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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나이=(이퀄) 여친 없는 역사인 마법사 8 - J Novel Next
분코로리 지음, 이경인 옮김, M다 S타로 일러스트 / 서울문화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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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 부활해버렸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깨끗할 거 같았던 성녀의 지저분한 과거와 탐욕에 의해 부활은 했는데, 어찌 된 일인지 그걸 막으려 했던 다나카는 국제적으로 역적이 되어 있군요. 본 작품의 작가의 차기작인 '니시노'라는 작품에 보면 세계는 이케맨 위주로 돌아간다고 역설하기도 하는데 누가 같은 작가가 아니랄까 봐 여기서도 신랄하게 외모지상주의를 까데기 하기 시작합니다. 간장 얼굴과 세상에서 제일 깨끗한 성녀의 말 중에 누구의 말을 더 믿냐는 뭐 계급과 정치적 발언력을 떠나서라도 후자에 귀를 기울이는 건 뻔한 것. 그래서 다나카는 위기를 맞아 갑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다나카에겐 심각한 고민이 있었는데요. 몇 달 만에 수도로 돌아왔더니 부하의 와이프가 글쎄 바람이 나버렸던 것, 유능한 부하를 잃을 수 없었던 다나카는 발 벗고 그(부하)를 도와주게 되는데 마왕은 토벌하지 않아도 되는 건가? 이미 세계는 쑥대밭이 되어 가고 페니 제국(다나카가 체제 중인 나라)도 마왕의 공격을 받게 되면서 이야기는 아주 심각하게 흘러가는데 말입니다. 그걸 반증하듯 대성국(성녀가 사는 나라)은 다나카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고 페니 제국은 성녀의 말을 외면 못하여 다나카를 잡아다 투옥을 해버려요. 절체 절명의 위기 속에서 어떻게 해야 되나, 사실 다나카야 모가지가 몇 번을 잘리더라도 그에겐 그닥 아무런 일도 아니긴 합니다만.
일단 마왕은 마왕이고 지금은 부하 와이프 불륜을 더 시급히 해결하고 싶은데 이야기는 요상하게 흘러갑니다. 그가 노력하면 할수록 어찌 된 게 다나카의 여난(女難)은 어디까지 흘러갈까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할까요. 그동안 간간이 얼굴만 비추고 특수한 성벽이 있다는 복선을 투하했던 왕녀의 등장은 다나카를 마왕 이상으로 궁지로 몰아넣습니다. 분코로리 작가에게 걸리면 멀쩡한 히로인이 없다는 걸 이 작품과 니시노를 통해 잘 표현되어 있는데요. 왕녀도 가세합니다. 에스텔만 해도 버거워 죽겠는데 왕녀는 그보다 더 심한 성벽으로 들이대니 동정의 멘탈은 견딜 수가 없어요.
게다가 학원도시에서 구해줬던 오토코(여장 남자 애)까지 막대기를 들이대면서 에스텔 버금가는 짓을 해대고 있으니 다나카로써는 사면초가가 아닐 수 없게 되었죠. 이젠 히로인만이 아니라 낭자애까지 섭렵하는 글로벌하게 판이 커진다고 할까요. 문제는 일이 안되려면, 항상 세상은 좋은 쪽보다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라는 듯 주변에서 오해를 사버리는 통에 온통 고추밭을 경험하게 된다는 거죠. 평소에 그렇게 외치던 섹X 망상에 벌을 내리려는 듯 거침이 없습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는 거야말로 주인공의 본분, 마왕 타도를 조건으로 왕과 협상을 하며 다나카는 실낱같은 생명 연장의 꿈을 꾸기 시작하죠.
그런데 괜히 러키 스테이터스가 마이너스가 아니라는 것마냥 주변에서 도와주지를 않네. 특히 에스텔은 리타이어 된 줄 알았건만 기사회생해서는 다나카가 일궈놓은 실낱같은 기회를 묵사발로 만들어 버리면서 그녀의 진면목을 보여줍니다. 기억은 이미 오래전에 돌아왔고, 아닌척하고 돌아다니긴 했는데 골수 다나카빠인 그녀가 그의 곁에서 이전 성격을 연극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 하느님 같은 다나카를 비난하고 감옥에 처박히게 해줬던 성녀를 그녀가 가만히 내버려 둘 리는 만무하죠. 에스텔의 특징은 특이한 성벽만이 아니라 행동력도 들 수가 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일관된 행동을 보여줬던 그녀가 관심사가 바뀐다고 해서 수그러지진 않을 터, 그렇다면 행동만이 있을 뿐이죠. 문제는 그 뒷감당을 그녀가 하지 않는다는 것.
이런 판국에 에스텔만 해도 버거워 죽겠는데 왕녀까지 완전히 S가 되어서 이놈 저놈 가리지 않고 설치면서 히로인들이 어디까지 망가질까를 두고 대회를 열기 시작합니다. 이에 질세라 로리곤 크리스티나에 이르러서는 그 정점을 찍어주는데요. 띠지에도 쓰여 있었으니 여기서 언급해보자면, 작품 내에서 마왕 혹은 그 이상이라고 일컬어지는 에이션트 드래곤인 크리스티나가 글쎄 임신을 하였다고, 아빠는 뭐 들으나 마나죠. 거기다 소피아가 대성국에서 몰래 들고 온 하얀 가루를 먹고 완전히 뽕쟁이가 되어 버리면서 이야기는 난장판이 되어 갑니다. 참고로 노파심에서 쓰자면 이게 싫다는 게 아니라 이 직품의 핵심 흥미 포인트라는 것입니다.
아무튼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게 어떤 건지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이기도 합니다. 졸지에 국제적 역적이 되어 평생을 감옥에서 썩을뻔하였지만 괜히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마냥 실낱같은 희망을 끄집어내는 게 참 흥미롭죠. 사실 머릿속엔 온통 섹x라든지 성희롱 밖에 생각이 없는 주인공이라서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합니다만. 그걸 밖으로 표출하지 않으니 크게 태클 걸 여지는 없어 보이는 게 이 작품만의 특징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사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예전만 못해지기도 했죠. 문제는 주인공이 나대지 않는 반면에 히로인들이 설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랄까요. 특히 에스텔과 왕녀는 거침이 없습니다.
맺으며, 기승전결이 아쉽군요. 사실 돌이켜보면 뭐하나 제대로 된 게 없죠. 다나카가 귀족이 되고 마을을 건설하긴 했지만 이건 하나의 흐름일 뿐이고요. 여타 히로인들과는 걷 돌고 에스텔과는 엇갈리고, 다나카는 지레짐작으로 넝쿨째 들어온 호박을 발로 뻥 차버리면서 본인은 그걸 자각하지 못하는 둔함. 그런 주제에 여자로 하여금 배려 받는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화술은 여전. 그로 인해서 히로인들에게 미친 영향은 막대해서 에스텔이라는 괴물을 낳아 버렸다는 자각은 없어요. 에이션트 드래곤조차 처녀 임신하게 만드는 실력은 가히 난봉꾼 엘렌을 뭐라 할 입장은 아니라는 것에서 질이 더 나쁘다고 할까요. 하지만 상황적인 개그는 그걸 상쇄하고도 남으니까... 그러니까 필자는 하차하지 못하고 보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군요. 점수를 주자면 10점 만점에 7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