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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오라토리아 11 -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외전,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하이무라 키요타카 외 그림,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 주의
본편 11권에 해당하는 다이달로스 거리 공방전은 벨을 위시한 [헤스티아 파밀리아]의 처절한 노력 끝에 [제노스] 무리들을 던전으로 무사히 돌려보내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지금부터는 외전 오리지널 이야기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로키 파밀리아]를 위주로 해서 미궁 도시 오라리오의 붕괴를 막기 위한 이블스 잔당과의 전쟁을 그리게 되는데요. 1천 년 전 미궁 도시 오라리오가 건립될 당시부터 던전(미궁)에 매료되어 자신도 던전 제작이라는 망집에 사로잡힌 다이달로스부터 시작하고 그 자손들 대대로 만들어진 인조 미궁 크노소스, 거기에 둥지를 튼 이블스 잔당과의 1차 전투는 [로키 파밀리아]에게 적잖은 피해를 안겨 주었죠. 그리고 지금 2차 전쟁이 시작되려 합니다.
아이즈는 고뇌한다.
마물은 없애야 되는 것이라고, 마치 살기 위해 밥을 먹는 것에 의문을 나타내지 않듯, 인간에게 해(害)만 되는 마물은 없애는 거라고 줄곧 그렇게 믿고 살아온 소녀에게 들이밀어진 현실은 가혹했습니다. 방안에 틀어박힐 정도로, 그날 다이달로스 거리에서 인간의 지성을 가진 마물 [제노스]들을 보호하며 자신(아이즈)에게 칼을 겨누는 소년(벨)에게서 소녀는 어떤 마음을 품게 되었을까. 사람을 잡아먹어야 할 마물들이 정작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주고 인간과 똑같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그녀에게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까. 지금까지 가슴에 품어왔던 신념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죠. 그렇기에 그녀는 고뇌합니다. 이대로 주저앉을 것이냐, 그들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냐, 그 해답을 다름 아닌 소년에게서 찾게 되는 그녀는 어떤 결단을 내립니다.
핀은 총력전을 구상한다.
[로키 파밀리아]의 수장 '핀', 한때 릴리를 노리며 로리콘이 아니냐는 의문을 불러왔던 그는 파룸 종족 특유의 조그만 몸을 가졌으며 동시에 나이 40을 넘어 아직도 장가를 못간 노총각입니다. 미궁 도시를 구하겠다고 1차 크노소스 공략전에 임했다가 대패를 당하고 물러나야만 했죠. 괴인 '레비스'와의 일전과 죽는 것에 의문을 느끼지 않는 이블스 잔당의 자폭 공격은 그에게 많은 단원을 잃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에 설욕전 겸 2차 소탕전을 감행하기로 하는데요. 이번엔 1차 때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양 지식을 총동원해서 작전을 입안하고 다른 파밀리아까지 끌어들이며 의욕을 보입니다. 이런 훌륭한 사람인데 어째서 아직도 노총각이냐고 생각했더니 그의 곁에 '티오네'가 있었군요. 핀에게 있어서 두통거리이자 만악의 근원. 둘이 애 낳아봐야 아마조네스 밖에 태어나지 않는데...
흑발의 엘프는 사망 플래그를 뿌린다.
외전 7권 표지모델이기도 했던 '피르비스', 그녀는 [디오니소스 파밀리아] 소속으로 엘프이면서 흔치않는 흑발의 소유자이죠. 첫 등장 때 결벽증이 있는 이 작품의 엘프 중 단연 으뜸 결벽증을 보여주겠다는 것마냥 온몸을 옷으로 빈틈없이 치장한 모습에 혀를 내두르게 하였는데요. 같은 엘프이며 역시 결벽증을 앓고 있는 레피야는 가터벨트와 절대영역이라는 서비스를 보여주고 있는데 반해 피르비스는 정도가 좀 심했죠. 그런 피르비스와 레피야의 첫 만남은 서먹서먹, 가까이 오면 찔러 버리겠다는 고슴도치마냥 날선 반응을 보였던 그녀(피르비스)에게 레피야는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식으로 들이밀어 친구 먹기에 성공했었습니다.
오늘부터 1일이다. 이 뒤는 일사천리, 이 작품이 동인지로 만들어지고 제일 먼저 소재로 쓰일 인물이 있다면 피르비스와 레피야가 아닐까 할 정도로 둘은 백합을 만들어 갔었죠. 졸지에 레피야에게서 버림받은(?) 아이즈, 이번에 크노소스 공략이 확정되면서 피르비스 또한 참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공략이 들어가기 전, 피르비스는 레피야에게 어떤 말을 건네요. 스포일러라 자세히는 언급 못하지만 대부분이 사망 플래그이고 개중엔 그녀(피르비스)의 정체와 관련된 복선이 조금 투하되죠. 아닌 게 아니라 처음 만날 때부터 과할 정도로 피부를 보이지 않는 피르비스의 용태가 조금은 의문이었는데 여기에 그 의무이 조금 더해집니다.
회수되는 사망 플래그
작전 개시일, 크노소스 공략에 임하는 [로키 파밀리아]와 그외 중소 파밀리아 연합은 개떼같이 몰려 가요. 그리고 매우 순조롭게 공략을 해가죠. 너무나 쉽게 진행되는 것에 위화감이 있을 정도로요. 필자가 본편보다 외전을 더 선호하는 이유가 본편에선 느낄 수 없는 긴장감과 긴박감 그리고 처절하리 만치 플래그가 회수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필력도 감히 말하지만 본편보다 더 좋다고 생각 중이군요. 순조로운 출발을 시기하듯 점차 시리어스로 몰아가는 작가의 능력이 좋아요. 본편은 낮은 곳에서 갑자기 위로 치솟는 진행이라면 외전은 완만하게 곡선 그래프를 그려가는 느낌이죠. 순로로운 출발 뒤에 모두가 어떤 인물의 손바닥 위에 놀아났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분위기는 반전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회수되는 사망 플래그(이건 12권 리뷰에서 언급해보겠습니다.).
맺으며, 역시나 본편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박진감이라고 해야 할지, 외전 특유의 대규모 전투에서 보여주는 긴박감은 여전히 눈길을 끕니다. 특히 어느 힐러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군요. 하지만 인터넷 속어로 충공깽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번 이야기가 딱 그렇습니다. 중간중간 플래그를 심어대길래 대비는 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후반에서 망설임 없는 진행은 혀를 내두르게 하더군요. 특히 레피야와 피르비스의 관계는 그동안 참 애틋하게 하였는데요. 이번에 그 정점을 찍어 주면서 참 씁쓸하게 합니다. 거기에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곱씹으라며 추리를 가미 해놓은지라 몰입도도 상당히 좋았군요. 후반을 읽다 보면 아!! 그때!라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마지막으로 드디어 벨의 마음을 십분 알아주는 아이즈랄지 앞으로 둘의 관계가 정립되는 계기가 되는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싶기도 했습니다. 재미없는 리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