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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녀전기 8 - In Omnia paratus, Novel Engine
카를로 젠 지음, 한신남 옮김, 시노츠키 시노부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12월
평점 :

제국이 주변 나라와 전쟁을 시작한 지도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7권에서도 언급했지만 타냐의 나이 13~4세가 되었군요. 망할 존재X에 의해 샐러리맨에서 TS되어 여자애가 된 이후 순탄한 인생을 살았다곤 입이 찢어져도 못합니다. 눈을 떠보니 사생아인 것도 모자라 교회에 버려지고 개도 안 먹을 죽을 먹으며 커오다 9살 철이 들면서 군에 입대한 그녀, 이것은 그녀가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군도 엄연한 조직 사회, 능력을 과시하면 내 살길 하나는 있겠지 했는데 문제는 이게 그만 돌아오지 못할 강이 되어 버린 것이죠. 능력 과시도 적당히 하지 않으면 이처럼 개고생한다는 걸 유감없이 보여준 게 바로 타냐가 아닐까 하는데요.
적당한 무훈을 세우고 후방에서 잘 먹고 잘 살려 했는데 군은 유능한 병사를 놀릴만한 조직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북부전선, 서부 전선, 남부 전선을 거쳐 지금은 동부전선에 왔습니다. 전쟁이 시작되고 4년, 연방(소련) 침공에 대한 억지력으로 작용 중인 타냐에겐 모든 게 부족합니다. 이 작품은 2차대전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보니 대전 말기 독일의 참상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데요. 먹는 것부터 해서 포탄과 총알까지, 그리고 심각한 인적 자원 고갈은 노동 인구 감소로도 이어져 물자 보급 부족이라는 악순환을 낳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타냐에게 내려온 믿기지 않는 명령...
'너에게 미끼가 될 것을 명하노라'
연방의 남부 자원 지대를 빼앗을 목적으로 대규모 작전을 시행하는 제국, 그 영향을 피해 갈 수 없다는 것처럼 타냐에게 양동을 걸으라는 직속상관 제투아 중장의 명령이 떨어집니다. 그가 친히 전선에 착임이라 쓰고 좌천되어 와서 한다는 소리가 너 좀 써먹어야겠다. 아랫동네에서 우리가 대규모 작전 중이니 너님이 친히 적진에 고립되어 적 지원부대의 발을 붙잡아라 이럽니다. 뭐 어떻 하나요. 까라면 까야죠. 일부러 적진에 고립되어 버린 타냐, 그리고 이게 웬 떡이냐며 3~4개 사단으로 타냐의 203 마도대대(지금은 레르겐 전투단)을 포위하지 뭡니까. 사실은 타냐가 차지하고 있는 철도선을 노리고 온 것이지만요.
그리고 그걸 빌미로 우리 구하러 가자고 동부 군(軍)을 꼬드기는 제투아 중장, 중장이라도 별이 3개입니다. 아무리 좌천되어 낙하산 타고 왔다지만 넓게보면 부하된 입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죠. 이렇게 모 아니면 도식으로 제투아 중장의 연방군 걷어차기가 시작됩니다. 그렇게 진흙탕 도랑에 빠진 제국을 살리기 위해 제투아 중장의 일발 역전극에 휘말려 고생 꽤 나 하는 타냐, 그 와중에 그녀와 그녀의 부대원들은 질적 향상을 보인 연방군을 맞아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과거의 영광이여~ 하늘은 내 것, 니 것도 내 것이라면서 몰려오는 적들 엉덩이를 신나게 두들겨 줬던 게 엊그제인데 이젠 호각을 보이다 못해 밀리는 사태까지, 거기에 괴물같이 변한 '메어리 수'의 내습은 완전 3배 빠른 빨간 기체라 할 수 있었습니다. 타냐는 물론이고 그녀의 수하 두 개 중대가 온 화력을 쏟아부어도 꿈쩍을 하지 않는 메어리 수를 보고 있자니 이거 i필드()도 적당히, 명령불복종을 밥 먹듯이 하고 머리에 피 몰리면 눈에 뵈는 게 없어지던데 이러다 메어리 수는 최종 보스로 자리 잡지 않을까 싶었군요.
어쨌든 간에 여전히 이데올로기라든지 공산주의 배척 주의나 온갖 정치색이 난무하지만 아무래도 좋아요. 중요한 것은 기껏 여자애로 환생 시켜놓고 그에 따른 상황은 전혀 언급을 하지 않는 작가에게 저주를 퍼부을 뿐, 여자들에게 있어서 전쟁은 가혹하기 그지없죠. 전생의 기억과 태어나서 제대로 된 인생을 걷지도 못하고 철이 들자마자 군에 들어와 이때까지 전쟁만을 치러오고 있으니 여자라는 걸 잊어버린 건가 싶기도 합니다. 아마 1권에서던가 이에 관련해서 언급이 있었던 거 같은데 이제 와 생각나지 않는군요. 그래도 사족을 달자면 일러스트가 13~4세에 맞게 올림머리를 했다든지 같은 약간은 여자다운 모습을 보이긴 합니다.
맺으며, 이 작품은 능력도 어지간히 발휘하는 게 낫다는 교훈을 던집니다. 괜히 미래에 잘 살아 보겠다고 있는 머리 없는 머리 풀가동하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더니 돌아오는 건 '잘 하네? 저기도 가봐!'라는 소방수 역할뿐,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다가 수단에 얽매어 목적을 잃어버린 것이죠. 그럴 때마다 존재X를 저주하며 망할 망할이라고 욾조리지만 정작 자신은 여차하면 부하들을 방패로 삼는 한이 있더라도 혼자서라도 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이걸 두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군요.
- 1, z건담인가 zz건담인가부터 표현되기 시작한 일종의 사이킥 방어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