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난관 던전에서 10만 년 수행한 결과, 세계 최강 2 - ~최약 무능의 하극상~, S Novel+
리키스이 지음, 루나 리아 그림, 이서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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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왕녀의 시녀는 겁탈당할 뻔한 걸 구해주었더니 주인공을 무시합니다. 성녀이자 왕녀는 팔려가서 해부당할 뻔한 걸 구해 주었더니 자기 친구이자 주인공 소꿉친구를 인질로 잡아 협박하듯이 내 로열 가드가 되어 주세요. 이 xx 합니다. 주인공이 헌터 가입하려고 길드에 갔더니 접수처 누님은 주인공이 무능이라고 다 까발려 버립니다. 이 세계는 개인정보 보호법 따윈 없습니다. 그래놓고 납치되어 얘도 해부 당할 뻔 한걸 구해주었더니 왜 근본 없는 호감도가 올라가죠? 나이도 무려 주인공보다 5살이나 많으면서. 왕녀의 시녀는 귀족으로서 책임감 때문인지 뭔지로 대책 없이 나대다 주인공에게 왜 거금의 빚을 지게 만들까요. 본 작품의 주인공은 무척이나 상냥하고 다정합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시녀는 무뢰배들에게 겁탈을 당했을 것이고, 왕녀는 해부를 당했을 것입니다. 접수처 누님 또한 겁탈 당하고 해부 당했을 것이고요. 그래서 히로인들이 다정한 주인공에 반해 그의 하렘에 동참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본 작품은 철저한 무능 멸시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신(神) 아레스의 가호라 여겨지는 기프트는 곧 그 사람의 능력이자 가치가 되죠. 그러니 무능을 받아버린 주인공은 신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배신자이자 쓰레기입니다. 이 소식은 대륙 전체에 퍼지게 되었고, 가는 곳마다 시비가 끊이질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지 않았고, 억지로 떠맡은 로열 가드에서 해방되고자 주인공은 이런 여론을 역으로 이용하려 하죠. 왕녀의 시녀가 노예상에 시비를 터는 바람에 졸지에 거액의 빚을 지게 된 주인공은 빚 해결 겸 악당으로서 명성을 쌓고자 마침 무도회가 열리는 도시로 가게 됩니다. 그런데 주인공이 활약할 필요도 없이 사람들은 일찌감치 주인공을 멸시 중이었죠. 무도회에 출전한 옛 사재들은 주인공이 부정으로 승승장구한다고 여론을 선동하고 멸시합니다. 귀족들과 대회 관계자들은 급기야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그를 축출하려 혈안이 되어 가죠. 주인공 보고 부정을 저지른다 욕하더니 자기들은 대놓고 부정 저지르는 게 여간 웃기지도 않습니다. M 성질이 있는 분들이라면 짜릿한 쾌감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 무능이 보여주는 신진기예란 이런 거다를 보시라. 군더더기 없는 실력으로 승승장구하는 주인공. 그런데 사람들은 부정을 저질러 이긴 거겠지 하며 야유하지만 개중에 올바른 눈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고 그의 실력이 진짜 베기임을 알아가죠. 그야말로 길 가다 벼락 맞는 기분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세상 무능이라고 다들 멸시를 해도 주인공의 참모습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의 가치는 기프트가 아니라 마음에 있다는 것을, 행동에 있다는 것을, 말에 있다는 것을, 그래서 이번엔 유명 종파와 학원도시에서 그를 끌어들이려 혈안이 되어 가죠. 참 웃기지 않나요? 세상 무능이라 멸시하는 사람들이 있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아보고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이용하려는 자들이 생겨났다는 것을요. 참고로 비하가 아니라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에게 있어서 유명해지고 싶지 않을뿐더러 어떻게 되든 내 알 바 아닌 세상입니다. 그저 그는 로열 가드에서 해방되고 돈을 모아 유유자적 여행을 하고 싶을 뿐이죠.

하지만 세상사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잖아요. 주인공에게 동료를 잃은 어디 무슨 결사대라 지칭하는 조직이 주인공의 친구를 빈사로 만들고, 소꿉친구를 납치했습니다. 이들은 주인공에게 있어서 역린이죠. 그리고 마족이 숭상하는 악(惡)군 군단이 이 세계에 현현하여 하필이면 주인공이 임시로 거주하는 마을을 노리네요? 주인공은 신(神)들을 사역 중에 있습니다.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죠. 악신도 있고, 사신도 있고, 별별 신들을 주인공은 시련의 던전에서 마치 떨어진 밤을 줍듯 컬렉션에 수납을 해두었습니다. 그 신들은 주인공을 자신들의 신으로 숭상하며 마치 사이비 종교를 방불케하는 광기에 사로잡혀 있죠. 그러니 누가 쳐들어오든 애초에 싸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압도적으로 강한 주인공이 적들을 맞아 무쌍을 찍으며 카타르시스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뭐 이건 기본으로 깔고 가지만 이후 그의 가치를 눈여겨본 사람들이 자신들의 진영에 끌어들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가는 과정이 되겠습니다. 사실 진정한 가치를 알아보는 자는 소수이고 나머지는 어떻게든 주인공을 이용하려 하죠.

왕녀를 해부하려 했던 이웃 제국, 엘프 왕녀(얘는 좀 뜬금없음), 학원도시는 분주해졌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주인공 할아버지와 경쟁 관계인 유명 종파는 주인공이 싸우는 것을 보고 저건 인간이 아니라고 평한 후 손을 떼버렸죠. 일단 왕녀이자 성녀가 먼저 침을 발라두긴 했지만 언제 주인공을 빼앗길지 모르고, 주인공은 로열 가드를 대신할 사람 찾은 후 뒤도 안 돌아보고 갈 거라 공헌 중인데 왕녀는 에이 농담을~ 하며 현실 도피 중인 게 소소한 재미이자 발암입니다. 사실 2권에서 그동안 주인공을 무시하고 멸시했던 사람들의 콧대를 짓밟아주는 카타르시스를 보여줄까 했습니다만, 애초에 주인공은 그런 넘들은 안중에도 없어서 이에 대한 카타르시스가 없는 게 좀 아쉽다고 할까요. 친구를 다치게 하고 소꿉친구를 납치했던 조직에 대한 복수도 좀 밋밋합니다만, 악(惡)군 군대와 싸울 때 주인공이 컬렉션에서 소환한 역신들이 광기에 사로잡혀 웃으며 달려가서 조지는 장면은 어떻게 보면 소름이 돋습니다.

맺으며: 사실 본 작품은 무능 멸시와 무능 먼치킨이 본질이긴 합니다만, 그것보다는 엄청 굴러다니며 고생하는 히로인들과 주인공의 가치를 알아보고 친구가 되는 것이 아닌 이용하려 드는 사람들로 인해 굉장히 흥미롭죠. 그리고 국룰이나 다름없는 변신 중에는 때리지 않는다는 룰을 아무렇지 않게 어기는 주인공이 재미있고요. 무능이라는 키워드에 잠식되어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할 거라며 오해를 하고 그래서 주인공을 얕잡아보다가 역신들에 의해 참교육 당하는 악당들도 흥미롭죠. 다만 역신들이 주인공을 너무나 숭상한 나머지 주인공 주변 인물들이 위험에 처하면 알아서 다 대처해버리는 통에 카타르시스는 약간 반감됩니다. 이번 소꿉친구 납치 사건 때도 그렇죠. 그리고 주인공이 무능이라는 기프트를 받았을 때 위로해 주거나 그를 보호해 주지도 않은 주제에 친근하게 접근하는 친구나 소꿉친구는 좀 마이너스로 다가옵니다. 그런 것에 대한 사죄라도 있었으면 좋았겠는데, 이런 게 일절 없는 것도 마이너스 요소라고 할까요. 하지만 파프(시련의 던전 중간 보스)가 귀여우니까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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