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에이티식스 6 - 날이 밝지 않기에 밤은 영원하고, Novel Engine
아사토 아사토 지음, 시라비 그림, 한신남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23년 1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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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오랜만에 6권이 출간되어서 이전에 어떤 이야기였는지 생각이 안 납니다. 물론 이전 리뷰를 찾아보면 대충 감은 옵니다만. 문제는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내면 그리고 감정에 대해서는 리뷰에서 크게 써놓지 않아 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인간관계를 맺어가는지 생각이 안 나고 솔직히 관심도 없지만 그래서 이번 6권을 표현하자면, 하라는 전쟁은 안 하고 사랑 놀음이나 하고 자빠졌네가 되겠습니다. 전쟁은 나의 아이덴티티고 긍지고 이 길 밖에 살아갈 길이 없이 살아온 소년을 향해 미래도 없이 행복해질 수 없이 그저 전쟁터만 누비는 소년이 안타까워 행복해지면 좋겠다고, 행복해지는 미래를 맞이했으면 좋겠다고 세뇌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내는 소녀의 정신 공격은 성공해서 주인공은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되죠. 경사 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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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왕국 최종 편입니다. 완결이라는 뜻은 아니고, [레기온]의 공격으로 오늘내일하는 연합왕국에 파견 나가서 도와주는 것도 이것으로 일단락된다는 뜻입니다. 주인공은 연합왕국에 와서 정신 공격을 참 많이 당했더랬습니다. [레기온]과 유사한 [시린]이라는 인조인간(왜 하나같이 소녀형인지)들이 요새 공략전에서 보여준 싸움만이 긍지란 이런 것이라는 광기는 주인공에게 주인공으로 하여금 주인공이 가진 긍지가 위선이라는 걸 똑똑히 보여주었었죠. 웃으면서 산화해가는 [시린]들에게서 주인공은 자신의 미래를 보게 됩니다. 언젠가 자신도 그들처럼 전장에서 죽을 것이라는걸. 근데 웃으면서 자폭에 가까운 희생은 주인공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 주었죠. 왜냐면 [시린]들 또한 전투에서 산화하는 게 긍지였으니까요. 오로지 그것만을 위해 만들어진 로봇이고, 에이티 식스는 전장만이 긍지고 그것만 알기에 그래서 [시린]은 곧 [에이티 식스]이고 둘은 동의어나 마찬가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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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는 그런 주인공을 보며 매우 안타까워합니다. 그런 삶밖에 없는 주인공과 그 일행이 안타까워 행복해지면 좋겠다고 모두가 행복해지면 좋겠다고, 86구 시절 인간의 온갖 악의를 받으며 살아온 에이티 식스들에게 인간들이란 그저 괴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레나는 모든 인간이 그렇지 않다는 걸 역설하려 하죠. 자신의 꿈 -모두가 행복해지면 좋겠다-를 설명하며 '레나'는 주인공의 칼집이 되려 합니다만(바람의 검신에서 켄신과 토오루 혹은 토모에와의 관계). 문제는 1권부터 좀 그런 성향을 보여 왔는데 '레나'는 은근히 흙 발로 타인의 감정을 침범하려 하죠. 그의 삶이 못내 안타까워 행복해지면 좋겠다고는 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만 좋은지 해답을 내주지 않은 채 자신의 감정을 밀어붙이다 제 감정을 못 이겨 눈물을 흘리는 장면들은 조금 발암적인 요소가 아닌가 하는데요. 이런 그녀니까 걱정 끼치기 싫어 말하고 싶지 않은 사람(주인공)에게 눈물 공격하는 장면은 그 하이라이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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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각각 상황은 어려워지기만 하고 연합왕국이 이대로 망하느냐 구사일생하느냐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하늘을 뒤덮은 나비형 [레기온] 개떼에 의해 햇빛이 들지 않아 농작물의 피해는 극심하고 그래서 조만간 아사할지도 모를 상황, 죽여도 죽여도 끝없이 몰려오는 [레기온]과의 지상에서의 전투는 난공불락의 요새마저 빼앗기고 전선은 자꾸만 후퇴를 거듭합니다. 인적 소모는 극심해 박박 긁어모아도 1개 여단(대략 2~3천 명)을 겨우 유지할 뿐. 그래서 적의 거점을 공략해 그들의 우두머리 [무자비한 여왕]을 포획하여 이 전투를 종지부 찍으려 합니다. 이들은 더 이상 뒤가 없는 전투를 하려 하죠. [고기동형 레기온]의 내습은 주인공을 핀치로 몰아넣고, 아무렇지 않게 [시린]들이 희생되어 가는 장면들에서는 광기를, 그런 [시린]들을 아무렇지 않게 쓰고 버리는 연합왕국의 왕족에게서 주인공은 세계의 인간의 악의를 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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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필자는 이번 6권에서 키포인트는 [시린]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전장만을 위해 싸움만을 위해 만들어진 [시린]은 곧 [에이티 식스]와 동의어입니다. 레나도 키포인트 격이지만... 그러고 보면 표지가 모든 걸 말해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약한 부분을 공격당하면 아무리 금강석 같은 마음이라도 뚫리기 마련이라는 듯, 웃고 있는 모습들에서 어째선지 필자는 가식을 느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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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사실 이번 6권 리뷰는 악평으로 가득 채우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랬다간 악플이 달릴 거 같아 최대한 자중했군요. 위 리뷰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습니다만, [레기온]과의 전투보다는 저들(주인공과 그 일행)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라든지 레나가 주인공을 바라보는 마음을 지리멸렬하게 표현하고 있는데요. 구구절절이면 좀 낫겠습니다만, 거의 사랑하는 이를 향한 안타까운 감정을 표현한 것들이긴 하나 솔직히 인류 존망을 건 싸움을 하는 건지 사랑 놀음을 하는지 구분이 안 될 지경으로 지분을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그런 그녀의 말에 긴가민가식으로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고 맴돌기만 하는데 이건 이것대로 좀 발암이고, 그나마 러브 코미디식으로 풋풋하게 풀어 놓는가? 그게 또 아니란 말이죠. 웃음기 싸악 빼놓고, 어려운 말 쓰면 있어 보이나? 같은 비아냥 말 한 번쯤 들어 보셨을 텐데 선물세트를 과대 포장하는 것처럼 어려운 말로 굳이 돌아가며 포장해놓는 레나의 마음 풀이는 솔직히 짜증 그 이상이었군요. 시종일관 6권 내내 이러니까 지치고 7권은 구매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작가는 왜 일을 어렵게 만드는가, 스스로 생각해 봤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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