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나카 나이=(이퀄) 여친 없는 역사인 마법사 9 - J Novel Next
분코로리 지음, 이경인 옮김, M다 S타로 일러스트 / 서울문화사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금 강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 하세요.
우리 속담에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이 있죠. 이 작품에 빗대어 본다면 주인공 다나카가 딱 그렇습니다. 온리 지력에만 몰빵 받은 스텟으로 인해 마법 하나는 끝내주는데, 행운(러키) 스텟은 레벨업을 하면 할수록 마이너스로 내려가서는 뭔 일을 해도 제대로 되는 게 없어요. 주변에서는 자꾸만 실행 불가능한 미션을 내리지 않나, 들러붙는 여자들은 인외(마물)에 어딘가 정신 상태가 사차원에 사는 그런 형국이죠. 그로 인해 히로인 에스텔이 저지른 성녀 말살은 다나카 인생에 있어서 최대의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습니다. 사랑하는 그이(다나카)를 위한답시고 대성국에 쳐들어가 성녀를 납치한 것도 모자라 끔살을 해버렸으니(), 이 뒤치다꺼리는 누가 해야 될까. 이젠 다나카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페니제국 전체의 문제로 커져버렸습니다.
마왕을 자식으로 길러서 세계의 대모(大母)가 되고 싶었다는 진실이야 어떻든 세상에서 빛으로 추앙받는 성녀의 죽음이 불러온 참극이 시작됩니다. 주로 다나카에게, 어째서 내가 싼 똥도 아닌데 내가 치워야 하는가. 다나카를 위시한 페니제국은 전 세계의 적으로 낙인찍혔고, 바람 앞의 등불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전에 부활한 마왕에 의해 세계가 초토화되고 있습니다만? 내 알 바냐며 페니제국의 왕은 서쪽의 용사를 내세워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려고 하는데요. 결국 정면돌파를 선택해버립니다. 요컨대 민초들에게 추앙받고 있는 대성국하고 맞다이 까기로 한 거죠. 근데 뭘 어떻게 해야 하나. 여기서 다나카의 마이너스 행운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되는데요. 왕은 그에게 오더를 넣어 뭐라도 해봐라고 합니다.
그래서 국제적으로 입지 좀 다질려고 무술(마법) 토너먼트 대회를 개최... 아니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말입니다. 당대 최악의 마왕이 부활해서 날뛰고 있는데 이러고 싶을까 하는 일이 벌어져요. 그러거나 말거나 서쪽의 용사를 밀고 있는 페니제국으로써는 서쪽의 용사를 어떻게든 민초들의 우상으로 만들려고 혈안이 되어 갑니다. 주로 다나카가, 요컨대 얼굴마담이 필요한 시점. 참고로 대성국 쪽에서는 동쪽의 용사가 출전한다는군요. 그는 예전에 소피아의 다리를 댕강 잘라버린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번에 아픈 꼴을 좀 당해봤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너굴맨이 처치해줬다는 짤이 들어갈만한 일이 벌어지는 게 조금은 유쾌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토너먼트가 시작은 되는데, 다나카의 마이너스 행운은 어디에 가지 않고 계속해서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지금에야 언제나 긍정맨으로 세상만사 좋게 보는 다나카지만 이세계로 넘어와 고생을 참 많이 했죠. 못생겨서 감옥에 갇히고 여자(주로 에스텔)에겐 납작 얼굴 생김새로 인해 온갖 독설을 들어야만 했어요. 돈 한 푼 없이 맨땅에 헤딩하는 격으로 삶을 꾸려야 했고, 만나는 사람마다 비참하다시피 아부해서 생을 연명하는 등 그야말로 흙수저가 따로 없었습니다. 이게 다 그만의 살아가기 위한 처세술이라는 것에서 좀 씁쓸하게는 합니다만. 아무튼 노력하는 자에게 빛이 있나니. 비굴했던 삶 끝에 지금은 백작이라는 귀족의 자리까지 꿰찼군요. 그동안의 인생을 돌이켜보면 백작이라는 자리는 남는 장사가 아니라 오히려 손해 본 장사지만 뭐 어떠리요. 지금은 번듯한 마을도 만들었고, 인외(마물)에 일부는 정신 상태가 병원에 가봐야 할 정도로 안 좋지만 나름대로 히로인들도 있고.
그런 삶을 지키려면 지금의 미증유의 사태를 어떻게든 넘어서야겠는데 주위에서 도와주질 않는군요. 그토록 나오지 말라고 했던 드래곤(로리곤)과 에디타 선생의 난입은 그렇지 않아도 탈모로 고통을 받고 있는 다나카의 두피의 상태를 더 안 좋게 만들어 버립니다. 안 그래도 폭발물이 발견되는 등 대성국에서 테러하지 않을까 노심초사인데, 그걸 비웃듯 아니 다나카의 마이너스 행운을 찬양하듯 끔살 당했을 거라 여겼던 성녀의 등장은 지금의 다나카도 예상하지 못했겠죠. 정말 다나카의 마이너스 행운의 위력은 대단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이걸로 끝나지 않고 다나카에게 산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고? 하는 물음을 던지기 시작하는데요. 우리 속담엔 산 넘어 산이 있고, 첩첩산중이라는 말이 있죠. 대성국이 얼굴마담으로 내세웠던 성녀와 그녀를 죽이는데 일조한(경위어 어떻든) 페니제국, 그리고 여기서 죽은 줄 알았던 성녀의 등장.
그리고 때에 맞춰 에스텔의 난입은 사태를 더욱 점입가경으로 만들어 갑니다. 아니 어떻게든 좋게좋게 해결하려는 다나카를 이리도 못살게 굴 수 있을까 하는 상황 연출은 정말 혀를 내두르게 하죠. 근데 사실 여기서 집고 넘어가야 할 건, 그나마 소피아(메이드)가 있어서 이 정도로 끝나지 않았을까 하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면 소피아의 행운 수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다는 건데, 소피아는 다나카의 측근(비서)이죠. 어쩌면 이 모든 게 소피아의 행운이 불러온 희극이 아닐까. 그녀의 행운 덕분에 나라가 멸망하지 않았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게 그녀(소피아)가 다나카에게 맞선을 요청한 덕분이 아닐까 하는 개그물이면서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작 본인(소피아)은 그런 거 생각할 여유가 없을 정도로 서민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슬프다고 할까요.
맺으며, 각양각색의 캐릭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는 게 이 작품의 매력이죠. 드래곤(로리곤)과 에디타 선생의 투닥질이라든지, 소피아의 서민적인 부들부들 모드라든지, 언제나 자리를 잘못 펴서 상황을 꼬이게 만드는 에스텔이라든지, 쇼타 거시기 등등, 이런 캐릭터 때문에 사건에 휘말리고 해결하지만 돌아오는 건 없는 인생을 사는 주인공. 그래도 백작의 지위와 드래곤 시티라는 마을을 손에 넣었으니(맨땅 헤딩으로 만든 거지만) 실패한 인생은 아닌데... 아무튼 이번 이야기는 언제나 의욕 과다로 헛도는 에스텔이 싼 똥 때문에 곤란을 겪게 된 페니제국의 위신을 살리고 마왕을 무찌르기 위한 전초전 준비를 위한 토너먼트 개최입니다. 이 토너먼트도 밋밋한 게 아닌 조금은 개그를 동반하고 있죠. 하지만 이 개그도 중반까지 일 뿐이군요. 후반은 현실로 '진짜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충격적인 장면이 연출됩니다. 10권에서 제대로 언급하겠지만 작가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을 안다고 할까요. 그건 인트로만 보여주고 본 내용은 보여주지 않아 보는 이로 하여금 안달하게 만드는 것.
- 1, 요약하자면 다나카는 마왕을 품고 있던 성녀 때문에 고생을 참 많이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