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리빌드 월드 7 - 초인(超人) 리빌드 월드 11
나후세 지음, 긴 그림, JYH 옮김 / 노블엔진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 작품의 본질은 유적에서 구시대 유물을 구해와서 돈으로 바꿔 연명하는 모험가의, 흔히 트레저 헌터라 불리는 그런 이야기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유물보다는 사람들과 싸워대고 정치적으로 얽히는 일이 늘어나기 시작하는군요. 주인공 아키라와 대척점에 있었던 카츠야와의 싸움, 건국 주의자들과의 피 튀기는 싸움, 무기 시장을 양분하는 두 개의 거대 기업 사정이 얽힌 싸움, 주인공을 없애려는 정치인, 유물은 뒷전이고 이런 싸움에 휘말려 사선을 몇 번이나 넘나들고, 역설적이게도 유물 수집해서 번 돈 보다 이런 싸움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돈이 더 많을 지경입니다. 사실 명탐정 코난이나 김전일 같이 가는 곳마다 사건이 터지는 것처럼 이 작품도 주인공이 가는 곳마다 전쟁이 터지는 불운의 아이콘이기도 하죠. 그런 싸움에 휘말릴 때마다 불운을 타파하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소용이 없어요. 이 불운은 급기야 도시 중추를 좌지우지하는 정치가를 불러들이게 되고, 이익이 얽혀 주인공을 없애려는 시도까지 일어났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척점에 있었고 사사건건 시비를 털었던 카츠야와 결판을 짓는 싸움도 일어났었죠. 결과 카츠야는 그렇다 처도 주인공과 마음의 공유까지 이루며 잘하면 주인공 편으로 올 거 같았던 유미나(히로인)까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해주었습니다.



이번 7권은 보다 넓은 세계로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도시가 그냥 가서 죽으라고 냈던 의뢰를 두 팔을 잃어가며 클리어 한 주인공은 헌터 레벨이 엄청 오르게 되었습니다. 뭐 당연하게 주인공을 이용해서 지위를 굳건히 하고 이익을 보려는 정치가가 나타나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주인공도 보다 좋은 장비와 대우를 받을 수 있으니 불만은 없는 상황입니다만. 주인공 헌터 레벨은 현재의 도시에서는 거의 최고 등급에 해당하기에 그동안 얘기가 나왔던 동부로 시야를 돌리게 됩니다. 그리고 뜬금없이 도시 공무원 히로인이 주인공 담당이라며 들러붙습니다. 내가 도시와의 협상을 해준다는 둥, 장비 구매나 대여도 알아봐 준다는 둥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놓지만 내심은 영웅에 버금가는(건국 주의자들을 격퇴했으니) 주인공에 빌붙어서 자신의 지위를 높이려는 수작질. 이런 마음은 알파에게 바로 들통나지만 왜인지 그녀(알파)는 주인공을 설득해서 역으로 이용하는 말미잘과 흰동가리 사이가 되는 게 좀 웃기죠. 그리고 히로인 세대교체인지 셰릴(거의 메인 히로인급)을 밀어내고 그녀(공무원)가 7권에서 메인 히로인이 됩니다. 주인공에게 실적을 쌓게 하고 그 명성에 들러붙어 피 빨아먹는 거머리 같은 짓을 해대지만 그 벌인지 엄청나게 굴러다니게 되죠. 셰릴이 그동안 당했던 건 새 발의 피일 정도로요.



아무튼 이번 7권부터 구영역 접속자도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합니다. 주인공은 구영역 접속자죠. 구영역 접속자는 지금은 멸망한 초문명을 이룬 구시대 유적이나 그 문명에 기계 없이 자유롭게 접속이 가능한 사람을 일컫습니다. 주인공에 접속한 내비게이터 알파가 그 예죠. 접속 자체를 놓고 보면 뭐 별거 있나 싶지만, 그 영역이 방대합니다. 작게는 로컬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주변 사람들의 호감을 강제로 끌어내고(카츠야가 이 경우), 크게는 지금의 시대의 문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초능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마음먹으면 구영역 접속자가 저지르는 해킹은 아무도 못 막는다고 하죠. 실제로 이번 7권에서 그런 인물이 등장합니다. 여담이지만, 이 인물은 듣는 이 지치게 하는 타인과의 거리감이 없는 캐릭터입니다. 발암 카츠야를 보내고 날라리 양아치를 투입하는군요. 그런데 주인공보다는 엉뚱한 사람을 신경 쓰기 시작하죠. 아무튼 구영역 접속자 사람들의 가치가 더 큰 이유는 유적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적엔 돈이 되는 유물이 많습니다. 단순히 돈만 되는 게 아니라 구시대 문명을 부활 시킬 수 있기도 하죠. 그 유물을 손쉽게 입수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 구영역 접속자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가치는 대단하고, 그런 사람이 발견되면 사활을 걸고 확보하려는 건 당연하게 되죠.



맺으며: 다 떠나서 7권 한정 엑스트라로 여겨졌던 공무원 히로인이 역대급 히로인으로 등극해버려서 어리둥절하게 만듭니다. 7권 최대 스포일러라서 언급은 힘듭니다만, 거리감 없는 양아치(얘도 구영역 접속자)가 신경 쓰는 사람이기도 하죠. 사실 복선이 좀 있긴 합니다만, 순식간에 지나가서 끝에 가서야 알게 되더군요. 이번 7권은 동부로 무대가 옮겨지고 구영역 접속자가 본격적으로 거론되면서 거대 기업이 끼어들고, 이들과 적대 관계인 건국 주의자들도 구영역 접속자들을 노리면서 전쟁이 벌어지고, 주인공과 공무원녀가 휘말리게 되면서 그동안의 전투는 애들 장난이었다는 걸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본의 아니게 공무원녀를 지켜야 되는 입장에 놓이죠. 처음엔 사실 비호감이었으나 아등바등 살아가려는 그녀가 밉지만은 않게 되더군요. 딱히 주인공에게 불이익이 가는 것도 아니고요. 협상 능력도 있어서 편의를 많이 봐주게 되죠. 그러다 납치되는 히로인이라는 역할까지 맡으니 흥미진진해지죠. 반면에 그럴수록 셰릴의 입지는 더더욱 좁아지게 되면서 안타깝게 합니다. 아무튼 이쯤 오면 유적은 들러리고 사람 vs 사람이라는 대결 구도가 성립되어 버립니다. 그 중심에 유적이 있긴 한데, 구영역 접속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부귀영화도 달라지니까 뭐 사활을 걸만도 하죠. 문제는 엄청나게 호전적인 츠바키(알파와 비슷한 구시대 관리 인격)가 유적을 지키고 있다는 것. 그녀 외에도 더 있는 거 같고. 앞으로가 더 재미있어질 7권이었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