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향신료 2
케이토 코우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풍작의 신(神) 현랑 호로를 우연히 줏은 떠돌이 상인 로렌스는 그녀의 부탁으로 옛고향인 요이츠에 대려다 주는 여정을 시작 하였습니다. 여정을 시작하자마자 부부사기단의 진가를 발휘하며 호로의 임기응변으로 돈도 솔솔하게 만져보는등 상인으로써 돗단배가 바람을 만나 순항하 듯 평화롭게 흘러가던 어느날, 어떤 마을에서 로렌스는 어느 청년의 권유로 은화 절상(1)을 이용한 한몫을 잡을려는 계획을 실행 하는데요. 이번 에피소드는 괜히 큰돈 만질려는 욕심에 은화 절상에 끼여 들었다가 된통 당하는 로렌스와 늑대는 개과가 아니랄까봐 그야말로 개고생하는 호로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로움에 견디지 못해 하염없이 따스한 온기를 찾는 호로의 내면도 그리고 있습니다.

 

은화 절상같은 큰 이벤트를 혼자서 진행하기엔 무리라서 마을에서 세번째로 큰 밀로네 상회와 손을 잡고 순조롭게 은화를 사들이지만 경쟁자인 두번째로 큰 메디오 상회의 방해공작에 직면하게 되는데요. 이때부터 둘의 고생은 심각하게 흘러 갑니다. 메디오 상회에서는 호로의 정체를 파악하고 그녀를 납치하여 로렌스와 밀로네 상회를 협박하기에 이르고 로렌스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없는 지혜를 짜내지만 위태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일에 면역이 없다보니 뭔가 핵심적으로 일처리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참고로 호로는 풍작을 관장하는 토속신으로 이로운 신이지만 중세시대를 모티브로하고 있는 이 작품에서 교회의 권력은 절대적인지라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신과 다른 신이나 힘을 가지고 있는 부류는 이단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마녀가 화형 당하 듯 호로도 발각되면 영락없이 화형식이 처해집니다. 뭐, 그전에 호로가 늑대로 변신해서 날뛰면 아무도 못 말리지만 호로는 정말 위급하지 않으면 굳이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이때는 로렌스와 이별을 각오해야만 하는..)

 

여튼 은화 절상이 이상하게 꼬여 가면서 도망자 신세가된 로렌스와 호로, 사실 이상하게 꼬였다기보다 로렌스의 반쪽짜리 생각의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 것인데요. 그러니까 막대한 이윤이 남는 절상 장사에서 경쟁자가 있을 것이라는건 불보듯 뻔한 것인데 이것을 간과해버린 거죠. 여기에 호로가 풍작을 기원하며 몇백년간 보살펴줬던 마을의 사람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에서 호로는 적잖이 충격을 받습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호로의 외로움이 절절하게 들어나 있습니다. 여자 면역이 별로 없는 로렌스를 들었다 놨다 안절부절 못하게 만들기도 하고 숙취 때문에 하루종일 고생하고 급기야 토하고... 그러는 와중에서도 야릇한 얼굴로 로렌를 가지고 노는 호로가 참 인상적 입니다. 그러다가 문득 스위치가 켜집니다. 몇백년이나 혼자 살아온 외로음이라는 스위치가...

 

언젠가 도시에 가게를 차리게 될지도 모른다고 자랑스레 말하는 로렌스,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상인이란 거래에서 승기를 잡을려면 타인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아야 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동료와 여행 경험이 부족했던 것일까요. 로렌스가 정착하게 되면 호로는 어찌되는 것일까요. 원작 17권의 결과만 보지 말고 지금의 상황만 놓고 봤을때 호로는 다른 여행 동반자를 찾아야만 합니다. 하지만 호로에게 있어서 가장 무서운건 지금 눈을 떴을때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 입니다. 매정하지만 딱히 로렌스가 아니어도 상관없는 그저 혼자가 되는 외로움... 여담으로 50페이지에서 호로가 흐느끼면서 자신의 동료를 열거할때 뮤리가 나옵니다. 스프링 로그를 보신분이라면 뮤리가 누구인지 아시겠지만 작가가 어지간히도 이 이름이 마음에 들었던 듯...

 

1권에 이어 희노애락이 극명한 호로의 표정이 압권 입니다. 아래에서 위로 바라보는 능글능글한 눈빛, 로렌스를 놀리는 눈빛, 로렌스를 받아 들일때 수줍어하는 눈빛(불발로 끝났지만), 그리고 흐느끼는 얼굴은 인간의 그것보다 더 애처로웠습니다. 만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둘의 관계를 갈수록 가까워지는군요. 적당히 밀당을 할줄 아는 호로와 거기에 끌려가며 어쩔줄 몰라하는 로렌스...

 

근래에 '스프링 로그'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연재되는걸 접하고 급관심이 생겨 예전에 사놨다가 짱박아뒀던 코믹 2권을 꺼냈습니다. 언젠가 원작인 라노벨도 봐야겠는데 코믹이 이렇게나 완성도가 높아서 글이 머리에 들어 올려나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코미컬라이즈로써의 완성도가 높다고 할까요.

 


 

  1. 1, 화폐의 가치를 올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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