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오라토리아 15 -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외전,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하이무라 키요타카 외 그림,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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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유독 '아이즈'만을 노리며 그녀의 출생에 대한 온갖 억측을 낳게 했던 [더럽혀진 정령] 최종전에 진입했습니다. 그동안 [더럽혀진 정령]의 지상 진출을 막기 위해 많은 희생을 치렀고, 안타까운 이별을 겪어야 했던 [로키 파밀리아]. 이번 15권에서는 가까스로 [더럽혀진 정령] 선봉대(에뉘오, 레비스 같은)를 꺾고 만신창이가 되어 재기불능 상태에 빠졌다가 몸을 추슬러 다시금 원정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더럽혀진 정령]을 이대로 두면 안 되니까요. 최종 계층은 60층. 대규모 [파벌 연합]을 꾸립니다. 벨이 속한 [헤스티아 파밀리아]에도 참가 요청이 들어오지만 본편 이야기만 해도 빠듯한 그들이 참전하는 일은 없습니다. 사실 여기서 [로키 파밀리아]의 운명은 정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뭐 일명 사망 플래그죠. 벨의 영웅 선망, 하루히메(히로인)의 레벨 부스트를 같이 했다면 [로키 파밀리아]의 운명은 달라졌을까요?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될 내용이 있습니다. 국내 정발본 기준으로 본편 20권에서 이번 15권 "엔딩" 스포일러를 해버리는 바람에 본편을 먼저 본 분들이라면 결말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시작되니까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원정 떠나는 과정(모집, 출발 직전까지)이 스펙터클한 것도 아니어서 좀 많이 지루했던 것도 사실입니다(일단 필자 한정). 그래서 그런가 작가는 60계층에서 그들에게 지옥을 보여줘 버리는군요. 결말은 알고 있지만, 그들이 어떤 공포와 맞닥트렸냐는 본편에서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아래부터는 엔딩을 유추할 수 있는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



[더럽혀진 정령] 선봉대(에뉘오, 레비스 같은 악역들)와의 전투에서는 화려한 이펙트가 저절로 머리에 그려지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여 이게 액션이지 같은 감동을 주었으나(칭찬) 이번 [더럽혀진 정령] 본진과의 전투는 호러 그 자체를 보여줍니다(이것도 칭찬). 사람에게 기생하여 조종하는 거미녀의 그로테스크, 한때 정을 나누었던 벗의 처참한 모습을 이용하여 절망 안기기, 벌레 몸속에 있는 듯한 마계화된 던전, 그리고 앞서 언급한 것은 예고편에 불과한 "방어 불가능 저주". 노려지는 '아이즈' [더럽혀진 정령]의 목적은 오로지 하나. '아이즈'. 그녀에게 방어 불가능 저주가 날아듭니다. 그리고 세상은 뒤집혀 버리죠. 마치 셀이 18호를 흡수하고 완전체가 된 듯한 [더럽혀진 정령]. [로키 파밀리아]를 필두로 [파벌 연합]에 뿌려졌던 사망 플래그가 회수되기 시작합니다. 왜 이런 전개를 펼치는가. 본편에서 멸망의 아이콘 흑룡이 본격적으로 언급되고, 벨의 영웅 만들기가 가속화되면서 외전도 그 행보를 따라가려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영웅은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구해야 하니까요. 작가는 주인공으로 하여금 '아이즈'를 구하게 하여 영웅의 기질을 다지려 합니다. 그 재료로서 [더럽혀진 정령]이 준비되었죠. 위기에 빠진 히로인도 구하고 세상을 구하라고. 가까스로 지상 1층으로 도망쳐온 '레피야' 시야에 비친 벨의 모습. 이 한 장면이 담긴 일러스트 단 한 장에서 진짜 소름이 다 돋았던 이 장면에서, 레피아는 그에게 한줄기의 빛, 희망을, 영웅을 보았지 않았나 하는 함축적인 장면은 두고두고 잊히지 않을 명장면이 아닐까 했습니다.



맺으며: 지상에 흑룡이 있다면 던전엔 [더럽혀진 정령]이 있다, 그런 이야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둘이 싸움 붙이며 누가 이길까? 같은 초등학생스러운 생각을 해보기도 했군요. 아무튼 [더럽혀진 정령]이 왜 아이즈를 노리는가에 대한 개연성을 조금 더 밝혀 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밝혀진 거 같긴 한데, 필자는 어제 먹은 반찬도 생각 안 나는 붕어 머라인지라. 사실 잘 찾아보면 곳곳에 힌트가 있긴 했습니다. 그 옛날 "흑룡을 봉인했던 인간 용사와 대정령(이건 본편에서 언급되었던가)"이 사랑에 빠져 낳은 아이가 '아이즈'가 아닐까. 그래서 "던전 심층에서 마물에게 먹혀 [더럽혀진 정령]이라는 괴물화된 대정령(이건 이번 15권에서 직접 언급됨)"이 '딸인 아이즈(이건 필자 뇌피셜)'에 집착하는 건 아닐까. 모르겠다. 어쨌거나 흑룡이 아니라 이러다 [더럽혀진 정령]에 의해 세상이 멸망하는 거 아닐까 그런 이야기를 보여주는군요. 그동안 파벌 대전등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치러도 희생은 극히 미미하게 제한하더니 이번엔 고삐가 아주 풀려 버린 장면들을 보여주는군요. 특히 벨의 절친 [제노스]의 희생은 가슴을 많이 아프게도 하였습니다. 뜬금없이 이들이 왜?라고 하셔도 지면 관계상이라고만. 나중에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한 모습으로 다들 나타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절망(더럽혀진 정령)과 교차하여 희망(벨)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15권이 아니었나 합니다. 하지만 원정 준비 과정이 너무 지루했던 건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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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전생한 대성녀는 성녀임을 숨긴다 01 - S Novel+ 전생한 대성녀는 성녀임을 숨긴다 1
토야 지음, chibi 그림, 현노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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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주인공이자 히로인인 이름 '피아' 뭐시기는 그래도 나름대로 기사단 부단장으로 있는 아버지를 둔 기사 집안의 막내입니다. 위로는 오빠 둘과 언니가 있습니다. 모두 기사들이죠. 그래서 막내인 피아도 기사가 되려 노력합니다. 재능은 없어요. 오빠들은 일찌감치 그녀(피아)의 싹을 알아보고 기대를 저버렸죠. 언니는 피아 편을 들어주긴 하는데 돌려서 하지 말라고 깝니다. 제일 나빠요. 이 세상엔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 게 있죠. 그래도 피아는 기사가 되고 싶습니다. 신분도 보장되고, 명예로운 일이니까요. 문제는 자기에게 재능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도전한다는 것이고. 15세가 되어 성인 의례를 치르던 날. 기사가 되고 싶으면 숲에 가서 마물을 잡고 마석을 가져와야 기사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하여 숲으로 갑니다. 그런데 눈앞에 다쳐서 죽어가고 있는 까만 새끼 새가 있네요. 언니에게 받은 회복 포션을 먹입니다. 여기서 그녀가 깜빡한 게 있습니다. 이 세계에는 까만 새가 없으며 회복 포션은 드럽게 맛이 없고, 반동으로 격통을 수반한다는 것을. 이 부분에서 유추할 수 있는 건 그녀의 성격은 덜렁이라는 것. 갑자기 새끼 새가 커다래지더니 그녀를 물어 버립니다. 이것이 프롤로그이고 그녀가 성녀로서의 삶의 시작 부분입니다.



제목 그대로 대성녀임을 숨기며 살아가는 히로인이자 주인공인 피아의 이야기입니다. 300년 전에는 길바닥에 넘치고 넘쳤던 게 성녀였던 것이 지금은 간단한 회복술만 쓸 수 있어도 성녀로 추앙할 정도로 쇠락(몰락 아님)하였죠. 회복술은 굉장히 귀중합니다. 회복 포션도 성녀만이 만들 수 있고요. 버프도 겁니다. 전쟁이나 마물 퇴치 때 성녀가 없으면 다쳐도 치료 수단이 없으니 망하는 거죠. 그로 인해 성녀 자질이 있으면 국보급 취급을 받고, 문제로는 그 반동인지 성녀가 되었다 하면 오만방자해지는 결과를 낳았지만 그것도 없어서 발견 즉시 왕족이나 귀족이 잡아다 씨x이(혈통 유지 같은 이유로)로 만들어 버리는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성녀는 왕족과 귀족의 전유물이 되었죠. 물론 처우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국보급 취급이니까요. 피아는 새끼 새에게 물리고 전생을 기억해 냅니다. 전생에서는 대성녀였다네요. 기억이 각성되면서 대성녀의 자질도 각성해버립니다. 대성녀는 성녀의 정점에 있습니다. 대성녀 자질이 개화했으니 기뻐해야 하나? 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한 줄로 표현하자면, 이런 신발 내가 대성녀라니? 사실 전의 생에서는 좋은 기억이 없습니다(이유는 2권에서 언급해 보겠지만 아마 필자는 기억 못 하겠지).



피아의 꿈은 어릴 때부터 기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성녀는 사양입니다. 게다가 전생에서 마왕 오른팔이 너 처신 잘해라?라는 협박도 들었습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오른팔이 등장하면 다시 언급해 보도록 하고요. 대성녀라는 게 밝혀지면 여러모로 귀찮습니다. 마왕 오른팔이 죽이러 온다고도 했고요. 그래서 숨기기로 합니다. 그래도 능력은 쓸 거지만. 뭐 여기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그녀의 성격이죠. 한마디로 사차원입니다. 주변에 폐를 끼쳐도 자각이 없고, 분위기를 읽지 못해 주변을 당황하게 만듭니다. 남이 못하는 게 아닌 안 하는 걸 한다든지, 가령 모두가 고개를 숙이는 왕제(왕의 동생) 앞에서도 할 말은 한다 같은. 대성녀임을 숨긴다 해놓고, 제가 사실은 대성녀랍니다?라는 듯 힌트를 마구마구 뿌려 댑니다. 가령 회복술은 성녀만이 쓸 수 있는데 쓴다든지, 버프를 건다든지, 그럴 때마다 들킬 뻔하지만 특유의 능청함으로 위기를 벗어나는 게 예술이죠. 반성은 그때뿐이고 같은 실수를 계속합니다. 그럴 때마다 가자미눈이 되어 그녀를 바라보는 주변인들도 예술입니다. 참, 피아를 물었던 새끼 새의 정체는 말이죠. 새끼 새도 정체가 밝혀지면 대혼란을 불러올 대단한 존재였습니다. 피아의 사역마가 되었죠. 그리고 둘이 펼치는 개그는 예술 그 자체입니다.



맺으며: 리뷰를 갑자기 뚝 끊었는데, 필자가 글 재주가 없다 보니 양해 바랍니다. 본 작품은 여성향 작품입니다. 여주 하나에 잘생긴 남캐릭 여렷이 등장하죠. 그것도 왕족과 귀족이 득시글 거립니다. 처음엔 후작 자제를 만나 친구 먹고, 이후 여러 잘생긴 귀족 자제와 왕제까지 섭렵하는 마당발을 보여주죠. 물론 느끼한 대사라든지 여주(피아)를 어떻게 해보려는 파렴치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약간의 청춘 러브 코미디 성격을 띠고 있는데, 문제는 피아가 둔탱이라는 것이고. 잘생긴 남자들이 득시글 거리니까 오히려 부녀자(BL 좋아하는 여자)로 각성하는 건 아닐까 싶은 이야기입니다만. 아무튼 대성녀임을 숨기고 기사로 살아가는 여주의 이야기입니다. 근데 숨길 생각이 없습니다. 이런 부분이 재미있습니다. 이거 어쨌거나 들통나는 클리셰 아닌가?라는 클리셰를 비튼다고 할까요. 힌트를 마구마구 뿌리지만 피아의 능청함에 속아 넘어가는 게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새끼 새(2권에서 정체 밝혀볼까 중임)와 같이 다니며 주변을 농락하는 장면들은 1권의 백미였습니다. 정체를 숨기기 위해 변장 시키고, 어느 장면에 '멍청이, 멍청이, 얼간이'라는 새끼 새의 대사는 정말 근래에 가장 크게 웃어본 장면이었군요. 별생각 없이 구매한 작품이었는데 꽤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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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현대 던전 라이프의 다음 생은 이세계 오픈 월드에서! 01 - S Novel+ 현대 던전 라이프의 다음 생은 이세계 오픈 월드에서! 1
시바이누 부타이 지음, 히로세 그림, 박정철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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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근미래 일본, 근해(海) 어느 섬에 생겨난 던전을 일본인들은 현대 던전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 많은 사람들이 탐색자가 되어 도전했고 주인공도 어느덧 상급 탐색자가 되어 있었죠. 그리고 오늘이 제삿날입니다. 욕심을 부린 건지 궁지에 몰렸고 어찌어찌 동료들을 탈출 시킨 건 좋으나 정작 본인은 배에 바람구멍이 나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세계행. 눈 떠보니 노예입니다. 노예도 그냥 노예가 아니라 총알받이, 고기 방패에 쓰일 미끼 노예였죠. 주인공으로서는 억울한 게 빚을 지거나 범죄를 저질러 노예로 전락한 게 아닌 길 가다 납치되었다는 것. 누구에게? 모험가들에게. 이세계 모험가들은 쓰레기입니다. 작가가 어찌나 리얼하게 표현 해놨는지 그동안의 모험가 이미지를 단숨에 박살 내버리죠. 사회 낙오자, 부적응자들이나 하는 직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여느 작품에서도 이런 이미지를 보여주지만 상식인 이미지가 대부분이었는데 본 작품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거침이 없습니다. 이세계를 떠받치고 있는 어느 탑 공략에 카나리아라고 불리는 미끼 노예들을 풀어 몹들을 끌어들이고 먹이로 던져 주의를 분산시켜 공략하는 더러운 놈들이죠. 노예들이 받는 대우도 좋을 리 없고요. 주인공도 카나리아가 되어 고기 방패 직전에 놓였고 여기가 그의 인생 분기점이 됩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 주인공은 강한 가? 실력으로 강하다기보다는 운빨에 강합니다. 본 작품에서는 주인공보다 강한 존재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1권 메인 히로인인 '드라코'죠. 드라코는 이명 같은 것으로 주인공이 나중에 붙여주게 됩니다. 이세계에서는 절대 힘의 상징인 용(龍)이 있고 드라코는 용으로서 그 정점에 있습니다. 오래오래 살며, 그로 인해 삶이 무료하여 심심함에 미쳐있죠. 마침 주인공이 카나리아가 되어 고기 방패에 몰려 있는 현장에 옵저버로 참가합니다. 당연히 주인공을 구해줄리 없고요. 오히려 흥을 돋우기 위해 주인공이 마음에 들어 하는 노예랑 1:1 맞짱 떠서 이기는 놈을 살려 주겠다고 합니다. 드라코는 인간의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생물의 정점에 있어서 그런지 오만방자하고 사고방식도 마왕에 가깝습니다. 거슬리면 그게 누가 되었든 태워 죽입니다. 사실 주인공도 제대로 된 성격이 아닙니다. 지구 현대 던전에서 던전에 침식되어 뇌가 망가져 있죠. 어릴 때부터 고아로 성장하며 괴롭힘을 당해 왔고, 유일한 벗이었던 유기견은 중딩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등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죠. 인간의 감정에 어딘가 결점이 생겨 있습니다. 이런 성격과 저런 성격(드라코)이 만났습니다. 그러나 드라코는 너무나 강했죠. 여기서 주인공 운빨이 시험당합니다.



뭐 주인공이 이기겠지. 사실 그렇습니다. 이기지만 이후에 재미난 상황이 벌어지죠. 재미난 상황이래봐야 오만방자한 히로인이 주인공에게 홀딱 반하는 거겠지. 다들 미래를 내다보는 초능력이 있으시군요. 어찌 보면 클리셰이긴 한데, 사실 본 작품의 본질은 인간성에 있습니다. 다들 어딘가 망가져 있죠. 주인공 또한 자기 욕망대로 살아갑니다. 그 욕망이 이끄는 대로 드라코의 심기를 건드리고, 절대적인 힘에 굴복할 거 같으면서도 욕망으로 사태를 헤쳐 나가죠. 그의 욕망은 햇빛이 잘 드는 호숫가에 집을 짓는 것입니다. 뚱딴지같지만, 그에겐 이런 날이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망가져 있거든요. 본 작품은 여러 인간들을 출연 시키며 인간성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묻습니다. 망가진 주인공이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주인공이 현실 지구에 있을 때, 고아원에서 받은 부조리들, 그의 유일한 벗이자 여행길 동반자가 될 예정이었던 유기견을 죽인 중딩들, 주인공은 어릴 때부터 인간들에게서 무엇을 보고 배웠을까. 망가진 사람에겐 망가진 마음으로 대하는 주인공. 그리고 그에게 있어서 드라코는 어떤 존재일까. 그녀가 모든 것을 준다 하는데도 거절하는 주인공.



맺으며: 한없이 타락하고, 타락해가는 세상에서 망가진 뇌와 마음으로 그래도 벗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 주인공에게 있어서 벗이란. 무엇을 희생하더라도 지켜야 하는 것. 어릴 적 유일한 벗을 잃은 주인공은 그 처절함을 배워야 했고, 두 번 다시 잃지 않으려 사선을 넘나드는 찰나를 경험하고 모든 것을 준다는 히로인(드라코)을 뒤로하고 여행을 떠나는 장면은 꽤 긴 여운을 남겨 주었습니다. 다만 이세계 1호 벗이라 불리는 인물이 좀 그래서 감동을 말아 먹는 게 흠. 방대한 인물도와 세계관은 많은 복선을 낳았고 그로 인해 회수하려면 고생 꽤나 하겠네? 했더니 작가는 잠수 타는 걸로 해결했군요. 주인공은 모르는데 주인공을 아는 미래인? 장면은 자기들만의 리그를 그려대서 이야기를 따라가지를 못 했습니다. 주인공은 이세계에 와서 현실 파악이 엄청 느리고, 이야기를 좀 질질 끄는 면이 있었군요. 하지만 냉혈녀 드라코가 사랑을 알아가며 성격이 바뀌어 가는 장면들은 귀여웠습니다. 문제는 일러스트가 따라 기지 못한다는 거고. 정발 기준 1권 발매되고 1년이나 지나서 2권은 요원하기만 한데, 사실 1권으로도 충분한 여운과 엔딩을 느낄 수 있어서 2권은 필요 없어 보이긴 했습니다. 아무튼 모험가들이 보여 주었던, 인간이 어디까지 추악해질 수 있나를 잘 보여주었지 않나 싶습니다. 드라코는 너무 클리셰적인 내용이라 감동은 별로 없었지만 인간의 마음을 알아가며 주인공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주인공 또한 악감정을 지우고 그녀를 받아들이려 하는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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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남자 금지 게임 세계에서 내가 해야 할 유일한 일 01 - S Novel+ 남자 금지 게임 세계에서 내가 해야 할 유일한 일 1
하자쿠라 료 지음, Hai 그림, 고나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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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남자가 백합 게임을 좋아하면 안 되나? 본 작품은 그런 주제일걸요? 왜 의문형이냐면 읽다가 중간쯤에서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작품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 필자와는 코드가 맞지 않았군요. 본 작품의 주인공은 백합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삼시 세끼를 백합 게임으로 준다면 그걸로 연명할 정도로 좋아하죠. 오늘은 손에 넣기 힘든 게임을 플레이합니다. 눈물 흘릴 정도로 좋아합니다. 주인공 분명 현실 친구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 백합 게임을 친구가 구해 주었다는군요. 그의 장래희망은 백합 커플 주거 공간에 놓인 관엽 식물이 되는 거라 합니다. 머리가 어질어질합니다. 단숨에 클리어하고 만족감에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진 주인공은 잠이 쏟아지는 멍한 머리를 안고 편의점으로 향하다 길거리에서 백합 커플을 발견합니다. 아주 땡잡은 날이죠. 그런데 그 커플이 길을 건너는데 달려오는 화물 트럭에 치일 위기 상황입니다. 백합을 사랑하는 주인공이 지켜보고만 있을 순 없죠.



눈을 떠보니 백합 게임 속이었습니다. 오늘도 열 일 한 트럭 덕분에 주인공은 이세계가 아닌 게임 속으로 전생한 것이죠. 그것도 주인공이 삼시 세끼로 먹을 수 있는 백합 게임 속입니다. 아주아주 잘된 일이죠. 문제는 악역 남자 캐릭터(게임 속 남자 주인공)로 전생한 것이지만요. 이 주인공이 얼마나 악질이냐면, 백합 커플만 보이면 끼여 들어서 분탕질을 해댄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전생 전의)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속성이죠. 그러니 평판은 땅을 기다 못해 지하 깊숙이 들어가 있고, 종국에는 어떤 루트를 가든 히로인들에게 살해당한다는 엔딩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전생 전의)은 게임을 해봐서 시나리오를 알고 있거든요? 본 작품은 악영 영애, 귀족 백합판입니다. 죽기 싫으면 미래를 바꿔야 하죠. 바꾸는 건 쉽습니다. 상냥하게 해주면 되거든요. 메이드가 있고, 피가 이어지지 않은 여동생이 있고, 엘프녀가 있고. 엘프 스승이 있습니다. 죄다 히로인들이고, 죄다 호감도 마이너스입니다.



맺으며: 오타쿠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잔뜩 있습니다. 특히 피가 이어지지 않은 여동생은 높은 가점을 받을 수 있겠죠. 1권은 엘프녀와 엘프 스승을 공략하는 것도 있지만, 이 여동생 공략에 많은 심혈을 기울입니다. 종국에 주인공(전생 후)을 제일 잔인하게 도륙 내는 게 이 여동생이라고 하거든요. 이 여동생 공략은 처음 접한 분들이라면 다소 신선한 소재이긴 한데, 필자에겐 있어선 그저 클리셰에 지나지 않았기에 그냥저냥 했습니다. 백합 게임관에서 왜 히로인들 호감도작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1권 한정 백합은 거의 안 나옵니다. 주인공 하렘 만들기에 여념이 없죠. 그래도 인기가 있는지 국내에서 6권이나 발매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는 건 히로인들이 정말로 많이 나온다는 소리겠죠. 1권에서도 여동생 에피소드 이후 또 다른 히로인이 나오는 거 같지만 중반쯤에서 접었기에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엘프녀와 스승을 그림자 속에서 지원하는 12인의 엘프녀도 주인공과 동거하기 시작했고, 1권 만에 16명의 히로인이 생겨 버렸습니다. 약간의 엑스트라 느낌은 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활약하고 있으니... 그렇다 보니 필연적으로 목욕탕씬도 있고, 무릎베개 씬도 있습니다. 여학생들이 득시글 거리는 학원도 빠지면 섭섭하겠죠. 하지만 주인공은 백합 커플 구경 하는 것에만 온 신경이 가 있어서 히로인들이 보내오는 호감은 메시가 기겁할 정도로 쳐내기에 선수입니다. 대체 왜 이런 주인공을 기용하는지 모르겠군요. 잘 생겼고, 마법적 실력도 좋습니다. 다 가졌죠. 솔직히 본 작품이 왜 구매 목록에 들어앉아 있었는지 지금도 이해를 못 하고 있습니다. 별생각 없이 구매 금액을 맞추기 위해 바구니에 넣었고,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채 구매를 해버린 거 같군요. 작품 자체는 청소년 특히 하렘이라는 꿈의 나래를 펼치는 청소년들에겐 좋은 작품일 겁니다. 그냥 필자와는 맞지 않았군요. 현실만 보는 성인이라서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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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태한 악욕 귀족으로 전생한 나, 시나리오를 박살 냈더니 월등한 마력으로 최흉이 되었다 01 - S Novel+ 나태한 악욕 귀족으로 전생한 나, 시나리오를 박살 냈더니 월등한 마력으로 최흉이 되었다 1
키쿠치 카이세이 지음, 쿠와시마 레인 그림, 권미량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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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나태한은 아니지. 메이드 엉x이를 채찍질하는 변태잖아? 본 작품은 게임 스토리로 전이한 어떤 방구석 폐인의 이야기입니다. 게임하다 정신 차려보니 게임 속이었고, 손에는 채찍이, 앞에는 엉x이 맞고 있는 메이드(이하 릴리스). 전이한 몸체의 주인은 세간에서 온갖 질 나쁜 짓을 다 해대는 악역 귀족으로 소문나 있었습니다. 예, 악역 영애 남자판입니다. 신분이 꽤 높은 귀족이고요. 14살입니다. 14살에 벌써 성(姓)에 눈을 뜨고 여성 편력도 심하고 변태 짓을 해대고 있었죠. 이후 등장하는 메인 히로인 '신티아'를 능욕하려다 미수에 그친 전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14살이 이러고 살고 있었던 것이죠. 부모 얼굴 보고 싶게 만드는 주인공입니다. 아무튼 주인공은 게임을 해봐서 바이스가 이대로 살아가다간 만인에게 버림받고 종국엔 마왕의 앞잡이가 되어 고기 방패로 생을 마감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래를 바꿔야겠죠? 지금은 주인공 목숨이 되었으니까요. 본 작품은 그런 이야기입니다. 주변인들에게 사과하고, 시나리오를 크게 바꾸지 않는 선에서 인정받으려 노력하게 되죠. 그렇다면 무슨 노력을 하는가가 메인 테마가 되겠습니다. 기본 레퍼토리는 여느 악역 영애물과 비슷합니다. 나쁜 짓 하지 않기. 여성을 존중하기. 인싸가 되어 호감 얻기. 나쁜 놈 아니라고 어필하기. 기타 등등.



당연히 게임상 주인공도 있습니다. 알렌이라고 판타지의 용사 포지션이죠.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고, 존잘남입니다. 주인공도 존잘남입니다. 존잘남 둘이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코피 쏟는 부녀자가 탄생하죠. 뭐 이건 나중의 일이고. 주인공이 깃든 바이스(이하 바이스)는 이런 작품이라면 으레 나오는 학원에 입학합니다. 거기서 알렌을 만나죠. 바이스의 인생을 나락가게 만든 장본인이긴 한데, 알렌이 뭔가 한건 아니고 그냥 능력도 좋고 존잘남인 알렌에 질투를 느껴 자폭한 것뿐이더군요. 바이스(주인공)는 학원에서 이 녀석을 뭉개주려 하죠. 뭉개려는 이유는 사람들에게서 고평가 받으려고. 뭔 뚱딴지 소리인지 필자도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주인공이 깃든 시점은 게임 초반입니다. 이미 클리어해본 시나리오를 다시 되짚어가는 형식이죠. 그렇게 알렌을 만난 바이스는 미래 개변에 착수합니다. 착수한다고 해서 뭔가 큰일이 벌어지는 건 아니고요. 이런 작품이 다 그렇듯, 바이스(주인공)는 먼치킨입니다. 스킬 창조도 하고, 전술도 잘 짭니다. 이런 능력을 현실에서 펼쳤다면 갑부가 되었을 텐데, 여느 이세계물도 마찬가지지만, 왜 이세계(게임속)로 가면 능력이 개화하는지 도통 모를 일이군요. 거기다 존잘남이고. 존잘남 친구(알렌)도 있고. 집도 부자고, 악혼녀(신티아)도 있고. 다 가졌네.



여담 형식으로 좀 더 언급해 보자면, 바이스(주인공이 깃들기 전)에게 능욕 당할 뻔 해놓고 그의 사과 한마디에 눈 녹듯이 함락 당하는 신티아. 가만히 내버려둬도 호감도가 마구마구 올라갑니다. 바이스(주인공)와 약혼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고퀄리티 일러스트 때문에 싸구려 이미지는 없습니다. 악덕 귀족(바이스)에게 변태 짓 당하는 불쌍한 메이드인줄 알았던 릴리스는 진성 마조입니다. 암살자라는 영문 모를 부직업을 가지고 있죠. 바이스(주인)가 정신 차리는 바람에 이제 엉x이 채찍질은 없습니다. 아쉬워하는 장면을 넣었다면 좋았을 텐데. 얘도 고퀄 일러스트를 작가로부터 받았습니다. 신티아와 둘이 아주 죽이 척척 맞죠. 이렇게 호감은 자꾸 올라가는데 문제는 바이스(주인공)가 둔감형이라는 것. 주인공이 깃들기 전의 바이스는 여성 편력이 심했다고 하는데 좀 배우지. 깃들고 나서 여성은 존중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어서 그녀들이 보상받을 일은 없을 듯. 그럼에도 하렘을 향해 꾸준히 진격 중입니다. 학원에 입학하기 전에 스승으로 모신 '밀크' 선생님이라든지, 학원에서 만난 동급생이라든지, 남의 여자라든지, 부녀자라든지. 문어발식 확장하는 게 상당히 인상적이었군요. 바이스(주인공)는 존잘남에 상냥하고 카리스마 있고, 결단력도 있죠.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짓밟는 짓도 하지만 그것조차 매력으로 다가오는지 호감도가 마구 올라갑니다.



맺으며: 먼치킨물입니다. 시나리오(앞으로의 일)도 알고 있어서 인생이 껌입니다. 마왕의 앞잡이가 되어 고기 방패로 인생이 끝난다를 바꾸는 게 목표인데, 먼치킨에 미래도 알고 있으면 누워서 떡 먹기죠. 존잘남이기도 하고, 사실 이게 뭐가 재미있나 싶었습니다. 떠먹여주는 밥을 못 먹는 게 이상한 거죠. 문제는 클리셰 덩어리를 어떻게 풀어가고 신선하게 만드느냐인데, 리뷰 작성시 본문 인용 제약 때문에 자세히 언급은 못하지만 다짜고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바이스(주인공)와 대척점에 있는 알렌과의 사상 대립이 참 신선했군요. 그 사상의 차이에서 오는 어긋남, 그러면서 서로 끌려서 가까이하게 되는 장면들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바이스(주인공이 깃들기 전)가 왜 타락하고 종국엔 그런 인생을 맞이하게 되었는가의 바탕엔 알렌이 있었고, 깃들고 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는 알렌의 성격 등. 여기서 포인트는 알렌이 빌런이어서 바이스가 타락하는 게 아닌, 너무 빛나서 질투심에 사로잡혔다는, 주인공이 깃들고 나서 빛나는 알렌을 보며 인정해가는 게 또 인상적입니다. 타인을 인정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가 않죠. 이런 장면들 덕분에 악역 귀족이라는 클리셰 덩어리임에도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고퀄 일러스트도 좋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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