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1 - L Novel
와타리 와타루 지음, 박정원 옮김, 퐁칸 ⑧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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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필자의 라이트 노벨 입문작 입니다. 벌써 2년하고 몇 개월이 지났군요. 그 당시 제대로 뜻을 이해하지 못해 대충 읽고 어디 짱박아 뒀던걸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지금이라면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책장을 펼쳤으나 여전히 필자에겐 유녀전기만큼이나 난해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래도 이미 완결 직전까지 이야기가 진행되어서인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고 이때부터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이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아픔을 진솔하게 대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러나 역자 분이 언급했던 것처럼 독자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소재로 이용되고 있어서인지 극적으로는 풀어놓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받아온 부조리가 서러움이 되어 폭발해 삐뚤어져버린 주인공 '하치만'을 갱생 시키기 위해 히라츠카 선생님의 손에 이끌려 봉사부에 넣어진 건 좋은데 하필 잘난 외모 덕분에 초등학교 때부터 배척 당해 삐뚤어져 있는 유키노가 버티고 있었으니 '가자니 태산이요, 돌아서자니 숭산이라'인 상황이 벌어집니다. 일하면 지는 거라고 장례 희망이 전업주부라 당당하게 말하는 하치만의 앞 날을 예고한 듯 유키노의 날선 독설은 거침이 없습니다.

 

그렇게 강제로 봉사부에 들어앉게 된 하치만, 으르렁 거려도 보고 빠져 나갈 구멍을 파보지만 알짤 없습니다. 이후 유이가하마 유이의 쿠키 대소동이 벌어지고, 토츠카를 만나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려 하는 이벤트가 벌어지고 테니스 코트 사용권을 놓고 하야마 패거리와 일전을 벌이기도 하는 등 청춘을 부정하는 하치만에게 있어서 이것이 청춘이라는 눈물겨운 다사다난한 일상이 흘러갑니다. 싫은척 하지만 꾸역꾸역하는 하치만으로 보고 있으면 히라즈카 선생님이 하치만을 봉사부에 집어넣은 건 갱생이라기보다 그가 초등학교 때부터 급우들로부터 받아온 아픔을 봉사부에서 치유받기를 염원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빛나는 청춘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초등학교 때부터 축적한 대인관계 기분나쁜 경험으로 다시는 속지 않겠다며 자신만의 세계에 틀어 박혀 살아가는 하치만, 이 작품은 인간관계에서 은근히 시사하는 바가 넘칩니다. 같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괜히 얘가 나에게 호감이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겁니다. 혹은 쳐다본다고 해서 저 사람이 나에게 호감이 있는 걸까? 하는 이런 착각 속에서 벌인 고백은 비참한 결과를 불러오기도 합니다. 다음날 전교에 소문이 퍼져서 조롱거리가 되어 있는 것을 청춘의 한 페이지라 불러야 할까요?

 

여러 사람이 과제를 푸는 모임에서 자기들끼리 잘 이야기하다가 내가 껴들자 바다보다 더 조용해질 때를 청춘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혹은 모두가 보는 앞에 나가 사과하라고 윽박지르는 클래스메이트들을 바라보며 이것도 청춘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웃음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웃음기를 빼면 음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서 하치만은 자신이 받은 부조리 덕분에 타인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귀찮은 일을 피하는 스킬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상대가 쓴 가식이라는 가면을 보게 되었기도 하고요.

 

하치만이 가지지 못한 자의 슬픔이라면 가진 자의 슬픔도 있습니다.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빼어난 미모 덕분에 남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어 초등학교 때는 여학생들의 찌질한 왕따를 당하고 중학교 때는 전교 여학생들이 달라붙어 그녀를 밀어내는 통에 친구 하나 사귀지 못하고 늘 괴롭힘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그것이 그녀의 방아쇠를 당겼는지도 모릅니다. 자기가 당해온 일들이 수긍이 되지 않았습니다.

 

뒤에서 수근 거리기보다 정면으로 나서길, 남을 끌어내리기보다 자신을 갈고닦아서 올라서기를 바랐지만 아무도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바보 같은 짓은 인생에 도움이 안 된다는 그녀의 지론은 하치만과 충돌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1) 하지만 하치만이 처음 봉사부에 들어왔을 때 이미 유키노는 그의 내면을 봤는지도 모릅니다. 그 왜 같은 아픔을 간직한 사람은 서로 알아본다고 하잖아요.

 

하치만과 유키노는 서로 상반된 아픔을 간직하고 나아가는 방법도 상반되다 보니 봉사부는 늘 지지고 볶습니다. 선빵은 유키노가 날리는 독설로 시작하고 하치만은 애써 외면하는 일상이 흐르고 어물쩍 유이가 들어앉으면서 봉사부는 완성이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웠던 건 단연 유키노인데요. 아마 어릴 적 트라우마에 비롯된 행동인지 친구하나 없이 잘난 맛에 살며 다가오는 모든 걸 날려버릴 듯 독설을 날리지만 능글맞은 유이의 애교에 녹아서는 친구로 인정해 나가는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이러쿵저러쿵해도 상반된 아픔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역시나 같은 아픔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하치만에게도 1그램 정도 인간으로 봐주기 시작합니다.

 

하야마와 미우라 등 일찌감치 그들의 성격을 대변하는 에피소드가 나오는 등 1권에서 등장인물 대부분의 성격이 정립되었군요. 그러고 보면 제대로 된 인간은 아직 없어 보였습니다. 청춘? 눈꼴 시려 못 봐주겠네라는 하치만과 왜 삐딱하게 걷니? 똑바로 걸으렴의 유키노, 멍청함과 순수함을 겸비한 숯검댕이 과자 폭탄 제조기 유이, 만인이 평등한 하야마, 여왕님 미우라, 중2병 자이모 뭐시기, 여자인지 남자인지 귀여움 폭발하는 토츠카등등이 모여 청춘을 구가 합니다. 뭐 실상은 청춘이라 쓰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지만요. 


  1. 1, 하치만은 정면으로 당당히 나서기보다 자신을 죽이며 나아가는 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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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티처 2 - S Novel+
네코 코이치 지음, Nardack 그림, 이승원 옮김 / ㈜소미미디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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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 에이전트였던 할아버지(주인공)가 임무 중 죽었다가 눈 떠보니 전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이세계의 귀족 사생아이더라하는 주인공 '시리우스'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귀족이 대비해둔 보험 역할이었던 그는 에리나와 노엘 그리고 디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서 무사히 10살을 맞이하였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낳다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대신해 양육해줬던 시종 에리나는 병에 걸려 일어나지 못한 채 그대로 눈을 감고 맙니다. 시리우스는 그런 에리나를 마지막에 어머니라 불러주며 제대로 된 묘를 마련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노예로 혹사당하고 있던 은랑족(수인) 에밀리아와 레우스 남매를 거둬들여 언젠가 다가올지 모를 여행에 대비해 혹독한 수련을 거듭하던 어느 날 아버지인 망나니 귀족은 더 이상 보험으로서 가치가 없어진 시리우스를 매몰차게 내쫓았고(이 과정이 좀 웃김), 있을 곳이 없어진 이들은 디와 노엘은 부부로서 자신들의 고향으로, 은랑족 남매와 시리우스는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큰도시로 향하게 되면서 10년이나 자신을 돌봐줬던 노엘과 디와 아쉬운 작별을 고합니다. 여담으로 디와 노엘의 뒷이야기를 외전 형식으로 실어 놓았는데 정말 훈훈한 장면을 연출합니다.

 

이별은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라고 했던가요. 학교에 입학하면서 에밀리아는 단연 돋보이는 외모로 반에서 이목을 이끌어내고 '리스(표지 히로인)'라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레우스는 특유의 골목대장 기질로 많은 수인들의 형님으로 군림하게 됩니다. 시리우스는 무속성이라는 이유로 쓰레기 취급받으면서도 그가 가진 무속성 특유의 마법을 눈여겨본 학원장과 담임 선생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순탄한 학교생활을 이어갑니다.라고 하면 지리멸렬한 학원물이었겠죠.

 

에밀리아와 레우스가 자신만의 세력을 만든 건 사실이지만 무속성(1)인 시리우스의 처우는 개판 5분 직전이었는데요. 면접 때부터 지독한 괄시가 이어지더니 입학 때는 평범한 기숙사에도 못 들어가고 혼자 멀리 떨어진 다 쓰러져가는 관사에 배정되어 버렸습니다. 귀족이 득실하는 이세계에서 평민은 말할 것도 없고 무속성의 인간이 살아가기엔 여긴 지옥입니다. 그나마 학교에서는 모두가 평등이라는 기치 아래 교육을 진행해서인지 대놓고 찌부러트릴려는 인간은 없었지만 어딜 가나 귀족빨 믿고 설치는 인간은 있기 마련인지라...

 

거기다 무능력자라고 일컬어지는 무속성이 입학했으니 먹이가 제 발로 입으로 들어온 격이죠. 귀족 만만세를 부르는 그레고리 선생을 위시한 귀족 나부랭이들의 위세는 하늘을 찌릅니다. 이런 이야기는 진부하면서도 재미있기도 한데요. 결국 이고깽을 추구하는 작품에서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이 바로 주인공이라는 것처럼, 대놓고 저는 마법을 못 쓰는 중생입니다.라고 했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습니다. 없으면 만들면 돼요.

 

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의 주인공 나구모가 그랬고, 방패 용사의 나오후미가 그랬듯이 속성에 구애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면 됩니다. 전생의 기억에 있는 무기를 바탕으로 마법을 구현하고 위력을 키우고 이세계의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틀과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면서 무속성이라도 웬만한 모험가에게는 지지 않는 실력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은 위에 언급한 두 작품의 주인공에 비해 고생을 전혀 안 했다는 것이군요. 좀 부조리한 면을 느꼈습니다.

 

여튼 그걸 모르는 귀족(고정관념에 사로잡힌) 나부랭이들이 덤벼 봤자 결과는 뻔한 것이죠. 이번 에피소드에서 최대로 통쾌한 게부분입니다. 사실 힘을 숨기고 자신을 억압하는 세력을 단죄하는 스토리는 진부하지만 언제 봐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엔 이것만큼 좋은 소재도 없죠. 에밀리아를 내놓으라며 깔보며 뒤 치기 들어오는 귀족을 썰어 버리고, 다른 반에서 왜인지 모를(아마 복선이 깔려 있는 듯) 귀족들의 핍박에 시달리고 있는 리스를 자기 반에 데려오기 위해 정식으로 신청한 대결에서 우월감과 멸시를 보내면서도 야비한 짓을 서슴치 않는 귀족들을 시원스럽게 밟아버리는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억압과 부조리하는 환경에 굴하지 않고 모든 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기회로 만들어 가는 시리우스, 뜬금없지만 면접 때부터 그를 유심히 지켜봤던 학원장과 담임 선생님은 시리우스가 만들어주는 케이크의 포로가 되어 버렸군요. 전생에 에이전트라서 그런지 사람 구슬리는 것도 꽤나 능숙하고 교섭에도 능한 데다 쓰레기 무능력자라 치부되는 무속성이면서 먼치킨이라니 과연 이 세계 물이라는 생각도 들었군요. 그리고 전생의 음식을 이세계에 퍼트리는 클리셰도 잊지 않습니다.

 

그래도 핍박과 부조리가 횡행해도 진심이 통하는 친구는 꼭 있기 마련입니다. 수인이든(2) 무속성이든 상관하지 않고 살갑게 대해주는 친구 '마크'를 만났습니다. 시리우스와 마찬가지로 귀족의 사생아로 태어나 보험으로 자랐던 '리스'는 보험이 해약될 일도 없이 어찌어찌 학교에 입학했지만 귀족 만만세 그레고리 선생의 마수와 귀족들의 핍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시리우스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는 응답을 해줬습니다. 여담으로 이 부분이 다소 울컥하게 됩니다. 진심이 통한다는건 무엇보다 안심이 되는 겁니다.

 

1권의 피아에 이어 그녀 리스도 정령이 보인다는 복선이 깔렸습니다. 이건 1권 시리우스 '본처'인 피아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정령이 보이는 인간은 군사력으로서 대단한 가치가 있나 봅니다. 그래서 귀족들의 알력에 희생양으로 전락한다나요. 지금은 복선뿐이지만 피아와 더불어 리스도 나중에 어떤 일이 휘말리지 않을까 하는군요. 여담으로 시리우스 본처인 피아는 10년 동안 엘프 마을에서 나오지 못 합니다.

 

어쨌건 1권부터 그러지 않을까 했지만 10살 밖에 안 되었으면서 벌써 하렘을 형성하기 시작합니다. 다만 완성되기 까진 4~5년, 최장 10년은 기다려야 하지만요. 그래서 아직은 에밀리아 외에는 이렇다 할 하렘은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니 리스가 참여했으니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적이 되어가자 시리우스는 낡은 관사를 고치고 리스를 제자로 받아들여서 단련 시키고, 마크의 초대로 들린 그의 집에서 호쾌한 가족을 만나면서 시리우스는 자신의 세상을 조금식 넓여 갑니다.

 

귀족 만만세를 외치며 콧대 높은줄 모르고 날뛰던 근본을 모르겠던 귀족들이 시리우스와 은랑족 남매에게 나가떨어지면서 더 이상 귀족들의 등살은 없는 듯하지만 그레고리 선생이 뿌려 놓은 복선에 몇개 있어서 앞 일은 어찌될지는 모르겠군요.

 

여전히 술에 술탄 듯, 물에 물탄 듯한 전개가 이어지지만 적어도 1권에 비해 이야기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권선징악같은 이고깽에 질려 있다면 고개를 졸래절래 흔들 이야기가 충만한 것도 사실 입니다. 생각하는 걸 그만둬버린 필자로서는 소소하게 개그도 들어가 있고, 우리 딸(3)처럼 아멜리아를 두고 손녀 바보가 되는 두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쏠쏠한게 괜찮았습니다. 여담으로 남자 아이인 레우스는 누나보다 어리면서도 편식(?)하는 두 할아버지에게 찬반 신세인게 여간 웃긴게 아닙니다.

 

끝으로 초판이라서 그런지 오타가 장난 아닙니다. 무기가 무리, 발달을 발당 같은 건 애교이고 뜻이 바뀌어 버리는 것도 있었군요. 단어가 아닌 어떤 구절은 아예 맥락이 생략되어버린 것도 있었고요. 책갈피도 없는 데다 양면 페이지는 성의라곤 눈곱만큼도 느끼지 못하는 정말 9500원이 돈을 무색케 하더군요.

 


 

  1. 1, 불,물,바람,흙이라는 4대 속성중 한가지 이상을 가진 인간의 대우를 받습니다.
    무속성은 글자 그대로 속성 마법을 쓰지 못하는 무능아 입니다.
    에밀리아는 바람 속성을, 레우스는 불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2. 2, 위에서 언급하지 않았는데 수인도 인간들에게 꽤나 배척 받고 있습니다.
  3. 3, 우리 딸을 위해서라면, 나는 마왕도 쓰러뜨릴 수 있을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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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 3 - 마유즈미는 동화의 결말을 알고 있다, NT Novel
아야사토 케이시 지음, 이은주 옮김, kona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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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이 죽어 나갑니다. 1권부터 줄곧, 배가 갈리고 내장이 쏟아지고 피가 튑니다. 이 세상에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마물에게 사로잡혀 오장 육부가 뜯겨 나갑니다. 작가 필력에서 오는 묘사가 매우 리얼하여 비위가 약한 사람은 책장을 덮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1권부터 줄곧, 3권은 다소 수그러들긴 하였지만 예외가 아닙니다. 자기 때문에 죽어버린 여인을 잊지 못 해서 자학하는 청년의 묘사는 끔찍하기 이를 대가 없습니다. 사람을 뜯어 먹는 어떤 소녀의 그림자 괴물은 대상을 가리지 않습니다.

 

비극, 어느 가문에 여자만 당주가 된다는 철칙이 있습니다. 그런 가문에서 소년은 일그러진 어머니의 집착 속에서 소녀로 키워지며 당주로 교육을 받다가 가문에 뽀록나게 되었고, 날뛰다 여동생에게 퇴출 당했습니다. 그 이례 소년은 여동생 주위를 맴돌며 여동생을 죽이기 위해 이능력 사건 해결이라는 의뢰를 빙자하여 여동생 주변 사람들을 이용하여 여동생을 몰아붙였었고, 지금은 그 결실을 맺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 소년의 이름은 '마유즈미 아사토' 지금 오다기리(여동생 부하 직원)가 뱃속에 도깨비를 품고 있는 것도 아사토의 소행입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크게 세 가지가 들어가 있습니다. 자신에게 자꾸 달라붙어서 짜증 난다고 여겼던 여친을 바닷가로 데려가 죽게 만든 어느 청년의 이야기와 엄마의 편협된 시각과 과도한 기대로 망가진 어느 여고생의 비참한 최후, 그리고 원념이 되어서라도 자신이 받들었던 이능력을 쓰는 여자를 지키고 싶었던 어느 무능력자의 이야기입니다. 청년의 일그러진 사랑은 여성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해 겪어야 했던 괴로움과 잘못된 선택이라는 비극을 부르고, 집착이 부른 자멸이라는 씁쓸한 결말을 동반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면 여느 이능력 호러물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작가는 여기에 새로운 느낌을 추가하는데요. 바로 마유즈미의 부하 오다기리입니다. 작가는 힘이 없어도 남을 돕고 싶다는 신념을 가진 그를 중심에 세우면서 극중 분위기를 반전 시킵니다. 하지만 권선징악적인 이야기가 아닌 신념만으로는 아무것도 되는 일 없고 오히려 슬픔만 불러 올뿐이라고 역설하게 되는데요.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오다기리'의 신념은 숭고합니다. 사실 이 작품에서 가장 많이 구르는 게 바로 그입니다. 월급이 나오는지 의심스럽고, 맨날 마유즈미의 식대와 초콜릿 구입에 들어가는 경비를 삥 뜯기고, 아무 힘도 없으면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언제나 마유즈미에게 구원받을 뿐이죠.

 

어떻게 보면 그는 위선자에 가깝습니다. 힘이 있으면서 사람을 구하지 않는 마유즈미를 힐난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물건을 깨부수기도 하고 멋대로 뛰쳐나갔다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피해자들을 두 번 울려 버리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오다기리)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몸을 사리지 않고 누군가를 구한다는 건 칭송해야 마땅한 거니까요. 오다기리는 그런 사람입니다. 격류 속에 떠내려가는 사람을 바라보고 발만 동동 구르기 보다 뛰어들어 구하는 사람을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힘이 있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작품에서 영웅이라도 때론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라고 했던 게 생각납니다. 힘이 있다고 죽지 않는 건 아니니까요. 결국은 말주변이 없는 것입니다.

 

조금만 마유즈미의 성격을 이해하고 있었다면 얼마든지 움직이게 할 수 있었음에도 머리에 피가 몰려서 앞뒤 생각을 안 합니다. 마유즈미는 남을 도와주지 않습니다. 아니 그렇게 보일뿐이지만, 언제나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합니다. 거의 흥미 본위로 출동하는 것이지만 결국 그녀의 행동으로 사건은 해결되니까 마유즈미가 욕먹을 이유는 없습니다.

 

이번 에피소드를 보면서 안타까웠던 건 사람은 무언가를 절실히 바라면 자신에게 손을 내민 상대가 무엇이든, 썩은 동아줄이라도 붙잡기 마련이라는 겁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싶다는 염원, 자신을 위로해줄 상대를 원하는 염원, 누군가의 곁에서 같이 하고 싶다는 염원은 무엇보다 강합니다. 그래서 아사토가 내려준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었습니다. 이것은 추악하면서도 아름다운 마음이 불러온 비극입니다.

 

사건이 진행되면서 마유즈미는 오빠 아사토가 뒤에 있다는 걸 알아 갑니다. 아니 이전부터 알아 왔지만, 그리고 그의 곁에 최강의 도깨비가 있다는 사실과 조만간 오빠와 전쟁을 치를 시간이 올 것이라고 여기게 됩니다.

 

맺으며

 

오다기리가 품고 있는 딸 -우카-가 많이 자랐습니다. 그런데 애써 배 밖으로 나온 그녀를 다시 오다기리 뱃속으로 집어넣다니 이 무슨 그로테스크한 일이란 말인지... 뱃속에서 날뛰는 딸과 교류하며 달래며 움직일 때마다 격통을 유발하지만 꺼내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아빠의 위기 때마다 뱃속에서 튀어나와 구해주곤 하였는데 이번엔 꽤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는군요.

 

그리고 오다기리는 마유즈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칭얼거리지 말고 그냥 퇴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뱃속의 우카가 튀어나오면 다시 집어넣어 줄 사람이 없다 보니 계속 빌붙어 사는 모양인데 참 애처롭습니다. 맨날 삥 뜯기고 맨션 청소하느라  힘들고, 편식하는 마유즈미의 비위 맞추느라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거기다 아사토에게 목숨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인데 자신은 평범한 사람...

 

마유즈미는 당뇨병에 걸리지 않는 게 신기할 만큼 초콜릿을 먹어댑니다. 충치로 진작에 이가 멸종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많이 먹어 대는군요. 한편으로는 당대 최고의 이능력을 가지 여유인지 모든 걸 깨뚤어 보는 시선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오다기리가 칭얼 거려도 그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언제나 손을 내밀어 줍니다. 츤데레와는 조금 다른... 

 

여전히 그로테스크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농후한 피 냄새가 여기까지 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오기도 하였군요. 사건이 일어나는 시리어스한 장면과 주변 상황 묘사가 상당히 좋습니다. 살짝 매너리즘에 빠질만한 구절에서는 소소한 개그를 투입함으로써 몰입도를 높여주기도 하는데요. 전력질주하는 신(神)은 2권에 이어 이번에도 상당히 웃겨 줬습니다.

 

 

그리고 앙증맞은 책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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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마츠리 3
오타케 마사오 지음, 이기선 옮김 / 길찾기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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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히나는 닛타의 딸이 되어 버렸습니다. 닛타 엄마의 전화에서 시작된 고향집 방문에서 조직의 형님 딸이라는 둥 이거저거 둘러대다 결국 자기 딸이라고 선언해버렸습니다. 히나는 그냥 어리둥절 뭔 생각하는지 모를 인상으로 흘러가면 흘러가는 대로 주면 주는 대로 멍한 얼굴로 상황을 인식할 노력도 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받아들여 버립니다. 히나와 동거한 기간은 짧더라도 겪은 경험이 있습니다. 이대로 히나를 내버려 두면 뭔 일 나겠다 싶어 고향집 오기 전에 닛타의 반복적인 세뇌를 시행한 끝에 말하는 로봇이 되어버린 히나...

 

히나 자력 어필: 히나 13세입니다. 엄마와 누나의 반응: 머리가 많이 나빠 보이는데...

 

대뜸 표현하자면 정말 이게 휴먼 드라마라면 굉장히 감동적이었을 겁니다. 어리바리하지만 항쟁으로 집안이 몰살 당하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끝에 광명을 찾아서 겨우 가족이 된 소녀의 이야기(쪽팔림이 몰려오는군요)는 꿈같은 이야기고요. 실상은 닛타가 술김에 나불나불 대다가 수습 불가능에 빠지자 자폭한 결과가 이겁니다. 만사 다 귀찮고 그냥 저 애는 내딸임다. 끗...

 

닛타에겐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엄마와 누나가 있군요. 누가 닛타의 가족 아니랄까 봐 이게 또 제대로 된 집안이 아닙니다. 모녀가 그냥 대낮부터 술판이고 요리는 못해, 술에 쩔어서는 닛타를 달달 볶아서 요리 시키고, 히나를 진짜 조카(손녀)라고 받아들여선 아버지 불상에 대놓고 할아버지 닮았네? 이러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물우물 닛타가 해주는 저녁밥을 먹는 모습이 뭔가 귀엽기도 하고 애틋하기도 하였지만 순식간에 닛타의 엄마와 누나와 어울리는 게 천성이 생각하는 걸 그만둬버린 히나 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여튼 술판 벌이고 아버지 불상 앞에서 히나를 잘 기르겠다고 춤을 추는 가족은 이거 약 한 사발을 들이키지 않고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장면이 아닐까 싶은 게 배꼽 빠지는 줄 알았군요.

 

좀 더 가족간 화목한(?)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바로 히토미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초장부터 히토미의 일과로 시작하는 등 이번 3권은 히토미의 분량이 상당하군요. 여튼 학교에서 히나의 옆자리라는 이유만으로 히나의 보모가 되어버린 것도 모자라 어느 날 밤 히나와 같이 닛타 찾아 시내로 나왔다가 바텐더가 되어버린 비운(?)은 중학생입니다.

 

놀림이나 장난이겠지 싶어 그만두려고 했으나 히토미의 실력을 알아본 선배인지 오너인지 우타코의 협박(범죄 만땅)으로 결국 바텐더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는데 얘가 실력이 좋아서 손님들 반응이 상당히 좋습니다. 그렇다고 공짜로 시키는 건 아니고 시급이 무려 1,500엔으로 통장으로 모이는 급료를 보고 히토미는 겁이 난다고 합니다.

 

여튼 본격적인 바텐더의 길로 들어서서 늦은 밤 선생님에게 들킬뻔하였지만 중학생이 맛있는 칵테일을 만들지는 못한다며 현실 도피해버린 덕분에 계속해서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군요. 안즈에게 빈캔이 모이는 곳을 알려주고 안즈의 집(노숙자)에 초대되어서 컵라면을 대접받는 등 이 작품에서 대우가 상당히 안 좋습니다. 노력하지 않으면서 호의호식하는 히나와 노력은 하지만 어째 보답받는다기보다 점점 시궁창 아래로 떨어지는 듯한 히토미의 괴리감이 상당히 웃기다면 벌받을 것이고, 하튼 웃겨줍니다.

 

에피소드가 몇개 더 있지만 이만 줄이고요. 세상 물정 모르고 생각하는 걸 그만둬버린, 머리도 좀 나빠 보이고 악의는 없지만 누군가에게 배우질 못 해서 이게 나쁜 것인지도 모르겠고 일단 저지르고 보는 히나와 그 뒤치다꺼리를 하는 불쌍한 닛타, 히나의 최대 피해자인 히토미와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고 살아가는 방법이 틀린 안즈가 엮여서 갈수록 개그 포인트가 번창합니다.

 

만화는 연재가 길어질수록 작화 퀄리티가 살아나는 법칙(?)에서 정말 캐릭터 디자인을 상황에 맞춰서 어쩜 이렇게 잘 표현하고 있는지 개그 포인트와 더블어 캐릭터 디자인도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몇 안되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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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을 위해서라면, 나는 마왕도 쓰러뜨릴 수 있을지 몰라 1 - L Books
CHIROLU 지음, 트뤼프 그림, 송재희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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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이세계물이 아닌 정통 판타지물입니다. 마물과 마족과 마왕이 나오고 모험가가 나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 데일(남, 18세)도 모험가 입니다. 그는 왕도와 종교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도 한데요. 그만큼 실력이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복선이 되기도 한다는 걸 이 작품을 읽다 보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 그가 퀘스트로 개구리를 잡고 돌아오던 길 어느 숲에서 어떤 소녀를 만납니다.

 

'라티나'는 마인족의 소녀로서 일족에게 버림받았습니다. 이유는 모릅니다.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와 숲 속을 전전하다 남자가 죽은 후, 물고기를 굽고 있던 어느 인간(남자) 모험가 '데일'을 만났습니다. 사실 라티나는 인간보다 그가 들고 있던 물고기 구이에 더 관심이 있었지만, 소녀는 먹을 것에 낚여 데일과 인간들이 사는 마을로 왔습니다. 여관+식당+정보 제공처를 겸하는 춤추는 범고양이라는 데일의 거처이기도 한 이곳에서 갑자기 어린애를 들고 온 주인공 때문에 난리가 나는등 소소한 일상이 흘러갑니다.

 

여기가 네가 있을 곳이라며 라티나를 알뜰히 보살피는 데일은 딸 바보가 되어가고 마음씨 좋은 식당 주인 부부의 관심 속에서 발견 당시 뼈 밖에 없었던 그녀(8살이라함)는 날이 지날수록 살이 오르는등 무럭무럭 자라고 식당 모험가 손님과 마을 또래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차츰 시야를 넓혀 갑니다. 딱히 마인족과 인간은 앙숙이라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식당 사람들과 친구들은 그녀가 마인족인줄 알면서도 살갑게 대해줍니다.

 

여담으로 라티나와 데일이 만나는 대목에서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여겨질만한데요. 숲 속에서 잠깐 휴식 중인 데일의 주위에 마침 라티나가 있었다라는 우연치고는 너무 빤한 거 아니냐고 할 상황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이런 작품은 히로인이 뭔가에 쫓기거나 휴식 중인 주인공에게 다가간다거나 하는 만남으로부터 시작하니까 딱히 꼬리 물고 들어가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거기다 라티나에겐 어떤 능력이 있어서 사람을 고를 수 있다는 개연성이 붙어 있기도 합니다.

 

여튼 그렇게 데일을 만나 춤추는 범고양이에서 서빙을 하기도 하고, 출장을 나간 데일을 기다리기도 하고, 사장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요리를 배운다거나 그 사장님이 해주는 요리에 심취한다거나 꽤 바쁜 나날을 보냅니다. 그러는 틈틈이 여러가지 가르침을 받게 된 라티나는 배우는 게 상당히 빠르고 배려와 관찰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게 밝혀지면서 여러 가지 복선이 투하되는데요.

 

여러 복선중에 이런 화제는 싫다는 것처럼 능숙하게 말을 돌리기도 하고, 세상물정에 어둡고, 엄한 곳에서 상식이 결여 되어 있는등, 그러면서 완고한면이 있고 가끔씩 어린애 답지 않은 언동과 그 나이대에서는 비교적 나오지 않을 행동은 단순히 애가 총명해서 그렇다기보다 어떤 이유로 인해 갇혀지낸 어른이 아이로 변한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써놓고보니 타이틀이 엄청 많군요.

 

그렇게 라티나는 춤추는 범고양이에서 지내며 자신을 받아준 이들에게서 일족에게 버려진 충격과 혼자 지내왔던 외로움을 치유하면서 차츰 굉장히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 합니다. 처음엔 또 버려질까 안절부절하면서도 내색은 하지 않았던 소녀, 올곧으면서도 눈물이 많았던 소녀는 주변의 도움으로 차츰 안정을 찾아 갑니다. 사실 이게 이 작품의 핵심 포인트 입니다. 어디서 배웠는지 배려심이 깊고 자신의 잘못을 바로 인정하는 등, 출장 나간 데일을 기다리며 침울해하면서도 애써 어른인척하는 모습도 보여주기도 하고 여느 아이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상당히 특징적입니다.

 

데일을 따라 인간의 도시에 온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친구들를 만들고 가을엔 학교에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버림받은 자신을 타산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따뜻하게 맞아준 춤추는 범고양이의 부부와 모험가들에게서 자신이 있을 곳은 여기다고 여긴 순간 라티나에게 시련이 닥쳐 옵니다. 그 시련은 뜻하지 않게 학교라는 공간에서 터집니다. 마인족에게 당한 울분을 자신에게 토하는 선생에게서 라티나는 인간족과 마인족은 같은 시간대를 걸어갈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게 되는데요. 여담으로 그 선생은 내 딸을 겉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 당했습니다.

 

이건 예전부터 필자가 언급했었던 평범하게 살아가는 인간과 장대한 시간을 살아가는 종족은 서로 이어질 수 없는 관계다.라고 했던 게 여기에서도 발현됩니다. 압도적으로 오래 사는 마인족과 평범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수명 차이에서 모두가 떠난 뒤에도 홀로 남겨질까 두려움에 떠는 라티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맙니다. 이런 라티나를 보고 있으니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맺으며

 

라티나는 귀엽다.라는 소리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왔던 필자는 귀여움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 작품을 구입했습니다. 사실 240여 페이지에 9800원(할인받으면 8천원대)은 궁금증 해소라고 해도 모험을 하기엔 상당한 무리를 강요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양손으로 V를 그릴만큼 만족스러웠지만요. 그만큼 라티나 모에가 살아 있습니다. 아이같지 않은 언동에서 여러가지 생각에 잠기게 하였지만 표면적으로는 귀엽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정도 입니다.

 

그리고 쓸데없는 분량이 들어가 있지 않는 게 흥미롭기도 합니다. 다만 복선을 너무 깔아 버려서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습니다. 개중엔 상당히 노골적인 복선도 있어서 오히려 뒷일이 예상되기도 하였다는 게 옥에 티랄까요. 가끔 폭주하는 데일도 눈살이 좀 찌푸러지기도 하였군요. 외에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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