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터무니없는 스킬로 이세계 방랑 밥 01 : 돼지고기 생강구이X전설의 마수 ㅣ 터무니없는 스킬로 이세계 방랑 밥 1
에구치 렌 지음, 마사 그림, 이신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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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무코다 츠요시' 남자, 샐러리맨, 27세. 이세계에 소환되다. 그러나 필요 없으니 나가 주세요! 이렇게 쫓겨난 무코다 씨는 서둘러 국외로 도망치기로 합니다. 용사 소환에 휘말려 왔더니 너 님은 안 불렀는데 왜 왔냐 합니다. 눈치는 빨라서 가만히 있어봐야 좋을 거 없으니 냉큼 도망치기로 합니다. 그의 능력은 별거 없습니다. 인터넷 쇼핑할 수 있는 거 딱 하나뿐이죠. 돈(이세계 통화, 골드)만 있으면 지구 식자재를 마음껏 살 수 있습니다. 그 외 능력은 일반적입니다. 같이 소환된 용사들은 소개가 없군요. 주변에 정보를 모아 보니 나라가 전쟁광이어서 마족에 싸움 걸었다가 당할 거 같으니 용사를 소환했다고 합니다. 옆 나라에도 싸움을 걸고 있습니다. 왕이 제정신이 아닙니다. 가만히 있으면 고기 방패로 내몰릴 판이죠. 그런 건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게 제일입니다. 모험가를 고용해서 길을 떠납니다. 점심시간에 지구 식자재를 이용해서 요리를 하고 있었더니 어디선가 들개가 나타나서 음식을 내놓으라고 합니다. 식충이 1호와의 만남이죠. 정체는 펜리르, 이세계에서 고대룡 외엔 상대할 자가 없다는 먼치킨 들개입니다. 주인공 음식이 너무나 맛있어서 특별히 계약해 줄 게라며 선심 쓰듯 말합니다(앞으로 계속 얻어먹을 심산). 내가 이래 봬도 여신님의 가호를 받고 있거든? 이런 훌륭한 들개와의 계약은 전례가 없거든? 무코다 씨: 필요 없으니까 꺼져 주세요. 무슨 들개가 고기를 8키로나 ㅊ먹어. 뱃속에 걸뱅이 들어앉은 '밥 줘'와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근데 여느 작품에서 보면 귀여운 아기로 변신하곤 하던데 '밥 줘 님(참고로 이름은 페르가 되었습니다)'은 변신을 안 해서 실망입니다. 1권 내내 밥 줘, 밥 줘. 맛있구나. 더 줘, 더 줘는 패시브고, 무코다 씨가 뭘 먹고 있으면 맛있어 보이는구나? 빤히!! 개는 양파 먹으면 안 되잖아. 내가 그깟 양파에 지겠냐며 주는 족족 다 먹고(안 주면 삐짐), 고기를 억수로 밝히고, 야채 좀 먹으라니 무슨 아이가 피망 바라보듯. 신수(밥 줘 님)의 건방짐은 하늘을 찌르지만 어느새 고삐 잡는 법은 알아 버린 무코다 씨. 요리장의 심기를 건드려봐야 좋을 거 없다는 걸 학습한 밥 줘님. 이제 야채도 잘 먹습니다. 그래도 고기는 억수로 밝히는 가변 편식쟁이죠. 고기 없다니까 직접 가서 잡아오는 출장 서비스까지. 근데 너무 많이 잡아 온다. 무코다 씨는 요리에 일가견이 있습니다. 지구에 있을 때 샐러리맨이라더니 호텔 요리사 뺨치는 실력을 보여주죠. 매번 새로운 음식이 등장합니다. 그 냄새에 이끌려 들개(밥 줘 님)가 찾아왔고. 밥해주느라 등골 빠지겠지만(매 끼마다 고기 몇키로식 해다 받쳐야 됨), 고블린이 너무나 무서워서 트라우마까지 얻어버린 무코다 씨에겐 든든한 보디가드죠. 하지만 이세계에 왔으니 마법이라도 써볼까 파이어볼 썼더니 성냥불이 켜져서 쪽팔려 하고 있는데, 대놓고 코웃음치는 밥 줘 님. 이런 장면들이 매우 웃겨 줍니다. 당분간은 무코다 씨 마법 선생님이 되어 준다는군요. 문제는 너무 스파르타식이어서 트라우마가 가실 날이 없다는 거.



가다가 슬라임을 주웠습니다. 식충이라고 부르려니 미안해지는데, 2호가 되겠습니다. 이세계 하면 슬라임을 빼놓을 수 없죠. 태어난 지 며칠 되지 않았습니다. 무코다 씨는 그를 식기세척기로 쓰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녹여 버렸지만, 식기를 엄청 반짝반짝하게 잘 닦거든요. 지구산 식자재 포장지도 잘 먹습니다. 음식 쓰레기도 잘 먹고. 천벌받을 무코다 씨.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한테 뭘 시키는 건지. 1권 이후 뭐가 또 나올지 모르겠는데, 1권 한정으로 보면 마스코트입니다. 하는 행동을 보고 있으면 힐링이 되죠. 순한 고양이 같기도 하고. 하지만 성장을 하니 무서운 종족이 되어 버립니다. 황산을 쏘는 슬라임이라니. 무시무시합니다. 황산으로 바람구멍(주로 사람)을 내버리거든요. 그리고 3호의 등장, 이세계물이니까 여신도 빠질 수 없죠. 그녀는 용사를 소환하지도 않았고, 1권 이후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흑막(최종 보스)도 아닙니다. 여신이 바라는 건 그저 무코다 씨가 먹고 있는 단팥빵, 너무나 먹고 싶어서 꿈에도 나올 지경이죠. 그래서 신탁을 내렸습니다. 어느 여신이 단팥빵 먹고 싶다고 신탁을 내린단 말인가. 하는 행동이 코스노바의 아쿠아 느낌이 납니다. 밥 줘 님은 여신 이야기가 나오면 엄근진이 됩니다. 그야 가호를 받고 있거든요. 느낌으로는 여신 사역마 같기도 하고. 여신이 단팥빵을 바란다고 얼른 바치라고 닦달합니다. 이 먹보 개나, 여신이나 먹는 걸 억수로 밝힙니다. 등장 신 80%(아마도)는 먹을 거 달라고 조르는 거니 말 다 했죠.



맺으며: 페르 (밥 줘 님) 몰래 뭘 먹었더니 코를 킁킁거리며 나 빼고 뭐 먹었지? 하는 부분이 압권이었군요. 먹보 두 마리가 있으니 밥해주다 하루가 끝날 거 같은 이야기는 이 작품의 최대 흥미 포인트입니다. 사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이세계에서 지구산 인터넷 쇼핑이라는, 사기에 가깝고 지루한 설정이라고 비판받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요리 퀄리티 표현이 우수하고, 맛이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디테일한 설명, 먹보 두 마리 + 단팥빵에 눈 돌아간 여신이라는 흥미 요소를 넣음으로써 그런 비판을 희석 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여느 이세계물의 틀을 밟고 있지만(모험가 등록, 마차 습격 같은), 능력 싸움보다는 요리와 먹보에 집중한다는 차별점을 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점이죠. 그리고 또 하나 특징으로는 일단 1권 기준으로 히로인이 없다는 것입니다(여신 빼고). 시작하자마자 마을 여자애랑 만난다거나, 전생해서 여자들에 둘러싸인다 같은 것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좋았군요. 길드 접수원조차 무코다 씨를 아무런 감정 없이(오히려 마이너스) 대하는 장면이 있는데, 원래 인간관계는 이런 식이어야죠. 다만 무코다 씨가 만드는 음식의 주재료 중 상당수가 지구산이고, 이는 신문물 전파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군요. 라노벨이 비판받을 때 주로 언급되는 부분이기도 하죠. 물론 필자는 이런 부분에서는 중립이니 오해 없길 바라고요. 아무튼 라노벨 한 권 읽는데 보통 3~4일 걸리는 필자인데, 본 1권은 반나절도 안 걸릴 정도로 술술 읽혔습니다. 재미없어서 대충 읽은 게 아니라 그만큼 흥미로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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