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전이, 지뢰 포함 3 - S Novel+
이츠키 미즈호 지음, 네코뵤 네코 그림, 손종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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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세계로 전이하고 맨땅에 헤딩하듯 살아가는 주인공과 그 일행의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세계를 관장하는 거 같은 사신(死神)은 아이들을 돌보기는커녕 별다른 설명도 하지 않고 치트를 남발하는 바람에 많은 아이들이 리타이어 되어 버렸죠. 사실 욕심부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마냥 사신을 욕할 처지도 아니긴 합니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시겠다는 거처럼 욕심에 치트를 선택해서 음흉한 마음을 품고 있었으니 벌받은 격이죠. 참고로 이 작품에서 치트는 지뢰와 동의어입니다. 치트 = 지뢰. 알짜 치트엔 그만큼 불이익도 따라붙는다는 건데, 예로 강함을 선택하면 필요한 경험치가 보통의 수백 배 된다든지. 문제는 히로인 '하루카'가 받았던 [도움말] 같은 설명서가 없으면 어떤 지뢰가 걸려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 그래서 최고의 치트 = 사망, 공식인 스킬을 사용했다가 죽어버리는 일도 벌어졌었죠. 사실 이런 설정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지만 필자 주관적인 느낌으로는 수십 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일일이 다 표현하기 힘들어 가지치기 하듯 잘라 버린 거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긴 합니다. 그야 이후 진행되는 이야기는 초반 시리어스를 무색게 하는 평범한 슬로 라이프거든요. 욕심 없이 무난한 스킬을 받은 주인공 일행은 견실하게 몬스터를 잡고, 약초를 채집하는 등 밑바닥부터 열심히 노력 중에 있습니다. 지금은 샐러리맨의 공통사항인 집을 장만하기 위해 한눈팔지 않고 노가다에 뛰어들고 있죠. 



히로인 '나츠키'와 '유키'를 영입하여 3인 체재에서 5인 체재가 되었습니다. 5인 체재가 되었다고 해서 특출하게 드래곤 잡으러 가고 그런 건 아니고요. 일손이 늘어나서 집 장만하는 속도가 조금 더 올랐을 뿐입니다. 참, 치트 = 지뢰 공식인 세상에서 파티원도 함부로 늘리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정확히는 반 아이들). 파티원이 치트 썼는데, 그게 사망 공식인 치트라면 말려들어 동반 자x이 되어 버리거든요. 사실 치트만이 아니라 내 입 풀칠하기도 힘든데 객식구를 함부로 늘릴 수 없다는 현실성도 있습니다. 거기에 이 작품의 설정에는 남에게 민폐 끼치기도 있어서 남 등 처먹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으니까요. 이렇듯 기본 바탕에 치트 = 지뢰라는 공식과 남에게 민폐 끼치기가 깔려 있다 보니 선량한 아이들은 몸을 사리게 되고, 주인공 일행도 그런 것들을 경계하다 보니 이야기는 경직되어 가고, 인간관계가 좁아지고 자기들끼리만의 공동체를 만들어 그 속에서만 행동하는지라 이야기가 제한적이 되어 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요컨대 마을 사람들과는 경제 관련으로 관계를  맺어 가지만 모험가들이나 반 아이들 소문이 들려오면 피하는 경향을 보이게 되죠. 그러니까 우물 안에서만 행동하다 보니 이야기는 고만고만해진다는 것입니다. 이번 3권에서도 이야기는 확장되지 않고 집 장만하기 위해 사냥과 채집과 마법에 관련된 이야기만 이어집니다. 이젠 별 어려움 없이 몬스터를 잡고, 약초와 버섯을 따다 팔아 돈을 벌어가죠.



맺으며: 남자 둘에 히로인 셋이 있는데 이와 관련한 러브 코미디는 없습니다. 나중에 관계가 정립되는 모양인데 3권이나 왔고, 같이 부대끼며 못 볼 꼴도 많이 봤을 텐데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엄청 아끼는 경향을 보이죠. 사실 경박한 판치라를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서로 의지하며 그에 따른 청춘 러브 코미디를 보여줄 만도 할 텐데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잘 표현해 주고 있는 게 재와 환상의 그림갈이라는 작품이죠. 부모와 떨어지고 법률이 없는 세상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의 파티원들뿐이라면 좀 더 위기의식을 갖고 진지하게 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마치 전이 전의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누구 자취방에 모여 할 일 없이 떠드는 그런  모양새라 이게 재미있는지, 흥미 있는지도 모를 평범한 일상물처럼 흘러가고 있느니 읽고 있으면 잠이 솔솔 쏟아집니다. 약초와 버섯 따기는 그렇다 처도. 작가가 야생 동물에 대한 지식도 미천한지 가령 겨울철 이외의 야생 동물은 노린내 때문에 먹기 힘들다 같은 게 있는데, 이세계니까 퉁치는 건지 그런 건 전혀 언급이 없어서 아쉽죠. 뭐만 하면 스킬에 의존하고, 그 설명에 지면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얘들도 스킬을 얻었다지만 그래도 다른 작품에서는 함부로 못하는 오크 같은 걸 아무렇지 않게 잡아 현실성을 떨어트리고, 집 장만해야 돼서 아껴야 된다면서 식당에서 호의호식하는 건 또 뭔가 싶은 게요. 작가가 서민의 생활을 너무 물로 보는 거 아닌가 싶더군요. 강박증 걸린 것처럼 생활 패턴도 여관 - 사냥 - (식당)길드 - (식당)여관 이런 식이라서 식상하기 그지없습니다. 개그도 없고, 마음 졸이는 러브 코미디도 없고, 유희도 없고, 사냥도 별 어려움 없이, 남 등 처먹는 반 친구라도 투입해서 흥미를 좀 끌던지.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스킬, 능력 설명은 독자들이 굳이 알아야 되나? 같은 느낌이고, 한 눈 팔지 않고 견실하게 살아가는 현실의 보통 사람들을 표현하려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실에서 얘들처럼 이런 삶을 살으라면 숨 막혀 죽을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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