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나의 행복한 결혼 01 - S Novel+ 나의 행복한 결혼 1
아기토기 아쿠미 지음, 츠키오카 츠키호 그림, 현노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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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엄마는 여주가 3살쯤에 돌아가셨습니다. 여주의 집안은 이능력자 명문가입니다. 아버지는 집안 사정에 의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이별) 여주 엄마와 정략결혼을 해야만 했습니다. 새엄마는 아버지가 정략결혼 전에 만났던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복 여동생이 태어났습니다. 여주의 불행은 아마 여기서부터였을 겁니다. 사랑하는 남자(아버지)를 빼앗아 갔다며 새엄마는 여주 엄마를 증오하였습니다. 그 딸인 여주는 눈에 가시였습니다. 괴롭힘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복 여동생이 이능력에 소질이 있자 괴롭힘은 더더욱 심해졌습니다. 여주는 무능력자입니다. 아버지는 정략결혼 전에 새엄마와 이별했던 죄책감도 있고, 여주가 무능력자라는 게 밝혀지자 내놓은 자식 취급합니다. 새엄마와 이능력에 소질이 있는 이복 여동생만 싸고돌죠. 그런 부모를 보며 이복 여동생도 여주를 괴롭힙니다. 집안에서 여주가 있을 곳은 없습니다. 어릴 적부터 하녀 이하로 부려먹혔고, 밥은 하루 한 끼도 벅찼습니다. 부모(아비, 새엄마)가 안 줬거든요. 교육은 초등학교가 다입니다. 학대와 괴롭힘으로 인해 여주의 마음은 망가져 갔습니다. 그렇게 그녀가 19살이 되던 해, 버림받다시피 '쿠도 가(家)'에 시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런 노래(동화?)가 있죠.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본 작품의 여주 '미요'는 어릴 적에 엄마를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새엄마(계모)로부터 학대가 시작되었죠. 동화에 나오는 언니는 이복 여동생이고요. 동생 주제에 언니에게 대들다니 되받아 칠만도 하지만, 평소에도 새엄마에게 두들겨 맞는 게 일이었으니 이복 여동생에게 말대꾸라도 하는 날에는 반죽음이었겠죠. 그럴수록 이복 여동생은 더욱 기고만장해지고, 말(독설)로 폭행 한다는 게 이런 건가 싶은 악녀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동화에서 신데렐라는 왕자를 만났습니다. 본 작품에서 왕자는 누구일까. 시집간 쿠도가(家)의 당주 '키요카', 남편이 될 이 남자는 냉혹하다는 소문이 나있습니다. 그동안 숱하게 선을 봐 왔고, 약혼하여 집에 들이고도 여자가 3일을 못 버티고 쫓겨나고 도망 갔다고 하는, 여자들의 무덤이나 마찬가지인 집이었죠. 이 말은 여주로 하여금 가서 맞아 죽던, 소박맞아 길거리에서 뒈지든 알아서 하라는 아버지로부터의 사형 선고와 같았다는 것입니다. 부모들끼리 상견례도 없었고, 예물 따윈 없으며 시집가는 날에 싸구려 기모노를 입혀 혼자 가게 만든 아버지. 지참한 옷이라곤 다 헤진 하녀복 하나. 도착한 곳에 낙원은 있을까.



쿠도가(家)는 여주에게 있어서 최후의 보루가 됩니다. 여기서 쫓겨나면 갈 곳은 없습니다. 남편이 될 '키요카'를 만났습니다. 비굴할 정도로 자신을 낮추고, 잘못이 없어도 새엄마와 이복 여동생에게 했던 잘못했습니다가 입에 붙어 그 말만을 반복합니다. 뼈밖에 없는 신체, 퍼석퍼석 한 머리카락, 주부 습진으로 도배가 된 손, 허름한 옷, 교육을 못 받아 교양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고, 이능력에 소질이 없는 무능력자입니다. 이능력에 있어서 당대 최강이라는 경의를 받고 있는 쿠도가(家)에 싸움거나? 뭐 이런 여자를 보냈냐 할 상황입니다. 여주도 자신이 쿠도가(家)에 맞지 않다는 자각은 있습니다. 그래도 여기에 있기 위해, 살기 위해 비굴할 정도로 자신을 낮춥니다. '키요카'는 냉혹하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정말로 그럴까? 처음엔 그녀(여주)도 자신의 재력과 집안 평판을 노리고 온 줄 알았습니다. 정작 여주는 그런 거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지만요. 그래서 그럴까 '키요카'는 여주가 신경 쓰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 여느 여자들에게 한 것처럼 차갑게 대한 사죄로부터 시작된 다정함과 상냥함. 왕자는 있었습니다. 왕자는 한 번도 웃지 않은 여주의 미소가 보고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세상은 '키요카'가 냉혹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맺으며: 본질은 신데렐라가 왕자를 만나 행복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세상 냉혹하다는 남편 '키요카'는 여주에게 있어서 왕자에 해당하죠. 세상 평판과 다르게 다정다감하고, 여주의 출신과 현재의 상태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에 감사하다는 키요카의 마음 씀씀이는 마치 겨울에 쌓였던 눈이 녹아가는 듯했고, 장면 장면들은 정말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뼈밖에 없었던 몸은 어느덧 살이 오르고, 퍼석퍼석했던 머리카락은 윤기가 흐르고, 창백했던 피부는 색이 돌아오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된. 처음엔 나를 독살하려나 하는 의심도 했지만 유모(여주를 진짜 살뜰히 챙겨줌)에게서 교육을 잘 받았는지 바로 애처가 모드로 전환하는 게 상당히 흥미로웠군요. 물론 중간중간 고비도 찾아옵니다. 이런 고비들은 비온 뒤에 땅을 더 단단해지게 하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위기가 찾아올수록 둘의 금술은 더더욱 공고히 해지죠. 매일 떠오르지만 여주에게는 비치지 않았던 태양이 지금은 그녀를 비춥니다. 웃을 수 있게 되었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쿠도가(家)는 여주가 있을 곳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작가는 왜 이렇게 그녀를 못살게 했을까, 더 나아가 중후반으로 가면 순 억지 같은 위기가 찾아오죠. 이것은 무언가를 대비한 복선 같기도 한데, 여주가 무능력이라는 것도 석연찮고. 아, 맞다. 이능력을 언급해놓고 내막은 설명하지 않았군요. 이 세계에는 괴이(정확한 명칭은 따로 있지만)라는, 이세계 피크닉이라는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괴이가 존재합니다.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죠. 그걸 해결하는 능력자가 있고, 여주 집안과 쿠도가(家)는 대대로 이능력자를 배출해오고 있습니다. 만, 일단 1권 기준으로 괴이는 크게 언급은 없고, 둘의 사이를 붙이고 갈라놓는 장치로만 쓰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본 작품은 필자 추천작입니다(일단 1권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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