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전설이 된 영웅의 이세계담 5 - L Novel
타테마츠리 지음, 미유키 루리아 그림, 송재희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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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옛말에 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잡는 방법을 알려주라 했습니다. 이 말을 이 작품에 빗대보면 주인공은 고기 잡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고, 히로인 리즈는 고기를 잡아야 되는 입장이죠. 사실 어느 직종이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어요. 배우면서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고 좌절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것이죠. 이게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이고, 그 사람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라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작품의 주인공은 고기를 잡아줄 뿐, 잡는 방법을 알려주지를 않아요. 그래서 히로인 리즈는 엄청나게 고생을 해야만 하죠. 그녀는 페르젠에서 포로로 잡혀, 이 작품이 19금이었다면 그렇고 그런 장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나락으로 떨어졌을 일을 당하게 돼요. 보통 히로인이 이런 일 당하면 주인공이 위로라도 좀 해주고 해야 사람 살아가는 정이 아닐까요? 그냥 히로인도 아니고 주인공이 그녀를 후원해서 황제로 만들려고 하는데도 말이죠.


이번 이야기는 속국 페르젠에서 돌아와 본격적으로 리즈를 황제의 자리에 앉히려고 움직이는 주인공과 이대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생각에 성장하려는 '리즈'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주인공이 왜 리즈를 황제의 자리에 앉히려는 걸까가 되겠고, 그 과정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가 흥미를 유발하게 되겠죠. 근데 이번 5권에서 흥미로운 점은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그동안 리즈가 전투만 했다 하면 패배하는 걸 그냥 두고만 보고 있었어요. 이것이 누적되어 결국 리즈는 페르젠에서 고초를 겪는 결말로 이어졌죠. 이런 일이 있으면 이제라도, 아니 황제의 자리에 올릴 거면 제왕학이라던가 하다못해 전략을 짤 수 있는 지식이라도 심어줘야 되지 않을까요. 그런 거 일절 없어요. 참고로 이 작품의 메인 히로인(리즈)은 생각 자체를 안해요. 그리고 주인공은 말로만 계략을 세우고, 계책을 짜고 우주 정복할 거처럼 그러면서 상대의 수는 전혀 읽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짠 계획은 무조건 성공할 거라는 핑크빛 믿음뿐이죠.


이번에 눈에 가시인 중앙 귀족을 몰락 시키기 위해 계획을 거창하게 세우기만 할 뿐, 정작 그 일(귀족 몰락 시키기)을 리즈의 언니 '로자'에게 다 떠넘겨 놓기만 해요. 이 작품에서 주인공 보정은 하렘에만 국환 되어 있다는 느낌이 아주 강해요. 아무튼 황제를 알현하는 자리에서 황제를 탄핵하고 눈에 가시인 귀족을 몰락 시키려고 하지만 이미 황제는 주인공과 리즈의 생각을 다 꿰뚫고 있었으며, 황제는 이들이 뭔가 하기 전에 행동을 봉해버리죠. 결과 주인공은 머릿속이 온통 핑크빛뿐인 계획만 짰을 뿐, 황제가 이렇게 나올 거라는 것 자체를 예상하지 않아 공중에 붕 떠버리게 됩니다. 1천 년 전 군신이라 불리며 전략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주인공이 이런 돌머리였나? 싶을 정도로 어이없게 이야기는 흘러가요. 특히 리즈에게 큰 걸림돌인 제1황자의 행동을 전혀 예측하지 않아 후반에서 또 '리즈'로 하여금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맞는 일을 당하게 하죠. 작가는 대체 뭘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작가는 히로인 굴리는 재미로 이 작품을 집필하는 걸까요.


가장 어이없는 에피소드를 꼽으라면, 리즈를 황제의 자리에 앉힌다면서 온갖 공작을 다 할 거처럼 표현해놓고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 채 리즈가 맡은 지방 성채로 냉큼 돌아가는 걸 들 수가 있어요. 지금 당장 무우라도 썰 거처럼 뭔가 하는 거 아니었나? 성채로 돌아가다 주인공이 쏘아 올린 공에 의해 황제의 미움을 산 귀족이 반란을 일으키는 일이 일어나요. 다른 귀족들은 다 몸 사리고 주인공이 진압하러 가야 하는데, 부하 병력이라곤 꼴랑 800명 밖에 남지 않았어요. 이걸 가지고 3만 명이나 되는 반란군을 진압하겠다고 합니다. 반란도 주인공이 궁지로 몰아넣어서 피폐해진 귀족이 일으킨 건데 이렇게 자기가 몰아붙여 놨으면 반란도 예측 가능하지 않을까요. 주인공은 이런 건 간과해버리게 되죠. 작중 느낌상으로 보면 반란할 줄 몰랐다는 게 주인공의 인식입니다. 이쯤 오면 군신이라 불리는 똑똑한 주인공 맞나? 싶어져요. 거기에 리즈의 언니 로자가 수도에 3천의 병력을 숨겨 놓지 않았다면 어쩔 뻔? 읽으면 읽을수록 실소를 금할 길 없는 이야기가 계속돼요.


그리고 주인공은 변수를 전혀 예측하지 않음으로써 주변 사람들이 고생을 해야만 하죠. 그 결과가 리즈와 저번에 새로 합류한 '아카아하'를 들 수가 있어요. 반란을 진압하러 가야 하는데 3만 명의 압도적인 숫자의 폭력 앞에 아무리 작가가 밀어주는 히로인들이라도 두들겨 맞을 수밖에 없어요. 이게 끝나니까 주인공이 제1황자에 대한 행동을 전혀 예측하지 않은 결과 리즈와 저번에 새로 합류한 '스카아하'는 제1황자에게 진짜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또 두들겨 맞게 되죠. 이런 설정이 재미있나? 가학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장면으로 인한 눈살만 찌푸려져요. 그렇다고 원군이 있나. 리즈의 언니 로자가 이끄는 원군은 제시간에 도착하지도 못하고, 그동안 적만 만들고 아군은 만들 생각도 없었던 주인공의 성격 때문에 주변 다른 귀족들은 도우러 오지도 않죠. 이러니까 사람은 평소 소통을 하며 인맥을 만들어야 하는데 주인공은 리즈를 황제로 만든다면서 그녀를 떠받드게 할 귀족들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지를 않았어요. 작가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번 5권의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만들어 가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아요. 


맺으며: 이렇게 화딱지 나는 작품은 진짜 오랜만이군요. 2~4권은 나름대로 괜찮았고, 성장의 여지를 보여주었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보통 등장인물들은 성장하기 마련이건만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성장과는 거리가 멀어요. 그래도 정말 죽을뻔하면서 리즈가 각성을 이뤄내지만 각성하면 뭐 하나요. 힘 하나 못 쓰고 여전히 주인공에게 기댈 뿐인걸요. 그리고 3800명 vs 3만 명이 붙는다면 누가 이길 거 같나요. 동서고금 전쟁에 있어서 숫자의 폭력은 진리죠. 주인공은 포위 섬멸전이 뭔지 보여주려는 것처럼 하더니 혼자서 적장을 치는, 뭐 이런 개그가 다 있나 싶어요. 결국 주인공만 있으면 몽땅 해결이라는 흐름을 보여줘서 더 화가 나요. 전략과 전술과 기만 등 온갖 술수가 난무하며 극적인 장면을 연출해야 될 작가는 그냥 주인공 하나로 해결해버리죠. 반란군은 3800명도 찌부려트리지 못하는 오합지졸이고요. 사죄와 배상(우익성 발언이 좀 있음)은 잘도 언급하면서 주인공은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두들겨 맞는 히로인들에게 왜 사과의 말을 하지 않을 걸까. 자기가 미숙해서 일어난 일인데도, 그런 주제에 리즈가 성장하고 있다며 흐뭇하게 쳐다보는 주인공이 제정신인가 싶어요. 5권에서 하차하고 싶었는데 6권을 미리 구매해놓는 바람에 6권만 읽고 하차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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