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자, 후에… 3 - S Novel+
나하토 지음, 미야 카즈토모 그림, 박춘상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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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깁니다. 그리고 강도 높게 이 작품을 비판하고 있으니 싫으신 분은 뒤로 하기나 페이지를 닫아 주세요.

 

이 작품을 읽다 보면 진정으로 누군가를 혐오한다는 건 이런 건가 보다 하는 걸 느낄 수가 있어요. 이미 2권 리뷰에서 있는 욕 없는 욕 다 해놨기도 하지만 3권은 그 이상을 보여줍니다. 어떻게 이런 작품을 돈 받고 팔아먹을 수가 있는가 진지하게 고찰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그러는 필자는 2권에서 그렇게 데여놓고 왜 3권을 구매했냐면... 뭔가 여우에 홀린 듯했습니다. 아니 사실 일말의 기대는 있었습니다. 2권에서 주인공을 사도의 길로 들어서게 한 히로인 '아리아'가 주인공을 찾아 여행 중이라는 복선이 나와 버렸거든요. 그래서 혹시나 NTR 관련으로 용사와 만나 일기토를 벌일까 내심 기대를 하였었죠.

 

그런데 그딴 건 없고 여전히 하렘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 아직도 하렘이 먹힌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하렘이라도 개연성 있는 하렘이라면 얼마든지 환영해요. 나름대로 하렘킹에 속하는 단칸방의 침략자를 예로 들어보자면요. 얼기설기 포도알 열리는 것처럼 히로인들이 모여들지만 저마다 주인공에게 기대는 것보다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고, 남자 하나 놓고 다투기보다 공통된 적에 맞서 서로 도와가며 위기를 넘겨 가요.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보는 것이 아닌 같은 곳을 바라보며 길을 걷고 있죠. 즉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에 기대어 나를 봐줬으면 하는 게 아닌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자신을 되돌아보게 해요. 그래서 전성기 때 히로인들이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가 상당히 눈부시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히로인은 참 드물어요. 사실 이 작품(그자 후에)도 그런 경향이 좀 있긴 있어요. 히로인들 저마다 마법이나 싸우는 방법을 익혀 적과 싸워 가죠. 그래서 읽으면서 단칸방의 침략자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했었고, 이 느낌 때문에 3권을 구매했는지도 몰라요. 그런데 주인공을 좋아하게 된 연유에서 개연성이 너무 없어서 좌절을 맛봐야만 했었죠. 주인공 말 한마디에 다짜고짜 눈에 콩깍지가 씌어선 단숨에 호감도 맥스를 찍어요. 주위에 남자가 그렇게 없었나 싶지만 이 부분에서는 2권에서 이미 지적한 바가 있으니 일단 넘어가고요.

 

그런데 여기서 더욱 혐오스럽게 하는 건 주인공이 엄청나게 둔감하다는 것입니다. 하렘을 구축하겠다고 해놓고 여자의 마음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죠. 타타와 사로나 일행이 드디어 주인공을 따라잡아 해우는 했으나 이 여자들이 뭣 땜에 자기를 따라왔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여자들이 하나식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너 님을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는데 주인공은 '에에에에?!' 어디 난청을 앓고 있는 주인공처럼 얼빠진 소리만 해대요. 혐오와 혐오가 만나면 불쏘시개가 되는 걸까요. 집 마당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는 건 불법이라고 해서 안 하고 있지만 진심 그러고 싶었습니다. 이거 출판사에서 소송 당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군요.

 

좌우지간 2권 리뷰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하오스이'라는 용족 소녀가 새로운 하렘에 동참하게 돼요. 그리고 지금은 수인(아인)의 나라에 왔는데 남쪽인지 서쪽인지에 붙어 있는 인간족 나라(일단 옆 나라로 지칭)에서 수인들을 잡아다 노예로 쓴다고 해서 그걸 해결하기로 하는데요. 딱히 이렇다 할 이야기는 없습니다. 수인의 나라는 강경파가 득세해서 노예로 붙잡힌 수인들을 구출하기 위해 옆 나라와 전쟁을 준비하고, 전쟁은 아무것도 낳는 게 없다는 온건파와 대립하는 등 뭐 어쩌라고 싶은 일들만 일어납니다. 그리고 옆 나라로 가서 사태를 해결하려는 주인공은 거기서 2년하고도 몇 개월 전에 헤어진 친동생(여자)을 만나요. 2년여 전 한 집에 살면서 주인공에게 세상 살아가는 지식을 심어 줬던 동생, 그 동생이 말이죠.

 

근데 아니 여기서 왜 이세계 전생물이 되는 건지 당췌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일본식으로 표현하자면 영문을 모르겠다고 할까요. 뜬금없이 동생은 이세계(지구)에서 전생하였고 전생의 기억을 간직한 채, 그 지식으로 이쪽 세계에서 물건을 만들어 팔고 있는 먼치킨이었다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친남매이면서 오빠에게 시집가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해요. 얘도 어릴 적 콩깍지가 쓰인 거더라고요. 미쳐도 단단히 미쳐 돌아갑니다. 작가가 야구 동영상을 너무 본 게 아닐까 했군요. 아니 아직 세상 물정 어두운 4~5살 이하 어린 애라면 그 나이대의 치기로 그런다고 넘기지만 15살 여자애가 그것도 대상회를 이끄는 수장일 정도로 수재가 저러고 있습니다.

 

하아... 여기서 한 술 더 떠서 드래곤 새끼 '메아르'가 인간형이 되어 버렸습니다. 따지고 보면 얘가 제일 개연성이 없어요. 위기에서 구해준 것도 아니고 굶어죽을뻔한 상황에서 먹이를 준 것도 아니고 주인공이 아버지(드래곤 킹) 둥지에 갔다가 그냥 눈 맞아서 같이 다녀요. 외에도 이번 에피소드에만 몇 명이 더 가세하는데 이제 세는 것도 귀찮습니다. 거기에 초둔감형 주인공이 가세하니 이보다 더 파괴적인 콜라보도 없을 듯, 그리고 제일 짜증 나는 신격화, 이번 에피소드에서 아주 노골적으로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처럼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었군요.

 

이걸 위한 복선인지 무슨 약장사가 주인공 가는 곳마다 나타나서 깽판 치는 게 2권에서 붙잡아 조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놓아주고 뭐 어쩌라고 싶네요. 그리고 발 한번 구르면 별을 쪼개고, 성검이든 신검이든 벨 수 없는 주인공 신체, 거의 모든 내성, 누구는 몇 주일을 걸릴 거리를 하루 만에 주파하는 다리(뛰어간다.), 읽으면서 늘 느꼈던 게 이 정도 속도 면 충격파로 주변이 쑥대밭이 될 텐데 작가는 물리법칙을 무시하는 건가 싶어요. 어쨌건 간에 이지경에 이르면 무슨 재미로 보는 걸까 하고 진심으로 묻고 싶어집니다. 물론 이런 작품이라도 재미있게 보시는 분도 계시겠죠. 그러나 아닌 건 아닌 겁니다.

 

맺으며, 개연성이 이리도 없는 작품은 처음입니다. S노벨은 인기가 없으면 매몰차게 단종 시켜버리기로 유명한데 근래에 들어와 이미지 쇄신한다고 계속해서 발매는 하나 봅니다만. 차라리 '치트 약사의 이세계 여행'이 훨씬 낫다고 생각 중이군요. 근데 이건 또 발매 안 해줘요. 좌우지간 필자의 취향을 강요해선 안 되겠죠. 그 작품만의 특성이 있겠고, 이런 설정이 아이덴티티일 수도 있겠죠. 그러니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구입 해놓고 찌질스럽게 뭔 사설을 이리도 늘어놓나 싶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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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에이티식스 1 - Novel Engine
아사토 아사토 지음, 시라비 그림, 한신남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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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뭐랄까 작가 후기를 읽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이 작품은 1994년작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모티브로 해서 그린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는 1939년 폴란드를 침공한 독일군에게서 유태인을 구해낸 오스카 쉰들러의 일대기를 그린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죠. 아주 똑같진 않지만 에이티식스에서도 유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레나'(표지 오른쪽 백은색 머리)라는 산마그놀리아 공화국 장교라 할 수 있어요. 옆 나라 기데온 제국(유색계 인종)에서 대륙을 향해 선전포고하며 전쟁(대전)을 일으키자 공화국(백계종)은 백계종(백인) 우월주의를 내세우며 다른 유색계 인종을 탄압&억압하고 수용소에 집단으로 수용해버리게 돼요.

 

공화국은 단순히 탄압과 수용에 그치지 않고 그들을 인간형 돼지로 각하 시키고 인권을 말살해버려요. 이 부분은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떠올리게 하죠. 참고로 이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86 - 에이티식스는 그들이 수용된 땅을 지칭하며 유색계 인종 모두를 에이티식스 혹은 인간형 돼지라 지칭하고 있어요. 그리고 가스로 대량 학살한 것처럼 공화국은 에이티식스들을 저거노트라는 무인기에 태워 전장에 내보내요. 그리고 거기서 제국군 무인기 레기온과 사투를 벌이죠. 하지만 전력 차와 질적 차에서 공화국의 기술은 형편없을 정도로 처참해요. 그 피해는 고스란히 에이티식스가 짊어지고요. 전쟁 초반 에이티식스 성인 대부분이 사망해버리고 중기 때는 청년대들이 소멸, 그리고 후기인 지금은 소년병만 남았어요.

 

그렇게 수백만의 에이티식스가 절멸되고 간신히 소년병만으로 전선이 유지되는 전쟁 9년차, 레나라는 막 소령을 단 소녀(약관 16세)가 에이티식스 지휘관으로 와요.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에이티식스 '신'이 이끄는 제1전대에, 공화국은 제국군 무인기 레기온을 맞아 국토의 대부분을 잃어버리고 모든 에이티식스를 갈아 넣어 간신히 방어에 성공해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일이 이 지경이 되어도 공화국은 위기감은 찾을 수가 없죠. 더 이상의 갈아 넣을 에이티식스도 남아 있지 않음에도, 그런 환경에서 예전부터 국가의 에이티식스에 대한 정책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레나는 주인공 '신'과 만나면서 자신이 얼마나 수박 걷핡기식으로 살아왔는지 알게 돼요.

 

우월한 백계종인 레나와 인간형 돼지인 에이티식스 소년병들과의 만남, 에이티식스에게 있어서 백계종인 레나는 증오의 대상이죠. 그러한 환경에서 그녀는 그들과 진지한 대화를 통해 그들과 조금식 사이를 좁혀가기로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언동에서 수박 걷핡기식으로 그들의 처우를 개선하려 했던 자신도 차별주의자와 별다르지 않았다는 걸 알아가죠. 그리고 변해가는 부분은 한편의 드라마가 돼요. 이 부분이 쉰들러 리스트와 유사하게 흘러갑니다. 기회주의자 오스카 쉰들러가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바뀌어가 듯, 레나도 궁극적으로 이들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되죠. 하지만 일개 소령 나부랭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위선자 그 이상으로 비치지 않아 초반에 비호감으로 자리 잡아요. 하지만 진실한 마음은 언제나 통하기 마련이라는 듯 진지해지는 그녀와 그런 그녀의 마음에 조금식 닫힌 마음을 열어가는 '신'과 그의 부대원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오죠. 그리고 레나는 그들과의 대화에서 그들이 얼마나 순수하고 백계종보다 더 고결하고 긍지가 높인지도 알아가요.

 

괴롭힘당한다고 똑같이 괴롭히는 건 그들과 다를 게 없다는, 레나는 자신들을 억압한 백계종이 증오스럽기보다 오스카 쉰들러가 그랬던 것처럼 대전 직전 혹은 직후에도 자신들을 구해주고 보호해준 좋은 백계종이 있기에 모두가 똑같은 쓰레기만 있지 않기에 우린 증오하지 않는다는 그들의 순박한 마음을 알게 돼요. 이런 마음에 보답하 듯 그녀는 진심으로 그들을 구원하고 싶어 하죠. 그래서 다 읽고 나면 표지에서 그녀가 내민 손과 흘리는 눈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돼요. 구하고 싶다는 진실된 마음과 구하지 못한 안타까운 마음이 교차되는 듯하다고 할까요.

 

어쨌건 읽다 보면 소름 돋는 장면이 한두 곳이 아닙니다. 일단 엔딩도 그렇고, 필자 라노벨 인생 5년을 되돌아보게 했군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줘요. 인간의 말을 하고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면 다 인권을 줘야 할까라는 물음, 나아가 백계종의 말처럼 돼지가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의 말을 하며 우리 현실의 인간세계에 섞여 산다고 하면 우린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멀리 보지 않아도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우리가 동남아인들에게 대하는 태도라든지, 그런 부분을 이 작품은 꼬집고 있다고 생각 해요.

 

인권문제는 접어두고 다시 내용적으로 돌아와서, 중간중간 추리를 하며 읽게 하는 작가의 필력이 좋더군요. 우선 초반 제국군의 레기온이 쳐들어오는 부분은 유우키 유우나는 용사다를 떠 올리게 했습니다. 세상 다 멸절하고 조금 남겨진 땅덩어리(동네)를 이물질로부터 지키는 용사들의 이야기, 에이티식스와 레나 간의 지각 동조(통신)는 영화 소스코드를 떠 올리게 했고요. 사실 주인공 신이나 레나가 전쟁이 다 끝나고 눈 뜨니까 데이터의 세상이더라라고 믿고 싶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내용이 시종일관 절절하게 흘러가죠. 그리고 에이티식스 소년병들이 싸우는 부분에선 퀄리디아 코드가 생각났군요.

 

사실 레나의 시각으로 보면 쉰들러 리스트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퀄리디아 코드가 제일 가깝다고 할까요. 어른들은 후방(여기선 공화국)에서 안전하게 지내고 아이들로 하여금 최전선에서 싸우게 하는, 그러다 꿈에서 깨어나 보니 그게 아니었죠. 필자는 그렇게 믿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이었고 현실은 냉혹하기 그지없었죠. 이 부분에선 반전이 없어서 좀 허망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신과 동료 4명에게 내려진 최후의 명령, 그들과 소통하며 인간이 인간으로 보지 않는 공화국에 절망하고 떠나가는 그들을 바라보며 그저 눈물 밖에 흘릴 수 없는 레나에게선 느낀 안타까움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맺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놓칠만한 내용이 없어서 리뷰를 어떻게 써야 될지 이번처럼 막막했던 작품은 없었군요. 그래서 이 말만은 할 수 있습니다. 구입해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물론 다 그렇진 않겠지만요. 여튼 필자 라노벨 5년 역사에 이렇게 몰입도가 높았던 작품이 없을 지경입니다. 필자가 수백 편의 리뷰 하면서 재미있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쓴 적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인데요. 그동안 필자의 리뷰를 꾸준히 읽은 분들이라면 잘 아시지 않을까 싶군요. 그래서 이번만큼 읽는 게 고역인 작품도 없었어요. 작품성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읽는 만큼 양이 줄어들어서 안타까운 마음에 읽을 수가 없었어요.

 

엔딩 부분요. 이거 언급 안 하면 댓글로 반전 있다고 설레발 치시는 분이 계시지 싶어 미리 언급해보자면, 울다가 웃으면 어디에 털 난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다다이마(다녀왔어) 클리셰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후련한 느낌이 들게 하니까 클리셰 따윈 아무렴 어때하는 느낌이랄까요. 마지막으로 본 리뷰는 본편 1/4도 인용하지 못했습니다. 이게 다 필자의 가방끈이 짧아서 요약할 줄 모르는 게 죄이지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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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는 불사의 모험가 1 - J Novel Next
오카노 유 지음, 쟈이안 그림, 한수진 옮김 / 서울문화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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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傳記)물이 그 사람의 일대기를 그린 거라고 하면, 전기(轉機)는 그 사람이 살아가는데 전환점을 말하는 거라 할 수 있겠죠. '살아남은 연금술사는 마을에서 조용히 살고 싶다.'에 이어 이 작품 또한 주인공이 전기(轉機)를 맞이해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렌트는 모험가 최고봉인 미스릴 등급을 노리며 오늘도 불철주야 하루살이 인생을 살아가는 동(銅)등급 모험가인데요. 그는 어느덧 20대 중반을 맞이해서 중세 시대라면 거짓말 조금 보태서 손주 볼 나이이기도 하죠. 뜬금없지만 그런 나이에도 정열적으로 던전에 들어간 게 화근이 되어 그만 용(드래곤)에게 먹히고 맙니다.

 

그리고 응가로 환생,은 아니고 깨어나 보니 어찌 된 일인지 스켈레톤이었지 뭡니까. 이건 그거죠. 드래곤이 그를 잡아먹고 소화 시켜서 응가 했더니 뼈 밖에 없는 시추에이션이라고 할 수 있어요. 참으로 현실적이죠. 그런데 왜 하필 최하바리 잡몹이란 말인가. 또 인간일 적 사고방식과 기억 등 몸만 스켈레톤이지 모든 건 인간과 똑같은데, 어째서 스켈레톤... 태세 전환도 참 빠르게 그는 좌절할 틈도 없이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존재 진화를 노려 갑니다. 동족상잔을 노려 같은 종족인 스켈레톤을 잡기도 하고 슬라임도 잡고, 그러다 아리따운 초보 모험가 17세 '리나'를 도와주며 그는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게 되는데요.

 

그는 궁극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뱀파이어를 노립니다. 여캐였다면 반시도 괜찮았을 텐데, 여튼 리:몬스터(Re:Monster)라는 작품에 보면 거기 히로인은 뱀파이어로 잘만 진화해가던데 우리의 주인공 렌트는 참 힘들군요. 그야 몬스터 자체가 인간을 유린하도록 설계된데다 구울로 진화하면서 더욱 인간을 덮치고 싶다는 욕망이 커지니 견디기가 상당히 힘들 수 밖에요. 그가 아무리 인간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지금의 주인공은 몬스터 그 자체이거든요. 그래서 존재 진화를 거치며 날로 커지는 인간을 덮치고 싶다는 충동과 제어하고 싶은 인간일 적의 마음이 충돌하는 장면은 굉장히 사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해요.

 

그러나 여느 작품에서도 다 그렇듯 아무리 하루살이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이라도 반드시 조력자는 있기 마련인 게 이 바닥의 약속이죠. 그에겐 '로렌느'라는 은(銀)급 여마술사가 조력자로 있어요. 그녀는 엄밀히 따지면 렌트의 소꿉친구 같은 관계이기도 하죠. 이 부분은 좀 안타까운 게 10여 년을 동고동락하며 이변이 없는 한 렌트와 자연스레 장래를 약속하는 사이였을 텐데 그만 렌트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고 말았다는 것이죠. 그래도 모습은 바뀌어도 괜히 오래 사귀어온 사이가 아니라는 듯 방금 구울로 변해 걸어 다니는 시체인 모습의 렌트를 보고도 그를 한눈에 알아보는 장면에서는 좀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사실 그동안 인외의 존재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꽤 많았죠. 이야기도 비슷하기도 했고요. 이 작품도 비슷하긴 하지만 약간 틀린 게 보다 현실적인 측면을 들이민다는 것입니다. 우선 존재 진화에 있어서 만능 도깨비방망이처럼 얼렁뚱땅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생을 좀 많이 한다는 것이죠. 렙업을 하고 진화를 거치면서 몹 때려잡는 건 그리 힘들지는 않는데 진화가 좀 힘든? 흡혈귀 테크를 타면서 인간을 덮치고 싶다는 충동도 심해져 가고요. 위에서도 언급 했지만 이 부분은 참 현식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기도 하죠.

 

이 작품이 뭣보다 좋은 건 주인공 하면 하렘이라는 공식은 이 작품은 채용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군요.

 

주인공 하면 하렘, 이것만큼 꼴불견인 것도 없죠. 물론 다 꼴불견인 건 아니고, 개연성이 없잖아요. 던만추나 단칸방의 침략자처럼 싸우는 희로인이라면, 동료라면, 이것보다 더 좋은 관계도 없긴 한데 무의미하게 판치라로 날로 먹으려는 작품이 판치는 작금의 현실에서 이와 같은 작품은 참 찾기가 힘들어요. 물론 히로인이 전혀 안 나오는 건 아닙니다. 로렌느가 있고, 던전에서 구해준 리나라는 초보 모험가도 있지만 적어도 1권에서는 그런 관계(판치라?)를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기대가 되는 건 우연을 가장한 교통사고가 아닌 개연성을 쌓아가며 만남을 이뤄가니까 기대가 된다고 할까요.(아직은 복선뿐임)

 

그렇다고 문제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이 작품은 전기(轉機)라고는 했지만 사실 큰 틀에서 보면 전기(傳記)에 가까워요. 주인공 렌트의 시각 1인칭으로 마치 미래에서 과거를 회상하듯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그를 중심으로 지금 자신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담하고 담백하게 서술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 흔한 개그도 없고 심각해지는 것도 없습니다. 마치 렌트 버전의 '살아남은 연금술사는 마을에서 조용히 살고 싶다'를 읽는 듯하였군요.(모르는 분들에겐 죄송) 그래서 몰입도가 별로 없습니다. 그저 담담하게 이야기를 써 내려갈 뿐...

 

두 번째 문제점으로는 약골 주인공이라도 결국은 먼치킨이 되어 간다는 밑밥을 뿌리고 있다는 것이군요. 재와 환상의 그림갈처럼 언제까지고 찌끄레기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 남들은 마법과 기력만 써도 능력자로 칭송되는 현실에서 여기에 렌트는 성력까지 쓸 수 있다는 설정을 넣어 놨어요. 그래서 남들은 핀치에 몰릴만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좀 더 대처 능력이 오르고 그러다 보니 광렙과 빠른 진화를 거치며 먼치킨을 향해 달려가죠. 요컨대 흔직세, 그자 후에, 마을 사람과 유사한 루트라고 보시면 돼요. 결국은 먼치킨 최고... 

 

맺으며, 인외의 존재가 되어 살아간다 같은 주제로 한 작품은 꽤 많았기에 사실 크게 와닿지는 않습니다. 다만 사람이 죽었을 때 타인에게 각인된 그 사람의 가치가 얼마만큼 되는지 같은 설정은 잘 없는 주제였기에 좀 신선하긴 했습니다. 10여 년 동안 렌트에게 도움을 받고, 인도받아 개과천선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면서 주인공의 성품은 이러하다라는 것은 좀 깨긴 했지만 잘 없는 주제이기도 하죠. 근데 돌려 말하면 귀찮은 일은 전부 렌트에게 떠넘긴 거잖아!라고도 할 수 있어요. 그가 20대 중반까지 동등급으로 지내오며 괄시 당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한데 좀 씁쓸하죠.

 

마지막으로 1권은 사실 프롤로그에 지나지 않습니다. 초반 주인공이 구해준 '리나'라던지 후반에 등장하는 이름 모를 반라(옷을 다 입지 않은) 여마법사라던지, 그리고 주인공을 잡아먹고 똥으로 승화시킨 용(드래곤)의 복선이라던지 전기(傳記)물 같으면서도 복선을 많이 투하 해놨어요. 복선을 유추해보자면 필자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이 작품 역시 주인공을 신격화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았군요. 그야 이 작품의 주된 이야기가 만년 동급 찌그레기를 보다 못해 똥으로 승화 시켜 편법(뱀파이어)으로 힘을 길러 주려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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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사람입니다만, 문제라도? 1 - S Novel+
시라이시 아라타 지음, 시라소 파미 그림, 이서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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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이세계 전생물입니다. 여기서 특이하게 이세계에서 한번 더 죽어서 총 두 번에 걸쳐 환생한다는 것인데요. 생으로 치면 세 번째 인생이 되겠군요. 주인공 류토는 그 흔한 트럭을 피하지 못해 치여 죽고 이세계로 환생했습니다. 오늘도 열 일하는 트럭, 그런데 이세계 환생 하면 치트+먼치킨 공식이건만 이를 뒤집어 우리의 주인공 류토는 평범한 마을사람A라는군요. 그리고 그에겐 소꿉친구이자 여친인 '코델리아'가 있었는데요.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현실에서 어떻게 지냈는지는 서술하고 있지 않지만 대부분 이세계 전생에서 주인공은 변변찮잖아요. 그런데 이세계만 넘어가면 없던 여친이 생겨요. 그러니 모태솔로는 이세계를 지향해 보는 것도 좋겠다 생각합니다.

 

그녀(코델리아)는 6살 때 신탁을 받고 용사가 될 운명입니다. 근데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지 않아요? 같은 소미출판사 작품인 그자, 후에랑 어째 전개가 비슷합니다. 이 작품도 용사에게 빼앗긴 여친이 될까? 아쉽게도(?) 여친이 용사니까 빼앗길 일은 없겠죠. 문제는 남친(주인공 류토)이 마을사람A라는 것이군요. 그리고 여친은 용사, 급이 달라요. 같이 할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서로가 갈 길은 정해져 있었죠. 그런데 흔직세의 카오리인지 카오루인지처럼 코델리아가 일방통행식 들이밀기 성격이라는 것입니다. 거기다 용사로써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앓는 소리 엄청 하고요. 그러다 보니 착한 주인공은 외면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또 다른 소꿉친구(요건 남자애)는 용사를 서포트하는 현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없던 힘이 생기고 하면 선택받은 인류가 어쩌고 하며 선민사상에 찌들어 타인을 무시하고 깔보고 타산적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나오기 마련이잖아요. 그게 소꿉친구 현자가 되겠군요. 어느 날 주인공은 용사 코델리아와 같이 있다가 감히 천한 것이 어디서 우리(용사와 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해? 하는 현자의 뒷발길질에 허망하게 생을 마감하고 맙니다. 마을사람A는 힘이 없어요. 그리고 다음 생, 이거 재림용사와 회복술사와 유사하게 흘러갑니다. 또다시 여신의 은총을 받아 같은 마을에서 환생을 했는데(그러니까 인생 리플레이)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현실과 이세계에서의 첫 번째 인생 때 기억을 가지고 있게 돼요.

 

끔찍합니다. 여기서부터 아니 처음부터지만 양판의 냄새가 솔솔 나오죠. 여튼 두 번째 환생 필드존에서 여신이 준 스킬을 받아 더 이상 마을사람A로 살지 않겠노라 목소리 높여 외쳤지만 근본은 마을사람A에서 벗어날 수 없음요.라는 현시창이 재연됩니다. 이것은 그겁니다. 월드 티처의 시리우스나 마고열의 시바 타츠야 같은 카테고리에 있는 주인공이라 할 수 있어요. 힘은 없지만 힘이 있고, 마법을 못 쓰지만 마법을 쓸 수 있고, 남들이 기피하거나 쓸모없다는 마법을 승화시켜 티코를 에쿠스로 바꾸는 재능 말입니다. 크즈(쓰레기)라 불리었던 찌끄레기의 반란 같은 것이긴 합니다만.

 

주인공 류토는 사실 여친 코델리아가 운명이 지지 않고 항상 웃는 얼굴로 지내길 바랐어요. 그렇지만 자신에겐 힘이 없었죠. 그래서 여신과 도박을 해서 이기고 스킬을 받아 강해지기로 해요. 하지만 용사의 성장률은 범상치 않았고 아무리 여신에게 스킬을 받고 갓난아기 때부터 마력 수련을 해왔다지만 조만간 그녀에게 추월 당할 거라는 걸 알게 되죠. 그래서 용(드래곤)의 마을로 가서 강해지려고 해요. 여친을 내팽개치고 말입니다. 그렇게 여친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그녀의 웃는 얼굴을 지키기 위해 뼈를 깍...지도 않는, 나는 먼치킨이 아니지만 먼치킨이랍니다 식으로 강해져 가요.

 

아무리 여신에게서 정신력 강화 스킬과 지식을 얻었다지만 몸은 평범남인데 몇 년 만에 바위도 씹어먹는 능력을 가진다는 건 솔직히 좀 에러이지 않나 싶어요. 판타지를 얕보지 말라고요. 회복술사와 재림용사와 유사한 디자인을 했다면 자신을 죽인 현자 놈을 갈궈주던가, 그자, 후에처럼 현자 놈에게 여친을 빼앗기는 루트를 타던지 같은 걸 하면 좋으련만, 주인공이란 놈은 용의 마을에서 첩이나 만들고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릴리스' 성노예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는 운명(?)의 히로인은 주인공과 숙식을 함께하며 강해지기 위해 수련의 길을 떠나는데... 한편 여친 코델리아는 그것도 모르고 정해진 운명에 따라 용사의 길을 걷고 있었지만 그걸 비웃듯 최악의 사룡 '아만다'가 그녀 앞에 나타나요. 아직 미숙한 그녀는 위기를 맞는데..

 

즉사치트처럼 환생자는 하나가 아니라는 복선이 나왔지만 뭐 아무렴 어때요. 열 일하는 트럭이 있으니 같은 이세계에 같은 곳에 살던 인간이 와도 이상하진 않겠죠. 그것이 내겐 적이라는 것에서 좀 흥미를 끌긴 합니다만. 어쨌건 용사라고 해서 당연하게 사람을 구해야 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힐 필요가 있을까 하는 물음을 던지기도  합니다. 아무리 일기당천 용사라고 해도 칼에 찔리면 아프고 목이 잘리면 죽습니다. 그런 공포와 두려움, 그걸 케어해줘야 될 주변 사람과 가족은 남의 일처럼 떠벌이고 세상에 나만 남겨진 듯한 외로움은 마음을 좀먹어 가요. 그럴 때 남친이 해주는 다정다감한 말은 12살 나이의 여자애 가슴을 울리게 하죠.

 

맺으며, 주인공 시키 성격에 문제 있어 보였습니다. 누가 질문을 던지면 마치 질문자가 답을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엄한 소리를 지껄여요. 모르니까 질문한 건데 어째서 질문자가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원... 그래서 질문한 사람 역린을 건드리고 이마에 핏대를 세우게 하죠. 그걸 읽는 독자는 암에 걸리고요. 빈정거림도 좀 심한 편입니다. 소아온의 키리토의 양산판이라고 할까요. 끔찍하죠. 그런데 사람 몸으로 음속을 돌파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무리 판타지라지만 너무하잖아요. 충격파로 주변을 다 박살 낼 일이 있나 싶기도 하고요. 아니 애초에 전투기 같은 비행기 앞 부분이 뾰족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사실 이런 작품은 독자 기만 그 이상은 아닙니다. 평범한 척해놓고 먼치킨이 되는 거니까요. 물론 노력은 하지만, 노력한다고 다 먼치킨이 된다면 누가 고생을 해요. 결국은 주인공 보정빨이잖아요. 기만이죠. 옛날 무협지처럼 진짜로 죽을 둥 살 둥 노력해서 올라서는 경지라면 그나마 개연성이라도 있겠는데 이건 뭐 평범하다면서 얼렁뚱땅 칼 몇 번 휘두르고 강해지기나 하고, 그것도 저는 마법 스킬 하나 못쓰는 반편이인데 강하답니다. 수련 좀 받았다고 냉큼 강해지고 개연성이 너무 없잖아요. 궁극적으로 뭐? 용왕(드래곤 킹)이 돼? 말이야 방구야. 작가는 전국에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사과해야 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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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나이=(이퀄) 여친 없는 역사인 마법사 6 - J Novel Next
분코로리 지음, 이경인 옮김, M다 S타로 일러스트 / 서울문화사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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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무대는 학원도시입니다. 마왕 부활이라는 대성국의 예언에 따라 세계 각국 대사들이 한자리에 만나 논의를 하는 자리에 다나카도 페니 제국의 대사로 참여하게 되는데요. 마왕 부활이라고 해도 이건 다음 권(7권)을 위한 사전 포석일 뿐 중요하지 않고 그보다 여왕벌 조피와 로리 비치 에스텔 그리고 동정 다나카에게 있어서 중대한 국면을 다루고 있습니다. 옆 나라와의 전쟁에서 이기고, 죽어가던 왕녀를 살리고, 허허벌판에 드래곤 시티를 건설하는 등 국내외적으로 인지도를 올려버린 다나카를 붙잡고자 에스텔 아버지(리처드)는 여왕벌 조피와의 혼인을 준비해 가게 돼요.

 

왜 자기 딸(에스텔)이 아니고 부하 귀족 딸인 조피를 내세웠는가, 일단 딸바보라서 간장 얼굴에겐 주기 싫었고 귀족 사회 사정도 얽혀 있다는 것만. 그런데 혼인 상담 과정에서 에스텔이 난입하게 되고 일전에 저지른 죄가 있어서 마법을 못 쓰게 하는 구속구를 차고 있었던 그녀는 폭주를 일으키게 돼요. 여담으로 일전에 에스텔은 다나카를 못살게 군다고 아버지에게 파이어볼을 날렸었죠. 아무리 딸 바보 아버지라도 혼비백산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렇게 폭주의 영향으로 구속구가 발동되고 온몸이 부서지는 아픔에도 조피를 향한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그녀는 실신, 그리고 얼마 뒤 깨어나 보니 기억상실이라는 루트를 타게 됩니다.

 

다나카를 향한 일방통행 마음을 품기 직전으로 리셋되어버린 에스텔, 그리고 냉큼 알렌의 품으로 다이빙, 본의 아니게 2권에서 일어났던 NTR과 네토리(여친 빼앗기)가 역순으로 발생하고 마는데요. 이게 이번 6권에서 일어나는 최고의 백미 두 개 중 하나입니다. 이거 '두 개 만으로' 이번 6권은 전성기 1~3권의 재미를 되찾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여담으로 최대의 복선도 있어요.) 사실 다나카 입장에서는 에스텔을 떨궈내려고 무던히도 애쓰고 있었으니 차라리 이게 나은 방향이긴 한데 줄곧 쫓아오던 아이가 갑자기 없어지니 쓸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그런 마음을 품고 학원도시로 간 다나카에게 뜻밖의 연인(인연)이 찾아오는데...

 

4권에서 일어났던 마나포션이 재림합니다. 이번엔 라이프 포션, 수백 년 전 전쟁으로 로스트 테크놀로지가 되어 구전으로만 간간이 전해져 오면서 아무도 만들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트려 만들 수 있다는 여중딩(비하 아님, 압도적인 분량으로 이름보다 여중딩으로 불리고 있음)을 만나면서 다나카는 탈동정을 꿈꾸게 됩니다. 그런데 일이 요상하게 흘러 가요. 여기에 기억상실에 빠진 에스텔이 찾아옵니다. 옆에 알렌을 끼고서요. 사랑의 도피라는 것입니다. 미친 돌+아이가 강림한 것이죠. 이것은 2권에서 일어났던 NTR과 네토리의 반대 상황인 것입니다. 알렌이 천사표 꽃미남이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빈정상한 다나카는 곳골(히로인)과 함께 잠수 타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다나카를 또다시 길거리 똥보다도 더 혐오스럽게 바라보는 에스텔, 이거 가슴이 마구 두근두근합니다. 1권(2권 말고)의 재림인 상황이니 두근거리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알렌의 품에 뛰어들어 오늘도 떡 방앗간에 가겠지 하는 망상, 그걸 바라보는 너, 그건 아마도 전쟁 같은 상황인 것만은 틀림이 없겠죠. 그러나 이렇게 되길 바랐던 다나카였기에 뭐 마음의 상처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다나카 대인배, 지금 나에겐 여중딩이 있으니까, 라이프 포션 만들기 리포트나 작성해서 발표하자고요. 그런데 에스텔이 끼어들어 그딴 거 만들 수 없는 게 당연하잖아?를 시전합니다. 진짜 전쟁이 시작되는 거죠.

 

그리고 1권에서 보여줬던 서슬 퍼런 에스텔과 다나카의 관계가 재림합니다. 하지만 다나카를 향한 호감도 상승 때 보여줬던 그녀의 마음은 천성이 착하다는 걸 서술하기 시작하죠. 이제 와 생각해보면 관심 있는 애에게 오히려 못살게 구는 원리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테두리 안에 들어온 사람이라면 누가 되었든 보살펴 주려는 성향도 있고, 그러다 사건이 터져 학원도시 절반이 초토화되는 과정에서 타인을 구하려다 죽게 생긴 자신(에스텔)을 구해준 다나카에게 또다시 2권 재림(NTR과 네토리)의 느낌을 보여줍니다. 이것만으로도 흥분되지 않습니까? NTR과 네토리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죽을 위기에 처한 에스텔과 똑같은 상황이 여중딩과에서도 일어나면서 다나카의 여성 편력은 극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사랑의 속삭임은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이번 6권에서 최대의 백미 중 두 번째, 사랑의 형태는 이것도 있다는 것마냥 우연히 들린 도서관에서 봐버린 물고 빨고, 진짜로 물고 빨아요. 뭘? 백합의 반대되는 상황이오. 그리고 그 전염성을 여중딩에게까지 미치고, 이 구간 읽을 때 미친 듯이 웃었습니다. 그리고 드러나는 여중딩의 진짜 정체, 읽으면서 이렇게 흘러가지 않으면 다나카가 아니지 해서 받은 신선함은 좀 약했긴 한데 반전이 일어나요. 여중딩과 나름 딮키스를 하며 탈동정을 꿈꿨던 다나카에게 최대의 이불 킥 사태가 찾아옵니다.

 

어쨌건 그러고 보면 다나카도 인 외의 생명체에게 사랑을 많이 받아요. 에스텔(서큐버스 하프)도 그랬고 크리스티나(드래곤)라든지 에디타(엘프)라든지, 정작 인간인 소피아는 전력으로 싫은 티 팍팍 내고 있는 실정이죠. 그리고 새로운 인물 여중딩의 출연은 그에게 있어서 인 외에게 얼마나 사랑받는지 여실히 보여주게 됩니다. 에스텔과 마찬가지로 길가 똥 덩어리를 보는 것처럼 했던 여중딩이 변해가는 과정은 한편의 드라마죠. 본능이 시키는 데로 타인보다 자신을 우선시하며 살았던 그녀(여중딩)가 변해가는 과정, 그리고 엔딩은 다나카에게 있어서 최대의 흑역사가 되겠죠.

 

맺으며, 이 작품은 개그 일색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귀족이나 권력 등 난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이용하는 리처드(에스텔 아버지)의 이번 조피를 이용한 다나카 함락 작전은 치를 떨게 하죠.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19금 충분히 받을 수 있음에도 그렇지 않다는 건 제이노블의 능력도 대단하다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편승해서 다나카를 이용해 보다 높은 곳 혹은 자신의 뜻대로 살려 했던 조피의 몰락은 별로 표현은 안 되어 있지만 비참하기 그지없었고요. 그런 걸 바라보며 이런 건 어쩔 수 없다는 다나카의 체념은 씁쓸하게도 했군요.

 

그리고 나중에 더 자세히 나오겠지만 이번 에스텔에 관련된 최대의 복선이 투하되면서 그녀도 참 구질구질하고 비참하고 질철질척한 삶을 살아간다는 걸 알게 되었군요. 작가의 농간일 수 있는데 어쨌건 순결이란 처녀의 유무가 아니라 이성과의 접촉을 기준으로 둬야 된다는 현실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나카도 현실적으로 살아가는지라 그녀의 복선을 접하고도 처녀의 유무는 이성의 접촉으로 따지고 있어서 에스텔 루트로 가는 건 사실상 이번 6권으로 끝이 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 사이를 에디타(엘프)가 맹렬히 치고 올라오고 있는데 이번 6권에서도 여전히 부들부들 귀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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