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녀전기 2 - Plus Ultra, Novel Engine
카를로 젠 지음, 한신남 옮김, 시노츠키 시노부 그림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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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주고 구입하든 비매품을 받든 작품을 선택하고 읽을때 이 작품은 재미있는가? 흥미를 끄는 무언가가 있는가?는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녀전기라는 작품은 여느 라노벨 작품과 비견되는 재미와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남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구시대 전쟁에서 나이어린 소녀가 종행무진하며 악귀와도 같은 모습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장면이 재미 있을리 없다. 물론 10대를 기반으로하는 전쟁물 작품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것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광기에 의한, 광인을 위한, 전쟁광 대대, 놈들이, 이 전장에, 나타났다."

​처음엔 나이어린 여자애(타냐)가 가진 높은 마력을 높이 사 이례적인 속도로 진급 시켜주고 기분을 맞춰주며 전선에 배치시켜 소방수 역활을 톡톡히 했던 그녀를 두고 이젠 우군에서조차 흡혈귀, 전쟁광으로 묘사하며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가는 현실, 처음 혜안으로 그녀의 진면목을 간파 하였던 레르겐 중령이 틀리지 않았다는걸 나중에서야 깨닫는 군 상층부, 그러나 되돌리기엔 너무 멀게 왔고 더이상 그녀를 빼고 전선을 유지 할 수 없음을 간파한 군 상층부는 그녀의 기분을 맞춰주기에 급급해진다.(1) 하지만 정작 그녀(타냐)는 뼛속까지 샐러리맨의 기억(2)에 사로잡혀 사회에서 도태되는걸 극도로 꺼려하여 군 상층부의 기분에 맞춰줄려는 아이러니한 모습도 보인다.

​여튼 전선 하나를 혼자서 유지할 만큼의 힘이 있지만 일탈하지 않고 철저하게 위계사회에 빌붙어 살려는 그녀지만 어떻게든 부하를 방패삼아 안전한 후방에 있을려는 이중성, 겉으로는 부하를 위하는척 하지만 그것이 자신이 살길이라며 부하를 총알받이로 내세우지만 부하 입장에서는 자신을 지켜주는 상관으로 비춰진다는 아이러니가 겹쳐지는건 이 작품의 최대 흥미 포인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여기서 더흥미를 끄는건 모든 일은 적당히 라는 말이 있듯이 그녀(타냐)는 칼같은 규율과 냉혹한 사고로 전장을 누비며 공적을 쌓아가는 것이 커리어를 쌓는 지름길이라고 자부하지만 군 상층부는 오히려 부려 먹을 수 있을때 부려먹자, 어느 전선에 집어 넣어도 살아 돌아오는 불사신같은 부대로 인식되어 혹사를 당한다는 아이러니가 계속해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지나치면 독이된다는걸 몸소 보여주는 타냐...

그럼에도 투덜투덜대는 타냐가 귀엽게 비춰지기도하는 또다른 아이러니의 연속... 여기에 존재X의 가호 덕분인지 행운이 겹쳐져 그녀가 올리는 공적은 나날이 높아져만 간다. 그만큼 또 혹사당하며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 군 상층부의 무리한 작전까지 동원된다. 그리고 멋지게 소화하는 그녀... 얼핏보면 무적 먼치킨과도 같은 구도를 보여준다. 전장에 나섰다하면 연승을 거듭하고 적에겐 공포를, 아군엔 희망을.. 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딱 어울린다는게 이걸 두고 하는 말처럼...

이 작품을 종합적인 평가를 내리자면 이 작품은 독자를 배려해주지 않는다. 예쁜 일러스트가 없어서? 다소 외설적인 내용이 없어서? 그렇지 않다. 예쁜 일러스트가 없어도, 다소 외설적인 내용이 없어도 충분히 인기를 끌만한 작품은 얼마든지 있다. 그것을 떠나 이 작품은 1권에서도 언급 하였지만 독자로 하여금 높은 독해력을 요구한다. 타냐의 이해할 수 없는 가치관은 개성이라고 치부한다고 하더라도 내용이 천편일률적이라는 것이 이 작품이 가진 심각성이 아닐까 한다.

분명히 흥미를 끌만한 요소는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적이 나타 났으니 처부수러 간다. 적진에 처들어가​ 적을 물리친다." 요 두가지가 전부이다. 희극과 비극을 가미하여 극적인 부분을 연출하여 작품을 보다 몰입할 수 있도록하는게 이 작품엔 전혀 없다. 철저한 현실주의에 입각한 전략전인 전쟁이 전부이다. 하다못해 타냐의 일상 생활이라도 간접적이라도 표현 했다면 머리를 다소 식히는 역활이라도 했을텐데 장면 바뀔때마다 전장이 바뀌어 있는 것이 타냐와 그의 부하들은 철저한 전쟁기계로만 표현 되어 있는게 작가가 원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이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물론 전쟁물이나 밀리터리, 혹은 1차대전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분명 흥미를 가지고 몰입 할 수 있는 구도이기도 하다는 것인데 그외에.. 즉, 10대 초반의 소녀가 보여주는 귀여움 같은건 눈 씻고 찾아봐도 없으니 행여나 기대는 하지 말기 바란다. 애초에 몸만 여자애일뿐 영혼은 30대 아저씨다.


  1. 1, 일개 소령(타냐)이 중장에게 맞다이하는 것부터가 항명임에도 처벌 받지 않고 넘어가는 현실
  2. 2, 1권에서 사악한 인사부 관리였던 남자가 어떤 일로인해 죽임을 당하고 기억을 고스란히 전승한 채 여자(타냐)로 환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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