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녀전기 3 - The Finest Hour, Novel Engine
카를로 젠 지음, 한신남 옮김, 시노츠키 시노부 그림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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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냐 데그레챠프, 10살(아니 3권쯤이면 11살이나 12살쯤될 듯) 소녀 입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그녀의 전생은 민간회사 인사 담당으로 근무하며 저성과 직원을 가차없이 자른 것이 원인이 되어 퇴근길 지하철 플랫폼에서 떠밀려 사망한 30대 샐러리맨 아저씨 입니다. 그렇게 저세상으로 불려간 그는 자칭 존재X(하느님?)에게 대들었다가 어디한번 엿 먹어봐라며 존재X는 그를 그녀로 환생 시켜버렸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곳이 1920년대 유럽을 표방한 판타지 세계(1), 그녀는 존재X의 농간으로 30대 아저씨일때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환생한 그녀는 어느 귀족의 사생아로 태어나 아버지의 후광을 받지도 못하고 수녀원을 전전하다가 격동의 시대에서 살아 남고자 9살때인가 군에 지원 합니다. 그렇게 30대 아저씨의 기억을 가진 10대 소녀의 이야기가 시작 됩니다.

 

이 작품은 2차대전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제국, 프랑스는 공화국, 영국은 연합왕국, 미국은 합중국, 러시아(쏘련)는 연방, 이태리는 이르도아 왕국, 노르웨이는 협상연합, 기본적으로 총과 포병이 나오며 여기에 마법을 가미 했습니다. 타냐는 제국 소속으로 마도사로 소양을 길러 군 대학까지 고속으로 클리어한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지금은 203 마도대대(총원 48명) 대대장(소령)을 맡고 있습니다.

 

제국은 연합왕국과 다키아(체코 혹은 오스트리아)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얼마뒤, 공화국과 치열해지는 전쟁을 종결 시키고자 제국 수뇌부는 장대한 계획을 마련하고, 203 마도대대는 그 일환으로 고착화된 공화국 방면 라인(라인강 유역) 전선을 일소하기 위해 공화국 사령부를 치기로 합니다. 강행정찰로 마도사의 피해를 입어가며 얻어온 정보를 바탕으로 203 마도대대는 V-1(영국에 피해를준 그 로켓을 모티브한 듯)을 이용하여 급습하는데 성공 합니다. 이로써 203 마도대대가 사령부를 궤멸 시킴으로써 공화국간 전쟁은 순식간에 제국이 승기를 잡고 결국 공화국은 함락되어 버립니다.

 

타냐는 합리주위자 입니다. 쉽게 말하면 신을 믿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계산하에 움직이며, 본능은 총알이 날아올때 간혹 생길뿐 입니다. 귀찮은 일은 부하에게 시킬려고 하거나, 언놈이 해줬으면 하고 바라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일처리는 철저히 하여 출세길이 막히길 바라지 않습니다. 말을 철저하게 가려가면서 하고, 잘못 쏟아낸 말을 아쉬워 하기도 합니다. 궁극적인 장례희망은 성공하여 편하게 사는 것, 우리네식으로 표현하자면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심보랄까요. 그래서 10살짜리 귀여운 여자 애가 나온다고 흔한 양판소물이라고 오해하면 큰일 납니다. 이건 겉모습만 여자 애지 완전히 성인 남자 입니다.

 

존재X를 어떻게하고 싶지만 지금으로썬 방법이 없습니다.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해 싸워 나가서 제국을 안정화 시켜, 보장된 노후를 바라고 있을뿐 입니다. 그래서 제국이 망하는걸 두고보지 못 합니다. 캐리어에 금이가는건 둘째치고 노후 불안정이 더 무섭기에... 그래서 공화국이 항복하고 철수할때 장차 제국에 화근이될 드루고 장군(누가봐도 드골)을 결사적으로 처치 할려고하나 이미 제국은 승전이라는 독에 빠져 그녀의 요청을 묵살해버립니다. 이때까지 흐트러지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던 그녀가 처음으로 광분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여 일선을 넘지 않는 행동을 하였던 그녀가 처음으로 항명에 가까운짓을 저질러 버리고, 그녀의 공적을 기려 차마 총살은 하지 않고 죄천형식으로 아프리카 전선 로멜(누가봐도 롬멜) 장군 휘하로 배치시켜 버립니다. 그리고 전장은 유럽에서 아프리카로 넘어 옵니다. 달랑 2개 사단인 르멜과 아프리카에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던 공화국간 전투가 벌어지고...

 

이번 3권에서는 합리주의자도 생각해볼 일이다라는 일이 벌어집니다. 철저한 계산으로 실패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마냥, 전장에 섰다하면 불패의 신화를 써가는 타냐를 바라보는 군 수뇌부는 탐탁치가 않습니다. 그들 눈으로 보기엔 타냐는 괴물 그자체 입니다. 그 어떤 임무를 맡겨도 반드시 성공 합니다. 아무리 203 마도대대라도 성공률이 극히 희박하다는 공화국 라인방면 사령부를 타냐는 단 1개 중대(12명쯤)를 이끌고가서 궤멸 시켜버렸습니다. 이것도 아군 손실 없이... 이외에도 고착화된 라인 전선을 타개하기도 하였고 그동안 숱하게 전공을 세워 왔습니다. 속된말로 먼치킨이라는 소리이죠. 군수뇌부는 당연히 이런 큰 힘을 두려워 하여 견제해야 되나 그녀를 적으로 돌렸다간 자신들이 죽겠고, 그래서 내비둡니다. 대대장 주제에 독단적인 행동권을 요구하는 월권을 저질러도 말을 못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망나니도 아니어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다 한다는 것이 또 군 수뇌부로써는 기가 막힙니다. 그래서 타냐가 항명을 저질렀을때도 좌천으로 끝냈습니다. ...아.. 이게 말하고 싶은게 아니고 타냐의 이런 성격을 돌려 말하면 부려먹기 쉽다는 것 입니다. 망나니 같으면서도 절대적인 충성심을 보여주니 무섭지만 일을 시키면 그녀는 합니다. 그런데 타냐의 입장으로써는 이게 또 골치가 아픕니다. 너무 성실히 일해도 손해보는 입장이랄까요. 늘 타냐는 말 합니다. 월급 이상으로 일하는건 내키지 않는다고... 그렇다고 안하면 미래가 무섭고..

 

결국 완벽하게 해내는 그녀의 버릇(?)때문에 절대적인 성공률을 보여주니 아무리 힘든 일도 척척해낼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심어줘 버렸습니다. 결국 너무 결벽한 성격이 오히려 자신의 발을 묶어버린 꼴 입니다. 그러니까 부려먹는 쪽은 반드시 성곡하니 시키먹자, 부려먹히는 쪽은 짜증나지만 '눈 밖에 나면 안되니까 시키면 하자'로 귀결 되어 버립니다. 웃기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고의 압권은 공화국 라인방면 사령부를 치기 위해 V-1 로켓을 이용할때 기밀 때문에 성능시험을 못한 채 V-1 로켓에 몸을 실어야 되었는데도 실행에 옮겼다는 것 입니다. 마하 1.5로 날아가다가 폭사할 수 있음에도...

 

여튼 그렇게 일을 척척해내면서 악착같이 싸워대는 이유가 노후보장이라는 것이 서글프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아프리카로 좌천 되었을때 그녀의 상관이된 르멜 장군은 그녀를 '유능한 미치광이'로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조국에 충성하고, 애국자로 있을려 하면서도 한없이 불행하고 자신이 일그러졌음을 자각하지 못하는 미친X이라고... 미쳤다는 단어가 숱하게 나옵니다. 이게 다 노후보장이라고 밝혀지면 르멜은 또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지기도하지만 그녀가 입밖으로 그걸 내놓진 않겠죠.

 

이 작품의 특징은 주인공 시점에서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의 시점을 기용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2차대전 이해당사국의 시선과 전쟁에서 남편, 사랑하는 이를 잃은 가족의 시점, 군 수뇌부의 토론과 독자는 별로 알고 싶지 않는 작전 입안등등... 전쟁에 있어서 이런게 필수다라는 게 많이 나옵니다. 밀리터리 마니아 입장에서는 좋아할 부분이지만 이게 또 디테일하게 전장을 그려놓는 것도 아니어서 말이죠. 전투 장면은 대부분 203 마도대대 위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전부터 느끼는 거지만 이 작품은 철저한 현실주의식 스토리가 이어지다보니 웃음기를 쏘옥뺀... 뭐랄까 전쟁수기를 보는 듯 하다랄까요. 그 흔한 벗기기나 성적인 농담도 안나옵니다.(타냐에게 그런 짓 했다간 뼈도 못 추리겠지만요.) 여자 애가 전장에서 살아갈때 남자보다 더 가혹할텐데도 이런 언급도 없습니다. 그래서 끈기를 많이 요구 합니다.

 

 

 

 

 

  1. 1. 나라 이름만 살짝 바꿨을뿐 시대배경은 유럽 그대로 재현 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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