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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포 현자의 이세계 생활 일기 7 - L Novel
코토부키 야스키요 지음, John Dee 그림, 김장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0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르: 이세계 전생이 있고, 이세계 소환이 있다. 이 둘이 충돌하는 판타지, 그리고 세계 멸망, 치트는 있고 하렘은 없다.
표지: 일러스트레이터의 중요성, 일러스트레이터가 마음에 안 든다고 깽판친 어떤 작가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그나마 표지는 낫다. 작중 일러스트 중에 여중학생을 그려 놓은 걸 보라. 바키(격투 만화) 어머니가 오신 줄 알았다.
특징: 40줄 아저씨가 주인공이다. 이세계에서 느긋하게 살려고 했던 아저씨는 용사들과 쌈 난다. 이세계 소환이라고 반드시 착한 놈만 오는건 아니다. 소환했더니 쓰레기들만 온다(물론 아닌 애도 있다). 애초에 용사를 소환한 주체(메티스 성법신국)가 쓰레기이니 어쩔 수가 없다. 쓰레기는 쓰레기 집합소에. 아저씨, 분리수거를 시작한다.
7권 스토리: 아저씨, 본격적으로 메티스 성법신국에 싸움을 건다. 절제 없는 용사 소환으로 이세계 에너지가 고갈 위기에 처한다. 성법신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소환한다. 딴에는 지들 교리에 따라 용사를 소환 해대는데, 이대로는 세계가 멸망한다. 세계를 유지&관리해야 할 4신(神)은 내 알 바 아니란다.
포인트: 중2병식 궤멸적인 네이밍 센스를 보고 싶다면 이 작품을 추천한다.
스포일러 주의, 써 놓고 보니 리뷰 어법이 리뷰라고 보기 어려운 초등학생 독후감 같군요.
그래서 읽어보라고 말씀을 못 드리겠습니다. 그냥 위 인트로 부분만 읽으시길...
세계를 구해야 할 용사라는 놈들이 되려 세계를 멸망 시키는데 일조하고 있으니 어찌하면 좋을까 하는 게 이번 7권의 포인트다. 자신들을 소환한 성법신국의 사탕발림을 곧이곧대로 믿고, 그들(성법신국)이 사도라고 누명을 씌운 나라를 침공했다가 개털리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게 이 작품의 용사들이다. 사실 사회경험이 전무한 아이들을 세뇌하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긴 하다. 이쪽의 정당성을 부각 시키고 저쪽의 악행을 부각 시키면서 선동하고, 선동 당하는 것은 현실에서도 자주 보는 것이기도 하니까. 어른도 속아 넘어가는데 애들이야 오죽할까 싶다. 거기에 용사라는 특별한 호칭을 주고, 힘을 줬으니 현실에서는 휘두르지 못했던 권력의 맛에 취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지. 그렇게 선동 당한 채 전쟁에 나섰던 용사 절반(아마 클래스 통째로 소환된 듯)이 산화해버린다.
근데 억울해 한다. 누군가를 죽이러 가놓고 자신들이 죽는 건 억울하다고 한다. 이게 이세계의 용사들이다.
4신(神)은 이세계에 관심이 없다. 창세신(神)에게서 세계를 유지&관리할 권한을 받아놓고 놀기 바쁘다. 그나마 노는데 그치면 나은데 악행 저지른다는 거다. 일례로 사신(死神)을 아저씨가 살던 세계에 방기해버렸다. 그 덕분에 아저씨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죽어 버렸지. 이런 4신을 떠받드는 게 메티스 성법신국이다. 사실 창세신은 원래 처음에 사신(死神)에게 이세계 유지&관리를 맡겼었다. 근데 일이 꼬여 사신은 봉인되고 4신이 대두된 것이다. 말이 死신이지 성격은 괜찮았나 보던데, 4신을 믿는 메티스 성법신국이 여론조작을 통해 나쁜 놈이 되어 버렸다. 메티스 성법신국이 용사들을 소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신을 믿는 사람들을 사도라 몰아세우고, 나라를 침공해 짓밟아 버린다. 왜냐면 4신이 나쁜 놈이고, 사신은 착한 놈이거든. 이게 뽀록나면 안 되니까.
그래서 용사라는 직함을 내세우기로 한다. 왜냐면, 예로부터 용사는 정의의 편이기 때문이다. 이걸 부정하면 나는 나쁜 놈이라고 광고하는 꼴이다. 이에 다른 나라는 대응을 못한다. 왜냐, 용사에 대항하는 건 사도라고 인정하는 거와 마찬가지니까. 그리고 용사들은 메티스 성법신국의 사탕발림에 놀아나서 열심히 다른 나라를 침공한다. 그러다 개털린다.
결국 4신과 메티스 성법신국의 악행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아저씨가 나선다.
이 작품엔 전생자가 있다. 4신의 사신 방기로 몰살당한 지구인들을 지구신(神)이 대거 이세계로 보내 버렸다. 멀쩡히 잘 살고 있는데 난데없이 죽어버렸다면 울분을 토해내야만 한다. 자신들을 죽인 4신에게 반감을 안 가질 수가 없지. 이런 사람들을 전생자라 부른다. 용사는 소환된 것이고. 즉, 두 개의 세력이 이 작품엔 존재한다. 용사는 메티스 성법신국의 사탕발림에 속아 전생자들을 죽이려 들고, 전생자들은 용사들을 처단하려 든다. 물론 메티스 성법신국도 무너트릴 거고. 아저씨는 전생자다. 4신이라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미워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용사들을 소환해 이세계를 자중지란에 빠트리고, 세계를 멸망 시키려는 성법신국(이들은 이게 정의라 믿고 있다)을 좋게 볼리 없다. 그래서 아저씨는 지하 도시를 발견한 김에 메티스 성법신국에 신의 철퇴를 내리기로 하는데...
스토리가 산으로 간다.
사실은 이세계 문명이 지구보다 더 앞섰다는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난다. 건설꾼 드워프들에게 납치되어 지하 도시로 향했던 아저씨는 잃어버린 고대도시 아틸란X스를 발견한다. 2400년전의 이세계는 무려 인공위성까지 보유한 첨단 국가였다나. 그걸 깨운 아저씨는 졸지에 천공의 성 라X타를 찍는다. 필자가 바랐던 건 단독으로 메티스 성법신국에 쳐들어가 무쌍을 찍는 거였는데, 사실 이번 7권은 SF 마니아의 로망이 담겨 있다. 위성에서 대지상 레이저로 공격하는 장면에서 8~90년대 SF물을 접해온 사람이라면 분명 향수병이 도지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아저씨는 큰일 하나를 해낸다.
요약: 그동안 거론만 되었단 용사들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들어낸다. 이세계를 구원해야 될 용사들이 이세계를 침공 중이다. 그러다 개털린다. 나오자마자 절반이 리타이어다. 4신과 메티스 성법신국의 악행이 많이 드러난다. 이들의 악행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아저씨는 천공의 성 라X타를 찍는다. 용사들은 패잔병이 되어 버린다. 스토리가 너무 빠르다.
맺으며: 이번 7권은 힘에 취해 무서울게 없는 용사, 일이 꼬이면 남 탓하기 바쁜 용사와 제멋대로 사는 용사, 그리고 NTR 하려는 용사 등 흥미로운 요소가 꽤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천진난만한 애들에게 총을 쥐여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도 잘 보여주고 있죠. 뒤는 생각도 안 하고 돌진만 해댑니다. 그러다 잘못되면 남 탓하기 바쁜 모습은 여간 흥미로운 게 아니더군요. 물론 제정신인 용사도 나오지만 이런 용사들은 언제나 비주류이고, 일이 터지면 그때야 왜 그놈 말을 안 들었을까 하는 게 특징으로 다가오죠. 아무튼 이번에 아저씨가 쏜 신벌로 인해 메티스 성법신국은 핀치에 몰리게 되고, 이에 본격적으로 아저씨를 비롯해 전생자 사냥에 나선다는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남은 용사들은 찌끄레기 뿐이고, 전생자들이 더 강하다는 것. 그리고 전생자들이 아저씨 주위로 몰려들고 있다는 것. 고로 4신과 메티스 성법신국의 이야기는 조만간 끝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완결이라는 듯은 아니고, 아직 아저씨 누나라든지 사신에 관한 것도 남았기에 이야기는 계속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