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 모르가나의 저택 1 - 당신의 원전에 이르는 이야기, Novel Engine
하나다 케이카 지음, 모야타로 그림, 정대식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원작은 비쥬얼 노벨 형식 동인 게임입니다. 주 내용은 몇백 년간 저택에서 일어났던 기억을 바탕으로 해서 하녀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이야기입니다. 기억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해서 사람이 살았던 흔적을 더듬어 가며 울고 웃던 시절을 그리는 인생 드라마가 아닙니다. 표지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약간의 호러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요. 마녀의 집처럼 저택을 배경으로 하면서 언제부터 살아왔는지 모를,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하녀가 '죽은자'라 불리는 기억을 잃은 남자를 이끌어 저택에서 일어났던 비극과 참극을 보여주며 남자의 기억과 흔적을 찾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딱히 없습니다. '죽은자'라 불리는 남자일 수도 있고, 그를 이끄는 하녀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택이 가진 기억을 재생 시키는 것이라서 죽은자와 하녀 이외엔 매번 등장인물이 다릅니다. 즉, 이 작품은 옴니버스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다시 다른 기억을 끄집어 내어 이야기를 진행해가는 형식이죠. 1권에서는 두 개의 에피소드가 들어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로즈 가문의 어느 남매의 이야기입니다. 남매는 우애가 좋았는데요. 어릴 적부터 오빠는 여동생이 무얼 하든 살갑게 오구오구(1)하며 지내왔고 여동생은 그런 오빠를 자신만의 왕자로 여기며 커왔습니다. 이것이 발단이 된 것일까요. 여동생은 오빠를 왕자 그 이상으로 연심을 품어가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폭풍 치던 밤에 백발홍안의 소녀가 찾아오면서 비극은 시작됩니다. 엄마의 시녀가 된 백발홍안 소녀를 본 오빠는 한눈에 반한다는 건 이런 건가 하는 모습을 보이고, 여동생은 오빠에게 대시를 시작합니다.

 

여동생은 여자가 맹목적인 연심을 품으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정말로 무섭다는 것 이외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군요. 하지만 오빠에게 동생은 그냥 동생일 뿐 이성으로써 여길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여동생은 개의치 않는 모습입니다. 한편 오빠는 동생이 그러거나 말거나 백발홍안의 소녀에게 푹 빠져 연심을 품게 되면서 결국 사태는 파국으로 향합니다. 그날 밤 여동생으로부터 시작되는 요xx노 소라의 재림을 우린 보게 됩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백발홍안 소녀의 출생의 비밀이 여동생 입에서 흘러나옵니다.

 

두 번째는 로즈 가문의 남매 에피소드에서 약 100년 후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순간 괴물이 생겨났습니다. 배가 고프고 목이 말랐던 괴물은 마을을 찾아갔지만 자신을 괴물로 취급하는 사람들에게 쫓겨났고 하는 수 없이 찾아간 곳이 어느 저택, 로즈 가문은 망했는지 사람이 살지 않게 된 저택에 어느 날 남자로 보이는 떠돌이가 들어오는데요. 하녀는 그를 주인으로 모시며 이거저거 가르쳐 주고 잠 잘 자리와 음식을 제공하며 그를 인간으로 만들어 갑니다.

 

자신을 괴물이라 철석같이 믿었던 남자는 하녀가 가르쳐준 대로 차츰 인간으로 변해가지만 어느 날 찾아온 상인을 죽이면서 비극이 시작됩니다. 괴물이 괴물로 살아가는 게 뭐가 문제냐는 그의 생각을 마치 들어주는 것처럼 저택 주변으로 유인되어 온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하며 괴물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이어 갑니다. 그렇게 사람들을 죽여가던 괴물 앞에 백발홍안의 소녀가 찾아오면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됩니다. 그녀가 보여준 평온함, 자신을 괴물로 보지 않고 인간으로 대해준 백발홍안의 소녀에게서 자신이 있을 자리를 보게 되지만...

 

집착이 낳는 건 무얼까, 그 끝은 어디일까, 집착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비극과 참극으로 끝을 맺습니다. 오빠를 끔찍이 사랑하여 마음이 일그러지게 된 여동생이 저지른 집착, 자신을 매몰차게 내친 마을 사람들을 죽음으로 되갚아준 괴물이라 불린 인간의 집착, 그리고 그 참극 속에서 밝혀진 진실은 한번 엎어진 물은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호러를 지양하고 있지만 그렇게 심하지 않으며, 이야기는 평범하게 시작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집착이 생겨나고 비극으로 치닫습니다. 딱히 복선이 있다는 걸 느끼지 못했고(있다면 백발홍안의 소녀의 출생) 자연스레 일이 진행되다 보니 그렇게 큰 몰입감은 없었군요. 하지만 이야기가 딱딱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머리 쓰며 읽을 필요가 없다 보니 술술 읽히는 장점은 있습니다.

 

맺으며, 여동생이 보여준 집착과 결말은 결국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겠지... 하며 씁쓸했고, 괴물의 집착은 뭐랄까...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남자가 보여준 슬픈 이야기였다고 할까요. 그래서 재미있나? 재미는 주관적이죠. 그리고 이 작품은 재미로 보는 건 아닌 거 같더군요.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노블엔진에서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노블엔진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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