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못 미더운 악녀입니다만 ~추궁접서 교체전~ 01 못 미더운 악녀입니다만 ~추궁접서 교체전~ 1
나카무라 사츠키 지음, 유키무라 카나 그림, 김예진 옮김 / 윙크노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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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1권 표지를 왜 저렇게 그렸나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표지는 그 작품의 성격을 보여주는 거와 같은 건데 하며 읽다가 다 읽고 나서 납득해 버렸습니다. 네, 여주가 좀 평범하게 생겼거든요. 아니 사실은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황족 영애인데, 애가 몸이 바뀌어 버려요. 연약하고 가련하고 황태자와 잘 어울리는 미(美)의 상징(표현이 있었나는 생각 안 나지만)으로 궁(宮)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황후 조카이고 황태자 4촌 여동생이자 장차 차기 황후가 될 히로인이죠. 이름은 '영림'이고요. 만인의 사랑을 받죠. 성격 또한 성녀 그 자체입니다. 타인을 걱정해 주고 자립심도 강하고 몸 단련도 게을리하지 않죠. 몸이 많이 허약하거든요. 매우 심각하게, 곧잘 앓아눕고 잔병치레도 억수로 하죠.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입니다. 영림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는 자신의 허약 체질을 돌보기 위해 어릴 때부터 약학을 배워 어지간한 어의보다 높은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중요 포인트). 물론 많은 시녀와 궁녀들에 둘러싸여 보살핌도 받고요. 황태자는 자신의 권력과 미모에 취해 다가오는 여자들 때문에 진절머리를 내다가 아무렇지 않게 대해주는 '영림'에게 이끌려 지금은 끔찍이 아껴주게 되었죠. 후에 황제가 되었을 때 그녀를 황후 자리에 앉히는 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을 정도입니다. 근데 그걸 시기하는 자가 있으니. 



'주혜월(이하 혜월)'은 나라를 이끄는 5대 귀족 중 주 씨의 방계의 여식으로 부모가 빚을 지다 못해 동반 살자 해버리자 갑자기 궁으로 불려 들어와 추녀(雛女, 햇병아리라는 뜻)로 입적되어 차기 비(妃)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혜월은 이 작품의 강약약강의 악녀죠. 영림은 성녀이고요. 참고로 영림도 추녀입니다. 추녀는 황태자가 황제가 되었을 때 황후 혹은 비로 간택되는 위치에 있습니다. 영림과 혜월은 비가 되기 위해 한창 교육받고 있는 중이죠. 그리고 오늘 일이 터집니다. 혜월은 어릴 때부터 궁상맞은 집안 살림, 체계적인 교육은 받지 못했고, 부모의 살자를 본 트라우마, 갑자기 궁으로 불려 들어와 1년도 안 되어 비(妃)로서의 위엄을 보이라는 주문을 받은 들, 해내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주변의 비웃음, 혜월의 모(母)가 되어 깁잡이를 해줘야 할 선대 비의 방관과 무관심이 더해져 고립무원에 빠진 혜월은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죠. 권력자에겐 온갖 아양을, 자기보다 밑이라고 여겨지는(궁녀, 환관 등) 사람에게는 트집을 잡아 죽이려 들고 욕을 해대고 두들겨 패는 패악질을 일삼아 공포의 대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당연히 아무도 좋아하지 않죠. 문제는 이런 주변의 반응을 자신의 불행으로 여긴다는 것이군요. 어느 날 그녀의 눈에 만인의 사랑을 받는 영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성녀라면 나 좀 구해줘. 사실 영림이 그녀(혜월)의 본질을 처음부터 깨달았다면 이야기는 달려졌을 수도 있습니다. 구원해 줬을 수도 있었을 테니까요. 만인의 사랑을 받는 이와 그렇지 못한 이, 출세의 길이 있는데 변하기 위한 노력하지 않은 자의 자업자득임에도 빌런(악녀)이 그런 거 깨달으면 빌런은 되지 않았겠죠.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환경에서 유일하게 영림은 그녀 또한 아무렇지 않아 했습니다. 그게 혜월의 역린을 건드린 듯. 혜성이 밤 하늘을 수놓은 밤. 혜월은 해선 안 될 짓을, 영림과 몸을 바꿔치기합니다. 약간의 오컬트 같은 설정이나 혜월의 아버지가 주술사(도사?)였다는 개연성은 넣어 놨습니다. 문제는 바꿔치기하는 방식이 너무 악랄하였다는 것이고, 영림은 사경을 헤매게 되죠. 몸 바꿔 치기는 무사히 실행되었습니다. 이제 영림은 혜월이 되었고, 혜월은 영림이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영혼? 서로의 몸에 인격이 전이되었다고 해야겠군요. 악녀 혜월은 이제 영림의 몸으로 꽃길만 걷게 되었고, 영림은 혜월의 몸으로 악녀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혜월은 대놓고 시궁쥐라 불릴 정도로 미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혜월의 몸에 들어간 영림은 과연 모든 이의 악의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황태자는 영림을 해치려 한 혜월을 굶주린 사자에게 던져 유무죄를 가리라고 합니다. 제정신? 



몸이 바뀌었다고 성격까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이 작품의 흥미 포인트는 여기에 있습니다. 너무나 허약해서 오늘내일하던 체질에서 건강한 몸이 된 지금. 스스로 걷고 밭을 갈고, 열심히 일해도 지치지 않는 지금이 무엇보다 소중하고 행복해합니다. 시중들 궁녀 하나 없이 쫓기고 쫓겨 궁 외곽 다 쓰러져가는 창고를 주거로 배정받아도, 울창한 풀 뿐인 마당을 보고도 좌절하지 않고 개간해서 약초를 심고 고구마를 심습니다. 집을 수리하고 고구마를 튀깁니다. 이전에는 해보지 못한 일들이 무척이나 신선합니다. 혜월에게서 온갖 괴롭힘을 당한 끝에 갈 곳마저 없어진 '리리'라는 궁녀에 의해 죽임 당할 뻔도 하였으나 성녀와 같은 자애로 등을 쓰다듬어 주는 영림(혜월의 모습으로)에 감복하여 사이가 좋아지는 장면들은 한편의 드라마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악녀라며 모두가 손가락질합니다. 먹을 것도 배정해 주지 않습니다. 죽든지 말든지. 혜월은 그만큼 악녀 짓을 해왔고, 그 업보는 오롯이 영림이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격은 바뀌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악녀 혜월의 모습이지만 영락없는 영림의 성격을 보여주는 그녀의 행동에 주변이 조금씩 감화되어 가는 장면들은 정말로 가슴 먹먹하게 합니다. 영림과 몸 바꿔치기한 혜월은 그 성격은 못 버리고 온갖 권력자에게 아양을 떨고 영림을 없애려 듭니다.



맺으며: 이 작품은 애니화 되어 이번 분기에서 방영 중에 있습니다. 현재 기준으로 넷플릭스에 2화가 올라와 있습니다. 필자는 이런 작품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넷플에서 신작 찾다가 보게 되었습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2화가 순식간에 지나갈 정도로 흡입력이 좋았습니다. 바로 라노벨 e북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이 역시 시간 가는 줄 몰랐군요. 중국풍 사극 형식으로 가상의 국가에서 황태자와 미래 비가 될 추녀 5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듯하나, 혜월이라는 악녀의 등장으로 모두가 단결하여 혜월을 묵사발 내려 하지만 그로 인해 차별과 학대를 받는 영림(혜월의 모습을 한)의 모습은 누가 악이고 누가 선인지 모르게 하는 작가의 필력이 좋았습니다. 응당 받아야 될 처벌이지만 지금의 혜월의 몸에는 영림이 깃들어 있죠. 그래서 주변의 학대는 정당하면서도 영림(혜월의 모습을 한)이 오롯이 그 처벌을 받아야 하니까 부조리로 느껴지는 게 있더군요. 그래도 그에 굴복하지 않고 항상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지금 살아 있는 것에, 살아가는데 기쁨을 느끼고 행복해하는 영림의 모습은 힐링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부분을 읽었을 때 벌써 마지막이라고?라고 하는 필자가 있었군요. 참고로 몸 바뀌었다고 주변에 얘기하면 되지 않나 하시겠지만 그거에 대한 장치도 있는지라. 이건 나중에 언급해 보도록 하고요. 영림의 약학도 나중에 언급해 보겠습니다. 영림의 몸에 깃든 혜월이 여전히 악녀 짓을 해대는 것도 흥미 포인트죠. 사실 결국 상냥한 영림에 감화되어 한패가 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도 있습니다. 아무튼 장르가 여성향이기도 해서 영림 주변에 남자들이 모여들고, 그중에는 약사의 혼잣말의 진시와 같은 포지션도 있어서 이 또한 이야기 몰입 시키는데 일조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다만 황태자는 이세계 물에 흔히 나오는 멍청이 용사와 같아서 이 캐릭만큼은 절대 영림(혜월의 모습을 한)과 엮이지 않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군요. 사실 1권 한정 영림이 고생하게 된 원흉이기도 하죠. 예 뭐 필자 추천작입니다. 저는 아무거나 추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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