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능력은 평균치로 해달라고 말했잖아요! 6 - S Novel+
FUNA 지음, 아카타 이츠키 그림, 조민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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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약발이 다 떨어졌는지 천x의라x타 패러디가 등장하는군요. 대사도 의미심장하긴 한데 이 작품 자체가 개그풍이다 보니 폼 잡는다고 가오가 살지는 않아요. 하지만 고대 문명 유적과 잊혀진 오버 테크놀로지 복선 때문인지 비중은 꽤 크게 다가옵니다. 이 작품은 옴니버스식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 것에 비해 고대 유적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거 보면 이세계의 탄생의 비밀이라던지 결국은 마일도 신(神)이 된다는 복선을 끼우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작가가 은근히 이런 쪽을 좋아하더라고요. 그 예로 6권쯤 오니 포션빨과 세계관이 아주 유사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엔 라x타 패러디 비중이 높다 보니 그렇게 큰 이야기는 없습니다. 마일을 위시한 [붉은 맹세]는 여전히 길드 평판을 올리려 의뢰를 받아 해결하는 나날을 보내요. 병을 앓고 있는 귀족 영애를 낫게 해준다거나, 여성들만 이뤄진 파티다 보니 여타 남자 파티들 사이에 아이돌이 되어 있다는 것 정도입니다. 그러다 자기들이 이 구역의 아이돌은 우리가 원조라며 라이벌이 등장해서 이젠 씨알도 먹히지 않는 아이돌 파티 간 대결구도라는 고대적 소재를 풀어 놓으려다 작가도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바로 접더군요. 결국은 마일을 위시한 [붉은 맹세]를 이길 파티 따윈 없고 상황적으로도 이미 유명해져버린 이들을 더욱 빛내줄 뿐인 그 이상은 아니라는 거죠.

 

뜬금없지만 6권을 읽으면서 그동안 느꼈던 감정이 구체화되어 버렸는데요. 이 작품을 읽고 있다 보면 회사에서 말단 직원들이 상사들의 비위를 맞춰주며 간이고 쓸게고 다 내주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는 겁니다. 말단 직원은 주인공과 그의 파티를 제외한 주변 인물들이고, 상사는 주인공과 그의 파티라 할 수 있어요. 누군가에게 동경의 대상이 된다. 이제 와 이런 말 쓰는 것도 좀 거식한데 이 작품 특징중 하나가 주인공과 그의 파티를 치켜세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주목받는다는 카타르시스를 대리만족시키려는지 그런 장면들이 꽤 많이 들어가 있죠. 물론 시기와 질투를 양산하는 것보단 낫고 주인공들의 순수 실력을 칭찬하며 동경하는 건 좋아요.

 

문제는 그녀들의 외모라던지로 평판을 내고 그녀들의 실력을 이용해 미래를 설계하는 남자들의 모습을 은근히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잊고 있었는데 이 작가의 편향적인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좀처럼 익숙해지지가 않는군요. 어쨌건 서브컬처에서 이런 요소들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중요한 건 사실이긴 하죠. 그리고 물론 작가의 시각이라는 게 작품 한정이고 현실에서도 그렇다는 것도 아니고요. 딱히 필자는 평등을 주창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편향적인 시각을 보면서 편안하다고 느끼지도 않아요. 물론 필자가 잘못 짚었을 수도 있고 열받은 작가가 명예훼손으로 고발해도 할 말 없는 사안이기도 합니다만. 이걸 무서워해서는 리뷰를 쓸 수 없겠죠.

 

어쨌건 그냥 흥미 본위로 보는 서브컬처에서 진지하게 고찰해봐야 손가락만 아플 뿐 얻는 건 없습니다. 싫으면 안 보면 그뿐, 열 내봐야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다 불편할 뿐이죠. 그냥 그동안 읽으며 약간 거슬렸던걸 이제야 좀 풀어 놓아 봤군요. 마일이 선사하는 썰렁 개그도 일품이고, 그러고 보니 이번엔 '요가 파이어' 부분은 정말 허를 찌르는 신의 한수였군요. 유족을 조사하며 만난 마족과의 전투에서 매번 진화를 거치는 '메비스'가 선사한 '요가 파이어(요는 일본어로 나를 지칭, 즉 나의 불을 받아라 뭐 그런 뜻)'는 정말 배꼽이 빠질뻔하였습니다. 거기에 후반부 유적 복선을 진행하면서 요정을 낚으려 낚시질하는 마일의 모습은 개그와 더블어 일품이고요.

 

맺으며, 우리나라에서 나이 조금 먹은 사람들에겐 금기어나 마찬가지인 단어가 나와서 좀 놀랐습니다. 아무리 명사라지만 일반적인 표현을 놔두고 일본인들에겐 신(神)적 존재를 지칭하고 극존칭에 해당하는 단어를 썼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군요. 위에서 신랄하게 비꼬아 놓았는데 이거까지 더 했다간 불에 기름 붓는 격이어서 언급은 관뒀군요. 이야기 구성에서 어쩔 수 없는 느낌도 있었기도 하고요. 사실 이거 따지고 저거 따지면 일본 도서 보는 자체가 모순이 되어버리기도 하고, 어쨌거나 필자도 나이가 좀 있다 보니 그 단어를 접하고 기분이 다운되어 이번엔 그렇게 이 작품을 음미하지 못했습니다. 이야기 자체도 쉬어가는 분위기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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