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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용사의 복수담 2 - S Novel
우사키 우사기 지음, 시라코미소 그림, 손종근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8월
평점 :

부제목은 이 작품의 질을 나타내는 것이 아닙니다. 작중 주인공을 배신한 동료들을 향해 주인공이 일갈을 날린다면 저렇게 날리지 않을까 해서 써봤어요. 사회생활하면서 순수(순진?) 하다는 건 죄라는 나쁜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지만 그것을 이용하는 인간이 더 나쁜 것이죠. 이 작품의 주인공은 순수했습니다. 평화로운 일본에서 태어나 이세계로 소환되어 마왕을 무찔러 달라고 하는데 모른척할 수 없어서 해주었더니 감히 등에 칼을 꼽아? 1권에서 당한 놈이 나쁘다는 식으로 리뷰를 쓰긴 했지만 사실 당한 쪽도 조심은 해야 되었지 않았나 싶긴 합니다. 그래도 뒤통수 친 놈들이 나쁘지 않다는 것은 아니었죠.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지만 그렇다고 두들겨 맞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죽임을 당했는데 가만히 있을 순 없습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과거의 아픈 상처를 털어내야만 하죠. 그래서 당한 만큼 되돌려 주는 것뿐입니다. 현대에선 법률이 대신해준다지만 현실의 사정을 보면 꼭 그렇지마는 않지만 일단 넘어가고요. 여튼 그래서 주인공 '이오리'는 과거 자신을 죽음에 몰아넣었던 동료라 불렸던 배신자들을 찾아다니며 끔살을 추구해 갑니다. 우선 마왕 사천왕중 하나를 골로 보내고 거기서 이오리와 마찬가지로 마족에게 배신당한 전(前)마왕 엘피를 만나 여행길에 오르게 됩니다. 이오리는 잃어버린 힘을 찾아, 엘피는 조각난 몸을 찾아..
그리고 복수를 완성 시키기 위해...
첫 번째 원흉을 찾기 위해 들린 온천마을, 두 번째 원흉도 여기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주인공과 엘피는 그놈도 겸사겸사 처치하기로 하는데요. 그런데 온천 하면 혼욕이고 먹을 것이죠. 목만 둥둥 떠다니는 엘피는 호러, 그녀는 늑향의 호로처럼 먹을 것을 엄청 밝혀댑니다.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먹는 것이라는 것마냥 틈만 나면 손에 먹을 것이 들려 있어요. 이게 글로 되어 있지만 엄청 귀엽게 다가와요. 그렇게 온천에서의 에피소드를 끝내고 던전에 들어가 두 번째 원흉을 만나 치고받고 싸워댑니다. 처절하게요. 이 부분은 여느 먼치킨물과 유사하지만 나름대로 힘겹게 싸우는 부분은 제법 리얼성을 띠더군요.
사실 이 작품은 이세계 먼치킨과 성장물의 중간단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궁극적으로 먼치킨이 예정되어 있지만 거길 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죠.
그리고 여기서 주인공의 일그러진 내면을 서글프게 표현하고 있기도 합니다. 배신 당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엘피는 물론이고 누구도 믿으려 하지 않게 되었죠. 그럼에도 일말의 착한 심성을 버리지 못해 입과 몸이 따로 놀면서 위기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곤 합니다. 그렇게 괴리감에 빠진 그를 주변 사람들은 배신? 그거 먹는 건가?라는 식으로 주인공과 어울려 주면서 차츰 주인공은 마음을 열어가게 되죠. 그래도 아직은 그의 마음에 긴가민가하고는 있지만요. 어쩌다 주인공에게 도움을 받은 미샤와 냥메르라는 고양이족 자매가 주인공을 대하는 모습은 그가 마음이 치료되었을 때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대하고 있었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단적이 예가 아닐까 했습니다.
여튼 그렇게 첫 번째와 두 번째 원흉을 제거하고 세 번째 원흉을 찾아 대륙을 건넌 주인공과 엘피, 거기서 인과응보의 시간이 도래해요. 주인공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과거 주인공을 죽이는데 일조하고 인간들과 아인들 그리고 혼혈들을 물건 취급하며 하대하는 귀족 '올리비아'에게 단죄의 시간이라는 녀석이 찾아왔습니다. 보통 악당이라고 하면 목표를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딱 그 전형적인 악당이 나와요. 여기선 악녀지만 성 비하니 뭐니 말 나올 거 같아 자중할게요. 좌우지간 나라를 위한다는 정당성으로 포장하며 자신의 세뇌 마법의 우수성을 설파하기 위해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재물로 삼고 그걸 당연시 여기는 옛 동료였던 원흉을 척살해갈려고 해요.
후반부는 이게 참 기승전결이라고 해야 할지 템포가 너무 빠르다고 해야 할지 군더더기 없이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입에 착착 달라붙습니다. 어쩌면 좀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아!! 까먹고 있었는데 여기서 원흉이란 주인공과 엘피에게 있어서 직접적인 원수라는 뜻입니다. 주인공과 엘피에게만 해당하는 원수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공통된 원수가 되기도 해요. 주인공을 죽인 동료들과 그걸 거들은 족속들, 엘피와 그녀의 동료들을 배신하고 죽인 마족들은 서로가 내통하고 있기도 했죠. 그래서 공통된 적을 찾아 같이 여행 중인 거고요. 원수들 처치하는 과정에서 마족 사천왕이라던지도 나오지만 이것들은 겸사겸사 주인공이 힘을 되찾기 위해 그리고 엘피의 몸 파트를 찾기 위해 쓰러트리고 있기도 합니다. 앞에서 사천왕 중 두 마리를 쓰러트렸으니 이번 세 번째 원수는 엄밀히 따지면 다섯 번째로 쓰러트려야 될 적이 돼요.
좌우지간 후반부 원수 올리비아를 처치할 때 이게 압권입니다. 그녀는 궁지에 몰리자 "용사님! 영웅님!이 이러는 건 이상하잖아요!"를 외치는 올리비아에게 주인공 왈: "그거 그만뒀어!" 이제 손톱 뽑을 시간이 도래한 거지. 여기서 인과응보가 무엇인지 주인공이 철저하게 보여줍니다. 누군가를 헤친다면 자신도 보복 당할 각오는 해두라는 메시지, 하나부터 열까지 올리비아가 해온 일들을 똑같이 해주며 그로테스크를 연출하는 주인공은 어딘가 망가진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배신 당했다는 것만으론 이렇게 악귀가 되진 않으리라. 여기까지 오면서 올리비아에게 당한 마을 사람들의 억울한 사연을 접하면서 주인공에게 시너지 효과를 부여한 게 아닐까 했습니다.
폭식 대마왕 엘피와 기둥서방 주인공이 보여주는 섬뜩하면서도 쾌활한 작품이 아닌가 했습니다. 복수에 관련해선 인간이 이토록 오만해지고 무섭게 변하는가를 고찰하기도 하고 그걸 케어해주듯 엘피가 보여주는 식신 아이 러브 유는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이 작품은 귀엽게 다가와요. 그리고 그 흔한 스킬과 스테이터스 창 같은 겜판소 같은 요소가 거의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 마음에 듭니다. 하렘은 아직 조금 더 두고 봐야겠지만 지금으로써는 가능성은 적어 보였습니다. 접점을 가졌던 미샤와 냥메르는 온천마을에서 떠나지 않았고, 지금의 주인공 곁엔 엘피만이 그의 곁을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맺으며, 1권보다는 흥미요소가 많았습니다. 주인공의 망가진 마음을 치료해주는 주변 사람들과 몸이 조각나고 배신 당했음에도 쾌활하게 사는 엘피의 눈부신 모습, 이런 이면엔 모든 사람이 다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지 않았나 싶더군요. 그래서 엘피는 온건파가 되어 인간과 공존을 바랐는지도 모르겠지만 실상은 언덕 저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아직은 모르니(마왕용사 인용)... 여튼 복수물만큼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없죠. 이런 작품은 자신의 비관적인 처지()에서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대리 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이런 요소를 배제하고 본다면 이야기 자체는 이렇다 할만한 건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 1, 여기서 처지란 못사는 것부터해서 사회생활 하면서 온갖 부조리를 당하는 것등 매우 포괄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