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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패스 트래블러 OCTOPATH TRAVELER - 여덟 명의 여행자와 네 개의 샛길, J Novel Next
부리/키바 지음, 이쿠시마 나오키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르: 판타지, 여행, 그것뿐인 이야기
표지: 여유로운 여행을 하며 새로운 도시를 구경하는 두근거림을 잘 표현하고 있다.
스토리: 제각각 사연을 품은 여덟 명의 여행자가 만나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내용이다.
포인트: 여행이란, 자신의 발로 걷고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는 것.
특징: 각자 품고 있던 사연을 해결해 나가는 게 흥미롭다.
스포일러 주의
원작은 동명의 게임이다. 그 일부를 글로 표현해 놓은 것으로 딱히 위험한 일도 일어나지 않고, 각자 품고 있던 사연을 담담하게 풀어가는 것으로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게임을 원작으로 했다고 해서 게임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것보다 여행을 하며 고향을 그리워하고, 새로운 곳의 두근거림과 마물과의 조우에서 어떻게 헤쳐나가야 되는지 등 소소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상인 트레사의 장사 기질과 교수 사이러스의 가르침 등 교과서적인 교훈 등을 잔잔하게 풀어간다고 할까.
눈여겨볼 것은 깜깜한 밤의 바다를 표현한 것이나 고향 등을 표현한 부분에서는 아련함이 묻어난다는 것이다. 역마살이 끼여 여행을 떠난 것은 좋으나 사람의 본질은 언제나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그리워하기 마련이다. 초반엔 이런 아련함을 보여주는데 필자 개인적으로는 만화 카페 알파를 엿보는 듯해서 가슴 한켠에 먹먹함을 느꼈기도 했는데, 본질적으로는 카페 알파와는 전혀 다른 장르다. 세기말적인 분위기는 아닌데 어딘가 그런 분위기가 묻어나는 듯한?
그도 그럴게 여덟 명 중 일부는 여행 목적이 복수를 위함이라고 하니까. 부모의 원수나 스승의 원수 등 갚아야 될 복수를 가슴에 안고 여행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피의 비를 뿌리는 것이 아닌, 목적은 그것이라도 수단은 그것이 아닌지라 그런 삭막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여행하는 이들은 언제나 배움의 연속이라는 걸 표현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할까. 배움에서 얻는 것이 있고, 그것을 얻음으로써 조금식 성장해가는, 그런 여정을 그리며 서로에게 이끌리고 여행의 최종 목적보다는 같이 있기에 재미있다는 걸 강조하기에 이른다.
살아오면서 얻은 지식으로 동료들을 지키고 치료하는 사람도 있고, 다 큰 어른이라고 완벽하지 않다는 것도 보여준다. 살아가는 목적이 장사인 사람도 있고, 지인에게 배신 당해 상처를 입은 사람도 있다. 이런 여러 색 일색인 사람들이 모여 여행을 한다. 색이 다른 여덟 명이나 모여 있으면 트러블이라도 생길법한데, 서로가 배려하고 상처를 보다듬어 주면서 균열은 보이지 않는 게 흥미롭다. 반대로 말하면 그것뿐인 이야기여서 잔잔하고 파스텔적인 이야기를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이 작품은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맺으며: 사실 여행이라고 해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바라고 이 작품을 접하면 실망할 것이다. 판타지답게 마물은 나오지만 메인은 아니다. 메인은 어디까지나 여덟 명이 여행을 하고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있다. 그리고 목적을 달성해도 거기에 머물지 않고 나아가는 걸 그린다. 서로에게 이끌리고 목적보다는 여행 그 자체에 재미를 느껴 이 여행이 언제까지고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이 작품엔 있다. 물론 복수라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지만 이건 메인이 아니다. 어디까지고 이 작품은 여행을 그리고 이끌림이 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