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이런 고된 훈련을 받아야 하지?"

 

 신병 훈련소에서 고된 훈련을 받을 때 문득 들었던 생각이에요. 목표나 목적없는 일은 회의가 생기기 마련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고된 훈련을 받아야 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어요. "북한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왠지 이것만으론 제 자신을 설득하기 힘들었어요. 회의는 신병 훈련소를 퇴소할 때 까지 계속됐어요.

 

 사진은 한겨레 신문 인터넷 싸이트에 뜬 것을 캡쳐한 거예요.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7.19일 까지 AP특파원이 찍은(기록한) 사진(기록)을 전시한다는 안내와 함께 소개한 사진 중 하나예요.

 

사진 속의 병사는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한 외국 군인으로 보여요. 문득 사진 속의 병사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저 병사는 무슨 생각으로 자국의 전쟁도 아닌 남의 나라 전쟁에 참여했을까? 모든 전쟁에는 명분이 있기 마련인데 저 병사는 무슨 명분으로 전쟁에 동원된 것일까?" 사진 속의 병사를 한동안 물끄러미 쳐다보다 그럴듯한(?) 해답을 찾았어요. 그 해답은 바로 사진 속에 있었어요. 사진을 보면 간판이 하나 보여요. '평화사진관(平和寫眞館)' 이 간판에 나온 '평화'가 바로 그 해답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평화'라는 가치와 목표가 저 외국 병사가 낯선 이국 땅에서 포화 속을 누비는 동력이 되었고 저 병사를 동원한 명분이 되었을 것 같더군요.

 

싸움 혹은 전쟁을 의미하는 한자 중에 '武(무)'라고 하는 글자가 있어요. 武는 戈(창 과)와 止(그칠 지)의 합자로, 싸움과 전쟁[戈]을 그치게[止] 하기 위해 수행하는 것이 바로 싸움이요 전쟁이란 의미예요. 이 말을 바꾸면 '평화'를 위해서 벌이는 것이 바로 '전쟁'이란 의미가 되죠. 전쟁의 또 다른 얼굴이 평화요, 평화의 또 다른 얼굴이 전쟁인 셈이지요. 武는 전쟁이 갖는 자기 부정의 성격을 잘 표현한 글자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자기 부정이란 결국 그 행위 자체의 존립 근거가 희박하다는 말도 돼요. 달리 말하면 전쟁이란 그 자체는 결코 용인되기 어려운 행위라는 말이지요. 전쟁이 평화를 목표로 내거는 것은 다분히 기만적인 목표일 뿐이며, 전쟁은 그 무엇으로도 용인되기 어려운 '악(惡)'이에요. 이 경우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치르는 전쟁도 예외일 수 없어요. 다만 이 경우 '차(次)'라는 말을 '악'앞에 붙일 수 있는 것이 조금 다를 뿐이죠.

 

내일이 6. 25 전쟁이 발발한지 66년이 되는 날이에요. 다시는 이 땅에 어떤 외국 병사가 와서 '악'을 위해  혹은 자국의 병사가 '차악'을 위해 피를 흘리는 일이 없어야 겠어요. 저는 결코 군대를 해체하거나 군사력을 축소하자는 말이 아니예요. 전쟁 그 자체의 의미를 결코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원론을 얘기한 거예요. 현실적으로 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평화란 공허하기 그지 없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잖아요?

 

처음으로 잠시 말을 돌려 볼까요? 신병 훈련과 군생활중에 회의감이 든 때가 있었다고 그랬죠? 그때 만일 훈련을 지도하는 교관이 훈련의 목표 내지 가치로 '평화'를 얘기했다면 어땠을까요? 왠지 저는 그 나름대로 설득이 됐을 것 같아요. 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평화사진관의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은 于(어조사 우)와 八(여덟 팔)의 합자예요. 于에는 기가 펼쳐진다는 의미가 있고, 八에느 넷씩 둘로 나뉜다는 의미가 있어요. 두 의미가 합치면 '기가 고르게 분산되어 펼쳐지다'란 의미가 되요. 구체적으로는 말을 할 때 발산되는 기운히 화평하다란 의미에요. 평평할 평. 平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公平(공평), 平等(평등)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口(입 구)와 禾(벼 화)의 합자예요. 마음이 잘 맞아 상호간에 말이 잘 통한다는 의미예요. 口로 뜻을 표현했어요. 禾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禾는 벼 이삭이 잘 익어 아래로 늘어진 모양을 그린 것인데 이 속에는 막히지 않고 잘 통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어요. 이 의미로 본뜻을 보충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화할 화. 和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和合(화합), 和睦(화목)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宀(집 면)과 舃(신발 석)의 합자예요. 다른 곳에서 옮겨 온 물건이란 의미예요. 장소의 뜻을 나타내는 宀으로 의미를 나타냈어요.  舃은 음을 담당하면서(석→사)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땅 위를 디디고 밟는 것이 신발인데 옮겨온 물건을 그같이 받침 위에 올려 놓았다란 의미로요. 둘 사. 베끼다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다른 곳에 있는 내용을 자신에게로 가져왔다란 의미로요. 베낄 사. 寫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筆寫(필사), 寫經(사경)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匕(化의 약자, 화할 화)와 目(눈 목)과 ㄴ(隱의 고자, 숨을 은)과 기초의 의미를 담은 八의 합자예요. 눈에 보이는 본 모습을 변화시켜 하늘로 숨어버린 사람이란 의미예요. 신선이란 의미지요. 참이란 의미는 본뜻에서 나온 거에요. 참 진. 眞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眞實(진실), 眞理(진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食(밥 식)과 官(관청 관)의 합자예요. 관청에서 외래 손님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장소란 의미예요. 후에 일반인의 집이란 뜻으로 의미가 확대됐어요. 집 관. 館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食館(식관), 體育館(체육관)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평평할 평    화할 화    베낄 사  眞 참 진   집 관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食(   )   (   )合   筆(   )   (   )實   (   )等

 

3. 군 생활중 가장 힘들었던 점을 한 가지 소개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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