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가가 되고 싶다며 도시로 떠났던 딸이 S랭크가 되었다 6 - L Books
모지 카키야 지음, toi8 그림, 김성래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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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르: 모험가가 있고 마왕이 나오는 판타지, 분열되어 가는 현시대를 꼬집듯 보여주는 가족애


​표지: 왼쪽이 도시로 떠났던 딸 S랭크의 모험가 안젤린이고, 오른쪽이 마왕의 사생아 '미토' 


6권 줄거리: 비록 피는 이어지지 않았어도 살고 싶어 자신의 품으로 들어온 아이들을 지킨다는 아버지의 용기와 자상함 그리고 포용력을 그리고 있다.


포인트: 마왕은 달리 태어나지 않는다. 자상함은 세상을 구하는 원동력이 된다.


필자의 한 줄 평: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향을 등질 각오를 할 만큼 아버지의 용기가 정말 대단하게 다가온다.



특대 스포일러 주의




아버지 벨그리프에게 있어서 '미토'의 태생은 중요치 않다. 어느 날 숲에서 이변을 느끼고 정찰에 나섰던 벨그리프는 어떤 아이를 줍는다. 숲을 던전화 하며 나쁜 기운을 뿜고 있던 응축된 마력 덩어리를 없애고 보니 아이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자칫 숲이고 마을이고 재앙에 덮일뻔한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 어디로 보나 눈앞의 아이의 소행이 틀림이 없다. 원래대로라면 이 아이를 죽여야만 할 것이다. 그야 재앙 덩어리고, 뿜어내는 기운도 그에 못지않으니까. 이 시대의 사람들은 이런 것을 마왕이라고 부르고 있다. 먼 옛날 [솔로몬]이라는 마왕이 남긴 호문쿨루스, 사생아라고 불리는 이 아이를 배어야 할지 벨그리프는 고민하지도 않는다.


마왕을 만드는 건 다름 아닌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된다. 어느 마을에 괴롭힘당하는 아이가 있다. 예지에 의해 미래에 너는 재앙을 불러올 악의 화신이라며 사람들은 배척과 손가락질을 해댄다. 결국 아이는 예지대로 마왕이 되고 만다. 그런 이야기가 종종 있어왔다. 이 작품은 그 이야기의 정반대에 있다. 마을 사람들은 미토를 마왕의 사생아라고 손가락질하기 보다 따뜻하게 맞아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두려움 보다 사람의 정(情)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마을의 안정을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던 벨그리프의 판단을 믿고 있다는 것이 더 주효하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이 작품에서 마왕이라고 해서 아직은 거창한 건 아니다. 그저 한 명의 아이일 뿐이다. 태어난 직후 백지처럼 아무런 지식조차 가지지 못한 아이일 뿐이다. 그래서 백지에 어떤 색을 칠하느냐에 따라 이 아이가 마왕이 될지 인간이 될지를 정하라는 듯한 게 이 작품의 주된 이야기다. 미토는 인간의 마음을 가져간다. 여기서 가져간다는 건 생성된다는 뜻이다. 자상한 벨그리프의 보살핌과 인자한 노엘프 그라함의 가르침은 미토로 하여금 떼뭍지 않은 순수함을 가지게 한다. 마을 아이들도 미토를 친구로 받아들인다. 안젤린은 동생이 생겼다고 기뻐하고 친동생처럼 보살핀다. 


미토는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온정에 파묻혀 나날이 인간다운 모습을 갖춰간다. 인간다운 말을 하고, 표정을 짓게 되었다. 농담도 할 줄 알고 배려도 할 줄 알게 되었다. 이것으로 마왕을 만드는 건 인간의 마음에 달렸다는 이야기가 허구는 아니라고 반증하는 게 아닐까도 싶다. 현실에서도 관심을 조금만 주면 범죄의 길에 들어서지 않을 아이들이 많다. 그래서 좀 비약적이지만, 이 작품은 삭막해지는 현시대를 꼬집고 있는 게 아닐까도 싶다. 하지만 시련은 언제나 급작스럽게 찾아온다. 영화에서도 종종 보게 되는 그런 장면 말이다. 이제 좀 마음 다 잡고 살아볼까 했더니 주변이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 그런 장면 말이다.


미토는 마왕의 사생아다. 마왕은 마력 덩어리라 할 수 있다. 누가 이런 아이를 숲에다 버리는지 아직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누군가가 이런 아이들을 숲에다 버리고 있다.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고 있다. 미토는 마력 덩어리다. 인간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마력을 많이 소모하고는 있지만, 태생이 태생이다. 그래서 노림 받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아이를 버렸던 어떤 존재에 의한 사주로 미토가 살고 있는 마을 톨네라에 대규모 마물(정확히는 다른 거지만 일단 이해가 쉽도록)이 미토를 흡수하기 위해 들이닥친다. 톨네라는 벨그리프와 안젤린의 고향이다. 시골마을이라지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자, 마왕을 만드는 건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위에서 서술한 바 있다. 미토는 자신을 노리고 오는 마물 떼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인간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소중한 게 많이 생겼다. 아버지 벨그리프의 등은 넓고 따뜻하다. 노엘프 그라함은 인자함으로 안심감을 준다. 아직 10살 전후의 아이에게 있어서 지켜야 될게 무엇인지 싫어도 알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졸지에 미토 때문에 마물떼의 공격으로 고통을 받게 되었다. 아무리 정(情)을 우선시한다지만 삶의 터전과 목숨이 위협받는데 정을 우선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건 누구도 탓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미토는 결정한다.


미토는 벨그리프를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의 감정을 알 수 있었을까. 살고 싶어 자신의 품에 들어오는 아이를 벨그리프는 내치지 않는다. 힘이 없어도 아이는 지키고 보는 것이다. 피를 나눈 가족도 이럴까 싶을 정도로 벨그리프의 용기는 눈물이 다날 지경이다. 마왕은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인간이 마왕이 될지 말지는 주변의 관심에서 비롯된다고, 이 작품은 마왕의 탄생에 있어서 주변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는다고 역설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의 시선이 차갑다. 미토는 순수한 아이다. 악의에는 민감하다.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며 떠나는 장면은 가슴을 찢어 놓는다(노파심에서 말하지만 이 장면은 엔딩이 아닌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엔딩은 따로 있다). 벨그리프는 40년 넘게 살아온 고향을 등질 각오를 한다. 그는 마을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는 거니까.


맺으며: 여전히 잔잔한 파스텔톤식 진행이 마음에 든다. 어릴 적 시골에 살았던 풍경이 떠오르게 하는 화법은 여전히 혀를 내두르게 하고, 하루의 시작과 끝 그리고 주변 자연을 묘사하는 장면은 머리에 그러지는 듯한 아련함에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나게 하는 마음을 가지게 한다. 여기에 아장아장 걷는 미토와 인자함으로 미토를 바라보며 하나라도 더 챙겨주는 그라함의 장면 장면들은 흐뭇함을 짓게 한다. 마왕을 품고 있는 아이를 배척하지 않고 이렇게 인간의 마음을 알아가게 함으로서 미래의 재앙을 없앤다. 이것으로 누구도 불행해지지 않는 미래를 도출한다. 그린 이야기를 이 작품은 내포하고 있다.


그건 그렇고, 사실 시작은 어느 시골살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장면들이 많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여름이 다가오면서 씨앗을 뿌리고, 밭을 넓히고 풀을 뽑는 등 농촌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필자는 이런 과정에서 표현되는 하루하루의 일과와 자연에 매료되었다고 할까. 아무튼 그런 과정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공포를 절묘하게 끼워 넣으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내용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고, 가족을 위해 지금 해야 될 게 무엇인지 잔잔하면서도 안타깝게 풀어가는 장면들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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