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이세계 미궁의 최심부로 향하자 06 이세계 미궁의 최심부로 향하자 6
와리나이 타리사 지음, 박용국 옮김, 우카이 사키 그림 / ㈜소미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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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차라리 기억을 잃고 이세계에서 알콩달콩 하게 살아가는 것도 괜찮았을 듯. 주인공 좋다는 히로인들 널렸고, 이세계물에서 빠지지 않는 노예 소녀를 동생으로 두고, 모험가 길드(클랜)를 운영하며 굶어 죽을 일도 없고, 의존증 만렙인 스노우양과 결혼하면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굴지의 귀족 가(家)도 덤으로 따라오는데 뭐가 불만임? 본 작품은 묻습니다. 매트릭스 세계에서 자유를 구가 한다고 그게 진정한 자유일까? 네오는 기계 문명과 왜 싸웠을까. 뭐 사실 영화 매트릭스를 본 작품에 빗대는 건 핀트가 안 맞긴 합니다만, 하나의 가설은 세울 수 있죠. 주인공의 기억을 봉인했던 흑막이 바랐던 건 영웅이었지만, 기억을 잃은 채로 이세계에서 스노우(의존증 만렙 히로인), 노예 소녀 마리아와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는 것도 괜찮지 않았을까. 그런 평온함이 있었지만, 살면서 위화감이 생기고 주인공을 알고 있는 주변인과 메인 히로인 라스티아라의 등장은 그로 하여금 매트릭스 세계에서 벗어나길 강요했죠. 하지만 기억을 봉인하는 매개였던 팔찌를 부수려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흑막도 바보는 아니어서 장치를 해뒀고, 팔찌를 부수려 하면 주인공이 무의식적으로 반격까지 해서 여간 골치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사랑의 힘은 세계를 멸망에서 구해내기도 하잖아요. 주인공에겐 메인 히로인 라스티아라와 서브 히로인 디아가 있습니다. 주인공이 구해줬고, 사랑의 도피 중에 기억을 봉인 당했으니....



이번 6권에서는 의존증 만렙 스노우의 자립하기와 미궁 30층 가디언(대충 계층 보스) 로웬의 소원을 들어주는 이야기입니다. 우선 스노우의 이야기, 아니 부모라는 작자가 딸내미에게 넌 내 거다라고 하는 게 제정신인가 싶죠. 귀족의 의무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을 구하는데 딸내미의 힘(용의 피를 이어서 강하긴 함)이 필요하다며 그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도구로 밖에 안 보니 엿이나 드셔라는 마음이 커질 수밖에요. 하지만 부모의 권력과 힘은 그 이상이었으니 도망은 꿈도 못 꾸다가 마침 주인공이 있네요? 마지막 간절함을 담아 집을 벗아나기 위해 주인공에게 결혼 공격했다가 대차게 까이고 도시를 멸망으로 몰아넣을뻔했죠. 그녀(스노우)의 주인공을 향한 집착은 상상을 초월했었습니다. 집착을 하다가 안 되니까 비굴할 정도로 헤픈 웃음을 보이며 어떻게든 주인공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하던 그녀에게서 광기와 소름을 보았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씨 착한 주인공이 도와줌으로써 결국 그녀는 집착과 의존증이라 쓰는 노력이 결실을 맺었고 부모로부터 도망치는 건 성공하는데, 이 과정에서 간도 쓸개도 없고 창피함은 개나 줘버린 채 헤헤 거리며 달라붙는 스노우에게서 일본 공포 영화를 보는 듯했군요. 메인 히로인 라스티아라도 아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헤헤 거리는 장면 또한 처절하기만 합니다. 그녀의 약혼자는 얼마나 기겁했을까. 그녀가 주인공에게 가버리려고 하자 적극적으로 도와주기까지 하죠.



가디언(계층 보스) 로웬은 주인공 검술 스승입니다. 미궁 30층 내려갔다가 만났죠. 몬스터가 스승이라니 뭔가 신선하기도 합니다만, 원래 인간이었으니 상관없기도 합니다. 완전한 사람 모습이기도 하고요. 그런 그에겐 바람이 하나 있었죠. 인간일 적(던전이 사람과 계약을 맺어 계층 보스로 삼는다는 설정도 신선)에 검의 괴물로만 살아왔던 로웬. 사람들은 그를 열광하면서도 그의 인간적인 면은 보려 하질 않았죠. 그게 응어리가 되어 가디언이 되었어도 미련이 남아 성불을 못하고 누군가가 자길 구원해 줬으면 했습니다. 마침 미궁에 내려온 주인공이 있네요? 뭔가 집착 빼면 이 작품은 시체나 다름없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보여줍니다. 주인공에겐 자석처럼 집착하는 사람들을 막 잡아당기는 성질이 있나 봅니다. 주인공은 스노우나 다른 히로인들만 해도 벅차 죽겠는데 땀내나는 남정네의 데시까지 받으니 좋아 죽습니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질척질척, 귀찮아 죽겠습니다. 로웬하고 같이 있다가 몇 번째인지도 모를 마침 주인공이 있네? 그에게 냉큼 기생한 리퍼(여자 유령 같은 거)는 로웬에 대한 집착은 다른 히로인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으로서는 다행이긴 한데, 질척거리는 건 매한가지라서 귀찮아 죽습니다. 아주 그냥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 버리죠. 물론 주인공으로서는 로웬은 검의 스승이고, 리퍼는 자기 몸에 기생 중이니 남 일은 아닌 것이죠. 어쩌겠습니까. 어울려야죠. 근데 6권 전체 다 쓸 만큼 흥미로운가?



맺으며: 의존증 말기가 되어 버린 스노우는 둘째치고, 로웬의 소망을 들어주는 사나이 우정은 사실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작가가 정성스럽게 집필한 느낌은 나는데, 그렇다고 그게 반드시 흥미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걸 보여주었군요. 사실 6권은 안 읽어도 앞으로의 이야기에 크게 영향이 없을 정도로 외전 성격이 강했습니다.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마음을 성장시키는 개연성을 위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주인공에게 그럴 시간이 어디 있나 싶죠. 게다가 기억을 되찾는 데만도 2권 넘게 썼음에도 진척된 이야기는 없고, 흑막을 두들겨 패러 가고, 미궁을 답파해서 집(지구)로 가야 할 주인공에게 로웬이라는 존재는 뜬금없기만 했습니다. 물론 필자가 흥미를 느끼지 못해 건성으로 읽어서 중요한 포인트를 놓쳤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렇다 보니 집중을 못 했고, 이번엔 읽는데 시간이 엄청 걸렸군요. 아무튼 다시 여행을 시작했으니까 앞으로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데 뭐 더 두고 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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