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를 보셨나요?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지금, 절집은 하안거중예요. 8월 초가 해제일이죠. 그런데 뒷 얘기를 들어보니 스님들 중에 의외로 하안거(혹은 동안거)를 제대로 지내는 분들이 많지 않다고 하더군요. 이유는 절집도 사람사는 곳이라 각자의 소임이 있어 그 소임을 처리해야 절집이 돌아가기에 장기간 수행에만 집중할 수 없다는 거예요. 수행을 택해 속세의 소임을 버리고 출가를 했건만 소임 때문에 수행을 못한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에요.

 

 

그러나 소임때문에 하안거(혹은 동안거)를 소홀히 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핑계인지도 모르겠어요. 정말 간절히 하안거(동안거)를 원한다면 소임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되지 않을까요?

 

 

스님들에게 하안거(혹은 동안거)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렇죠! 바로 '충전' 때문이죠. 한동안의 휴식 겸 성찰을 통해 '방전' 상태를 '충전'으로 되돌리기 위한 수행이 바로 하안거(혹은 동안거)인 거죠. 그렇게 충전이 되야 대중들 앞에서 사자후(獅子吼, 사자 울음)를 토할 수 있죠. 충전이 되지 않으면 사자후가 아니라 묘후(猫吼, 고양이 울음)만 토하다 나중엔 그마저도 사그러들 거예요.

 

 

이제 얼마 안있으면 학생들이 방학인데, 이 역시 '충전'의 시간이죠. 그러나 어른들이 잘못 만들어 놓은 시스템 때문에 방학이 되도 학생들이 '충전'의 시간을 갖지 못하죠. 정말 안타까운 일이에요. 제대로 자라야 될 싹들을 고의로(?) 말려 죽이고 있으니. 이 과보를 나중에 어떻게 받으려는 것인지... 그래도 간혹 용기있는 학생이나 부모는 과감히 틀을 깨고 스스로 '충전'의 시간을 만들기도 하죠. 이런 작은 균열들이 자꾸 생겨야 할 것 같아요. 지금으로선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드는 이런 방법 밖에는 학생들을 고사시키는 시스템을 깨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모르긴해도 이렇게 스스로 틀을 깨는 학생들 중에 사자후를 토하며 우리의 미래를 이끌 인재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고 보면 우리의 미래가 아주 어둡지만은 않은 것 같기도...)

 

 

이런, 질문을 해놓고 엉뚱한 소리를 너무 많이 했네요. 사진의 바위 이름은 '얼굴 바위'예요. 자세히 보면 사람 얼굴처럼 보이죠?  이 바위 옆에 이 바위를 소개한 안내석이 있더군요(아래 사진).

 

 

 설명을 보고 다시 바위를 보니 정말 포효(咆哮)하는 듯한 얼굴 모양이죠? '포효'의 뜻은 아시죠? 그래도 굳이 소개하면 이래요. "사나운 짐승이 큰 소리로 으르렁거리거나 울부짖음. 사람이나 기계 자연이 매우 크고 세게 내는 소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또는 그 소리." 개인적으로는 '얼굴 바위'라고 하기 보다는 '포효 바위'라고 하면 어떨까 싶더군요. 이 '얼굴 바위'는 유달산 일등봉 올라가는 길에 있어요.

 

 바위를 바라 보면서 속으로 이런 말을 건넸어요. "바위여! 하많은 세월,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그대는 무슨 포효를 했는가? 시대마다 달랐겠지? 그대가 이 시대에 던지는 포효는 무엇인가?"

 

 

오늘은 포효의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는 口(입 구)와 包(쌀 포)의 합자예요. 맹수가 속에 가득한 기운을 목소리로 표출한다는 의미예요. 으르렁거릴 포. 咆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咆哮(포효), 咆號(포호, 咆哮와 유사 의미)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口(입 구)와 孝(효도 효)의 합자예요. 본래 돼지들이 놀라서 내지르는 소리란 의미였어요. 지금은 짐승들이 큰 소리로 울부짖는다는 일반적인 의미로 사용해요. 口로 뜻을 표현했고 孝는 음을 담당해요. 으르렁거릴 효. 哮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咆哮(포효), 哮吼(효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으르렁거릴 포   으르렁거릴 효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咆(   )   (   )吼

 

 

3. 본인이 토했던 '포효'가 있으면 소개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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