게 변한 하지메에게 진짜 그가 맞는지 의문을 품었지만 곧 본질적으로 착한 속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 카오리는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부딪히기로 하는데요. 이것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습니다. 다들 닭 쫓던 개가 된 기분이 된 클래스 메이트를 보고 있으니 통쾌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걸로 분열이 시작된 분기점이기도 하지만 훗날의 일은 훗날에 걱정하면 되는 것이죠.

 

3권에서 시미즈를 부추겨 자폭하게 만들었던 흑막이 또다시 등장하며 하지메의 일행에서 암운을 드리우는 복선이 또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 세계에서 일어 날려는 전쟁의 정체를 알게 된 아이코 선생님은 누군가에게 납치되면서 일이 극박하게 돌아갑니다. 여튼 코우키의 비이상적인 행동과 언동에 빠직하게 하면서 작가가 어떻게 하면 독자들을 몰입 시킬 수 있을까 하는 걸 잘 알고 있지 않나 했습니다. 클리셰와 정도의 길과 사도의 길이 난무하지만 이번 4권은 이전 1~3권보다 몰입도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1. 1, 하지메가 나락으로 떨어진 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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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여행 1 - S Novel+
시라이시 죠우기 지음, 아즈루 그림, 이신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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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마녀가 세계를 여행하며 그리는 동화 같은 이야기입니다. 중세 시대처럼 마녀가 화형 당하는 것이 아닌 경외의 대상으로서 사람들과 친숙하게 지냅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마녀를 동경하여 수련을 쌓고 시험을 치러 마녀가 되어 갑니다. 일레이나도 그렇습니다. 어릴 적 읽었던 동화에 감동하여 마녀를 지망하고 성장하여 엄격한 시험과 견습 기간을 거쳐 비교적 이른 나이에 마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엄마의 배웅을 받으며 세상으로 발을 내딛는데요.

 

이 이야기는 일레이나가 여행을 하며 들리고 만났던 마을과 사람들과 인연을 쌓은 이야기를 풀어놓은 일기장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몽환적이고 동화 같은 이야기가 많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동화는 동화인데 잔혹 동화라는 것입니다. 이런 잔혹 동화의 대표작인 '키노의 여행'을 읽으셨거나(1), 기묘한 이야기라는 티비 프로그램을 보셨다면 비교적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분위기가 상당히 닮아 있어요. 여행이라는 키워드로인해 무미건조한 게 아닐까 하지만 이 작품은 역린을 건드리기도 하고 씁쓸하게 한다거나 때론 슬프게도 합니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일레이나를 붙잡아 두기 위해 나쁜 짓을 저지른 소녀, 잃어버린 여동생을 찾고 있다면서 뇌 근육만 키우는 남자, 사람을 잡아먹는 꽃밭, 돈이 떨어진 일레이나가 점을 봐준다며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는가 하면 곡예단에게 어설프게 사기를 당하는 어리숙한 면도 보여줍니다. 사람을 물건 취급하는 촌장도 만나고, 노예에게 행복이라는 친절을 베푼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던지게 되면서 사람이 베푸는 호의가 반드시 옳다고는 할 수 없다는 교훈도 던집니다.

 

몹쓸 병에 걸려 죽어 가면서 연인을 떠나보내야 했던 남자, 계급사회에서 아랫사람과 사랑을 맺은 걸 용납 못 받은 공주, 남자 둘에게 경쟁을 시키며 자신과 사귈 권리를 준다면서도 흥미가 없는 여자 등 씁쓸하면서 어딘가 슬픈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문득 고향을 떠나온 지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기행을 겪으면서도 그녀는 사람을 그리워 합니다. 견습 시절 자신을 가르쳐 주었던 마녀를 다시 만나 그때 그 시절의 온기를 느끼며 여행을 종지부를 찍을까도 했지만 일레이나는 또 여행을 떠납니다.

 

이 작품은 매회 옴니버스식으로 진행이 되는데요. 주인공은 일레이나뿐이고 주변 인물은 매번 바뀌어 갑니다. 그래서 남자 주인공(일레이나는 여자입니다.)도 없고 여행중 풋풋한 연애(일레이나 관련) 이야기도 없습니다. 적어도 1권에서는요. 하지만 조각조각 같은 마을이 나라인 배경으로 일레이나는 빗자루에 의지해 이동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색다른 경험을 해갑니다. 사람들을 만나 인생이라는 경험을 쌓아가는 그 과정에서 슬픈 일도 겪고 어이없는 일도 겪어 가는 게 이 작품의 묘미입니다.

 

읽으면서 '시라이 쿠로코(어과초, 성우 아라이 사토미)'풍으로 읽으면 몰입감이 상당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미사카에게 대시하는 느낌을 뺀 일레이나의 성격이 딱 쿠로코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콧대를 세우지만 부탁엔 약하고 그러다 난처한 일에 연루되어서 고생도 좀 하고요. 하지만 정은 또 있어서 싫다 하면서 도와주는 귀여움도 보여줍니다. 때론 세상 물정이 어두워 사기도 당하고 마을을 궤멸 시킬 수 있는 꽃을 아무것도 모른 채 반입한다거나 같은, 마녀로써 지식은 많아도 세상의 지식은 약간 모자란 듯한...

 

일단 술술 읽힙니다. 필력도 제법 되고요. 거의 대부분이 일레이나의 독백이지만 싫지가 않습니다. 개그도 솔찮게 들어가 있어서 눈이 즐겁기도 합니다. 영악하게 사기를 치다가도 눈뜨고 사기당할 때는 폭소를 자아냅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후반부에 자신을 가르쳐 주었던 스승을 만나 여기에 정착하고 싶다는 마음을 뿌리칠 때는 약간 슬프게도 합니다. 엄마의 정체와 자신을 마녀의 길로 들어서게 한 계기가 되었던 동화의 복선이 나왔을 때 아빠에게서 아들로, 아들이 손자에게로 라는 듯, 일레이나의 여행은 운명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습니다.


 

  1. 1, 키노가 그랬던 것처럼 일레이나도 마을에 3일간만 머물고 여행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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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했더니 검이었습니다 2 - S Novel+
타나카 유 지음, Llo 그림, 신동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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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세이버 소동기 제2탄입니다. 노예로 끌려가다 말하는 검을 손에 넣은 흑묘족 소녀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종족의 비원 '진화'를 위해 오늘도 달린다는 이야기를 알차게 넣어 놨습니다. 소녀의 이름은 '프란' 그리고 프란이 쥐고 있는 검의 이름은 '스승'으로 스승은 이세계 전생자입니다. 검으로 환생한 것이죠. 스승은 검으로 환생 후 스킬을 쌓기 위해 몬스터 잡으며 지내던 어느날 땅에 처박혀 오도 가도 못하게 된 걸 프란이 뽑아 줬습니다. 그때부터 같이 다니고 있죠.

 

스승이 노예 상인을 댕강 잘라줘서 자유의 몸이 된 프란은 스승과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마을에 들려 모험가가 되고 퀘스트를 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잘 먹고 잘 살아가는 프란을 시기한 모험가들의 클레임이 들어오는데요. 자기들보다 어린 주제에 어떻게 그런 실력을 뽐낼 수 있냐는 같잖은 질투가 급기야 실력 좀 보자로 이어져 모험가 승급을 위한 시험을 치르는 던전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번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로 이뤄져 있습니다. 하나는 프란의 실력을 주변에 알려서 깨갱하게 하는 것, 그리고 다른 마을에 위치한 던전에 가기 위해 길을 가던 중 중간에서 만난 마족 사령술사와 힘을 합친 던전 공략입니다. 첫 번째는 좀 싱겁게 끝이 납니다. 던전에 가면서 프란과 아만다라는 하프엘프 여성과의 모의 대전을 본 모험가들(시기하던 놈들)은 가랑이를 오므릴 수밖에 없었고요. 던전에서는 이레귤러를 맞닥트리지만 무난하게 클리어합니다.

 

새로운 인연과 순식간에 찾아온 이별

 

랭크 A의 강력한 실력을 가진 하프엘프 여성 '아만다'를 만났습니다. 프란은 모험가들의 아니꼬운 질투심에 어쩔 수 없이 실력을 알리기 위해 던전으로 향하던 파티에 아만다가 옵서버로 참여하게 되는데요. 아만다는 대뜸 프란에게 진심을 다한 호의와 애정을 뿌려 옵니다. 아만다가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그동안 인간 이하의 대접과 괄시와 질투만 받으며 살아왔던 프란에게 있어서 처음으로 인간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프란이 귀여웠을 수도 있겠지만요.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 기껏 자신을 소중히 대해준 사람과 만났는데 한 곳에서 머물 수 없다는 듯이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며 프란과 스승은 새로운 길을 떠납니다. 고양이(프란은 흑묘족)는 무리를 잘 이루지 않는다는 것처럼 2권에 들어섰음에도 그 성질에 부합하듯 동료는 만들지 않았습니다. 아만다는 고아원을 운영 중이라 떠날 수 없었고요. 그리고 길을 가던 중 하늘을 떠다니는 부유성을 목격한 스승에 의해 에피소드가 벌어지기가 무섭게 마족 사령술사의 집을 부숴버리는 일이 벌어집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마족 사령술사와 부유성에 올라가 던전을 클리어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일반 모험가보다 강한 프란이 더욱 강해지는 이야기가 펼쳐지는데요. 언데드와 싸우고 리치(언데드 마왕)와 싸우며 극한의 경험치를 얻어 갑니다. 몇 번이나 죽을뻔하고 몇 번이나 성장하며 앞으로 걸어가는 프란과 스승, 그리고 뭐가 그리 즐거운지 노다지 웃으며 프란을 지원해주는 사령술사와의 힘겹고도 재미있는 일상, 그리고 던전 클리어와 애틋한 사연이 이어지고 또 다른 이별은 프란을 더욱 성장시켜갑니다.

 

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프란의 성격

 

한번 적대한다 싶으면 그게 누가 되었든 댕강 썰어 버립니다. 이미 1권에서 시비를 걸어오던 모험가의 다리를 잘라 버렸고, 자신의 종족을 속여 노예로 팔았던 청묘족을 아무 망설임 없이 팔 다리를 자르고 아무 거리낌 없이 목을 베는 등 베는 것에 일말의 망설임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애가 감정이 메마른 것도 아닌 게 시험을 치르기 위해 들렀던 던전에서 자신을 조롱했던 모험가가 위기에 빠지자 몸을 던져 보호해주기도 한다는 것이군요.

 

먹을 것을 굉장히 밝히면서도 잘 웃지도 않고, 잘 울지도 않고, 팔 근육이 끊어지고 팔 뼈가 모조리 부서져도 내색을 잘 안 하는 아이, 아만다가 아무리 귀엽다 해줘도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는 아이, 약간 뻐기는 면도 있고 자존심이 강해서 뜻을 잘 굽히지 않는 아이, 그러나 속으론 사람의 정을 갈구하는 아이, 이것만 놓고 보면 희노애락의 결여와 고생을 정말로 많이 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객사와 노예 생활, 12살 소녀가 짊어지기엔 너무나 가혹하죠. 그런데 정신이 망가질 법 한데도 무슨 신경 줄인지 아무렇지 않게 생활한다는 것입니다. PTSD를 겪을만 한데도 말입니다.

 

프란이 노예로 살던 시기에 이미 신경줄이 망가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전에 부모님이 불귀의 객이 되었을 때부터 일지도 모르겠고요. 좀 아쉬웠던 건 이런 점을 부각 시켜서 좀 애틋한 장면을 연출했더라면 극중 효과는 굉장했을 텐데 거의 언급이 없다는 것이군요. 물론 온갖 잡다한 스킬로 정신을 보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검으로 환생하는 것도 그런데 아무것도 못하던 애가 두어 달 만에 중견 모험가 이상의 힘을 손에 넣었는데도 아무렇지 않다는 비현실감이 좀 크게 다가옵니다.

 

한편으로는 12살 소녀가 혼자 살아가기엔 너무나 가혹한 세상에서 그나마 견딜 수 있는 건 무얼까, 스승과 떨어져 스킬을 거의 못 쓰게 되어 위기에 빠졌음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소녀가 살아가는 원동력은 무얼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도 합니다. 그것은 일족의 비원인 진화가 아닐까 했습니다. 진화자가 없다 하여 냉대 받고 노예로 팔려가는 일족의 비원이기에, 그리고 부모님이 불귀의 객이 된 원인이기도 했던 진화를 위해 프란은 강해지지 않으면 안 되었지 않나 하는...

 

커져가는 이야기

 

옆 나라와의 전쟁 기운이 커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옆 나라가 뿌려놓은 씨앗이기도 했고요, 뭐 아직은 좀 더 미래의 이야기일 테지만요. 그리고 스승과 관련된 신검(神劍)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 세계에 몇 개나 되는 신검 중에 주인공도 하나가 아닐까 하는 것, 그리고 주인공처럼 사고를 가진 검이 또 있지 않을까 하는 복선의 등장으로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갑니다. 요컨대 잘 하면 또 다른 전생자를 보게 되거나 아니라도 스승급의 검이 출연해서 프란의 앞 길을 막지 않을까 하는 복선은 사뭇 두근거리게 하였습니다.

 

이번 에피소드가 좀 더 강해지기 위한 발판이라곤 하지만...

 

두 번째 에피소드는 그야말로 스승과 프란의 성장을 위한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던전에 들어가 싸우는 것밖에 없어요. 이 과정이 이런 이세계 전생물 먼치킨답게 죽을 둥 살 둥 하며 꾸역 꾸역 헤쳐 나가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이군요. 그래서 하렘 일상물을 바라는 독자에겐 정말로 무미건조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꾸준하게 열거되는 스테이터스 표시창과 이런 떡밥이 빠지면 섭하지 하며 등장하는 신(神)과 관련된 시츄에이션등등... 물론 이런 것이 이세계물의 폐해라면 폐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은 있습니다.

 

어쨌건 프란과 스승의 성장을 위한 발판이라고는 하지만 보통 1권에서 이런 식의 진행이 되어 있어서 1권만 잘 넘기면 2권부터 재미있어지는 반면에 저번 인피니트 덴드로그램도 그렇고 이번 2권은 성격이 급한 독자는 후속권은 보류하지 않을까 할만큼 진행이 좀 갑갑했습니다. 그나마 프란의 귀여움이라도 좀 부각 시켰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것도 없군요. 하다못해 관련된 일러스트조차 없습니다. 물론 필자는 작품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걸 대충 눈치채고 있어서 상관은 없었습니다만...

 

그래서 후속권에 거는 기대감은?

 

솔직히 후속권이 국내에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위기감을 고조 시키지만 면역이 있는 독자에겐 위기감을 느낄 수 없는 던전에서의 사냥과 노다지 쏟아내는 스테이터스 창은 볼 때마다 질리게 하고요. 별 의미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 강해졌네 하는 건데 뭔 페이지를 그렇게 소모하는지... 이야기도 작의적으로 많이 진행이 됩니다. 이걸 뭐라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살아가면서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싶을 때가 있잖아요. 그런 느낌이 여기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바라는 대로 흘러가는 듯한 밋밋함이 있습니다.

 

맺으며...

 

컬러 일러스트는 물론이고 속 일러스트가 많이 부족합니다. 라이트 노벨은 일러스트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중요한 장면에서조차 나오지 않는 일러스트와 귀여움을 어필해야 될 프란의 일러스트의 부재는 좀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높은 가격에 비해 내용이 좀 부실하다고 할까요. 늘 언급하지만 쓸데없는 일상과 스테이터스 일람과 설명은 질리게 합니다. 단순히 질 좋은 종이를 쓰니까 비싸다라는 것인지 오히려 6~7천 원대의 도서보다 부실한 내용은 좀 아니라고 느꼈군요. 비단 이 작품만 아니고 고급화된 여타 레이블 곳곳에서 관찰이 되기도 하죠.

 

어쨌건 꿩 대신 닭이라고, 프란의 귀여운 모습이 아쉽다면 이걸로 참아 주세요.라는 것처럼 다크니스 울프 '울시'를 소환한 스승, 흔히 이런 류의 작품에서 줍든 때려서 조련을 하던 마스코트가 되는 개처럼 울시도 프란을 밀어 재끼고 귀여움으로 자리 잡아가는 아이러니를 볼 수 있었습니다. 마수이면서 애완동물이 되고 전투 때는 든든한 아군이 되고 탈것도 되는... 근데 이건 생략해도 되는 이야기인데 굳이 언급하는 건 혹시나 3권에서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지 않을까 해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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