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블린 슬레이어 1 - SL Comic
카규 쿠모 지음, 쿠로세 코우스케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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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19금으로 19세 미만은 구입할 수 없습니다.

 

 

동명의 라이트 노벨을 코미컬라이즈화한 작품입니다. 참 오랜만에 코믹을 리뷰하게 되었군요. 각설하고 사실 코믹은 원작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코믹을 그리는 작가를 잘 만나주느냐에 따라 작품질이 확연히 바뀌기도 하죠.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늑향, 소아온 프로그레시브, 던만추 본편과 외전에 이어 이 작품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만큼 원작의 충실도가 높다 할 수 있어요. 거기에 그림체 또한 수준급이고요. 이걸 돌려 말하면 원작에서는 비교적 표현이 적었던 고블린에 의한 여성 모험가와 마을 아가씨 능욕씬이 적나라하게 들어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원작은 15금이면서 코믹이 19금 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하죠.

 

좌우지간 당연하게도 내용은 원작인 라노벨을 따라갑니다. 여신관이 처음으로 모험가에 발을 들이고 마찬가지인 초보 모험가 파티에 낑겨 고블린을 퇴치하러 갔다가 죽을 위기에 처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어요. 같이 갔던 파티의 전멸과 능욕 당하는 동료들을 바라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것에 절망을 느껴 가죠. 그리고 접수원 누님이 자신들의 파티를 바라보던 표정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깨달아 갑니다. 그깟 고블린 하나 뭐가 대수냐는 오만에 젖어있는 파티를 바라보았던 그 표정은 경멸이었을까. 동정이었을까. 여신관은 기어이 전멸을 맞이했을 때 비로써 그 표정의 의미를 알아 버립니다.

 

독에 당해서 죽어가는 동료를 바라보며 어찌할 수 없는 자신, 절망에 침식되어 가는 마음,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얼까. 그저 똑 부러지게 만전 상태를 만들자고 건의하지 못한 나약한 마음을 저주하며 죽어가는 동료를 들쳐 업고 도망가는 것뿐. 하지만 하늘도 무심하게 기어이 고블린에게 따라잡혀 그녀 또한 동료들의 전철을 밟을 위기에 빠져요. 절망적인 시간, 거길 비집고 들어오는 고블린 슬레이어, 원작인 라노벨도 꽤 괜찮은 표현력을 보여주지만 역시 그림으로 이 상황을 접하니 정말로 다크 판타지의 진면목을 보는 거 같았습니다. 거기에 절망과 희망을 교차 시키는 솜씨가 대단합니다.

 

원작인 라노벨을 다시 읽어보면 같은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이제 와 1권을 어떻게 읽었는지 감각적으로도 남아 있지 않군요. 언젠가 다시 읽어 봐야겠습니다. 어쨌건 고블린 슬레이어에게 구해진 여신관은 그와 함께 행동하게 되죠. 하지만 인간적인 배려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그에게서 굴욕을 당하는 건 덤, 사실 고블린 슬레이어의 그런 처우 덕분에 그녀는 앞으로 죽지 않고 은등급 파티에서 자기 자리를 꿰차고 있게 되는 아이러니이기도 하죠. 여기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건 그녀가 그런 처우를 받으면서도 계속 그의 등을 쫓는 이유는 무얼까. 자신을 구해줘서?

 

그건 아닌 듯하고, 아마도 그에게서 인간적인 길을 벗어나 사도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아버린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인간이든 고블린이든 목숨을 소중히 여기려는 그녀가 대량 학살하고 다니는 고블린 슬레이어란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존재이거든요. 이런 신념이 충돌하면서 나중에 망가지는 원인이 되기도 하죠. 비교적 비중이 적은 여신관이지만 의미적으로 보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상충되는 존재가 접수원 누님인데요. 그녀는 고블린을 퇴치함으로써 구원받는 사람이 있는 것에 큰 위안을 얻어가요. 하지만 여신관은 포괄적으로 목숨을 소중히 하려 하죠.

 

맺으며, 역시 코믹만이 가지는 매력이라 하면 그림이죠. 원작인 라노벨에서 글로 표현된 감정보다 그림으로 전해지는 감정이 더 와닿는 게 있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어찌할 수 없는 장면에서의 표현력은 사실 라노벨보다 코믹이 더 우세하지 않을까 합니다. 필자는 이래서 코믹을 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이번 고블린 슬레이어 코믹도 그 범주에 들어가서 매우 만족하였습니다. 특히 여신관이 접수원 누님이 지었던 표정의 의미를 알아갈 때는 대단히 압권이었군요. 일단 1권만 보고 판다 하려 했는데 이 정도면 후속권도 구입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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