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헌 날 주인을 위해 봉사하건만 왜 특별한 날에는 엉뚱한 놈이 대접을 받는 거지?"

 

 

예식같은 특별한 날에는 평상복 대신 특별한(?) 옷을 입죠. 물론 평상복을 입기도 하지만 극히 드물죠. 평상복 입장에서는 불만스러울 것 같아요. 늘 주인을 위해 애쓰는데 정작 남의 시선을 받는 일은 엉뚱한 녀석이 차지하니까요.

 

 

사전이나 사전을 만드는 일도 평상복의 경우와 비슷할 거예요. 늘 공부하는 사람들을 돕지만 주목은 그다지 못받죠. 주목은 늘 베스트셀러의 몫이죠. 사전이나 사전을 만드는 사람은 베스트셀러나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사람에게 위와 같은 푸념을 할 것 같아요.

 

 

현대 동양학을 리드하는 나라는 일본이죠. 일본이 동양학을 리드하는 배경에는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같은 좋은 사전이 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가 일본에 뒤지는 것은 그같은 좋은 사전이 없기 때문이에요. 만들면 되지 않냐구요? 사전을 만드는게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 앞서 말한 것처럼, 주목받는 일도 아니고 기간도 많이 걸리는데다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죠. 우리 출판 환경에서 - 베스트셀러와 기타 돈되는 책에만 몰두하는 - 좋은 사전이 나오기란 쉽지 않아요.

 

 

일본은 원래 학풍이 정리 · 세밀 경향이라 좋은 사전이 나올 수 있었다고 치부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단순히 그런 기풍만으로 일본의 좋은 사전 출판을 설명하기는 부족해요. 거기도 분명 화려한 베스트셀러나 돈되는 출판을 중시하는 흐름이 있을테니까요. 반면 빛이 안나지만 꼭 필요한 책을 만드는 흐름 또한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그랬기에 '대한화사전'같은 사전이 나올 수 있었겠지요. 문화에서 평지돌출의 성과란 쉽지 않으니까요. 더구나 문화의 집적 작업인 사전 출판에서는요. 

 

 

사진의 글씨는 사전 전문(辭典 專門) 민중서림(民衆書林)이라고 읽어요. 이곳에서 펴낸 '한한대자전(漢韓大字典)'은 호평을 받는 사전이죠. 물론 '대한화사전'과는 비교할 바 못되지만 척박한 우리 출판 풍토에서 이만한 사전이 나온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봐요. 사명감으로 일궈낸 성과라고 생각해요.

 

 

도올 김용옥 선생이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가 좋은 사전의 출판이죠. 좋은 사전은 학술 발전의 첫걸음이자 학술 성과의 결과물이기도 하기 때문이에요. 공감해요. 그런데 왜 그런 문제 제기를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그런 사전 만드는 일을 하지 않는 걸까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언행은 많이 하면서도요. 이는 좋은 사전을 만드는 일이 그만큼 힘들면서도 빛이 안나는 일이란 걸 반증하는 걸 거예요. 새삼 사전 전문 출판사인 민중서림을 칭찬하고 싶어지네요. 민중서림, 화이팅! ^ ^

 

주인공인 민중서림의 뜻과 음만 자세히 알아 볼까요?

 

은 본래 초목의 싹들이 무더기로 올라오는 모습을 그린 거예요. 백성(민중)이란 의미는 여기서 연역된 것이지요. 백성(민중)을 흔히 민조(民草)라고 부르잖아요? 백성 민. 民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平民(평민), 民心(민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血(目의 변형, 눈 목)과 人人人[세 사람]의 합자예요. 지켜 보는 사람이 많다란 의미예요. 무리 중. 衆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大衆(대중), 群衆(군중)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는 聿(붓 율)과 曰(諸의 약자, 모두 제)의 합자예요. 만사(萬事)를 죽백(竹帛)에 붓으롤 써놓은 것이란 의미예요. 글 서. 書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書籍(서적), 圖書(도서)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은 숲이란 의미예요. 木(나무 목)을 겹쳐 써서 숲이란 의미를 표현했어요. 수풀 림. 林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林業(임업), 造林(조림)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民 백성 민   衆 무리 중   書 글 서   林 수풀 림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圖(   )   平(   )   大(   )   (   )業

 

3. 자신이 알고 있는 좋은 사전을 소개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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