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늑대와 양피지 07 - 늑대와 향신료의 새로운 이야기, Extreme Novel 늑대와 양피지 7
하세쿠라 이스나 지음, 아야쿠라 쥬우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사 내 뜻대로 되면 얼마나 좋을까. 돈 독 올라 백성들의 고혈을 쪽쪽 빨아먹는 교회를 개혁하겠답시고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더니 가만히 앉아 당하지 않겠다며 교회는 나랑 전쟁 해볼텨? 이럽니다. 뭐 교회도 운영하려면 돈이 들고, 포교하러 전국 방방 곳곳을 돌아다녀야 하니 이 또한 돈이 들겠지. 먹고 자고에도 돈이 들어가고. 문제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하게 뜯어간다는 것, 진짜 문제는 자신의 뜻과 다르면 죄다 이교도로 몰아 처단한다는 것. 신문물도 교회의 입지에 금이 가게 하면 이교도로 치부. 더욱 큰 문제는 그거에 연루되면 사람들이 죽는다는 것. 그러니 교회에 대한 인식이 좋을 리 없고, 그러해서 콜은 가만히 있어도 온천장을 물려받아 밥 굶을 걱정 없이 살 수 있었음에도 분연히 일어나 속세로 나왔었습니다. 그 용기에 보답하듯 세상 사람들은 조금씩 콜을 여명의 추기경으로 추앙하기 시작하였죠. 영향력도 꽤 높아졌습니다. 뭐 사실 한낱 시골뜨기가 교회 개혁을 부르짖어 봐야 얼마나 먹히겠습니까. 운 좋게도 윈필 왕국의 왕녀 하이랜드의 조력을 받고 있다는 것. 로렌스와 호로의 딸 뮤리가 곁에서 지혜를 빌려주고 여러 위험에서 구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교회 개혁에 앞장서고 있는 윈필 왕국과 여명의 추기경이라 불리며 세간의 지지를 받고 있는 콜의 위세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진 교회는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물론 콜과 왕녀 하이랜드는 전쟁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백성들에게서 단물 쪽쪽 빨아먹으며 배를 뒤룩뒤룩 살찌운 교회가 하루아침에 그만둘 리가 없을 테죠. 것보다 차라리 쟤들(콜 일행)을 없애버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런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쪽엔 엄마 호로에게 뒤지지 않는 지혜를 보여주는 뮤리가 있다는 것이죠. 거기다 동물과 소통도 가능해서 온 동네 들개와 하늘을 나는 새들의 도움도 받을 수 있도 있습니다. 그래도 전쟁까진 바라지 않는 콜. 교회를 달래주기 위해 신대륙이라는 먹이를 던져 주려 사방팔방 돌아다녀보지만 아직은 환상에 불과한 신대륙. 그렇다면 비폭력으로 교회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실 예전부터 콜은 교회어로 되어 있는 성서를 세속어로 번역해서 널리 퍼트리는 작업 중이었죠. 성서를 쉽게 접하면 하느님의 뜻을 알 테고, 그렇다면 지금 교회가 저지르는 일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교회가 한발 더 빨랐군요.



이 세계는 인쇄술이 극도로 낙후되어 있어서 책은 필사(사람이 일일이 베끼는 일)로만 이루어져서 한 권 필사하는 데 몇 달이나 걸린다는 게 문제였죠. 7권 동안 올 동안 꽤 많은 성서 번역본을 세간에 퍼트렸고, 거기에 감화되어 많은 이들이 콜에게 동조하게 되었습니다. 교회의 입장에서는 눈에 가시지만요. 이번 7권에서는 어떻게 하면 더 빨리 성서 번역본을 찍어내느냐를 다루고 있습니다. 문제는 교회가 먼저 이 생각을 했다는 것이고, 그러해서 인쇄술을 발달 시키는 건 이단으로 간주해버렸죠. 교회는 인쇄 직인(장인)들을 죄다 잡아다 요단강 건너로 보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진짜 이 작품에서 교회는 만악의 근원으로 나옵니다. 자신들의 뜻에 반하면 이교도가 되고, 유일 신(神)은 하느님뿐이라며 호로 같은 토속신(神)은 이단으로 간주해서 전쟁을 치러가며 말살 중이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사장된 인쇄술을 찾아 성서 번역본을 대량으로 양산하고자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진짜 뜻을 알게 되면 교회의 부정을 가만히 두고 보진 않을 테니까요. 이미 콜의 의지에 감화되고, 동조해서 개과천선한 교회(지부)도 다수 존재하기도 합니다. 거기에 쇄기를 박는 게 성서 번역본 대량 양산인데...



맺으며: 누구야. 이세계에 가서 신문물을 아무런 어려움도 없이 퍼트리는 넘이. 이번 7권을 읽고 이런 느낌이 들었군요. 지식이 있다고 해서 뚝딱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성서 번역본 대량 생산을 위해 인쇄라는 신기술을 발견했지만 인쇄술이 발달하면 신규 일자리가 늘어남과 동시에 잃는 직장도 있다는 것을 알아가고, 그래서 무작정 신기술을 선보여도 되나 같은 철학적인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철학이 밥 먹여주는 건 아니겠죠. 걸핏하면 하느님을 들먹이며 절대적인 권력을 쥐고 있는 교회의 방해가 들어오는 건 당연지사, 그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살얼음판을 걷듯 대항해 나가는 콜 일행이 참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뮤리는 얼빠진 오라버니(콜) 곁에서 지혜를 빌려주지만 엄마 성격을 고대로 물려받아 먹는 걸 억수로 밝히고, 콜(호로는 로렌스를)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게 여간내기가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만, 아직은 콜이 지식(지혜 말고)에서 뮤리보다 약간 앞서 나가고 있어서 로렌스와 다르게 고삐를 쥐고 있긴 하죠. 뮤리는 그러거나 말거나 일전 사건을 해결하며 꿈에도 그리던 기사가 되었는데 어디서 삘을 받았는지 기사 무용담을 쓰겠다며 틈만 나면 거기에 집중하는 귀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