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마을사람입니다만, 문제라도? 05 마을사람입니다만, 문제라도 5
시라이시 아라타 지음, 시라소 파미 그림, 이서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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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어느 날 엄마가 찾아왔습니다. 고향이 쫄딱 망했으니 오늘부터 창관에서 몸을 팔아 보겠다고 합니다. 시작부터 묵직한 이야기를 들고 옵니다. 마을 사람(주인공)이 모르는 사이 고향이 망했습니다. 주인공 나이 20대를 바라보는 지금, 뭔 시추에이션인가 싶죠. 아버지는? 아버지는 얻다 팔아먹고 굳이 왕도에서 학교 다니는 주인공을 찾아와 이러는 걸까. 여주 코델리아(이하 여주) 서포트며 세상 사람들 모르는 곳에서 인 외의 무언가와 사활을 건 싸움 중이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주의 아버지가 용사 딸내미의 위세를 등에 업고 온갖 파렴치한 일을 저지르며 마치 영화 군도에서처럼 소작농들 등 처먹는 짓을 저지르고 있었지 뭡니까. 이 이야기를 들은 주인공의 마음은 어떨까. 부모님의 땅까지 빼앗은 여주의 아버지를 벌해야 할까. 아님 여주를 지키기 위해 두 번이나 환생했을 정도인데 그런 그녀의 아버지를 못 본척해야 할까. 여주는 아버지에게 말빨에 져서 쎄게 나가지도 못하고 해결할 의지도 없고, 주인공만 바라보네. 뭘 해줄까? 얼마면 돼?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부모님과 관련된 일인데 나서야죠.



그런데 시련(?)은 아직 끝이 아니었으니. 여주 입장에서는 주인공이 잘 되었으면 바랐을 거고, 악의는 없었을 겁니다. 문제가 있었다면 주인공이 마을 사람이라는 것이군요. 여주는 일전의 활약으로 도움을 받은 것에 보답하기 위해 주인공을 학생회(주인공과 여주는 학교에 다니고 있음)로 부른 게 화근이 되어 갑니다. 메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귀족들이 포진한 학생회에 마을 사람(평민 이하)인 주인공이 입성한다? 선민사상과 봉건 사회에 찌든 귀족 나부랭이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고, 주인공도 성격상 가만히 있을 리 없고, 결국 5권이나 되어서도 너 밖으로 나와 결투다! 클리셰 참사가 벌어집니다. 당연히 짜부라지는 건 귀족 나부랭이. 여기까지는 좋은데 하필 짜부라진 귀족 나부랭이가 우리 아빠가 누구인 줄 알아? 시전. 그 아버지도 여주 아빠처럼 서민들 등골을 부러트리고 있었습니다. 나아가 주인공 실력을 모르니 너 죽었어를 외쳐 봅니다. 뭐 이런 애들 장난 같은 짓에 어울려줄 필요는 없지만, 이런 일을 벌어지게 한 여주는 남의 일처럼 방관 중인 게 더 어이없습니다. 얘는 왜 자꾸 귀찮은 일을 가져오는 걸까? 얼마면 돼? 얼마면 떠나줄래?



그걸로 끝인 줄 알았다면 오산이다? 이야기는 주인공으로 하여금 도치(하정우)가 되라고 강요합니다. 귀찮아 죽겠어 아주 그냥. 생각 같아서는 나라 전체를 갈아엎어버리고 싶죠. 하지만 눈에 띄기 싫어 마을 사람이 되었는데 본말전도는 또 싫거든요? 알고 보니 나라에 뇌물이 판치고 정치는 썩었고, 마/약이 판을 치는 가진 자가 없는 자들을 착취하는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이지 뭡니까. 여기서 용사의 존재 의의가 궁금해지죠. 용사란 여신이 점지해 주는 신의 대리인 아닌가? 이 작품에서 용사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요. 교회에 이용만 당하고, 불합리한 일들을 목격해도 스스로 해결할 능력도 안 되죠. 언제나 그녀를 구해주는 건 주인공. 그런 의미에서 주인공의 역린을 건드린다는 건 무얼 의미하는 걸까. 이 시키도 좀 웃긴 게 마을 사람이 되어 여주를 서포트 한다고 한 발 뒤에서 방관만 하다가 사태를 키운다는 것입니다. 고향 마을 사람들이 착취 당하는 것도, 귀족 나부랭이를 좀 더 철저히 밟았다면 불필요한 희생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뭐 처음부터 밟아 버리면 이야기 자체가 성립이 안 되기도 합니다만. 문제는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것.



맺으며: 주인공이 힘을 가졌다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라는 건 아닙니다. 좀 어려운 문제군요. 주인공에게 정의와 선한 마음이 있었다면 그가 용사가 되었겠죠. 주인공에게 있어서 이세계는 여주를 중심으로 돌고 있으니까요. 귀족들의 독설엔 독설로 돌려주는 능력도 좋아서 트러블을 자주 일으키기도 하고, 그러다 사태를 키우기도 하는 게 흥미 포인트입니다. 이전에 밝혀졌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주인공이 왜 그렇게 여주를 집착하는지 늘 궁금했었는데 이번에 그 이유가 밝혀집니다. 누군가를 결사적으로 지킨다는 건 그 대상에 누굴 투영한다는 뜻이기도 하죠. 이와 관련된 리뷰는 6권에서 다뤄 보겠습니다. 잊을 수 있으니 기대는 마시고요. 아무튼 이번엔 개그가 좀 부족하군요. 선민사상에 찌든 귀족이라는 클리셰도 어디선가 많이 본 시추에이션이고. 하지만 사람들의 어두운 면을 부각 시키는 작가의 능력은 나름 괜찮은 편입니다. 힘없는 자들을 착취하는 게 뭐가 나빠, 사람을 노예로 파는 짓등 법은 어겨야 제맛이라는 이야기를 여과 없이 잘 보여주고 있죠. 물론 알기 쉬운 이야기라서 쉽게 식상해지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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