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다른 식구를 집안에 들여 장기간 같이 생활해 본 적이 있으신지요? 전 처조카를 3년간 데리고 있은 적이 있어요. 처조카 집에서 조카 아이를 고등학교에 진학시킬 형편이 못되어 저의 집에 부탁을 했는데, 저희 내외가 부탁을 받아 들였죠. 벌써 십 수년전의 일이네요. 처조카는 잘 성장해서 내년에 결혼을 앞두고 있어요.

 

 이런 정도면 처조카와 저 사이는 뭔가 끈끈한 정이 있을 법도 한데 이상하게 유대감이 별반 생기지 않아요. 저도 처조카도 상호간에 깎듯하게 예를 다하지만 뭔가 항상 어색한 기운이 돌아요.

 

 2016년 3월 30일자 세계일보 보도를 보니 우리나라가 지난 해 중국, 에티오피아, 우크라이나, 우간다 등과 함께 미국에 아이를 보낸 '고아 수출국 톱 5'에 들었다고 하더군요.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을 빼면 경제성장에 성공한 중진국 중 지난 8년간 미국 입양아 '톱5'에 든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해요.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어요. 국격을 논하고 북한의 인권 상황을 질타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예요.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이 가게 되는 곳은 대개 네 방향이 아닌가 싶어요. 해외 입양이나 시설 수용 그리고 친인척 수용과 자립. 자립은 명칭이 좋아 자립이지 사실은 '버림'이라고 해야 할 거예요. 자립에 비해 해외 입양이나 시설 혹은 친인척 수용은 형편이 좋은 경우라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입양이나 시설 혹은 친인척 수용이 아이의 외적 환경 안전한 보호나 경제적 문제 을 해결하는 방안은 될 수 있어도 내적 환경 심리적 안정 을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여요. 상호간에 수용한 이와 수용된 아이 사이 친부모 친자식이 아니라는 근원적 불신(?)이 있기(있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정말 피치 못할 경우가 아니라면 자식은 역시 낳은 사람이 키워야 해요. 안전한 보호나 경제적 문제도 중요하지만 심리적 안정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논리적 귀결이기도 하지만 처조카를 데리고 있어 본 제 경험에서 얻은 결론이기도 해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당위에도 불구하고 당위를 무색하게 하는 자녀 유기(遺棄)가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는데 있죠. 앞으로도 고아수출국이란 오명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 같아요. 사회적 대책과 아울러 윤리 의식의 고양이 병행되어야 할 터인데... 쉽지 않아 보여요.

 

사진은 목포에 갔다가 찍은 거예요. 저는 처음에 이 간판이 유치원의 다른 명칭인 줄 알았어요. 뒤에 알고보니 사회복지 법인이더군요. 가정 해체로 부모의 양육을 받지 못하는 0세 이하 18세 미만의 아이들을 보호 양육하고 있는 기관으로, 70명 내외의 아이들을 데리고 있다고 해요. 꽤 큰 규모의 보육 기관인 듯 싶어요. 인원이 많으면 소외받는 아이들도 생기기 쉬울 것 같아요. 모쪼록 아이들이 두 번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이곳에 종사하는 분들이 부단히 노력해 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목포아동원(木浦兒童園)의 한자를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木은 잘 아실 것 같으니 빼도록 하죠. ^ ^

 

는 氵(물 수)와 甫(씨 보, 남자의 미칭)의 합자예요. 물가라는 뜻이에요.  氵로 뜻을 표현했고 甫로 음을 표현했어요(보→포). 甫는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물가의 땅들은 남자의 미칭(아름다운 칭호)처럼 비옥하고 좋다는 의미로요. 물가 포. 浦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浦口(포구), 麻浦(마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어린 아이의 특징을 그린 거예요. 윗 부분은 아직 봉합되지 않은 두개골 모양을, 아랫 부분은 제대로 서지 못하는 연약한 다리를 그린 거예요. 아이 아. 兒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幼兒(유아), 小兒(소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辛(매울신, 묵형(墨刑)에 사용되는 바늘. 여기서는 '죄'란 의미로 사용)과 里(重의 약자. 무거울 중)의 합자예요. 중죄를 지어 노비가 된 사람이란 의미예요. '아이'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노비에게 일을 시키듯 쉽게 일을 시킬 수 있는 나어린 사람이란 의미로요. 아이 동. 童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童心(동심), 童顔(동안)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口(에워쌀 위)와 袁(옷길 원)의 합자예요. 과수원이란 의미예요. 과수원의 울타리를 나타내는 口로 뜻을 표현했어요. 袁은 음을 담당하면서 본뜻을 보충하고 있어요. 과수원의 나무들은 긴 옷처럼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을 넓혀서 심는다는 의미로요. '동산'이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園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果樹園(과수원), 庭園(정원)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물가 포    아이 아    아이 동    동산 원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顔   庭(   )   (   )口   幼(   )

 

3. 보육원이나 아동원 봉사 경험이 있으면 소개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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