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가가 되고 싶다며 도시로 떠났던 딸이 S랭크가 되었다 4 - L Books
모지 카키야 지음, toi8 그림, 김성래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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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저씨, 숲에서 또 딸을 줍는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 일찌감치 모험가의 길에서 탈락해 고향으로 돌아와 유유자적 살아가던 아저씨에게 찾아온 두 번째 인연. 숲의 이변을 감지하고 감시하던 때에 주변 모든 걸 집어삼키며 부풀어 오른 마력의 덩어리를 어떻게 처리를 했더니 그 중심에 무뚝뚝한 어린 소녀가 있더라는 말씀. 그 소녀는 마왕이 되겠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마왕이 되다 만 잔재라고 할까요. 이 소녀가 어디서 어떻게 숲으로 흘러왔는지는 모릅니다. 자의적으로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숲의 기운을 흩트렸는지도 소녀는 분간도 못하고 있었더랬죠. 아저씨는 동료들과 간신히 마왕이 될뻔한 마력을 없애긴 했지만 남겨져버린 잔재, 어린 소녀를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합니다. 인간들에게 있어서 암울한 미래 밖에 선사하지 않는 마왕이라는 잔재를 훗날을 위해 이 어린 소녀를 죽어야만 할까.

 

'우리 딸을 위해서라면, 나는 마왕도 쓰러뜨릴 수 있을지 몰라(이하 우리 딸)'이라는 작품을 보면 숲에서 주은 여자아이를 정성껏 기르는 주인공이 나옵니다. 이 작품도 참으로 유사하게 흘러가죠. 그러나 이 작품이 다른 점이라는 부녀 관계에서 부부 관계로 발전하지는 않는다는 건데요. 이 작품의 특징은 출생이야 어떻든 소중한 생명을 나 몰라라 하지 않고 정성껏 기르며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긍지가 무엇인지 보여주려 하죠. 사실 손바닥만 한 마을이고, 주변에 다른 마을이 없는 오지 중에 오지의 숲에서 아이가 버려져 있다면 의심부터 해봐야 하잖아요. 우리 딸에서 라티나는 아버지의 인도를 받았고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움직였다지만 이 작품의 히로인 안젤린의 경우는 갓난아기 때 발견이 되었거든요.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의 주인공(작가 후기에서 아저씨를 주인공으로 언급함)은 참으로 간이 크다고 할 수 있죠. 정체도 모르는 아이를 주워다 길렀으니까요. 그것이 꽝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인간으로 길러낸 것에서 아저씨의 인품을 알 수 있지 않을까도 싶은데요. 그러나 안젤린 때는 마치 뻐꾸기처럼 몰라서 길렀다지만, 이번에 두 번째로 맞이한 딸은 눈앞에서 마왕의 잔재라는 걸 알면서도 대려다 기르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미토'라는 이름까지 지어줬죠. 미토는 아저씨를 아빠라 부르며 매우 잘 따르고 있습니다. 아저씨도 안젤린과 마찬가지로 미토를 친딸처럼 예뻐 하며 기르기로 작정을 하면서 흐뭇한 전개가 예상되지만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고 역설하지 시작합니다. 이전부터 '솔로몬'이라는 사교가 등장하며 미토와 더블어 안젤린도 사실은 인간이 아니라는 복선이 나와 버렸거든요.

 

아무튼 아저씨는 곧 다가올 겨울을 대비해 추수를 서두릅니다. 미토는 아장아장 걸어 다니며 손에 닥치는 대로 입에 넣기에 바쁘고 그때마다 아저씨는 타이르는 게 여느 가족물에서 볼법한 훈훈함이 있습니다. 손녀(망나니 여엘프) 찾아 삼만리를 단행했던 노엘프 '그라함'은 어느새 톨네라 마을에 녹아들어 미토를 돌보는 모습은 손주를 대하는 할아버지 그 자체여서 이 역시 흐뭇하게 하고요. 미토는 그라함을 할부지라 부르며 잘 따르는 게 여간 귀여운 게 아닙니다. 그런데 조금 더 이런 흐뭇함을 보고 싶은데 작가는 이야기를 진전 시키려는지 조금식 안젤린의 출생에 관련해서 진실에 다가서려 하는군요. 1년 전 마왕을 무찌른 공로를 치하한다며 공작가에서 훈장을 준다며 오라는데 이제 와서 훈장이라니 뭔가 안 좋은 냄새가 나지만 천민 취급 당하는 모험가 입장에서는 귀족이 오라는데 안 갈 수도 없어요.

 

역시나 도착하니 정치 싸움이 기다리고 있었고, 안젤린은 휘말려 고초를 겪죠. 모험가라 괄시하면서 자신의 치적을 위해 안젤린을 이용하는 더러운 귀족과 그런 귀족과는 다르다는 듯 다가오는 리젤로테라는 어린 소녀와의 인연. 그리고 뜻하지 않게 아버지의 옛지인을 만나면서 아버지(아저씨)에게 있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젊었을 적 다리를 잃고 방황의 끝에 도망치듯 고향으로 돌아와버린 아저씨는 늘 가슴 한켠에 가시가 박혀있는 듯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모험가에 대한 미련일까요. 은퇴했다고 믿었던 마음은 나이를 먹어서도 칼을 놓지 못했고 늘 단련에 매달리고 있었더랬죠. 노엘프 그라함을 만나 다시금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 아저씨는 가슴에 박힌 가시 제거라는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 딸이 살고 있는 올펜으로 오게 됩니다.

 

그리고 이전 에피소드에서 아저씨와 안젤린에게 구원받았던 샤를로테 소녀와 벡이라는 소년을 다시 만나는데...

이로써 아저씨는 결혼도 안 했으면서 가족이 자꾸만 늘어 갑니다.

 

맺으며, 뭔가 틀이 잡혀가는 4권이었습니다. 미토와 솔로몬이라는 사교의 등장으로 이 세계에서 마왕의 출현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조금 더 밝혀지게 되었군요. 결국은 안젤린의 정체가 마왕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인데요. 미토가 그랬던 것처럼 이 세계의 마왕은 무언가의 매개를 이용해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그야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톨네라라는 손바닥만 한 마을에서 누군가가 출산을 했다면 소문이 났을 테고 안젤린이 마을 출신이라면 금방 부모를 찾았을 텐데도 그렇지 않다는 건 다른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무언가의 목적을 위해 가져다 놨다는 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미토도 그렇고 아저씨는 의문을 가지지 않는군요. 이점이 좀 설정 구멍이랄까요. 여기서 문제는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를 생각하면 구심점이 될 남자 주인공이 좀 빈약하다고 할까요. 물론 아저씨도 좋은 사람이긴 한데 우리 딸처럼 그렇게 흘러가는 기미가 전혀 없는지라, 복선 떡밥 그대로 회수된다면 안젤린은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느끼게 되겠죠. 그때 혼란을 격을 안젤린을 누가 붙잡아 줄까 하는 걱정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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