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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재와 환상의 그림갈 20 ㅣ 재와 환상의 그림갈 22
쥬몬지 아오 / NT노벨 / 2025년 11월
평점 :

조금 더 강한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사실상 19권 권에서 이야기는 끝이 났습니다. 어딘지도 모를 세계 그림갈에 떨어진 의용병들의 최후를 다루었죠. 주인공 하루히로 파티는 갖은 고생 끝에 시작의 마을 오르타나에 도착하였지만, 고향 같은 마을에도 낙원은 없었습니다. 오크떼등 인외의 종족에 의해 점령 당했던 오르타나, 노라이프 킹의 부활에 맞춰 어딘가에서 솟아난 세카이슈(세계종)는 인간, 인외 종족을 가리지 않고 덮쳐 왔습니다. 세카이슈에 뒤덮인 오르타나. 인간이고 인외 종족이고 뭐고 다 잡아먹혔습니다. 이것이 어디서부터 왔고 생물, 비생물 가리지 않고 덮쳐오는지 아직은 불명입니다. 오르타나 탈환하려 노력하던 유력 클렌들도 와해되어 버렸습니다. 하루히로는 메리를 잃어버렸습니다. 정확하게는 누군가에게 몸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오크에게 물린 그때 '제시(여행 중에 만남 사람)'는 하루히로에게 선택을 강요하였습니다. 이대로 죽게 할 것인가, 살릴 것인가. 살리면 더 이상 그녀는 그녀가 아니게 됩니다. 하루히로는 살리는 쪽을 선택하였죠. 그리고 세계 멸망의 트리거(세카이슈)는 여기서 당겨졌었습니다. 쿠자크가 죽고, 세토라가 죽었습니다. 시호루는 어딘가로 납치되어 기억이 리셋되고 감금되어 버렸습니다. 이 작품에서 제일 불쌍한 히로인이죠. 란타와 유메는 어찌어찌 살아남았습니다.
오르타나에는 더 이상 있을 수 없습니다. 다른 요새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딜 가든 세카이슈가 깔려 있습니다. 그것들을 피해 정처 없이 떠돌다 원더 홀에 도착했습니다. 원더 홀은 하루히로 파티가 그림갈에서 다룽갈등 다른 세계로 넘어가게 된 장소죠. 여기엔 어쩐 일인지 세카이슈가 뻗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하루히로, 란타, 유메 3명만 남았습니다. 란타와 유메의 사이가 심상찮습니다. 본 20권은 미래의 하루히로가 과거를 회상하며 독백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란타와 유메의 사이도 일찌감치 밝히고 있죠. 조금 심신의 안정을 찾으니 주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흔적'. 오르타나에 남아 있던 의용병들은 완전히 궤멸된 건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들도 원더 홀로 피난을 왔고, 조그마하지만 마을을 만들어 제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여기라면 당분간 몸을 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도망쳐온 곳에 작지만 희망이 생겨납니다. 이 절망적인 세상에서 작은 생명의 탄생. 유메는 아이를 가졌습니다. 모두가 축복해 줍니다. 세카이슈를 없애고 세계를 원래대로 되돌려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어느 날 쿠자크가 찾아옵니다. 죽은 그가 어떻게? 그는 노라이프 킹에 의해 부활하였습니다. 세토라도 부활하였습니다. 메리는... 메리는 오크에게 물린 그날 불사의 왕 노라이프 킹이 되었습니다.
노라이프 킹은 하루히로와 살아남은 의용병들과 동맹을 맺고 싶어 합니다. 세카이슈에 공격 안 당하는 방법을 찾아냈긴 한데, 이대로 세카이슈가 세상을 덮어 버리면 생물은 살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인간이든 인외 종족이든 뭐든. 작은 희망, 유메가 낳은 아이가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세카이슈와 전면전을 치른다면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유력 클렌의 리더들도 고전하고 산화해간 세카이슈에 맞서서 이길 수 있을까? 노라이프 킹은 그 옛날 대지를 공포로 몰아간 불사의 왕입니다. 오크, 언데드, 고블린등 인외의 종족을 수하(혹은 동맹)로 거느리고 있죠. 마나토가 죽은 것도, 모구조가 죽은 것도, 메리를 저렇게 만든 것도, 쿠자크와 세토라가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니게 된 것도. 어떻게 보면 하루히로와 의용병들에겐 철천지 원수와 같은 존재죠. 그 존재가 지금 메리의 모습을 하고 그들 눈앞에 있습니다. 그 입으로 동맹을 맺자고, 그런 메리를 바라보는 하루히로. 그녀를 지키지 못해 마음이 망가진 하루히로. 뒤에는 유메와 갓난아기가 있습니다. 절절하게 느껴질 정도로 아기를 지키려는 의용병(여성진)들의 마음이 전해집니다. 하루히로는 유메와 아기를 피해 다녔습니다. 자신은 그럴 자격이 안 된다고. "나를 믿어줘" 메리는 협상이 끝나고 메리의 목소리로 하루히로에게 전합니다.
맺으며: 중요한 때에 여운을 느낄 만큼 분량을 주지 않고 바로 다음으로 지나가서 리뷰를 개인적인 감정을 실어 조금 각색하였습니다. 세카이슈가 탄생하게 된 배경까지 언급하면 글이 길어져서 패스했습니다. 결국은 과거에 신들의 전쟁과 관련이 있었다 어쩌고저쩌고인데 작가가 좀 많이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군요. 21권부터도 다시 언급이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20권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마음이 망가진 하루히로, 절망에 물들어가는 세상에서 작은 희망이 되는 유메와 아기가 되겠습니다. 이것도 중요 스포일러이긴 한데, 21권부터 유메의 증손주가 주인공으로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언급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20권의 엔딩이 해피한가?는 절대 아니고요. 본 작품의 아이덴티티가 꿈도 희망도 없는 절망이라는 거죠. 그 아이덴티티대로 흘러갑니다. 물론 하루히로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는 것에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루히로만이 아니라 엔딩 전체적으로 충격적인데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군요. 그리고 유메와 아이를 지키기 위해 최후를 선택한 란타와 짧지만 유메가 갖은 고생을 해서 아이를 키웠다는 부분은 진짜 가슴을 먹먹하게 하였습니다. 하루히로는 메리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더해져 완전 비관적인 캐릭터가 되어서 시종일관 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뭐 평범남 이하의 캐릭터에게 많은 것을 짊어지게 하고, 많은 이별을 겪게 하였으니 망가질 만도 하겠다 싶었습니다. 사실 이 작품에서 제일 많은 보상을 받아야 할 캐릭터인데, 21권부터는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했군요. 메리는... 다음을 기약해야겠습니다. 참고로 21권은 20권으로부터 약 50년 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