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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초난관 던전에서 10만 년 수행한 결과, 세계 최강 06 - ~최약 무능의 하극상~, S Novel+ ㅣ 초난관 던전에서 10만 년 수행한 결과, 세계 최강 6
리키스이 지음, 루나 리아 그림, 이서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9월
평점 :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망나니 왕자가 있습니다. 아마 5권에서 주인공에게 볼기짝을 맞았던가 그럴 겁니다. 오만방자하고 사람을 깔보는 후레자식이죠. 메인 히로인 같지도 않은 '로제' 남동생이라는 포지션인데, 어떻게 같은 모친에게서 이런 극단적으로 차이 나는 남매가 태어나는지 참으로 불가사의한 상황인데요. 이번 6권에서 그는 서브 주인공으로 뽑힙니다. 일단 A라고 해두죠. 기억 상실에 걸렸지만 정의의 사도가 되어 소수민족을 구하는 용사 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본인 의사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주인공(카이만)이 그렇게 만들었거든요. 주인공은 던전에서 10만년이나 수련하고 최강의 자리에 오르더니 이제 한 성깔하게 되었죠. 거슬리거나 하는 일에 방해를 놓거나 하면 뼈와 살을 분리 시킬 줄 알게 되었다고 할까요. 그러니 망나니 놈을 가만히 내버려 둘리 없잖아요? 시련을 내립니다. 새사람 되어라면서요. 기억을 지우고.... 아, 이거 스포일러인데... 어쩔 수 없어요. A가 6권 분량을 절반 이상을 먹고 있고, 주인공 대신 A의 1인칭 시점으로 작품이 진행이 되거든요. 아무튼 주인공과 유쾌한 어쩌고 무리들(토벌 도감 수집 신(神)들)의 공동 작업으로 A의 시련이 시작됩니다.
주 내용은 A로 하여금 시련을 이겨내게 하고 올바르고 강한 사람 만들기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잘 될 리가 없죠. A가 워낙 약하거든요. 여기에 천(天)군과 악(惡)군의 존재들의 개입이 존재합니다. 천군은 천계, 우리가 흔히 아는 신(神)들의 세계이고, 악군은 글자 그대로 악한 무리들이죠. 마왕(이번 6권 빌런)은 따로 있지만 악군 소속은 아닌 거 같고. 주인공은 천군이나 악군이나 둘 다 좋게 보고 있지 않습니다. 하는 짓이 둘 다 똑같거든요. 그냥 다 악(惡)입니다. 주인공 입장에서만 악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둘 다 그냥 아이덴티티가 악이죠. 둘 다 자신들이 정의라 부르짖고, 정의는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다지만, 문제는 두 진영 다 자신들의 정의를 관철하기 위해 애꿎은 사람들을 죽여 나간다는 것이고, 주인공 심기를 건드린다는 것이죠. 사람 만들기라는 시련 퀘스트 중인데 옆에서 깔짝 거리고, 인연이 생겨 교류 중인 사람들을 해치고 하니 빡 돌 수밖에요. 이번 A의 시련도 사실 현 마왕을 혼내주기 위해 시작한 것입니다. 원래 지금의 마왕 자리는 메인 히로인으로 치고 올라오는 중인 '애쉬'의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 시련에 천군과 악군이 끼어드네요. 6권까지나 왔는데 천군이나 악군이나 주인공의 존재를 모르고 있습니다. 멍청이들이죠.
게다가 악군은 애쉬의 여동생까지 노리는 중입니다. B라고 해두죠. 이번 6권에서 중요한 히로인이니 기억해 두시길. 악군은 지상에 현현하려면 재물이 필요하고, 그 재물로 발탁된 게 B라는 말씀. 당연히 이 정보는 주인공 진영에도 전해졌고. 기억을 잃어 마왕에서 평범한 여자애가 된 애쉬가 어째서인지 여동생의 존재를 어렴풋이 알고 있었고, 그녀가 여동생 생각에 주인공의 등에 기대어 눈물을 보인다면 주인공으로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약간 각색). 여기에 천군까지 B의 존재를 캐고 다닙니다. 이것들 쌍으로 미쳤나 싶죠. 현재 B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A의 시련은 B의 확보로 변경됩니다(맞나?). 천군과 악군은 사실 A에겐 상당히 벅찹니다. 주인공에게 있어서 둘 다 송사리에 지나지 않지만요. 주인공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A의 시련이죠. 하지만 계획(시련)에 자꾸 차질을 주니까 빡돌기 시작합니다. 애쉬의 눈물(낙동강 오리알 된 로제 어떡하나)도 있고 하니. 무대는 B가 있는 마을로 바뀝니다. 그런데 천군과 악군만이 아니라 인간족에게서도 제정신 아닌 놈들이 넘쳐납니다. 사실 1권부터 그랬죠. 주인공이 던전에 떨어져 10만년이나 갇혀 있었던 원인도 인간들 때문이었고. 정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네.
맺으며: 망나니 A가 시련을 통해 변해가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느덧 지켜야 될 사람들이 생겼다는 것, 그래서 힘 좀 내봤습니다의 이야기. 주인공이 아닌 A만의 히로인도 생기고. 애쉬의 여동생 B를 찾기 위한 마왕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소수 부족들을 규합해가고 솔선에서 전장에 서는 등 왕족이라면 이래야지 같은 장면들이 흥미롭죠. 그래서 기억을 되찾았을 때 과연 그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라는 궁금증을 불러옵니다. 근데 작가가 친절한 편이 아니어서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흐름이 끊기기 십상인 게 흠이군요. 가령 이 캐릭이 누구인지 설명은 하는데 그놈이 그놈 같고, 그 하부 조직에 또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 등 이런 인물들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지 않으면 얘 누구였더라? 같은 일들이 벌어지죠. 근데 사실 굳이 기억할 필요가 없는 게 주인공이 열받으면 그냥 이놈이고 저놈이고 전부 평등하게 뼈와 살이 분리되니까. 이번 6권에서도 그런 일들이 벌어집니다. 아무리 강해도 주인공 발밑이고, 주인공의 존재를 모르는 적들은 기고만장해 하다가 골로 가곤 합니다. 그래서 딱히 적 진영에 관해서는 언급할 필요가 없는 게 본 작품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는 주인공을 메인으로 내세우지 않고 이번 6권의 A처럼 서브 캐릭터를 활용해서 이야기를 진행 시키죠. 주인공은 제3자로서 방관하거나 지켜보거나. 아무튼 1~5권과 다르게 이번 6권은 제법 몰입해서 읽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