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션빨로 연명합니다! 2 - S Novel+
FUNA 지음, 스키마 그림, 김용기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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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지옥이라는 게 있어요. 모래밭에서 깔때기 모양으로 함정을 파놓고 거기에 걸려드는 개미나 기타 벌레를 잡아먹는 곤충이요. 한번 빠지면 엔간해서는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학명 개미귀신이라 불리는 명주잠자리 유충이 파놓은 덫, 이 작품의 주인공이자 히로인인 카오루는 개미귀신이라 할 수 있어요. 1권에서 이미 악마로 정평이 난 그녀와 엮이는 날에는 좋을 꼴을 못 보죠. 명성은 땅에 떨어지고 없는 죄까지 까발려져서 폐가망신하기 일 수입니다. 그 예로 처음 이세계로 소환되었을 때 그녀를 눈독 들인 남작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포션을 만드는 기계라 속인 시계가 고장 났다고 구라 처서 사람 하나 인생을 조져 놓았죠.

 

망아지 페르난 왕자의 등살 때문에 브란코드 왕국을 탈출한 카오루, 그녀는 그저 자신이 있을 곳과 지킬 수단만 있으면 족했습니다. 하지만 이세계의 상황을 오판해서 포션을 남발하는 바람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죠. 그리고 발모어 왕국에 온 그녀, 여기서도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귀족끼리 서로 견제시킬 목적으로 포션으로 어떤 귀족을 치료해주고 여신의 친구(혹은 사도)라고 칭한 게 그만 그녀의 발목을 잡기 시작하는데요. 그녀가 이세계로 오면서 받은 능력은 포션 만들기. 하필 포션이 진귀한 세계에서 포션을 다루는 소녀입니다. 그 포션의 힘은 기력이 쇠해 죽어가는 소에게 낚지를 먹여 벌떡 일어나게 하는 수준을 넘어서죠.

 

그럼 당연히 눈독 들이는 사람이 있겠죠? 얘가 참 영악한 게 아무 생각 없이 까발렸던 자신의 주둥이를 원망하기 보다 이걸 기회로 자길 노리는 사람들끼리 싸움을 붙여 버려요. 좀 더 정확히는 견제인데요. 발 없는 소문은 순식간에 천리를 간다고 했던가요. 별 힘이 없어 보이는 그녀를 이대로 놔둘 정도로 이세계는 형편 좋지만은 않습니다. 너도나도 달라붙어서 그녀(포션과 여신의 친구라는 지위)를 이용하려고 하거나 독점하려고 하거나 거짓말 조금 보태서 해부까지 하려고 드니 그녀로써는 위기가 아닐 수 없었죠. 그래서 손 안 대고 코 풀기로 한 그녀는 귀족들 서로가 견제하면서 나를 지키도록 지략을 짜내었지만 오히려 그게 독이 되어 갑니다.

 

우왕 여신님!!!! 이러며 쫓아오는데 식겁 안 할 사람 있을까요.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여신의 친구라는 타이틀을 이용하기로 하는데요. 그녀에게 지금 필요한 건? 허세와 허세 그리고 배짱만 있으면 됩니다. 사실 친구라는 건 거짓말이 아니긴 한데, 허세로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것입니다. 감히 여신을 단일 종교로 숭상하는 세계에서 여신의 친구가 말하는데 꼬투리를 잡을 인간은 없어요. 기고만장해 하는 인간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천벌을 보여줬고, 이젠 여신의 영약이라 칭하는 포션을 대량 생산해서 팔아재끼기 시작하니 이젠 카오루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주변국들에서도 날뛰지 않을 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전쟁입니다. 드디어 그녀의 존재는 세계를 파멸로 이끌기 시작하죠. 이쯤 되면 악마라는 수식어는 버리고 마왕급으로 격상 시켜야 합니다. 이웃나라에서 6만의 대군을 이끌고 카오루가 머물고 있는 나라로 쳐들어와요. 그녀를 잡기 위해서요. 그녀를 얕본 거죠. 거기에 중립국인 성국(종교 나라)도 그녀를 모시기 위해 움직이는데... 그럼 그녀가 할 일은? 이제 마왕의 실력을 보여줄 차례라는 겁니다. 지금 누굴 건드렸는지 무덤에서 똑똑히 봐두는 게 좋을 거다. 나라가 멸망합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 게 아니라 나라가 망해요. 괜히 그녀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팩폭 당하고 쫄딱 망해버리게 돼요. 누가? 이웃나라들이...

 

카오루는요. 정론만 들이밉니다. 사람과 사람 관계에서 때론 정론이라도 두리뭉실 애둘러 말해야 할 때도 있잖아요. 얘는 그게 없어요. 그러니까 빵이 사람 숫자만큼 있고 모두 공평하게 나눠야 하는데 넌 왜 두 개? 하필 두 개 가져간 사람이 키왕짱 권력가입니다. 아무도 그걸 지적하지 못하는데 그걸 지적하는 사람, 상대는 내가 누군지 알아?라고 시전하지만 그딴 건 모르겠고 공평하게 나누지? 싫으면 신벌이나 받으라고 합니다. 여신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그러면 안 되잖아? 하니까 여신이 단일 종교인 이세계에서 상대는 거기에 대놓고 반론했다간 이단자가 되어 버리죠. 그렇게 나라 하나를 공중분해 시켜버립니다. 난 여신 친구란 말이다!!

 

필자가 설명을 잘 못해서 대충 빗대어 봤는데 뭐 비슷할 겁니다. 요컨대 그녀와 얽힌다기보다 그녀의 성질을 건드리면 폐가망신한다는 거죠. 말 한마디에 나라가 망해요. 다만 내 편일 경우 살뜰히 보살펴 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슬럼가 대모(?)가 되기도 하였죠. 지금도 열혈 추종자를 거느리고 있기도 하고요. 이번에 정이 조금 든 프란세트라는 여기사가 전쟁에서 죽음 직전까지 몰리자 꼭지가 돌아서 원래는 살상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음에도 지옥에서 온 나찰이 되어 버려요. 그냥 조용히 포션이나 팔면서 살려고 했던 그녀, 연약한 여자인 자기 몸을 지키기 위해 수단을 강구했을 뿐인데 어째서 세계대전이 일어나는지 영문을 모르겠어요. 

 

그리고 몇 년 뒤 그녀는 신랑감을 찾아 세계를 유랑하는데....

 

맺으며, 1부가 1권하고 2권 중간까지군요. 중간 이후는 2부의 시작입니다. 그건 그렇고 이런 작품이 재미있나를 논하자면 재미있을 리가 없죠. 흥미는 끌지만요. 이세계를 넘어가면 아무리 히키코모리 돼지 오타쿠라도 치트를 얻고 하렘을 만들고 무쌍을 찍는다를 이 작품은 포션으로 대체했을 뿐입니다. 거기에 여신까지 끌어들이고 그에 준하는 능력도 있으니 이보다 더한 치트가 있을까 싶군요. 신검을 포션 병으로 만들고, 전투 마차도 포션 병으로 만들고, 지구본도 포션 병으로 만들고, 응용력을 이용해서 사실상 그녀의 능력은 무한대라 할 수 있어요. 니트로글리세린인가 뭔가로 폭탄을 만드는 것에선 이게 어딜 봐서 포션이란 말인가를 되뇌게 만들었군요.

 

그래서 그녀의 고생이라면 사람들에게 휘둘리는 것뿐인데 이것도 여신의 친구 내지는 사도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그녀의 성질을 건들면 나라가 멸망합니다. 그러다 보니 결혼 적령기를 넘겼음에도 남자가 없어요. 보통은 여자 주인공이라도 역하렘이 만들어지곤 하잖아요. 이 작품은 그런 게 없어요. 얘와 엮이면 좋은 꼴을 못 보거든요. 그래서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지에서도 그녀의 악마 기질은 그치질 않아요. 언변으로 그게 누가 되었든 들었다 놨다 마구 휘두르는데 이세계 사람들은 생각하는 걸 포기한 걸까요. 이 정도면 그 뭐시냐 현실 지구 사람은 똑똑하고 이세계 사람들은 무지하다는 걸 말하는 거 같아 좀 씁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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