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적잖이 고생하며 살아온 동료에게 물어 봤어요. 자식에게도 그런 고생 시켜보겠냐고. 동료가 단호하게 말하더군요. "아니!" 왜 아니겠어요? 고생이 뭐 좋다고 자식에게까지 대물림시키겠어요? 어리석은 질문을 한 셈이에요.

 

창업(創業)보다 수성(守城)이 어렵다고 하죠. 왜 그럴까요? 고생한 세대는 쉽게 좌절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세대는 쉽게 좌절하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요? 고생을 안해 봤어도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면 수성이 어려울리 없죠. 이렇다면 자식을 일부러라도 고생시키는 것이 좋을 거예요. 하지만 이것은 이상(?)일 뿐이지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당장 제 동료만 해도 그렇잖아요? 일부러 자식을 고생시키는 부모가 있다면, 그는 결코 평범한 부모가 아닐 거예요.

 

사진은 '매경상설향유열 인도무구품자고(梅經霜雪香愈烈 人到無求品自高)'라고 읽어요. (술집에 갔다가 찍었어요. ^ ^) "매화는 눈서리를 겪어야 그 향기가 더 강렬해지고, 사람은 구함이 없는 무욕의 경지에 이르러야 그 품격이 절로 높아진다"란 뜻이에요. 시련과 수양이 주는 가치를 표현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어요. 문장의 내용을 뒤집어 보면 시련과 수양이 주는 가치를 보다 더 확실히 알 수 있어요. "눈서리를 겪지 않은 매화는 그 향기가 미미하고, 욕구 충족에만 치달리는 사람은 그 품격이 절로 낮아진다." 

 

시련과 수양은 인격을 단련시키는 담금질과 같다고 할 거예요. 이렇다면 자식을 교육할 때 '사서 고생'시키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을 거예요. 그러나, 앞서 말한대로, 그렇지 못하다는데 인간세의 비극(?)이 있는 것 같아요. 박대통령도, 약간 경우는 다르지만, 이런 비극에 해당하는 사례가 아닐까요?

 

한자를 하나씩 읽어보고, 몇 글자 자세히 살펴 볼까요?

 

梅經霜雪香愈烈   매화 매/ 지낼 경/ 서리 상/ 눈 설/ 향기 향/ 더욱 유/ 세찰 렬

人到無求品自高   사람 인/ 이를 도/ 없을 무/ 구할 구/ 품격 품/ 스스로 자/ 높을 고

 

은 糸(실 사)와 巠(수맥 경)의 합자예요. 옷감을 짤 때 사용하는 세로 실이란 의미예요. 糸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巠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땅 속에 길게 뻗어있는 수맥처럼 옷감을 짤 때 사용하는 긴 세로 실이란 의미로요. 날(줄) 경. '지내다'란 뜻으로도 사용하는데, 본뜻에서 연역된 의미예요. 가로실에 겹쳐 세로실이 지나가듯 어떤 일을 겪는다란 의미로요. 지낼 경. 經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經緯(경위), 經驗(경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禾(黍의 변형, 기장 서)와 曰(甘의 변형, 달 감)의 합자예요. 기장이 풍기는 달콤한 냄새란 의미예요. 향기 향. 香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香氣(향기), 芳香(방향)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心(마음 심)과 兪(마상이 유, 통나무 배)의 합자예요. 낫다[남보다 우수하다]란 의미예요. 마음을 다하여 노력한 뒤에야 남보다 나을 수 있기에 心으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兪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배를 타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듯 나쁜 쪽에서 좋은 쪽으로 옮겨가는 것이 '나은 것'이란 의미로요. 나을 유. '더욱'이란 의미로도 사용하는데, 본뜻에서 연역된 의미예요. 더욱 유. 愈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愈出愈怪(유출유괴, 점점 더 괴상하여 짐), 治愈(치유, 여기의 愈는 남보다 우수하다란 의미의 '낫다'가 아니고, 병이 치료되다란 의미의 '낫다'예요. 이 역시 본뜻에서 연역된 의미예요)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灬(火의 변형, 불 화)와 列(벌일 렬)의 합자예요. 불이 맹렬하게 타오른다는 의미예요.  灬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列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불이 맹렬하게 타오르면 물체가 타서 해체된다란 의미로요. 列은 분해하여 펼쳐놓다란 의미거든요. 세찰 렬. 烈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熾烈(치열), 烈士(열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至(이를 지)와 刂(칼 도)의 합자예요. 이르다란 의미예요. 至로 뜻을 표현했어요. 刂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예리한 칼처럼 신속하게 이르렀단 의미로요. 이를 도. 到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到着(도착), 到達(도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본래 가죽 털옷을 표현한 글자였어요. 구하다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가죽 털옷을 수선할 필요가 있다란 의미로요. 지금은 전적으로 '구하다'란 의미로만 사용하고, 가죽 털옷이란 의미는 裘(갖옷 구)로 표현하죠. 구할 구. 求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要求(요구), 求乞(구걸)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經 지낼 경   香 향기 향   愈 더욱 유   烈 세찰 렬   到 이를 도   求 구할 구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芳(   )   (   )達   (   )乞   熾(   )   (   )驗   (   )出(   )怪

 

3. 다음을 읽고 풀이해 보시오.

  

   梅經霜雪香愈烈  人到無求品自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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