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탄의 왕과 바나디스 17 - Extreme Novel
카와구치 츠카사 지음, 카타기리 히나타 외 그림, 한신남 옮김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쪼매 있습니다. 싫으신 분은 빽 하시거나 페이지를 닫아 주세요. ​그리고 자세한 설정은 나무위키에서 찾아보면 나옵니다. 초반도 아니고 17권인 시점에서 뭔 소리인지 모를지도 몰라요.

 

 

 

 

꿈이 있다는 것은 근사한 거지. 누군가가 너는 무슨 꿈을 가지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을 것입니다. 나라를 세우고 싶다 같은 거창한 꿈, 건강하게 오래 살 고 있다는 꿈, 부자가 되고 싶다는 꿈, 그리고 수줍게 그저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져 아이를 낳고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꿈, 여기 그 소소한 꿈조차 이루지 못하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기도 전에 꽃잎을 다 떨어트려버린 친구의 부탁이 있습니다. 병에 몸져 누워 있으면서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마물과 싸우며 얼마 남지 않은 목숨을 불살랐던 친구의 마지막 부탁, 5년 전 양아버지에게서 입이 닳도록 들었던 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이를 낳고 평범하게 살아가라는 말과 친구가 하지 못했던 일의 부탁을 가슴에 품고 '에렌'은 과거의 망령과 마주합니다.

 

아, 표지는 한때 로리라고 말을 들었던 '올가'입니다. 지스터트에서 왕 이외에는 명령을 듣지 않는, 7명 밖에 없다는 '공녀'죠. 공녀의 무력은 일기당천쯤 되고요. 올가도 자기보다 더 큰 도끼를 들고 무표정하게 전장에서 마구 날뛰는 전형적인 피치컬 걸이 되겠습니다. 어쩌다 만난 주인공 티글과 여행하며 호감을 가지게 되었고 공공장소에서 대놓고 티글의 아이를 갖겠다고 공언하면서 주변을 아연실색케 했죠. 지금은 15살이 되어 로리를 졸업해버렸습니다. 이번에 이 작품에서 줄곧 티글을 괴롭혀온 최대 흑막이자 만악의 근원 중 하나인 마물 '가늘롱'을 만나 다른 공녀와 힘을 합쳐 싸웁니다. 그녀의 피치컬이 유감없이 발휘되지만 어째서인지 뜸을 덜 들인 보리밥처럼 입안에서 조금 헛도는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잘 싸워줘서 티글에게 도움은 되었군요.

 

에렌은 5년 전 악몽이자 망령 '피그네리아'와 마주합니다. 양아버지를 죽인 원흉, 어째서인지 피그네리아는 사샤의 뒤를 이어 용기 발그렌의 선택을 받아 '공녀'가 되어 버렸습니다. 필연적으로 에렌과 마주치게 되었고, 에렌은 양아버지의 목숨을 빼앗은 그녀를 용서할 수가 없었죠. 거기에 피그네리아가 품고 있는 이념과 사상의 차이로 인해 에렌과는 물과 기름, 사실 양아버지를 죽인 원수가 아니어도 가치관과 생각의 차이로 인해 둘은 결국 싸울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게다가 피그네리아는 지스터트의 내란에 협조하고 있다는 의심까지 받고 있는 터라 에렌으로써는 어떻게든 그녀를 막아 세울 수밖에 없게 돼요. 하지만 몇 년을 더 살았고, 용병으로서도 선배인 그녀(피그네리아)의 실력은 압도적이었으니 단숨에 에렌은 궁지에 몰려갈 뿐입니다.

 

사실 부제목으로 조용필 선생님의 노래 '킬리만 자로'에 나오는 가사 중 '불꽃으로 타올라야지'를 쓸려고 했습니다. 에렌과 피그네리아와의 싸움이 딱 그래요. 지금은 공녀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떠받들어주고는 있지만 그 이전엔 들개처럼 온 곳을 돌아다니며 하이에나처럼 전장의 개가 되어 살아왔던 두 공녀(에렌과 피그네리아), 그런 두 공녀에게 꿈이 있었습니다. 나라를 세우고 싶다는 열망, 용병으로서 이곳저곳을 떠돌지 않아도 되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그 꿈을 위해서 높은 곳을 오르는 걸 마다하지 않으려는 에렌과 피그네리아, 하지만 둘이 품었던 같은 꿈에서 결정적인 어떤 차이를 드러내며 싸움의 향방이 결정되어 갑니다. 모든 것을 불사른다. 목숨을 걸고 이상을 위해 걷는 걸 포기하지 않는다. 에렌이든 피그네리아든, 사실은 누가 악이고 정의라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정의란 사람의 수만큼이나 있으니까. 용병으로서 전장에 만나 이기고 졌을 뿐, 그리고 내 이상을 상대가 이해해줄리 없을 터, 그러니까 싸울 수밖에 없는 현실을 에렌과 피그네리아를 옳아맵니다. 그런데 용기 발그렌은'피그네리아'를 차기 공녀로 선택하였는가. 이 싸움에서 에렌은 양아버지가 평소에 해왔던 말을 간신히 떠올립니다. 양아버지가 그녀와 그녀의 부관 리무에게 했던 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이를 낳고 평범하게 살라는 말, 그리고 죽은 친구 사샤가 했던 말, 용기 발그렌은 어쩌면 전(前) 주인 사샤의 바람을 들어주기 위해 피그네리아를 새로운 주인으로 선택한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에렌에게 과거의 망령과 마주해서 뛰어넘어 지금 어딘가에 있는 티글을 찾아가라는, 내용을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가슴이 좀 먹먹해진다고 할까요.

 

그런 티글은 어디에 있냐면, 마물 '가늘롱'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브륀을 내란으로 빠트린 장본인, 그리고 예전에 티타의 몸에 현현하여 티글에게 검은 활에 대해 어쩌고저쩌고 했던(아마도) 밤과 어둠과 죽음의 여신 '티르 나 파'를 지상에 현현 시켜 세상을 혼돈으로 물들이려는 장본인, 두 개의 싸움이 종지부를 찍으려 합니다. 에렌과 피그네리아와의 싸움, 그리고 가늘롱과 세상의 명운을 걸고 싸우려는 티글, 여기서 여신 '티르 나 파'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면 글이 길어지니까 자세한 건 나무위키 같은 데서 검색해보시기 바라고요. 요점정리를 하자면 주인공 티글은 그동안 흑막이었던 보스를 만나 싸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오기 전에 티글의 조상도 밝혀지지만 결국은 조상이 숲에서 주워온 활 때문에 후손인 티글이 고생하게 되었다는 것이군요.

 

아무튼 한고비 넘기니까 새로운 고비가 찾아온다고 했던가요.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라는 듯, 공녀 '발렌티나'의 역습이 시작됩니다. 그동안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세상에 잘 나오지 않았던 부뚜막 고양이 발렌티나가 물밑에서 꾸며왔던 음모가 피폐해진 티글과 에렌을 위시한 다른 공녀에게 들이밀어지는데... 어서 빨리 18권을 보고 싶은데 언제 나올지...

 

맺으며, 뭐랄까 다음 18권이 마지막이다 보니 작가가 서두르는 감이 있군요. 결말을 빨리 내려다보니 감정 표현에 있어서 답답한 부분이 많이 보입니다. 에렌과 피그네리아와의 싸움에서 모든 걸 불사른다가 무엇인지 보여주긴 하는데 감정이입이 될만한 대사가 거의 없어요. 그저 유추해서 음미하라는 불친절만이 있습니다. 다만 에렌의 아이를 낳고 싶다는 대목은 사샤와의 인연을 생각나게 해서 좀 먹먹하게는 했습니다만. 그리고 가늘롱과의 전투에서도 '티타'를 좀 더 유용하게 쓸 수 있었음에도 작가가 밀어주고 있다는 말을 무색게 할 정도로 꿔다 놓은 보릿자루로 만들어 버리는 만행은 참... 그건 그렇고, 이번 에피소드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은 에렌의 부관 리무가 되겠군요. 에렌과 피그네리아와의 싸움에서 주군인 에렌을 지키기 위해 분전을 하며 그녀 또한 온몸을 불사르는데... 스포일러라서 더 이상 언급은 힘들고 18권에서 기회가 되면 또 언급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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