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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니아의 騎士 5
니헤이 츠토무 지음, 김동욱 옮김 / 애니북스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이번 5권은 혁명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우선 작화 퀄리티가 상당히 상승한걸 볼 수 있는데요. 초반 베니스즈메의 붉은 권두 컬러 일러스트와 인간과 똑같은 우수에찬 얼굴은 전율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전투씬 입니다. 톤이라고 하죠? 만화 그리는 과정은 잘 모르겠지만 배경이나 표정등에 이용되는 엹은 막 같은걸 아낌없이, 고급으로 투입 했는지 사실감이 상당히 높습니다.
시도니아를 발견한 가우나의 집요하고 줄기찬 공격은 그칠줄 모르고 시도니아의 파일럿들은 대규모 사상자를 내면서 위기를 맞아 갑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시도니아로 다가오는 소혹성 파괴 임무가 내려집니다. 인간의 지식을 이용해 집요하게 공격해오는 가우나, 인간이 살기위해 필사적이 되어가는 만큼 가우나도 인간을 죽이기 위해 필사적이 되어가는데요.
이번 에피소드는 영화 스타워즈에서 연합군(반란군?)이 제국군의 '데스스타' 부수기를 연상 시킵니다. 소혹성 추진체인 가우나 덩어리를 부수기 위해 90기가 넘는 모리토가 파견되지만 그 몇배나되는 가우나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 합니다. 데스스타를 부수기 위해 많은 연합군 기가 떨어지 듯 많은 모리토 기체가 떨어지는 와중에도 어찌 어찌 시도니아의 모리토는 요격 나온 가우나와 일전을 펼쳐 약간은 우세로 돌아서나 베니스즈메의 등장으로 일순간 전황은 뒤집혀 버립니다.
가끔 여타 후기등을 보면 손에 땀이 난다거나 꽉쥔 손에 땀이 났다 같은 수식어가 붙는걸 볼 수 있는데 이번 5권이 그러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짧은 페이지가 순식간에 넘어 갑니다. 속절없이 떨어지는 동료들... 가도 가도 닿을 수 없는 가우나 추친체... 시시각각 줄어드는 시도니아와의 거리, 나가테는 홀로 남아 뒷쫓아오는 가우나를 막아 섭니다. 하지만 아무리 에이스라도 안 될때는 안 됩니다. 대파되어 추락하는 나가테의 기체를 보호하며 뛰어드는 이자나는 그를 살리기 위해 죽음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100년전 가우나를 시도니아 내부로 들이는데 공헌한 오치아이의 부활이 가까워졌습니다. 멍청한 쿠나토 때문에 가우나와는 다른 위기가 찾아오게 되는데요. 이건 애니메이션에서도 나왔던 부분이라서 보신분들이 많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그가 꾸미는 음모의 희생양이 되는 호시지로 에나, 점점 더 인가에 가까워지며 이번엔 나플거리는 옷까지 입은 그녀(?)를 나가테는 잊기로 했으면서도 어딘가 모를 안정감을 얻기 위해서인지 틈만 나면 호시지로 에나를 찾았던 그에게 새로운 시련이 시작 됩니다.
커스텀화한 베니스즈메와의 조우... 이때의 베니스즈메의 포스는 장난이 아닙니다. 이때까지 간간히 나왔던 베니스즈메와는 차원이 다른 개체로 만들어져 나가테 앞에 나타나 한방에 모리토 몇십기나 소멸 시켜버리는 괴력을 뿜어 내고 나가테는 그런 그녀(?)를 맞아 어떻게 전투를 벌여 갈 것인가...(다음권을 기대 하시라...)
그런데 이번 5권에서 묘한 연애전선이 형성되는데요. 이자나와 미도리카와 입니다. 한층 더 나가테를 바라보는 이자나는 갈수록 마음이 안정되지 않습니다. 예전 같으면 적당히 넘어 갔을 농담도 손이 나가고 위기에 처한 나가테를 보호하고자 자신의 몸을 던지기도 하는등 나가테를 의식하는 모습이 늘어가는 와중에 미도리카와가 은근히 이자나를 의식하는 행동을 보여줬다는 것이군요. 아직은 이렇다할 추가타를 날리지는 않았지만 묘한 변화는 틀림이 없어 보였습니다.(백합? 성별을 바꿀 수 있는 시도니아에서는 딱히..)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나가테를 살리기 위해 몸을 날리는 이자나의 모습에서는 약간 울컥하기도 하였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어딘가 모르게 부족했던 서로의 마음이 원작에서는 이자나와 나가테가 지냈던 시간 만큼이나 마음이 부풀어 올라 있었습니다.
소혹성 전투씬은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개그따위는 없습니다.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모리토와 꺼져가는 생명은 그로테스크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