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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탈 무기점 아리체 2 - Novel Engine
타구치 센넨도 지음, 토베 스나호 그림, 현민석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23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야~ 무려 근 7년 만에 2권이 나왔습니다. 이게 말이 돼요? 3년만 더 채웠으면 강산이 변했을 텐데, 서울 간 오빠가 7년간 소식 없다 이제서야 나 잘 있어 하며 연락이 왔습니다. 이 호로자식 같은, 집에 오면 아주 죽어 그냥. 그래도 얼굴 좀 보고 싶어 2권을 구매하긴 했습니다만. 구매는 했으니 리뷰를 써야겠죠. 근데 1권이 생각 안 나 1권 리뷰 써놓은 거 봤는데 내가 말하기도 좀 그렇지만 7년 전에 필자는 중2병에 걸려 있었나 봅니다. 오글거려서 읽다가 말았군요. 아무튼 본 작품은 판타지물입니다. 이세계 전생물은 아니고요. 수습 여신 아리체가 스승(여신)이 만든 검을 찾아 지상으로 내려와 대장간을 차려 무기를 만들고, 고가의 무기를 선뜻 구매 못하는 거지 모험자들에게 렌탈해 주며 살아가는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소환수 가 씨(가고일 석상)와 둘이서 시작한 렌탈점은 주인공(코테츠)이 합류하고, 돈에 환장한 히로인, 아리체를 스승으로 모시는 히로인이 합류하면서 나날이 번창하는 중이죠. 이들의 모토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무기를 사용케 하고 피드백을 받는 것' 그리고 최종적으로 어떤 마물을 쓰러트리는 것.
눈을 떠보니 도시 밖에 던전이 생겼습니다. 하루아침에 생겨난 그것으로 인해 도시는 소동이 일어나고 주인공을 위시한 렌탈점은 한몫 잡을 기회를 얻죠. 던전이란 자고로 보물 덩어리란 말씀, 당연히 그걸 노리는 모험자들이 몰려옵니다. 발 빠르게 현지 지점도 열며 렌탈점은 호황을 맞아가죠. 하지만 도시의 일원이라는 이유로 그에 따른 노가다도 해야 되는 처지에 놓이고, 모험자들을 뒤에서 받쳐주는 도우미도 해야 되는 등 바쁜 날을 보냅니다. 그러다 알게 되죠. 아리체가 지상으로 온 이유의 주범도 그 던전에 있다는 것을요. 이번 2권에서는 아리체가 지상으로 내려온 이유가 밝혀집니다(1권에서 이미 밝혀졌는지는 기억 안 남). 그녀는 천계에서 분실된 어떤 물건을 찾기 위해 지상으로 내려왔죠. 그리고 그걸 어떤 마물이 가지고 있다는 게 밝혀집니다. 하지만 그 마물은 신(神)에 필적한 힘을 보유하고 있어서 주인공은 물론이고 아리체도 섣불리 건드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천계에서 일어났던 분실 사건의 주범이 모습을 들어내고, 던전 심층으로 나아가면서 이전까진 어딘가 코믹스러운 일상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비일상으로 접어듭니다.
사실 던전이 출현하고 그에 따른 혼란과 소동이 일어나지만 렌탈점은 그 소동에 편승하며 무기와 장비를 만들고, 그걸 도우미와 모험자들에게 빌려주며 돈을 벌어가는 이야기를 주된 이야기로 이끌어 갑니다. 그러다 아리체가 찾는 어떤 물건을 가진 마물과 천계에서 분실 사건을 일으킨 주범을 만나면서 전투에 돌입하게 되고 이런 장면들은 개그를 훌쩍 뛰어넘은 그야말로 목숨을 건 사투가 됩니다. 뭐 그래도 아리체는 여신인 관계로 크게 나서지는 못하고(뭐 하러 내려온?) 주된 선공은 주인공이 도맡아 하면서 고생을 참 많이 하게 되죠. 그러다 마물이 왜(어째서가 아닌, 왜) 아리체가 찾는 물건을 가지고 있는지, 그 마물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연민도 느껴가는 인간적인 모습도 보이게 됩니다. 그래서 후반은 인간과 마물은 공존할 수 있는가 같은 철학적인 물음을 던집니다. 즉, 마물을 지키려는 존재도 있다는 것인데, 이 말은 마물에게서 인간을 지키려는 주인공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는 것에서 주인공을 망설이게 하죠. 그렇다면 그 누구도 희생되지 않고 던전을 포함한 이번 사태를 해결할 방법이 무엇일까 주인공은 찾아야만 합니다.
맺으며: 사실 본 작품은 근본적으로 개그물이다 보니 심각한 건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다녀왔어! 어서 와~ 같은 부류죠. 오히려 이번 2권은 렌탈점의 본질에서 약간 벗어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어디까지나 아리체를 비롯한 주인공과 히로인들은 무기를 만들어 모험자들에게 빌려주며 돈을 버는 일상이죠. 거기에 아리체가 지상에 내려온 이유를 끼얹으며 다른 모험자들에게 부탁하는 것이 아닌 주인공 보고 해결하라고 하니 이야기가 탈선해버리는 느낌이 강합니다. 아무튼 밥을 하라고 했더니 집을 태우는 아리체와 돈에 환장해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히로인과 기사 같으면서도 대장장이 일을 하는 히로인, 눈에서 빔에 나가는 가 씨등, 개그물답게 코믹스러운 장면들도 제법 되고, 일러스트도 한몫해서 꽤 귀여운 타입의 작품입니다. 7년 만에 나와서 1권은 구하지도 못하겠지만 한 번쯤은 읽어볼 만한 이야기입니다. 근데 1권 e복도 없이 2권 출시라니.. 출판사는 무슨 생각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