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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능력은 평균치로 해달라고 말했잖아요! 2 - S Novel+
FUNA 지음, 아카타 이츠키 그림, 조민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16년 11월
평점 :

헌터 부사관 양성 학교를 무사히 졸업한 마일과 그 친구들은 파티명을 '붉은 맹세'로 칭하고 본격적으로 헌터의 길로 접어드는데요. 헌터란 모험가를 말합니다. 이들은 6개월 속성과정을 거쳐 F등급부터가 아닌 C등급부터 시작해요. 거기에 마일 덕분에 동맥경화를 뻥 뚫은 것처럼 여타 일반 헌터보다 조금 더 강해졌습니다. 그러니까 잘못 알고 있는 마법 상식을 올바른 길로 인도해서 그녀들의 인생에 아스팔트를 깔아준 거죠. 남들은 다 비포장길로 가는데 우리들만 아스팔트 가는 기분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눈에 띄어봐야 좋을게 없죠. 게다가 4명 다 여자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늑대들에게 언제 표적이 될지 모르거든요.
그러다 보니 눈에 띄는 활약은 없습니다. 우선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돈을 벌기로 하는데요. 그래서 바위 도마뱀을 잡아다 일확천금을 노리기로 합니다. 그동안 마일에게서 받은 지식이 있고 여차하면 마일이 나서면 무서울 게 없다 보니 순조롭게 흘러가죠. 실제로 마일이 나서서 해결하는 일도 있고요. 그래서 따분합니다. 대체 무엇을 위해 소쩍새는 밤 새 울었나 싶어요. 이것은 마일이 먼치킨이 되었으면서도 그에 따른 활약이 없다는 것에서 비꼬는 것입니다. 눈에 띄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고는 해도 일단 먼치킨이 되었으니 무우라도 썰어야죠. 마일은 무서운 걸까요. 괴물을 바라보는 시선을요.
작중엔 그런 언급이 전혀 없긴 한데 이 작품 자체가 코믹스러워서 마일이 본 힘을 들어낸다고 해도 친구들은 떠나지 않을 거라 봐요. 이미 눈치 깐 사람도 있는데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참 절묘하게 힘을 숨기는 게 예술이긴 해요. 사실 마일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거의 무한정으로 들어가는 아이템 박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알려지면 국가적으로 노림을 받지 않을까 싶어요. 그보다 아래 단계인 유한(有限)으로 들어가는 무슨 박스(명칭 까먹음)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것만 해도 난리 났었거든요. 게다가 마일은 세상 물정 어두운 면이 있어요. 사탕을 주며 아저씨랑 어디 같이 갈래? 하면 따라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좌우지간 일단 헌터C가 되었으니 힘도 실험해볼 겸 돈도 벌겸 도마뱀 잡으러 가요. 가다가 자신들에게 기생하는 상단을 혼내주기도 하고, 사냥지에 도착해서 경험 미숙으로 다 태워먹고, 그러고 보면 이 작품이 참 리얼리티인 게 먼치킨이 되었다고 해서 만능은 아니라는 겁니다. 아무리 헤비 복서라도 경험 미숙이라면 상대는 원펀치만 주의하면서 농락할 수 있는 게 이 세계죠. 무식한 힘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줍니다. 뭐, 그래도 '재와 환상의 그림갈'이라는 작품에 비하면 이 작품은 비정상의 극치이긴 하죠. 누군 고블린 한 마리 못 잡아서 허덕이는데 여긴 고블린 따윈 이러고 있으니...
그렇게 사냥을 끝내고 왔더니 가격을 후려치는 상인이 있네요. 여기서 멋모르고 당하는 리얼리티를 추구했으면 참 극적이었겠다 싶은데 작가는 반대의 길을 가는군요. 세상 물정 어두운 먼치킨 4인방이 조금식 성장해간다는 모습을 담아도 좋았으련만... 사실 이런 코믹스러운 작품에서 권선징악이 빠지면 섭하긴 하죠. 근데 돌려 말하면 조마조마한 두근거림이 없다 할 수 있어요. 그저 세상에 막 발을 디딘 여자애들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 이상은 아닌, 거기에 발정 난 남자들에게 노림 받는 것도 없고요. 이런 걸 깨부수는 재미도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아쉬웠습니다.
다만 코믹스럽고 핑크빛이 만연해도 한 발짝 잘못 디디면 낭떠러지로 떨어진다는 설정은 제법 있었습니다. 얼굴만 보고 파티를 갈아탔다가 몸 버린 여자 헌터들이나, 여자애를 겁탈하려는 도적들도 언급되는 등 다소 시리어스 한 장면도 있었군요. 그러고 보면 도적들이 많이 나와요. 판타지를 표방하는 작품에서 빠지지 않는 게 도적인데 여기선 서로 상부상조하는 상인과 도적이라니 설정이 참 괴팍하기도 했군요. 하지만 거기에 관련된 '레나(마일 동료)'의 경우 안 좋은 과거를 가지고 있고 이번에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자칫 이야기가 어둡게 비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웃나라에서 파견된(?) 도적들과의 일전은 이웃나라와 전쟁이라는 복선을 낳는군요.
맺으며, 이번엔 그리 흥미를 끌만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심각한 이야기도 없고 아기자기한 내용이라서 시간 때우기엔 좋았는데... 뭐랄까... 갑자기 쓸 말이 없어졌군요. 재미는 글쎄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시간 때우기엔 좋았습니다. 일단 3권까지 구매해둔 상태라 3권 읽어보고 계속 구매할 건지 결정해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