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만일 누군가 백성들에게 널리 은덕을 베풀고 뭇 백성들의 곤고함을 해결해 준다면 그를 인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평가할만 할런지요(子貢曰 如有博施於民而能濟衆 何如 可謂仁乎)?"

 

"자공아, 그런 경지는 인이 아니라 성의 경지라 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일은 요순도 달성하지 못한 일이란다(子曰 何事於仁 必也聖乎 堯舜 其有病諸)."

 

내일 모레가 대선 투표일이군요. 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자신을 뽑아 달라며 갖가지 공약을 내걸고 있는데, 그 공약들을 총괄하면 위 사진에 나와있는 글귀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시제중(博施濟衆). <논어> '옹야'장에 나오는 공자와 자공의 대화 내용을 압축한 표현으로, '널리 은덕을 베풀고 뭇 백성들을 구제한다' 뜻이에요. 한의원에 가면 많이 보게 되는 액자로(위 사진도 어느 한의원에 갔다가 찍었어요), 보통은 인술(仁術)의 의미로 사용하지만 원래는 정치적 의미예요.

 

비록 왕조 시대는 아니지만 여전히 대통령은 우리 삶의 명운을 좌우하는 막강한 권한을 소유하고 있죠. 그런 대통령이 만일 박시제중보다 협시제소(狹施濟少)에 착안하여 정치를 한다면 많은 이들이 삶의 질곡에 시달릴거예요. 박근혜 대통령은 바로 협시제소에 착안한 정치를 하여 많은 이들을 힘들게 했던 것 아닐까요? 새로 뽑히는 대통령은 반드시 박시제중의 가치를 마음에 새기고 정치에 임해야 할 거예요.

 

박시제중을 하려면 카리스마 리더십 보다는 화의(和議)의 리더십이 더 적합할 것 같아요. 상대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알며 합의를 중시하면서도 합의된 의견에 대해서는 뚝심을 갖고 추진할줄 아는 그런 리더십 말예요. 이 번 대선 후보들 중에는 누가 이런 리더십을 가졌을까요?

 

 

한자를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은 十(열 십)과 尃(펼 부)의 합자예요. 널리[十] 두루두루[尃] 안다는 의미예요. 넓을 박. 박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廣博(광박), 博士(박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旎(깃발펄럭이는모양 이)의 약자와 匜(주전자 이) 약자의 합자예요. 펄럭이는 깃발처럼 널리 펼친다는 의미예요. 匜의 약자는 음을 담당하면서(이→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물을 제공해주는 주전자처럼 널리 상대를 돕는다는 의미로요. 베풀 시. 施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施恩(시은), 普施(보시)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본래 물이름이에요. 지금의 하북성 찬황현 서남쪽 계곡에서 흘러내려 동쪽의 민수로 유입되던 물줄기를 가리키던 명칭이죠. 氵(水의 변형, 물 수)로 뜻을 표현했고, 齊(가지런할 제)로 음을 표현했어요. '건너다, 구제하다'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제수(濟水)를 건너다, 제수에 빠진 이를 구하다란 의미로요. 건널(구제할) 제. 濟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救濟(구제), 濟渡(제도, 중생을 구제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乑(나란히설 음)과 目(눈 목)의 합자예요. 바라보고 있는 이들이 많다란 의미예요. 무리 중. 衆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大衆(대중), 群衆(군중)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博 넓을 박   施 베풀 시   濟 건널(구제할) 제   衆 무리 중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救(   )   廣(   )   (   )恩   大(   )

 

3.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라는 점을 한 가지만 말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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